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에서 기생충 발견, 먹어도 안전할까?(열빙어,시사모,아니사키스)


입질의 추억입니다.
얼마전에 구입한 냉동식품에서 기생충이 발견되었는데요. 비록 죽은거지만 여러마리가 나와 입맛을 뚝 떨어트
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사를 해봤는데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아봤습니다.


대표적인 냉동 생선 식품인 열빙어(일명 시사모)

열빙어라 불리는 수입산 냉동 식품을 아십니까?
흔히 '시사모'란 이름으로 알려진 이것은 주로 횟집에서 구이로 나오는데 안주꺼리로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잘 구워진 열빙어에서 기생충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아시는지요?

지금까지는 생물 생선에서 발견된 기생충(아니사키스)에 대해 감염의 경로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자연산 우럭을 포함하여 붕장어, 노래미, 고등어, 오징어까지..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바다 생선은 특히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5월로 접어들면서 소위 고래회충이라 불리는 아니사키스의 감염도가 높아지는데
이들 기생충은 대부분 내장에만 기생하고 있어 물고기가 살아있을 때 손질된 거라면 회로 먹어도 별 문제가 안됩니다.

그러나 아니사키스는 숙주가 죽게되면 생체 방어력이 무너진 틈을 타 근육으로 파고드는 습성을 가지는데 이때 죽은지 수시간이 지난 생선을 회로 먹게 
될 경우 감염되는 것이지요.
또한 마트에서 손질 안된 생물 고등어나 오징어를 구입해 집에서 손질할 때도 이따금씩 발견되는 아니사키스.
이들 생선에 들어 있는 것들은 대부분 유충이여서 길이 1~2cm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육안 관찰이 가능하므로 손질 중에 뭔가 흰 실같은 게 꾸물거린다면
솔직히 이것을 조리해 먹는다 해도 그리 유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살아있는 아니사키스가 인체에 들어갔다 해도 어차피 인간의 몸에선 기생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죽기직전에 위장에서 발버둥 치며 위벽을 뚫고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때 콕콕 찌르는 복통이 따르고 내시경을 통해서만 적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두려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지요. 알려진대로 아니사키스는 구충제도 안들으니 말입니다.


열빙어의 꽃은 역시 알로 이것을 먹는 재미가 가득하다

그런데 오늘 문제는 다소 혼란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유통 과정에서의 실수이거나 위생상의 문제로 보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잘 몰라서(눈에 안띄어서) 먹어왔을 뿐 이렇게 알게 된 이상 열빙어(시사모)를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변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열빙어가 100%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지 "재수가 없어 제가 산 것들만 유독 기생충이 많았다"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수백톤에 달하는 열빙어들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해역에서 조업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과연 이것이 '뽑기'의 문제일까 의심됩니다.
만약 특정 개체만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었다면 원인을 알아내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불특정 다수가 감염이 된 상태라면 앞으로도 열빙어를 수입하는데
있어 재고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사진을 보면서 알아보겠습니다.


하루는 집에서 수입산 냉동 열빙어를 꺼내 구워 먹었는데 알집에서 흰 실 같은게 발견되었습니다.
처음엔 핏줄이나 내장의 일부로만 생각하고 넘기려 했으나 자세히 관찰한 결과


죽은 아니사키스였습니다.
열빙어는 산지에서 잡힌 직후 바로 냉동을 거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기생충이 나올 수 없습니다.
지금 보시는건 죽어 있는 아니사키스로 주로 내장과 알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어떤건 내장과 가까운 살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를 유추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획된 열빙어는 냉동을 거치기 전까지 짧은 시간이나마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수분 후에 죽게되지요.
숙주가 죽으면 기생충이 내장을 벗어나 살속으로 파고들려고 했을 것이고 대부분 내장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인 알집으로 파고들면서 급속 냉동이 된 상태로
보여집니다. 일부는 살에 완전히 파고들지 못한 채 내장과 근육의 경계 지점에서 발견되기도 하고요.

이들 열빙어를 10마리 정도 까보면 5마리는 기생충이 없고, 나머지 5마리엔 기생충이 발견되는데 적게는 한마리, 많게는 서너마리가 나오곤 했습니다.
기생충이 발견된 부위는 내장과 알집이 가장 많았고 가끔 내장을 벗어나 근육에 미처 박히지 못한 것들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살속에서 발견된 개체는 현재까지 없었습니다.


알속으로 박혀 들어간 기생충(아니사키스)

