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문시장 탐방] 제주도 여행중 알아야 할 수산물 상식


 

 

제주 동문시장

 

제주도 최대의 수산물, 활어 시장인 동문시장. 사시사철 제철 생선이 입하되면서 생선회를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를 사 갈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제주도는 낚시와 여행 때문에 일 년에 두세 번은 방문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짐이 많지 않다면 이곳에서 반찬거리가 될 만한 생선을 곧잘 사 갔을 텐데

매번 그러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제주도 하면 빠질 수 없는 생선회. 제철에 나는 생선회를 조금 저렴한 값에 사 먹기에는 동문시장이나 서귀포 올레시장만 한 곳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은 엄한 곳에서 필요 이상의 값을 지불해 가며 양식산 생선회와 수산물을 사 먹습니다. 주로 중문 단지나 용두암의 횟집 들이 그러하죠. 그들 횟집은 부요리(스끼다시)로 적당히 포장해 내지만 정작 생선회의 품질은 동네 횟집에서 먹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전복과 광어, 도미가 그러합니다.

 

전복은 제주산 양식이 있지만 대부분 물량은 완도나 진도산이 차지하고 광어는 제주산, 도미는 통영이나 남해산이 가장 많습니다. 특히, 도미(참돔)는 제주도에서 '황돔'으로 부르고 있어 이를 잘 모르는 관광객들은 도미와 황돔이 같은 것인지를 여전히 모릅니다. 여느 동네 횟집의 생선회와 같은 양식산, 같은 원산지임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그것을 제주도까지 날아와서 시중가보다 비싸게 사 먹어야 하는 현실.

 

하지만 이곳 동문시장은 우리가 평소 먹는 양식산 활어는 물론, 사시사철 나는 제철 횟감을 시중가보다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호객행위도 그리 심한 편이 아니고(있기는 합니다.) 횟집의 경우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어 바가지 쓸 염려도 적기 때문이지요. 또한, 제철 활어를 잡아서 포장해 오면 숙소, 집 어디서든 생선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야 생선회를 자급자족으로 잡아먹으니 돈 주고 사 먹을 일이 거의 없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공항에 가기 직전, 이곳에 들러 뭐라도 포장해 갔을 겁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는 카메라 워킹으로 동문시장을 탐방해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포장된 생선회입니다.

 

동문시장에 입점힌 횟집은 지나가는 관광객과 도민을 상대로 광어나 참돔 같은 회를 미리 포장해 저렴한 값으로 팔고 있는데요. 혹자는 언제 회 뜬 것인지도 모르는 회를 어떻게 믿고 살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수산물 특히, 생선회에 적잖은 불신이 있지요. 펄떡이는 활어를 눈앞에서 잡지 않으면 믿음이 안 가는 불신 말입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활어 수조가 놓인 곳에서 흥정하고 직접 지목한 활어를 잡도록 합니다. 물론, 정 못 믿겠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정신 건강상 좋겠지만, 여기서는 단지, 미리 포장해 놓았을 뿐입니다. 이것을 저렴하게 내놓으니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것입니다. 이렇게 포장된 회는 얼음판 위에 놓인 상태로 몇 시간가량 손님의 선택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생선회는 가격을 떠나 믿고 먹을 수 있을까요? 횟집을 운영하다 보면 수조에 많은 활어가 들어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몇 가지 이유로 도태하기 마련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특히, 자연산 활어는 양식 활어보다 환경적응력이 떨어져 수조에서 며칠 버티지 못하고 폐사에 이르는데요. 그 폐사의 원인이란 산소결핍, 좁은 공간에서의 스트레스, 수온 차 등 다양합니다. 며칠 장사하다 보면 기상 조건에 의해 손님이 많은 날도 있고 적은 날도 있어서(대게 비 오는 날에는 생선회 판매량이 저조함) 원치 않은 재고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 재고는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의 돈의 가치가 확연히 다르므로 웬만하면 죽기 전에 목을 따 피를 빼고 포를 떠 놓죠.

