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유용 상식 4편 - 제주 다금바리, 속지않고 먹는 확실한 방법


    요즘들어 또 다시 가짜 다금바리 판매가 기승을 부린다고 합니다.
    TV방송이나 기사꺼리로 자주 등장하는 다금바리는 횟감의 제왕이니 바다의 호랑이니 하면서 값비싼 생선회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인터넷에 '다금바리'라고 검색하면 이를 먹어봤다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습니다만 정확히 다금바리를 드신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다금바리 산지인 제주도에서도 겨울철엔 어획량이 많지 않은데 주변의 횟집에선 다들 다금바리를 취급하고 있고, 관광객들은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구별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수십만원을 지불하며 먹기에 이는 전적으로 업주의 양심에만 맡겨야 할 상황이지요.
    잡히는 물량은 대단히 한정적인데 매일같이 팔리고 있는 다금바리들. 이들은 어떤 어종이며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오늘 저와 함께 할 이야기의 주제는 "제주 다금바리와 속칭 짝퉁 다금바리인 능성어를 구별하는 방법"입니다.
    그동안 다금바리와 관련하여 많은 포스팅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 다금바리를 제대로 알고 사먹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리하지 않았기에

    "이 글을 정독하신 여러분들은 적어도 민다금바리나 능성어를 제주 다금바리로 속아서 먹을 일은 결코 없으리라 생각"

    하면서 최대한 쉽게 설명을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제주 다금바리를 속여서 판매하는 유형


    오늘 이야기는 표준명 자바리, 다시말해 제주 다금바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표준명 다금바리는 우리나라에서는 맛보기 힘들므로 아예 제외시키고,
    보통 방송과 언론, 시장 상인들이 말하는 다금바리는 표준명 자바리를 말하므로 이 어종을 드신거라면 다금바리를 드신거나 마찬가지라 봅니다.
    최근들어 또다시 가짜 다금바리를 진짜처럼 속여서 판매하는 행위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능성어(구문쟁이)"를 다금바리로 속이는 것과, 중국산 양식 민다금바리를 다금바리로 속여서 파는 행위가 문제시 되고 있습니다.
    아래는 가짜 다금바리라 일컫는 두 어종에 대한 간략한 정보입니다.

    1) 능성어
    - 방언으로는 구문쟁이
    - 일본산 양식어가 주로 수입되어 국내 유통중이지만 제주 다금바리와 형태가 유사해 주로 다금바리라고 속이는 어종이다.

    2) 민다금바리
    - 제주 다금바리(자바리)와 모양이 거의 흡사해 다금바리로 둔갑시켜 파는 행위가 많다.
    - 주로 중국산 양식으로 수입 유통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제주 다금바리에 대한 간략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3) 자바리
    - 제주 방언으로는 다금바리라 불리며 키로당 18~20만원에 팔리는 최고급 횟감이다.(관광지의 경우 25~30만원에 팔리기도 함)
    - 주로 제주도 인근 해역과 대마도, 일본 큐슈 지방에서 자연산으로 포획이 되고 있으나 그 수는 많지 않다.
    - 우리나라에선 종묘생산을 통한 치어방류로 간간히 개체수를 보호하고 있으며, 일본에선 양식에 성공하여 대중화시켰다.


    제주 다금바리(표준명 자바리)는 주로 제주도 인근 바다와 일본 남부 지방에서 어획되고 있는 자연산으로 횟감의 황제란 칭호에 알맞게 값비싼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다금바리를 제대로 해체하면 그 부위만도 30가지가 넘고, 수십가지의 요리가 나올 수 있어 생선회 애호가와 미식가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가 있는 횟감이지요. 보통 제주산 다금바리를 드시려면 다금바리가 잘 잡히는 철에 제주도로 가셔서 공인된 횟집에서 드시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제주도 관광지 횟집엔 제 생각엔 70% 이상은 다금바리 대신 짝퉁 다금바리(능성어, 민다금바리등)가 판을 치며,
    이것을 제주산 다금바리라 속여 많은 차액을 남기는 식으로 바가지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위의 세 어종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  제주 다금바리와 짝퉁 다금바리(능성어)의 차이점


    먼저 제주 다금바리, 그리고 이와 흡사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다금바리로 둔갑시켜 판매되고 있는 능성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 사진을 보고 어떤게 제주 다금바리고 능성어인지 알아맞춰 보세요.
    정답은 위 어종이 능성어이고 아래가 제주 다금바리입니다.
    둘다 농어목 바리과 어종이므로 형태적인 차이는 "한끗"차이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여기저기서 많은 차이점을 알 수 있는데요.


    능성어(위)와 제주 다금바리(아래)

    보시다시피 체형을 보면 능성어쪽이 좀 더 통통하며 제주 다금바리는 약간 날씬한 편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늬에 있는데요. 능성어는 일곱줄의 가로 줄무늬가 있고, 자바리는 불규칙적인 형태의 호피무늬가 나타나 있습니다.
    보통 어류분류학상 무늬를 보고 말할 때는 생선 대가리가 위쪽에 해당되고 꼬리 지느러미가 아랫쪽에 해당됩니다.
    그러므로 능성어의 줄무늬는 세로가 아닌 가로 줄무늬라 부르는게 맞는 것이니 요건 그냥 참고하시고요.

