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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들어 본 남자의 간장게장(with 정확한 레시피)
꾼의 레시피에서 처음 선보이는 간장게장. 평소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특히, 생선과 해산물 요리를 위주로 해 온 필자이지만, 간장게장만큼은 재료의 가격대를 생각해서라도 한 방에 성공해야 하는 만큼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레시피를 참고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레시피는 제각각이고 너무도 다양합니다. 이 속에서 신뢰할 만한 레시피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죠. 그럴 때는 공신력 있는 잡지(메거진)나 향토음식 백과사전을 참고하는데 해당 조리사가 요리 연구가인지 혹은 관련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전문가인지 확인하면서, 몇 가지 조리법을 내게 맞도록 섞는 작업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낸 결론으로 아래의 재료가 완성되었습니다.
#. 간장게장 재료
재료 A : 꽃게 大자 4마리(약 1.5kg), 대파 흰부분 2대
재료 B : 양조간장(또는 진간장) 7컵(약 1리터), 다시마 우린 물 10컵(약 1.5리터), 맛술 반컵, 매운고추 5개, 홍고추 2개, 마늘 10개, 생강 3톨, 통후추 1큰술, 감초 5쪽, 통계피 10cm 1개
※ 참고사항
- 제 레시피에서는 오로지 종이컵과 밥숟가락으로 계량합니다. 따라서 간장 7컵은 종이컵으로 7컵입니다.
- 설탕은 넣지 않습니다. (설탕 들어간 레시피를 모두 제하였습니다.)
- 계피는 필수가 아니나 감초는 되도록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다시마 우린 물은 찬물에 다시마를 여러 장 넣어서 반나절 이상 냉장고에서 우려냅니다.
큰 냄비에 재료 B를 모두 담아 끓입니다.
이때는 가스레인지 청소 직전이라 좀 지저분합니다. 양해바래요. ^^; 대파는 전체가 시커멓게 타도록 불에 구운 뒤
겉껍질만 벗겨 냄비에 넣습니다. 이로써 꽃게를 제외한 모든 재료가 한 냄비 안에 끓고 있습니다. 간장이 끓어오르면 불을 중불로 낮추어 10분간 끓인 뒤 불을 끕니다.
그 사이 꽃게 손질 들어갑니다. 간장게장용 꽃게는 보다시피 배딱지가 넓은 암꽃게를 고르는데 활 꽃게가 좋지만, 가격이 부담된다면, 저 처럼 냉동을 사도 됩니다. 다만, 냉동꽃게를 구입할 때는 이것이 언제 어획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작년에 잡힌 물량일 수도 있고, 알이 덜 찬 2~4월에 잡힌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5~6월에 잡힌 것이라면, 개체 간 알 수율의 차이가 작기 때문에 믿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정면에 보이는 배딱지는 손으로 잡아 뜯습니다. 배딱지를 앞으로 젖히고 살짝 비틀면 쉽게 떨어져 나옵니다.
입가의 불필요한 부분도 손으로 정리해 줍니다.
칫솔이나 조리용 솔로 구석구석 문지릅니다. 입 주변과 다리 뒤쪽에 이물질이 많으니 흐르는 물에 꼼꼼히 씻어주도록 합니다.
다리 끝부분은 가위로 잘라내고 집게다리는 완전히 분리합니다.
이렇게 손질한 꽃게는 배가 위를 보도록 놓습니다. 참고로 그물 작업 게라 꽃게 다리가 많이 떨어져 나가고 없습니다. 꽃게는 다리보다 몸통에 살이 많아 다리에 미련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다리가 떨어져 나가 상품가치가 낮아진 것을 저렴하게 사 오는 것도 요령입니다. 지금은 꽃게 금어기 시즌이므로 활 꽃게 유통이 어렵습니다. 금어기가 끝나는 8월 20일까지는 냉동꽃게를 위주로 사야 하니 구입법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관련 글 : 싱싱한 냉동꽃게 구입법)
충분히 식힌 간장을 붓고 하루쯤 냉장 숙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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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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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면 다시 간장만 냄비로 따라내 한소끔 끓입니다. 간장이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식힙니다.