 

다시 말해,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혹은 상대적으로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활어를 미리 손질해 포장해 놓은 것입니다. 양심 있는 횟집이라면 숨이 붙은 활어를 손질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만약, 죽어버린 생선으로 회를 뜬다 해도 숨을 거두기 전에 미리 피를 뺐거나 수분 이내로 손질이 이뤄지면 살에 피가 스며들지 않으므로 선도에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 위 사진의 '육색'입니다. 

 

근육에 피가 스며들면 육색은 불그스름해지고 비린내가 나므로 기본적으로 횟감으로 판매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곳은 관광객뿐 아니라 도민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어 그런 용감한(?) 짓을 할 횟집은 없겠지요. 회전율 좋고 활어 소비량이 많은 횟집이니 흔히 일어날 만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포장한 생선회는 상품성이 높은 활어회만 아닐 뿐, 저렴하게 사 먹으니 나쁠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횟감은 얼음판 위에서 일정 시간 동안 숙성되고 있어 활어회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감칠맛이 오른 상태입니다. 품목은 광어와 도미(참돔)가 주류이며 요즘 제철인 자리돔도 보이는군요. 게다가 일식집에서나 볼 수 있는 마츠카와 타이(마쓰카와라고도 불리며 껍질만 익혀 식감과 맛을 돋우는 생선회 처리 방법)도 눈에 띕니다. 저라면 식감만 쫄깃한 활어회를 비싼 돈 주고 먹으니 차라리 포장된 숙성회를 저렴하게 사 먹는 쪽을 택할 것 같습니다 .   

 

 

참고로 우리나라는 수입산 광어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출하고 있죠.) 광어는 전량 국내산이므로 어느 지역의 것인지가 원산지 표기의 관건이며 여기서는 제주산 양식이 가장 흔합니다. 참돔은 현재 한, 중, 일 3개국의 양식산이 시중에 유통되지만 제주도의 경우 일부 횟집을 제외하고는 국내산 양식 참돔을 많이 씁니다.

 

이유는 국내산 양식 참돔의 단가가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겠지요. 제주 자리돔은 전량 자연산이며 제주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표시한 '꽃돔'은 실존 어류 명칭이 아니며 표준명 '아홉동가리'인 초식성 물고기를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표준명 아홉동가리

 

바로 이렇게 생겨 먹은 녀석인데요. 제 눈에는 별로 꽃처럼 생기지 않았는데 업자들이 아홉동가리라는 이름에 매력을 못 느끼 다보니 제멋대로 꽃돔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여간 우리나라 유통업자들의 작명 솜씨는 알아줘야 합니다. 고기명 앞뒤로 참이나 돌, 돔 따위의 이름을 붙여 소비자로 하여금 본 어종의 정체를 철저히 감추는데요. 사실 꽃돔이라 불리는 이 녀석은 낚시꾼들에게 천대받는 잡어 중 하나로 제주 방언으로는 '논쟁이'라 합니다. 그래서 제주 도민이 종업원으로 있는 횟집에서 이 어종에 관해 물으면 제주 도민은 '논쟁이'라 답하지만, 횟집 사장은 '꽃돔'이라고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오줌 냄새가 난다 하여 버리는 물고기였고 제주의 낚시꾼들도 내장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 하여 먹지 않았지만 사실 냄새의 원인은 해조류가 위장에 소화되면서 나오는 가스이며 고기가 죽고 나면 수 분 만에 가스가 살에 베 횟감으로 쓸 수 없어 천대받았던 물고기입니다. 하지만 활어를 취급하는 횟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비록, 명예롭지 못한 취급을 받기는 해도 활력이 좋은 상태에서 즉살하면 그런대로 먹을 만한 (도미 비슷한 맛) 횟감이니 정 궁금하시면 맛 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용두암이나 중문 단지에서는 꽃돔 2인 한상에 13만원이나 한다는 점이 함정이지만)

 

 