    무늬를 볼 때 염두해야 할 사항은 횟집 수조에 노니는 능성어나 제주 다금바리가 성체(50cm이상)라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일부 지워져서
    구분이 모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엄청난 대물이 아니고선 이러한 줄무늬는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기 때문에 능성어와 같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 있는 가로 줄무늬인지, 아니면 제주 다금바리와 같이 불규칙적인 호피무늬가 나 있는지를 육안으로 판별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무늬는 뺨으로
    이어지는지를 보고도 판단이 가능하답니다.

    여기까지는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독자님이라면 충분히 알고 있는 내용일겁니다.
    하지만 아래의 어종을 보고도 제주 다금바리(자바리)인지 확신할 수 있는 분들은 아마도 전국에 몇 안될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  제주 다금바리와 중국산 양식 민다금바리의 차이점

    오늘 글을 쓰게 된 경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 독자님께서 저에게 메일을 보내오셨는데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얼마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다금바리라고 파는 어종을 사서 먹었는데 이것이 정말 다금바리인지 아닌지 판별을 부탁합니다"

    라며 물고기 사진과 회를 친 사진을 보내 오셨습니다.
    그런데요. 아무리 저라고 해도 사진만 가지고는 100% 판독을 할 수 없습니다. 유전자 감식을 하지 않는 이상 100%확신이란 없습니다.
    그나마 사진이 고해상도이고 여러 각도에서 찍은 것이 있다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70~80%까지는 유추해 낼 수는 있습니다.
    아래 어종은 현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다금바리로 팔리고 있는 어종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다금바리로 유통되고 있는 정체불명의 어종

    자! 일단 눈썰미가 있으신 분들은 이 어종이 "능성어"는 아닐 것이라고 확신할 겁니다.
    그렇다면 제주 다금바리(자바리)냐? 그것도 아닙니다. 제주 다금바리의 경우 제주도 인근 해역에서 연중 어획은 되고 있지만 지금 시즌(겨울)이 가장
    어획량이 떨어집니다. 잘해야 하루에 한마리, 아니면 며칠에 한마리 꼴로 나오는데 제주도 횟집에서는 매일같이 다금바리 회가 팔리고 있습니다.(?)
    말이 안되지요? 하물며 어쩌다 한마리씩 잡히는 다금바리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다금바리가 그나마 잘 어획되는 시기라 해도 서울에 들어올 물량은 없을텐데 연중 수온이 최저에 이르는 겨울시즌에 제주도 해역에서 잡힌 다금바리가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어올 확률은 0(제로) 퍼센테이지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포함, 수도권 및 내륙지방의 수산시장에서 팔고있는 다금바리는 90%이상이 가짜다"

    이렇게만 알고 계셔도 큰 무리는 없을 겁니다.
    위 사진으로 미루어 봤을 때 제가 추측할 수 있는 어종은 중국산 양식 민다금바리밖에 없습니다.
    민다금바리는 제주 다금바리와 같은 바리과여서 형태적인 특징이 거의 흡사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아래 사진을 보시지요.


    중국산 민다금바리로 추정되는 물고기

    제주 다금바리(표준명 자바리)

    이 둘의 차이점을 아시겠나요? 민다금바리가 제주 다금바리와 다른 점은 등에 불규칙적으로 나 있는 호피무늬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무늬가 뺨으로 이어져 있지도 않으며 제주 다금바리와는 달리 지느러미 끝 부분이 허여멀그레 한 테가 있다는 점이지요.
    그 외에 형태적인 특징은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이것을 잘 모르면 다금바리로 속아서 먹기 딱 좋은 생선인 것입니다.
    현재 민다금바리는 중국산 양식으로 수입, 유통되고 있으며 노량진 수산시장을 포함, 아마 전국에서 다금바리를 취급하는 횟집에 들어놓았을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제주도 관광횟집에는 말할 것도 없고요.(몇 년 전 민다금바리를 제주 다금바리로 속여서 판매한 횟집들이 대거 적발됐죠.)


    민다금바리회로 추정되고 있는 회

    독자분께서 보내주신 또 한장의 사진입니다. 민다금바리로 추정되는 고기가 회로 나왔을 때 찍은 사진이랍니다.
    좌측 하단의 오렌지색 살은 연어구요. 나머진 "민다금바리"로 추정되고 있는 생선회입니다.
    민다금바리는 그날 시세마다 다르지만 보통 업자가로 1키로당 5만원 선에 들여놔 "다금바리"라는 이름으로 20~만원 전후로 팔고 있습니다.(제주에서)
    하물며 수도권이나 관광지의 경우 30만원 이상에 팔기도 하는데 문제는 그렇게 팔아도 돈 있고 생선회엔 무지한 손님들이 사 드신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보해 주신 이 분께서는 다행히도 키로에 10만원에 드셨기 때문에 바가지를 당한건 아니고 제 값에 드신거라 보심 됩니다.
    횟감을 산 곳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10년지기 단골집이다 보니 바가지는 없었고, 다만 명칭을 사용함에 있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을 뿐이지요.
    이것이 관광지였다면 키로에 25만원 이상 둔갑되어 판매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금바리를 드시려는 분들은 알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행여나 드시고 나서 속았다 하더라도 여기에 대해 항의한들 업자로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민다금바리도 어쨌든 다금바리 아닌가요?"

