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제철 수산물이 가득합니다. 그 종류가 상당하기에 몇 편으로 나누어 소개해요. 오늘은 초겨울에 챙겨 먹어야 하는 제철 수산물을 소개합니다.


 

가시배새우(일명 닭새우)

 

#. 가시배새우
우리에겐 독도새우나 닭새우로 익숙한 횟감용 새우입니다. 한 마리에 1만 원 이상일 만큼 비싸며, 오로지 자연산으로만 수급하기 때문에 조업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시가'입니다. 가시배새우는 활어 유통이 기본입니다. 몸통은 껍질을 벗겨 회로 먹고, 대가리는 버터구이나 국물용으로 쓰죠. 

 

 

갑오징어

 

#. 갑오징어
갑오징어의 제철은 일 년에 두 번으로 봄, 가을입니다. 오징어 같은 두족류는 일 년 내내 맛이 비슷하지만, 그래도 초겨울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때 나오는 갑오징어가 가장 크고 통통하기 때문입니다. 살이 두꺼우니 씹는 맛과 은은하게 나는 단맛(회로 먹었을 때), 찌거나 삶거나 볶아 먹으면 야들야들. 한겨울에 접어들면 갑오징어도 조업량이 확 줄면서 그때는 먹고 싶어도 먹기 힘듭니다. 초겨울인 11~12월, 딱 이맘때 권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홍가리비로 끓인 가리비 된장탕


#. 가리비
여기서는 가리비를 소개하지만, 지금(11월)부터는 꼬막을 비롯해 피조개, 굴, 홍합, 동죽, 대합, 모시조개 등 거의 모든 조개류가 제철을 맞습니다. 그중에서도 가리비는 초겨울에 챙겨 먹어야 할 제철 수산물이며, 양식이 적극적으로 출하되고 있죠.

 

가격 또한 다른 조개보다 저렴한 편이며,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 국물도 잘 우러나기 때문에 탕감으로 제격입니다. 하지만 가리비는 국물용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찜이 맛있으며, 치즈를 올린 오븐 구이(그라탕)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이자 술안주죠.

 

여기서 저는 가리비를 넣고 끓인 해물 된장탕을 권해 봅니다. 가리비와 바지락, 미더덕(또는 오만둥이)만 넣고 된장을 푼 다음, 끓을 때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만 살짝 넣어주면 되는데 이게 정말 별미입니다

 

어른 손바닥만 한 대합조개

 

대합 양념구이


#. 대합
대합 하면 포장마차 단골 메뉴가 떠오르죠. 특히, 껍질 채 올려 부글부글 끓이듯 하는 양념구이를 보고 있으면 소주가 절로 떠오릅니다. 먹다가 남은 양념에는 흰쌀밥을 쓱쓱 비벼 먹기도 했지요. 대합은 탕으로도 제격입니다. 맑은 대합탕에 언 손을 녹이며 몸을 따듯하게 축여보세요.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호래기


#. 호래기
초겨울에 반짝하고 잡히는 호래기는 경남의 진주 같은 녀석입니다. 서울이나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매우 낯선데요. 사실 호래기는 정식 이름이 아닌, 반원니꼴뚜기를 비롯해 몇몇 종류의 꼴뚜기와 오징어 새끼를 총칭하는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해마다 11~12월이면 호래기를 잡으려는 생활 낚시인으로 몰리는데요. 대표적인 산지로는 경남 거제도와 통영 일대입니다. 몸통이 작아 찌거나 삶으면 연한 식감이 나지만, 팔팔 끓이면 또 쫄깃쫄깃합니다. 호래기찜, 호래기 라면, 심지어 이걸로 김치나 깍두기도 담그는데요. 정말 다른 지역에서는 맛보기 어렵고, 지금이 아니면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귀한 음식입니다.

 

 

해삼과 홍해삼


#. 해삼
초겨울은 거의 모든 수산물이 제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중에서도 해삼은 빼놓지 말아야 할 제철 수산물이죠. 해삼도 종류가 각양각색인데요. 사실 우리가 먹는 해삼은 모두 '돌기 해삼'이란 단일종입니다. 이 해삼들을 색에 따라 홍해삼, 백해삼, 흑해삼 등으로 구분하는데 실제로는 서식지 환경과 먹잇감 성분, 알비노(백색증)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 모두 같은 종류의 해삼이란 사실.

 

다만, 홍해삼은 산호가 발달한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만큼 다른 해삼과 먹는 먹이가 다릅니다. 그만큼 맛과 영양 면에서도 근소한 차이가 나고, 희소성까지 더해지면서 일반 해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일반 해삼, 홍해삼 가리지 말고 드신다면, 초겨울 해삼은 분명 보약이 될 것입니다.

 

 

언어알(이꾸라)


#. 연어알
8~10월이면 강기슭으로 거슬러 올라온 연어가 산란기를 맞습니다. 이때 알을 낳은 연어는 기력이 쇠퇴해 죽게 되는데요. 산란철 연어 포획이 허용된 일부 나라(일본 등)는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생산되는 연어알을 최고로 칩니다.

 

일식당이나 스시집에 갔는데 연어알이 포함된 메뉴가 있다면 지체 말고 주문하세요. 싱싱한 연어알은 비리지 않고 짭조름한 바다향을 품어서 그 맛에 빠져들면 계속 생각날 정도입니다.


 

차라리 홍게의 숙주가 되고 싶어라 ^^;

 

왼쪽은 대게 살, 오른쪽은 홍게 살


#. 홍게
홍게는 대게와 늘 비교 대상이었으며, 언제나 살 수율(살코기양)과 맛에서 저평가되곤 했습니다. 같은 홍게라도 잡히는 지역과 수심에 따라 품질 차이는 있습니다. 홍게와 대게는두 동해에서 잡히는데, 홍게는 대게보다 더 깊은 바다에 서식하기 때문에 빛깔이 붉습니다.

 

서식지는 수심 약 400m에서 1,000m 권 사이, 물론, 이보다 더 깊은 바다에도 서식하기 때문에 서식지 수심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게라 할 수 있지요. 한 예로, 1,000m 이하에서 조업된 홍게는 수율이 낮고 짠맛이 강해 맛살이나 통조림 같은 가공용으로 이용됩니다. 반면, 우리가 회로 먹거나 쪄먹는 홍게는 1,000m 이상 깊은 바다에서 조업한 것으로 상품성이 좋죠.

 

홍게는 금어기인 6~8월을 제하면 강원도 속초부터 영덕, 후포, 포항에 이르기까지 사계절 가까이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살이 붙기 시작해 11월에는 수율 70~80%에 이르기 때문에(홍게 수율은 100%가 어려움) 지금부터 챙겨 먹어야 하는 제철 수산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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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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