수조를 노니는 활어 중에는 눈 탱이가 맛이 간 것도 종종 있습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안구백탁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아질산'에 의한 발병이 있습니다. 아질산은 활어가 배설한 배설물이 쌓여 그 농도가 높아지며 횟집에서 해수를 자주 갈지 않은 상태에서 며칠간 방치했을 때 위 같은 현상이 발병합니다. 안구백탁화는 양 눈이 동시에 진행되기보다는 한쪽 눈에 먼저 일어나고 이어서 다른 한쪽 눈이 변해 서서히 시력을 잃게 되는 병입니다. 이런 활어가 수조에 여럿 마리 보이면 저는 그 집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안구백탁화는 수질 오염을 말해주는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녀석의 경우는 예외인 것 같습니다. 해당 수조는 수질이 양호했고 수조 정수 장치가 있었으며 녀석을 제외한 나머지는 멀쩡한 상태였기 때문에 수조에 합사하기 이전부터 그랬을 확률이 있습니다.

 

 

수조 정수기가 설치된 모습

 

개인적으로 활어의 품질이 비슷하다면 저는 그 집의 수질을 봅니다. 해수의 수질관리가 활어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정기적으로 해수를 갈고, 갈아줄 때마다 수조를 청소하고 필터(모래, 솜)을 햇볕에 말리는 것인데 이를 지키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비용이 들더라도 수조 정수기(단백질 스키머)나 자외선 살균기 등을 설치하면 위생적인 수질 관리가 가능하고 관리에 드는 노동 또한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위 사진은 저가형 모델이지만(저가형도 기본이 일곱 자리), 이것을 설치한 것과 설치하지 않은 것에는 많은 차이를 보이기에 저는 이것을 설치한 수조를 신뢰합니다. 결론, 수질 관리가 양호한 횟집을 이용하자. (수조 정수기나 자외선 살균기 등이 설치되어 있는지도 참고할 만한 사항)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부터 소개하는 어종은 기존에 알고 있는 어종도 있지만, 일부는 제주에서만 나는 생소한 어종이니만큼 그 맛과 가치를 잘 알아두었다가 한 번쯤 사 드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 가기 전, 이곳에서 횟감이든 반찬감이든 구입해 스티로폼 박스로 포장해 오면 선물용으로도 손색없으니 이참에 잘 봐두었다가 활용해 보기 바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화살오징어

 

좌판에는 우리가 한치로 알고 있는 화살오징어가 선어로 들어와 있습니다. 아직 어획량이 많은 철이 아니다 보니 가격이 제법 높네요.

 

 

멸치

 

멸치 씨알이 훌륭해 조림용으로 손색없을 듯하네요. 이런 것으로 멸치 쌈밥을 해 먹으면 맛이 좋을 것입니다. 이 멸치를 제주에서는 '멜'이라고 부르며 우리가 고깃집에서 먹는 멜젓은 이보다 작은 것으로 담급니다. 그렇게 담은 멜젓에 소주를 붓고 잘게 썬 고추와 마늘, 고춧가루까지 곁들이면 훌륭한 고기 소스가 되겠죠. ^^ 

 

 

가시발새우

 

가시발새우의 알

 

맨 앞 짜를 묵음 처리해 부르면 이상하게 되지만 보통은 '딱새우'로 부르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없을 것입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새우이며 해물 뚝배기, 전복 뚝배기에는 대부분 이 새우가 한두 마리 들어가지요. 가시발새우를 넣고 육수를 내면 국물이 매우 시원해지며 발라먹는 살 맛도 좋습니다. 제철은 겨울이지만 연중 나고 있지요.