    그러나 제주 자연산 다금바리와 중국 양식산 민다금바리는 그 태생도 다를 뿐더러 유전자 조직자체가 다른 "이종"입니다.
    키로당 들여놓는 단가도 몇 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당연히 이를 가지고 다금바리라 속여서 팔면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행여나 민다금바리도 다금바리 아니냐고 말장난을 칠 것을 대비해 어디가셔서 다금바리를 키로당 15만원 이상을 주고 먹게 된다면.. 
    반드시 자연산인지, 제주산인지를 확인하신 후 사 드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했을 때 키로당 15~20만원에 드셨다면 적정선에서 드신것이고, 만약 능성어나 민다금바리를 그 가격에 드신거라면 바가지를 당한겁니다.

    지금까지는 외형을 보고 제주 다금바리인지 가짜 다금바리인지를 판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수조속엔 진짜 다금바리가 있고 또 그것을 꺼내서 보여줬는데 막상 나온 회는 다른 생선일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회를 친 상태에서 제주 다금바리와 가짜 다금바리를 판별해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제주 다금바리와 가짜 다금바리(능성어) 회 구별법

    비록 능성어가 가짜 다금바리 취급을 받고는 있지만 이것도 엄연한 고급어종입니다. 보통 키로당 8~12만원선에 팔리고 있기 때문에 도미, 감성돔보단
    한단계 위의 시세가 형성되고 있지요. 문제는 제주 다금바리가 워낙에 귀하다 보니 그 명성에 가려졌을 뿐 능성어도 충분히 고급 횟감입니다.
    다만 이 장에서는 가짜 다금바리로 자주 둔갑되고 있는 능성어와 제주 다금바리와의 구별법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에선 제주 다금바리와 가짜 다금바리(능성어)의 구별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것도 자세히 관찰하면 여러분들도 충분히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 회(가운데)는 제주 다금바리회일까요? 능성어회일까요? 정답은 능성어입니다. 
    하단에 붉은살은 눈다랑어 등살(아카미).


    능성어(구문쟁이)회는 붉은색 혈합육 위해 허연 지방질이 껴 있는게 특징이다

    위 사진들은 모두 능성어회입니다. 활어회인지 숙성회인지에 따라 살색의 탁도가 다르긴 하나 어쨌든 능성어회는 도미와 같이 붉은색 혈합육을 가지고
    있으며 그 위에 허연 기름기가 껴 있는 모습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제주 다금바리는 붉은색 혈합육이 없으므로 생각보다 쉽게 구별이 되는 이유이기도 해요.



    제주 다금바리(자바리)회는 능성어와 달리 붉은색 혈합육이 없다

    위 사진들은 모두 제주 다금바리(자바리)를 회 떠놓은 것입니다.
    붉은색 혈합육 위에 허연 기름기가 껴 있는 능성어와는 색깔 자체가 다르죠? 제주 다금바리는 투명한 흰살에 연분홍끼가 서린 혈합육이 특징입니다.
    제주 다금바리(자바리). 민다금바리, 능성어 이 세 어종은 모두 바리과에 속하지만 속살을 뜯어보면 제주 다금바리만이 붉지 않고 이렇게 연한 색을 띄니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능성어 살이 붉으니깐 그것을 가릴려고 칼로 혈합육을 긁어 내는 수법에도 주의)

    그리고 포털에 "다금바리회"를 치면 수산시장이나 제주도 횟집에서 다금바리를 먹었다며 올려 놓은 수천건의 문서들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은 이들이 올려놓은 회 사진을 보고 적어도 "능성어다, 다금바리다" 정도는 100%까진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구별하시리라 봅니다.
    직접 사드실 때도 업주가 "이것이 진짜 다금바리입니다"라며 보여주더라도 막상 회를 쳐서 나올 때는 다른 어종으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제주 다금바리가 맞는지 확인하시려면 위 사진과 같은 회 빛깔을 띄는지 확인하시고 만약에 붉은살 혈합육이 보인다면 가짜 다금바리임을 의심
    해야 합니다. 오늘 자연산 유용 상식은 여기까지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더보기>>
    자연산 유용 상식 1편 - 숭어가 뛰는 무서운 이유
    자연산 유용 상식 2편 -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에 관하여
    자연산 유용 상식 3편 - 제주도 우럭은 왜 빨간색일까?
    다금바리 사촌 붉바리 야생 시식기
    한국에서 회를 먹고 난 일본인의 격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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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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