이렇게 식힌 간장을 다시 부은 뒤 이번에는 2일을 더 냉장 숙성합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할수록 간장게장 맛에 기품이 생깁니다만,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여러 번 다릴 생각이라면 간장 비율을 좀 더 줄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매우 짠 간장게장이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이제 앞으로의 숙성일이 중요한데 사람마다 다르지만, 2일은 최소 숙성일이고 보통 2~4일 정도 숙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일 후, 완성된 간장게장
이렇게 완성된 간장게장의 유효기간은 냉장 상태에서 약 일주일. 이 기간이 지나면 버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일주일 안에 먹기가 곤란하다면, 꽃게만 건져 지퍼백에 포장한 다음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은 간장은 장조림 및 각종 밑반찬에 조림 간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꽃게를 탈각해 봅니다.
탈각한 껍데기에는 모래주머니란 것이 있는데(사진에서 동그랗게 삐져나온 것) 제거합니다.
아가미까지 제거했다면, 꽃게를 적당히 먹기 좋도록 잘라 접시에 올립니다. 자를 땐 식가위라 편리합니다.
이로써 남자의 간장게장이 완성 ^^
마무리로 통께를 뿌리고 청고추와 홍고추를 썰어 장식합니다.
살 부분으로 누르면 막 튀어나올 듯한 기세.
알과 장도 신선합니다.
한입 물면 꽃게향이 물씬 풍기겠지요? 과연 어떤 맛이 날지 기대되는 가운데
이 상태로 한입 크게 물어봅니다. 사실 간장게장을 사서 먹기에는 언제나 가격 부담이 큽니다. 제대로 된 간장게장 정식은 1인분에 2.5만원은 족히 나오니까요. 하지만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먹던 그 맛을 잊지 못해 기꺼이 지불하고 먹었던 기억을 이제는 우리 집 식탁에서 즐기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간장게장 전문점에서 먹던 그 맛이 나느냐인데, 이 음식의 특성상 단 한 번의 시도에서 실패하면 죄다 버려야 하거나 맛없어도 참아가며 먹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에 사전에 레시피를 꼼꼼히 알아보고 정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전문점에서 파는 간장게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입니다. ^^; 계피 향이 조금 강하긴 했습니다만, 저는 계피 향을 좋아하니까. ㅎㅎ (계피의 맵싸한 향이 싫으면 생략하거나 크기를 반으로 줄이십시오.)
간장게장에 이게 빠지면 섭하겠지요. 이 상태로 밥을 비비면 다소 짤 수 있으니 간장을 조금만 걷어내고.
이렇게 밥을 비벼 먹습니다. 구석구석에 알이 차있으니 젓가락으로 잘 파서 꺼내 드시면 요런 실한 알이 꽤 나옵니다. 이렇게 먹으면 김치도 필요 없을 듯. 입안 한가득 바다 향이 물씬 풍기면서 살짝 짭조름한 단맛이 납니다. 설탕, 양파를 넣지 않았는데 어디서 단맛이 나는 걸까요? 인터넷 레시피에는 온통 설탕 들어간 레시피던데 전통 레시피에는 설탕이 아예 들어가지 않죠. 이유가 있습니다. 불에 그슬린 대파, 고추, 마늘, 꽃게 등 여러 재료에서 단맛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전통 레시피에는 소고기와 함께 끓여 감칠맛을 증폭한 간장게장도 있는데 원리는 글루탐산을 생성해 간장에 녹여내는 것을 여기서는 똑같은 글루탐산이 생성되는 다시마로 대체하였습니다. 본 음식을 만들 때보다 사전 준비가 더욱 철저해야 했던 간장게장은 처음 한 것치고 대단히 성공적으로 끝마치게 되었습니다. 6월 내내 있었던 꽃게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곧 병어 이야기 꺼내 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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