 

유럽에서는 지중해산 가시발새우를 조리할 때 올리브유에 소금, 후추 등 기본 간으로 팬에 볶아 먹기도 합니다.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근사한 에피타이저가 되겠지요. ^^

 

 

군소

 

군소는 어렸을 때 몇 번 먹어본 후 이후로는 먹을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대마도에서 낚시하면서 군소가 기어가는 걸 몇 번 보고 뜰채로 올렸는데 위협을 느낀 군소가 보라색 액체를 내뿜는 걸 봤습니다. 그 보라색 액체에는 독이 없지만 연막의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군소는 주로 삶아 먹는데 몸이 익으면 처음 부피에서 1/3가량 줄어 그 양이 볼품없지만, 씹히는 식감이 꼬들꼬들해 그 맛을 아는 사람만 찾아 먹습니다. 제 취향에는 별로 ^^;  제주도에서는 군소를 바다의 물돼지라 부르고 있죠.

 

 

흰오징어

 

아열대성 오징어로 물속에서는 짙은 갈색을 보이다가도 물 밖에 나오면 갑자기 흰색으로 변하고 푸르팅팅한 무늬까지 더해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만큼 주위 환경과 변화에 민감한데요. 사진의 흰오징어는 약 2kg짜리로 대형급에 속합니다. 제주도에서는 낚시로 많이 잡으며 꾼들은 이것을 '무늬오징어'라 부르고 있죠.

 

대부분 어류는 크면 클수록 맛있지만 두족류(오징어, 문어)는 너무 크면 질겨지므로 중간 크기가 알맞습니다. 흰오징어는 회 맛이 일품이며 숙회(데침) 또한 일반 오징어(살오징어)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맛이 일품입니다. 그래서 무늬오징어를 '오징어의 왕'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오징어는 낚시로 잡은 게 아니라면 산지인 제주도에서도 흔히 볼 수 없지만, 이날은 딱 한 마리 들어온 것을 볼 수 있었네요. 주로 나는 철은 여름부터 가을까지이며 이 철에 활 무늬오징어를 보면 회로 드셔 보길 권합니다. 

 

 

붉은메기

 

붉은메기는 첨치목 첨치과라는 다소 독특한 계군에 속한 어류입니다. 보통은 이 계통에 원조(조상)이 있기 마련이데 어찌 된 일인지 '첨치'란 물고기는 없는 것 같습니다. 붉은메기는 수심 150m 이하에 서식하는 비교적 심해어로 주요 산지가 따로 없지만 그나마 흔히 볼 수 있는 곳은 부산이며 제주도에서도 종종 잡히는데 대부분 혼획된 것입니다. 무늬는 꼭 대구를 빼닮았고 모양은 메기 같지요. 사진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래 턱에 있는 두 가닥의 긴 수염이 그나마 메기 같음을 알게 해 준 단서입니다.

 

붉은메기는 주로 건어물로 취급됩니다. 최근 국내산 명태의 어획량이 거의 없으니 덩달아 노가리(어린 명태를 말린 것)도 보기 어려워졌는데요. 이에 술집에서는 노가리를 대신해 '나막스'를 구워내는데 그 나막스가 바로 붉은메기를 말린 것입니다. 붉은메기는 '은대구'라는 별도의 명칭을 갖고 있지만 은대구라는 어종은 따로 있으므로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어명의 중복은 피해야 하겠지요.

 

 

꼬치고기

 

표준명은 꼬치고기지만 제주도에서는 '고즐맹이'란 말이 더 친숙합니다. 대표적인 루어 낚시 대상어지만 산지인 제주도에서도 꼬치고기 낚시를 즐기는 이들은 소수뿐이고 도심지, 내륙 지방에서는 매우 생소한 어종이므로 우리가 잘 알지 못합니다. 갑각류를 비롯해 어린 치어를 사냥하는 육식성 어종으로 이빨이 날카롭습니다. 이렇게 육식을 하는 해수어는 살에 흙내와 갯내가 나지 않아 탕감으로 어울리지만 꼬치고기만큼은 구이용으로 알맞습니다. (말 그대로 꼬치에 꿰어서)

 

 

이번에는 좀 더 다양한 생선이 진열된 곳을 살펴봅니다. 사진에 설명이 없었다면 제아무리 주부 9단이라 해도 척 봐서 이 생선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 텐데요. 여기서 민어와 전갱이는 대도시 마트에서도 볼 수 있지만 나머지는 다소 생소할 것입니다.

