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에 붙어사는 기생충, 등각류에 대하여(숭어가 뛰는 이유)


    오늘은 토막 상식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상식이라고 말은 했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이 글이 나간 이후로 상식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바다에 나가보시면 숭어가 수면위로 뛰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겁니다.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니 다양한 의견들이 있더군요. '배가 불러 기분이 좋아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심지어..'물이 뜨거워서', '간지러워서'
    등등 그 이유도 다양하고 재밌습니다. 굳이 이 중에서 그나마 근접한 답을 고르자면 '간지러워서'를 고를 수 있겠습니다만, 왜 간지러운지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아 생각난 김에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숭어를 걸고 파이팅 중

    이미 알고 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숭어가 뛰는 가장 일반론적인 이유는 바로 '기생충'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등각류목의 일종인 기생벌레'로 이것이 일방적으로 붙어서 근육과 혈액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숭어는 이를 떼어내기 
    위해 수면위로 점프를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기생벌레 때문에 이 세상 모든 숭어가 점프를 하는 건 아닙니다. 여러 이유 중 하나에 속하겠지요.
    오늘은 숭어에 붙어사는 기생충, 등각류의 일종인 " Nerocila acuminata"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그럴려면 숭어부터 잡아야 하는데 마침 숭어가 걸려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제발 기생벌레에 감염된 숭어였으면 좋겠군요. ^^


    숭어의 파워풀한 손맛을 보고 있는 필자

    해마다 봄에서 가을이면 숭어만을 노리기 위해 생활낚시꾼들이 방파제로 몰리곤 합니다.
    또 서해권에서 감성돔 낚시를 하다보면 자주 걸리는 게 숭어이기도 하지요. 
    힘 좋은 물고기와의 파이팅은 초보꾼의 입장에선 여간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겁니다. 그래서 대물 감성돔이나 참돔이 걸리면 그 힘에 우왕좌왕하다가
    터트리기 일쑨데요. 그런점에서 숭어는 대물을 낚기 위한 스파링 상대로 제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 숭어를 뜰채에 담았습니다. 씨알은 60cm급으로 살이 포동포동 찐 돼지 숭어입니다.
    무게로 따지면 2.5~3kg 정도 나가겠네요.


    눈이 노란 숭어는 지역에서 참숭어, 밀치로 불리는 가숭어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숭어는 크게 두 종류로 압축되는데 "숭어와 가숭어"가 그것입니다.
    이 숭어의 정확한 표준명은 "가숭어"로 지방에선 밀치, 참숭어로 불립니다. 지금 겨울철을 맞아 횟집 수족관에 보시면 이렇게 눈이 노란 가숭어들이
    헤엄치고 있는데 크기가 일정하고 작을겁니다. 대부분 1kg 미만인데요. 이것들은 모두 양식 가숭어입니다.(횟집과 양식업자들은 죄다 참숭어라 부름)

    구별은 간단합니다. 눈이 노란색이면 '가숭어', 눈이 검은색이면 '숭어(개숭어내지는 보리숭어라 함)'
    가숭어가 맛있는 철은 '겨울', 숭어가 맛있는 철은 '봄' 간단하죠? ^^
    그런 이유로 숭어는 종류 불문하고 여름에서 가을은 가장 맛이 떨어집니다. 특히 서해산 숭어는 뻘에서 유기물을 먹고 자란 덕에 개흙냄새가 나지요.
    그 특유의 거슬리는 향은 회에서도 나지만 튀김이나 탕, 구이를 해도 사라지지가 않습니다.(일전에 생선까스를 해 먹었는데도 냄새는 여전했지요.)
    어쨌든 위 사진에서 지느러미를 관찰해 보면 뭔가 시커먼게 붙어있죠?



