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낚시 중 우연히 얻어걸린 군평선이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계절별로 맛 좋은 생선이 많이 나기로 유명하지만, 특정 지역 특정 시기에 한정해서 맛볼 수 있는 제철 별미로는 '군평선이'가 빠질 수 없습니다. 여수와 고흥이 주산지로 이곳에서는 흔히 '딱돔', '금풍생이'로 통용되고 있는데요. 잔가시가 없어 발라먹기 쉬운 생선이긴 하나, 원체 뼈가 단단하고 살집도 많지는 않아서 구워 먹을 때 손으로 들고 먹어야 제대로 먹은 느낌이 납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사진의 군평선이는 낚시로 갓 잡은 것입니다. 갓 잡은 군평선이는 이렇게 선명한 줄무늬가 있고, 샛노란 지느러미와 검은 띠가 교차하며 화려한 자태를 뽐냅니다. 늘 시장에서만 보던 칙칙한 빛깔의 군평선이와는 완전히 딴판. 그마저도 구경 못 한 이들은 국립수산과학원 같은 곳에서 제공하는 빛바랜 사진으로만 대략적인 느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한 동갈돗돔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라는 생소한 분류에 속하는 어류입니다. 군평선이와 사촌 관계인 근연종을 꼽으라면 같은 농어목 하스돔과인 동갈돗돔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수년 전만 해도 '전설의 물고기 돗돔'으로 착각하고 팔았거나 그렇게 알고 먹었던 시절이 있었죠. 지금은 중국산 양식이 들어옵니다.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한 어름돔

 

같은 하스돔과로 '어름돔'이 있습니다. 군평선이와 마찬가지로 제주도 근해에서 월동을 나다가 여름이면 서남해로 진출, 서해까지 북상합니다. 민어와 군평선이, 동갈돗돔, 어름돔의 특징을 꼽으라면 한 마디로 '뻘고기'라는 점암반(암초)이 발달한 지역보다는 모래나 갯벌이 발달한 곳에 주로 서식합니다. 이 때문에 이들 어류는 암반이 발달한 일본 및 우리나라 동남해안보다는 갯벌이 발달한 중국 남부나 베트남, 대만과 제주도 일부 해역, 그리고 한반도의 서해와 서남해에 주로 분포합니다.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한 벤자리

 

물론, 예외인 어류도 있습니다. 같은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하지만, 벤자리만큼은 암반이 발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회유합니다. 벤자리를 비롯해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한 어류는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어류로 한반도로의 진출은 바닷물이 따듯해지는 여름이 적기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바닷물이 20도 이상 따듯해져야 서식 여건이 되며, 이러한 이유로 군평선이는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생선이자 갯벌이 발달한 여수 및 고흥, 목포, 신안 등지에서 맛볼 수 있는 특산물이 되었습니다.

 

 

#. 군평선이, 샛서방고기의 유래

군평선이는 여러 가지 방언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딱돔과 금풍생이란 말이 있고, 샛서방고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몇몇 미식가와 지역 주민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그래서 인지도는 낮은 생선이라 할 수 있습다. '돔'자나 '치'자, '어'자로 끝나는 물고기 이름과 달리 '선이'가 붙은 작명도 특이합니다.

 

원래 군평선이의 이름은 '평선이'로 전해집니다. 그 옛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 생선을 먹고 맛이 좋아 이름을 물었는데 아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둘러댄 것이 지척에 둔 사람 이름을 따서 '평선이'라 하였고, 주로 구워 먹는 생선이라 '군평선이'라 부르게 된 것인데요. 이러한 사실로 알 수 있는 것은 최근 문제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나 아열대화로 등장한 어류가 아닌, 예부터 한반도에 서식했다는 점입니다.

 

샛서방고기의 유래도 재미있는데요. 샛서방은 '남편이 있는 여자가 남편 몰래 관계하는 남자'를 뜻한다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군평선이가 너무 맛있는 나머지 본 남편에게는 아까워서 주지 않고, 대신 샛서방에게만 몰래 주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인데요. 민담이라 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지금 이 시각에도 사람들 시선이 잘 닿지 않은 해안가로 여행 갔다가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군평선이 구이를 먹게 된 불륜 커플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 

 

 

낚시로 잡은 군평선이(딱돔)를 서울의 가정집으로 가져왔다

 

#. 주로 구워먹는 군평선이, 회 맛은?

군평선이는 다 자라도 30cm를 넘기기 어려운 소형 어류입니다. 이런 소형 종을 회로 먹으려면 현장에서 활어회로 먹는 것이 맛과 식감을 오롯이 느끼는 방법인데요. 이날은 형평상 그럴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와 회를 떠야 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 살아있을 때 피와 내장을 제거하는 전처리는 기본. 그렇다면 6시간 정도 숙성한 군평선이의 회 맛은 어땠을까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회부터 떴습니다. 반쪽만 회를 떴고, 나머지 반쪽은 구이로 먹었습니다. 포를 떴는데 빛깔이 썩 선명하지는 않습니다. 크기에 비해 숙성 시간이 길었으니 과숙성된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군평선이 반쪽을 포 떠서 썰었더니 6점 정도 나옵니다. 간장과 와사비로 음미하고, 초고추장으로도 음미해 보는데요. 숙성이 잘 먹혀들지 못한 탓인지 식감은 물렀고, 감칠맛도 소폭 상승한 것에 그쳤는지 전반적으로 밋밋한 맛입니다.

 

단맛은 기대 이하였고, 고소한 맛이 약간 올라왔으나 전반적으로 밋밋하고 깨끗한 맛이다 보니 굳이 군평선이를 회로 먹어야 한다는 매력은 적어도 이 숙성회에서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군평선이 구이의 경우, 좀 더 고소한 맛이 올라와서 맛있었습니다. 다음에 군평선이를 또 잡게 된다면, 그때는 현장에서 썰어 먹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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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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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효주아빠
    2019.07.12 23:2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오늘 낚시중 잡고기로 나와 처음 먹어봤는데 참 맛이 괜찮은거 같습니다. ^^ 기름에 아무 밑간없이 튀겼는데 맛이 담백하네요. 단지 간을 안해서 그런지 몸통살은 담백... 그 이상은 없었고 지느러미와 껍데기가 고소하니 괜찮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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