 

 

어름돔

 

어름돔은 따듯한 물을 좋아하는 남방계 어류로 주요 분포는 우리나라의 서남해를 비롯해 일본 남부, 남중국해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암반이 발달한 연안에 서식하다가 성어가 되면서 점차 깊은 곳으로 이동함에 낚시로는 잘 잡히지 않으며(전남 나로도에서 드물게나마 어획) 대게 자망에 혼획이 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자연산 어름돔은 활어 유통이 보기 드물며 이렇게 선어로 입하된 것은 찜이나 탕, 구이 정도로 활용합니다.

 

다만, 이 어종은 중국에서 양식이 진행됨에 따라 많은 양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대형 수산시장에 활어 유통이 되고 있으며 회 맛은 참돔보다 나은 수준으로 동갈돗돔과 함께 비교적 고급 횟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어름돔은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하는 어류로 벤자리, 군평선이, 동갈돗돔과 사촌지간입니다.

 

 

어름돔(위)과 전갱이(아래)

 

동문시장에는 길이 40cm에 달하는 대전갱이가 제법 들어왔습니다. 사실 전갱이는 고등어의 등쌀에 밀려 우리나라에서는 푸대접받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주요 국민 생선으로 인기가 있죠. 개인적으로 고소한 맛의 고등어도 좋지만 담백한 맛의 전갱이를 좀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전갱이는 지금(초여름)부터 제철이며 특히, 사진의 전갱이 정도면 꼭 한 번 사서 구워 드시라고 권유하고 싶군요. 선어로는 소금구이가 최고이고 산 것은 회와 초밥이 일품입니다.  

 

어쨌든 전갱이와 고등어의 맛이야 개인 취향에 따라 갈린다 하더라도 영양 측면에서 이 둘을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 함량은 둘 다 엇비슷하지만 고등어는 대표적인 등푸른생선으로 오메가 3을 비롯해 DHA, EPA가 풍부하고 비타민 A, B, C 함유량도 전갱이보다 높지요. 다만, 열량과 콜레스테롤까지 전갱이보다 높다 보니 고등어는 확실히 자라나는 어린이, 성장기 청소년에 여러모로 좋습니다.

 

반면, 전갱이는 비타민 E와 칼슘, 철분 함량이 고등어보다 높고 무엇보다도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눈 보호, 피부 건강, 고혈압, 동맥 경화 예방에도 효과가 있죠. 그래서 전갱이는 성인병을 걱정해야 할 연령대를 위한 생선으로 제격입니다.

 

이 두 어종은 분류학적으로 과(계열)가 다르며 생태계에서도 서로 다른 최종 보스(포식자)를 두고 있습니다. 고등어는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기 때문에 최종 포식자가 다랑어(참치)인 반면, 전갱이는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해 이쪽 계열인 방어와 부시리, 자이언트 트레발리 등의 포식자를 두고 있습니다.  

 

 

쏨뱅이(제주 방언 : 우럭)

 

5월 제주도 동문시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어종은 단연 쏨뱅이입니다. 제철은 겨울~봄이지만, 사실 쏨뱅이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어종으로 사시사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주도에서 말하는 우럭은 쏨뱅이를 의미합니다.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우럭(조피볼락)은 비교적 찬물을 좋아하므로 제주 해역에는  서식하지 않아 자연산도 흔치 않죠. 쏨뱅이는 조림, 구이, 튀김 전천후로 활용됩니다. 다들 모르고 먹었을 뿐, 제주도 횟집의 부요리(스끼다시)에서 주로 내는 생선 탕수로 가장 많이 사용되기도 하죠.  