    숭어나 여타 어류의 지느러미에 붙어사는 기생벌레(기생충)

    이 녀석은 '등각류'의 일종으로 정확한 학명은 "Nerocila acuminata"라고 합니다. 굳이 읽으려 하진 마시고요. 별로 중요한건 아닙니다.^^;
    등각류란 딱딱한 등껍질을 가진 일종의 절지동물로 쥐며느리나 갯강구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등각류는 전세계적으로 1,300여종이 있는데 종에 따라선 혀에 붙어 기생하거나 아가미에 붙어 기생하는 종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느러미에 부착하여 기생하는 등각류가 있으며, 예전에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최초로 공개했다는 자이언트 등각류는 심해성 
    등각류로 그 크기가 어마어마 했지요. 이렇듯 등각류는 다양한 크기, 모양, 테크트리를 거쳐 여러 해양 생물에 기생하게 됩니다.

    위 사진에 기생벌레(기생충)는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것으로 보여요.
    'Nerocila acuminata'의 경우는 보통 열대성 어류에 자주 확인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이 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지구온난화로 인해 연안의
    수온이 올랐다는 증거인데요. 바다의 저서층이나 중층에서 유영하는 이 녀석들은 느리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표적삼아 올라타게 되는데, 보통 지느러미에
    안착했다 등쪽으로 옮겨 붙습니다. 보통 지느러미와 살의 접지 부분에 붙어 살을 파 먹는데 이렇게 상처를 입은 물고기는 2차 감염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형흡충과 같이 작은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앞바다에서 채집된 숭어의 몸속엔 아니사키스(고래회충)의 감염 보단 1~2mm 정도 크기의
    이형흡충의 감염도가 많았다는 조사결과가 있으며 그것이 인간의 몸속에 들어가면 설사, 복통, 구토등의 증세를 유발시킵니다.


    이 녀석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지느러미에서 몸통쪽으로 이동중이며 그 접지부분에 상처를 냅니다.
    상처를 입은 숭어는 수면으로 점프를 시도하는데 이때 수면과의 마찰력을 이용해 이것을 떨쳐냅니다.
    우리가 낚시 도중 수면에 점프하는 숭어를 곧 잘 보는데, 대부분 이러한 숭어들은 먹이활동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점프하는 숭어는 낚시로 잡기가 매우 힘들지요. 일각에선 '공생'관계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일방적인 피해만 입히므로 기생이 맞습니다.


    이와 비슷한 등각류가 또 하나 있는데 "학공치 아감벌레"입니다.
    학공치 낚시를 해 본 꾼들이라면 이미 친숙하지요.^^ 감염률은 학공치 10마리당 8~9마리로 꽤 높습니다.


    이 녀석은 숙주의 아가미에 기생하는데 적게는 한마리에서 많게는 3~4마리까지 기생합니다. 그러다 숙주가 죽어버리면 기어나오는데 그 모습이 꼭
    쥐며느리같이 생겼습니다. 인체엔 무해하나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를 보면 충분히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지요.
    사진은 어느 횟집에서 발견한 아감벌레로 그 옆에 잔해들은 '알'로 보입니다.



    사진은 숭어 몸에서 난 상처인데요. 등각류가 붙었던 자리로 추정이 됩니다.
    고로 이 숭어는 점프를 시도해 떨쳐내는데 성공했는데 저한테 잡혀버린 불운의 숭어입니다. 하지만 상처가 있어 먹지 않고 방생조치 하였지요.
    등각류는 숭어의 단단한 비늘 정도는 어떻게든 제거한 후 저렇게 상처를 내는데 살을 파 먹는지 혈액을 공급받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구강 구조로 보아 혈액을 취하는 형태는 아닌 것 같은데요. 아무튼 이렇게 상처가 난 숭어는 2차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회로 먹기엔 껄끄럽습니다.
     
    오늘은 숭어가 뛰는 이유에 대해 간략히 알아봤습니다. N사의 지식인을 보니 정확한 답변이 없어 글을 작성하게 되었는데요.
    이 글을 보신 여러분들은 숭어가 뛰는 이유에 대해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 시간엔 생선회와 어종에 따른 토막상식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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