열빙어는 아무래도 한껏 품은 알맛이 별미입니다. 노란 알덩이는 씹을 때 톡톡 터지면서 고소한 맛이 나 산란전에 잡힌 암컷을 최상품으로 칩니다.
하지만 알집에 저런 기생충들이 속속 박혀있다면 그 누구라도 입맛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요.
물론 저 상태로 먹어도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어차피 익으면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고 특별히 위생상으로 문제될 것도 없지요.
하지만 기생충은 죽었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혐오스러운 대상이다 보니 국민 정서상 뻔히 보이는 걸 알면서도 먹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생충이 들어간 열빙어는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사실 이 부분도 약간 애매합니다.
왜냐하면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시기엔 대부분의 어류에 이러한 기생충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있는 명태나 고등어에 특히 많지요. 명태는 한류성 어종이지만 동해 중부지방과 훗카이도 해역까지 남하하기 때문에 잡히는 지역, 수온, 어획
시기에 따라 기생충 감염의 정도는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고등어는 태생 자체가 아열대 어종이며 살아있는 고등어의 70% 이상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지만
살아있을 때 손질을 거쳤다면 살속으로 파고들 수 없고, 행여나 그랬다 해도 대부분 익혀서 드시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열빙어(시사모)의 경우는 크기가 23cm 내외로 작고 산란전 알을 품고 있는 개체수가 대부분이여서 내장의 크기도 작습니다.
한꺼번에 수만마리씩 그물로 거둬들이기 때문에 일일이 손질할 수도 없습니다. 열빙어를 어획하면 산지에서 바로 급냉을 시켜버리지요.
그래서 우리가 먹는 열빙어는 손질이 안되어 있습니다. 드실때 자세히 보면 알이 있는 쪽에 작게나마 내장이 붙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만약 거기에 기생충이 있었다면 냉동되기 직전에 내장에서 가장 가깝고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알로 파고들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일일이 까서 확인작업 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어쩌면 판매처나 유통 업체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사실 기생충이 있다고 해서 제품에 하자가 있거나 신선도가 떨어졌다고도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생충은 해를 끼치던 안끼치던 국민 정서상 혐오스럽다는 인식이 있으므로 문제의 제품들은 리콜을 하고 샘플을 수거하여 조사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만약에 같은 수입처나 원산지에서 이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원인을 알아내어 해결을 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수입을 중단하고
다른 수입처를 물색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열빙어의 분포와 수입처

해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열빙어는 약 300톤 전후.
그 중 90%는 캐나다산이며 나머지가 중국산과 일본산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상품으로 친다는 열빙어는 알래스카산과 일본 훗카이도 산을 들 수 있지만 물량은 캐나다산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캐나다산도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캐나다 서부지역(태평양)에서 어획된 것과 동부지역인 뉴펀들랜드(대서양)에서 어획된 것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열빙어는 산란직전에 알이 가득 든 암컷을 최상품으로 치는데요. 때문에 산란기가 시작되는 겨울이전에 어획을 마쳐야 합니다.
그런데 캐나다는 무슨 이유인지 조업 기간을 6월에서 7월까지로만 정해놨기 때문에 이 시기에 수출하게 될 열빙어를 모두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리 열빙어 산지라해도  6~7월이면 해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시기여서 조업된 열빙어에 아니사키스의 감염 확률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제가 구입했던 열빙어도 캐나다(뉴펀들랜드에서 조업된 것으로 추측)산이여서 조업된 시기가 아니사키스의 활동 시기와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냉동 열빙어의 알에서 채취한 기생충(아니사키스) 샘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별로 개의치 않다 VS 그래도 찜찜하다.


물론 캐나다산 열빙어만 그렇다고 볼 수 없으며, 반대로 캐나다산이 모두 그러하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것을 먹는다 해서 위생상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열빙어는 도루묵처럼 '알'이 가지는 비중이 큰 생선입니다. 알 먹는 맛으로 열빙어를 찾는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거기서 기생충이 나온다면 
솔직히 먹기가 찜찜할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기생충 열빙어를 많이 섭취해 왔을 것입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없으니 큰 논란거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이 글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먹어왔던
열빙어 구이에서도 기생충이 나올 수 있다라는 사실이고, 열빙어를 수입하는 유통 업체들은 이 문제에 대해 검토를 해주셨음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어쩌면 이 글이 나간 이후 열빙어에 대한 경계심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결과로만 놓고 본다면 인체에 끼치는 해는 없으니 이 부분은 안심입니다.

혹자는 "어차피 생선이라면 기생충은 조금씩 갖고 있을텐데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얼마냐 있을까?"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른 게 "버리면 그만인 내장에서 기생충이 나온것과 알이 전부인 열빙어 알에서 기생충이 나온것"과는
분명히 다른 문제
라고 생각합니다. 알에 박힌 기생충을 젓가락으로 걸러가며 먹을 사람은 많지 않겠지요?
또한 "모든 생선에는 기생충을 포함하고 있지만 모든 냉동 생선에 기생충이 있지는 않습니다"
열빙어는 엄연한 냉동식품입니다. 가공품 및 냉동식품은 위생은 물론 사전에 혐오감을 주거나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선 철저한 검열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생충이 생선 알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첫째로 기생충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와 해역에서 조업이 이뤄졌기 때문이고 이것을 냉동시키기까지 어느정도
지연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모든 열빙어에서 기생충이 나온다면 어쩔 수 없는 문제겠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특정 수입처의 제품군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되었다면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제가 자주 가는 일식집에선 아이슬란드산 열빙어를 사용하는데 기생충이 나오지 않았고 맛도 훨씬 깔끔합니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냉동 열빙어를 만원주고 한팩을 샀는데 거기서 기생충이 한마리도 아니고 여러마리가 계속 나온다 칩시다.
남은 수십 마리를 즐겁게 드실 분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럴땐 환불을 하실건가요. 아니면 손해본 셈 치고 버리실 껀가요?
그동안 몰랐으니 앞으로도 모른척하고 먹어라~ 라고 할 수는 없는 문제니까요.
앞서 말했다시피 특정 수입처에서 유독 기생충이 많이 나온다면 재고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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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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