 

 

붉은쏨뱅이

 

쏨뱅이와 닮은 근연종으로는 붉은쏨뱅이가 있습니다. 색이 좀 더 붉은 것은 이 어종의 고유한 특성이면서도 쏨뱅이보다는 좀 더 깊은 수심에 서식하는 탓에 그 수심의 환경(부족한 일조량 등)에 진화된 것입니다. 용도는 쏨뱅이와 거의 일치하지만 크기는 일반 쏨뱅이보다 두 배 이상 크게 자라므로 산 것은 최고급 횟감이 됩니다. 하지만 붉은쏨뱅이를 회로 먹을 수 있는 이들은 낚시꾼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수심 40m 이하의 깊은 곳에 서식하기에 수면으로 올려지면 부레가 부풀어 오래 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붉은쏨뱅이는 쏨뱅이와 달리 활어 유통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대부분 선어로만 유통되는 까닭에 저 맛있는 어종을 회로 먹지 못하고 가열 요리로 먹어야 함이 안타까울 뿐이지요.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뼈는 모아다 탕거리로 팔고 있는데요. 대가리 모양으로 보아 긴꼬리벵에돔이 대부분이고 오른쪽에는 독가시치(황색)도 보입니다. 여기서 독가시치 머리를 탕감에 사용할 때는 된장을 반스푼 정도 풀어주는 것이 잡내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뼈를 탕에 넣을 때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생선 비린내의 원인은 지느러미와 아가미, 그리고 응고된 혈액이 차지합니다. 특히, 아가미는 맑은탕(지리)를 끓일 때 잡내를 내는 원인일 수 있으니 제거해주고 지느러미 역시 식 가위로 오려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생선 머리에는 잔여 혈액이 묻어 있는데 이것도 흐르는 물에 잘 씻습니다. 만약, 응고된 혈액이 있다면 그 생선은 싱싱하지 않고 죽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난 것이니 칼로 잘 긁고 씻어내야 합니다. 참고로 이곳에 진열된 생선 머리와 뼈는 활어를 뜨고 남은 부산물이니 그럴 염려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진의 왼쪽은 참돔의 꼬리지느러미인데요. 꼬리 모양으로 자연산과 양식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으니 참돔을 횟감으로 잡겠다면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양식 참돔

 

이것은 양식산 참돔의 꼬리지느러미입니다.

 

 

자연산 참돔

 

이것은 자연산 참돔의 꼬리지느러미입니다. 이렇듯 참돔은 양식과 자연산의 꼬리 모양이 다릅니다. 양식은 양 갈래로 갈라진 꼬리 끝 부분이 뾰족하지 않고 둥그스름하며 일부는 손상돼 있습니다. 이는 사육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좁은 우리에서 많은 개체가 합사해 생활하다 보니 서로 간에 치여서 지느러미가 깨끗하지 않습니다.

 

반면, 자연산 참돔은 드넓은 반경을 회유하므로 꼬리지느러미가 날렵하게 발달했습니다. 서로 치일 일도 없으므로 해지거나 갈라질 일도 없겠지요. (정치망에 포획된 어류는 그물코에 곧잘 치이므로 갈라지거나 해질 수 있음) 참돔의 경우 양식과 자연산을 구별하는 팁들이 몇 가지 있지만, 꼬리지느러미 만큼 가장 또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없는 만큼 이것으로 판단하면 실수가 없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참돔들은 양식인지 자연산인지 쉽게 알 수 있겠지요?

 

 

자연산 광어

 

자연산 광어입니다. 익히 알기에 자연산 광어는 배에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다던데 얘는 그렇지가 못하죠. 배를 보면 검녹색의 이끼가 낀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를 전문용어로 '흑화현상'이라고 합니다. 물론, 자연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흑화현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광어낚시를 즐기면서 이보다 더한 광어를 여럿 낚아봤는데요.

 

자연산에 흑화현상이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서해의 경우 양식된 광어 종묘를 바다에 뿌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흑화현상을 안고 생활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탈광입니다. 양식 광어가 탈출해 야생에 산다 해도 흑화현상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제주도의 경우인데 양식장 근처에는 상품가치가 떨어져 방출된 광어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 광어가 야생에서 자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누워서 사료만 받아먹던 광어가 방출된 후로는 스스로 먹이 사냥을 나서야 하는 탓에 비육 상태가 고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겠지요. 즉, 자연산 광어라고 해서 양식 광어보다 맛이 뛰어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 스트레스로 인해 흑화현상이 소량이나마 생길 수 있습니다.

 

사실 위 광어는 그보다 더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여기서 흑화현상의 여부는 그리 중요한 쟁점이 되지 않아요. 사진의 광어는 선어로 들어온 것이므로 어차피 횟감으로 쓰지 않지만, 만약에 자연산 활 광어를 사야 한다면 배에 피멍이 든 것은 사지 말아야 합니다. 피멍이 든 이유도 몇 가지가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충격'에 의한 것입니다. 이는 이동이나 유통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일 수도 있고 아예 그물에 걸려 발버둥 치다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맛에는 악영향을 미칩니다. 위 광어는 상태가 좋지 못한 것을 선어로 판매하는 것이니만큼 대충 익혀 먹고 구입 시 피멍을 이유로 가격을 좀 더 깎을 여지는 있겠네요.

 

 

또한, 활 광어라 해도 품질과 활력은 저마다 다릅니다. 수조의 광어는 대부분 제주산 양식이며 간혹 완도산이 섞여 있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이들 광어가 모두 같은 원산지라고 한다면 색이 밝은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활력, 다시 말해 '순치(적응도)'에 있습니다. 양식이든 자연산이든 처음에는 활어차로 실려 옵니다. 그곳은 어두컴컴하고 물이 촐싹거리며 수온도 원래 살던 곳과는 다르죠. 곧바로 횟집 수조로 합사하면 쥐죽은 듯 있지만 순치에는 2~3일가량 걸립니다.

 

이 순치가 된 것과 되지 않은 것에는 스트레스와 활력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육질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이왕이면 수조 환경에 적응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겠지요.

 

포구 횟집에 가면 '당일바리'란 문구로 싱싱함을 강조하곤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활어는 그날 들어온 것보다 2~3일 지나 순치를 거친 쪽이 회 맛에서 좀 더 좋습니다. 당일바리는 막연히 당일 들어온 것이 싱싱할 것으로 믿는 무지의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 전략일 뿐, 결코 올바른 생선회 소비문화는 아니죠.

 

 

능성어(왼쪽), 자바리(오른쪽)

 

마지막으로 다금바리 고르는 방법에 대해 팁을 알리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제 글을 정독해 온 분들이야 다 아는 내용이지만, 아직도 다금바리가 정확히 뭔지 모르면서 제주도에만 가면 다금바리를 찾는 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금바리는 농어목 바리과에 속하는 어류 중 하나입니다. 그 바리과에는 다금바리를 비롯해 자바리, 능성어, 붉바리,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등쳐먹기 좋은 갈색둥근바리(양식)와 흉기흑점바리(양식), 여기에 중국산 민다금바리(일명 혼바리로 양식)에 이르기까지 바리과 어종은 대단히 많으며 다양합니다. 이들 바리과 어종을 영어권에서는 '그루퍼'라고 합니다. 자이언트 그루퍼도 결국은 바리과의 한 종류이며 그것은 다금바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맛은 다금바리와 자바리(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 다금바리)를 따라올 생선이 없습니다. 가격 형성도 다르고요. 그러므로 동남아시아에서 다금바리를 먹었다는 것은 90% 이상이 양식된 갈색등근바리나 흉기흑점바리입니다. 유로낚시터에 들여놓는 민다금바리(일명 혼바리)도 중국에서 양식으로 길러진 것이며 일부는 자이언트 그루퍼와의 교잡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들 짝퉁 다금바리를 다금바리로 알고 먹은 이들이 많아서 언급한 것이고요. 여기서 다금바리라고 한다면 표준명 자바리를 의미합니다. 도감에는 자바리로 기술돼 있으나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이 어종을 다금바리라고 불러왔지요.

 

어쨌든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다금바리를 꼭 한 번 맛보겠다면 유사 어종인 능성어와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능성어를 제주에서는 구문쟁이라 부르는데 지금은 덜하지만 한때는 이 능성어가 다금바리로 둔갑해 곧잘 팔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능성어와 자바리(제주 다금바리)의 구별법이 인터넷에 확산하였고 또 단속도 자주 하고 있어 예전처럼 속이려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실 능성어 자체도 고급 어종으로 kg에 8~12만원의 가격이 형성됩니다. 자바리(제주 다금바리)는 13만원에서 부요리를 더하면 20만원 이상을 주고 먹어야 하는 횟감인 만큼 두 어종의 단가 차가 뚜렷하기에 굳이 다금바리를 드시겠다면 구별법 정도는 알고 가는 것이 좋겠지요.  

 

능성어와 자바리(제주 다금바리)를 구별하는 가장 큰 포인트는 무늬에 있습니다. 능성어는 7~8개의 가로 줄무늬(생선은 세웠을 때를 기준으로 가로 세로를 정한다.)가 일렬로 똑바로 난 반면, 자바리(제주 다금바리)는 불규칙합니다.

 

 

자바리(제주 다금바리)

 

불규칙한 패턴이 보이시는지요?

 

 

자세히 보면 무늬가 일렬로 반듯하게 나지 않고 좀 들쑥날쑥합니다. 이것을 저는 알기 쉽도록 호피 무늬라 부르고 있습니다. (능성어는 아디다스 줄무늬) 그런데 이보다 좀 더 확실하게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결국, 무늬란 것도 환경에 따라 흐릿해지므로 가장 확실한 구별 포인트는 뺨으로 흘러내리는 무늬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자바리(제주 다금바리)의 경우 두 줄의 무늬가 머리까지 이어지지만, 능성어는 그러한 무늬가 없습니다. 이 점을 중점적으로 눈여겨보면 능성어와 자바리(제주 다금바리)의 구별이 어렵지 않습니다. 다금바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주 다금바리 기행(1), 우열곡절 끝에 찾은 자연산 다금바리

제주 자연산 다금바리 기행(2),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맛

제주 자연산 다금바리 기행(3), 다금바리 어획 과정을 공개합니다.

제주 다금바리, 속지않고 먹는 확실한 방법

유료낚시터 다금바리의 비밀)

다금바리(アラ), 자바리 비교

진품 다금바리(アラ)회, 숨가빴던 시식기

 

 

개볼락(방언 : 꺽저구)

 

수산시장 한쪽에는 다양한 종류의 락피쉬가 들어와 있는데 씨알이 너무 작습니다. 황점개볼락과 쏨뱅이가 주종인데 이들 어종은 최대 전장 30~35cm까지 자라지만,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크기는 20~25cm 내외입니다. 그런데 사진의 락피쉬들은 10cm가 될까 말까 한 크기에 지나지 않네요. 작아도 너무 작습니다.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아 연승(주낙)으로 잡힌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전에도 제주도에서 주낙 배를 타면서 느꼈지만 선장이 어린 고기까지 무분별하게 남획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름지기 고기란 키우면서 잡아야 하는데 이렇게 손바닥의 반밖에 안 되는 어린 치어를 잡아들이는 행위는 바다의 씨를 말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건 사 먹지도 말고 팔지도 말아야겠죠?

 

제주도는 연중 자연산이 입하되고 있지만 어쩌면 그 말도 서서히 옛말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어족자원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으니 더더욱 치어까지 잡아들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옥돔 씨알도 평균치에 미달이 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갈치 자원이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지금 동문시장에서 대갈치(4지짜리) 한 마리 가격이 1.5~1.8만원 가량 하는데 몇 해가 거듭되고 나면 이러한 갈치도 한 마리당 수 만원을 줘야 맛볼 수 있는 희귀 생선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도 어부와 선장이 솔선수범해 앞장서야 하는데 고기는 안 나오고 돈은 벌어야겠고 하니 물불 안 가리고 잡아들이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알아두면 유용할 만한 수산물 상식에 관해 짚어보았습니다. 횟감과 생선을 구입할 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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