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까지 위협하는 보이스피싱, 정말 황당해


    얼마전에 황당한 전화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일요일 오후, 저는 모처럼 단잠을 자고 있었어요.
    전화벨이 울리길래 잠결에 받았는데 젊은 남성이 매우 급한듯 말하더군요

    "저기 영수(가명)네 집이죠?"
    "네 맞는데 영수는 지금 집에 없습니다"


    영수(가명)는 제 남동생입니다. 영업관련 일을 하느라 일요일도 쉬지않고 차를 몰고 여기저기 다닐때가 많습니다.

    "저기 혹시 영수네 형님되시는 분이세요?"
    "맞는데 누구신지.."
    "저는 영수 친구인데요~ 지금 영수가 괴한에게 칼에 맞아서 지금 응급실에 있어요"
    "네? 그게 무슨말인가요?"
    "(약간 울먹이면서)그게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영수 만나려고 좀 늦게 도착했는데 
     괴한들에게 칼에 찔렸는지 배를 움켜잡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거예요"

    "아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너무 정신이 없어서 급당황하기 시작)" 
    "일단 응급실에 데려왔는데 상태가 좋지 못한거 같아요. 게다가 제가 보호자가 아니라서
    보호자분이 직접 오셔야 한데요"

    "지금 거기가 어디 병원이죠?"
    "강남 OO 병원이예요. 영수가 피를 많이 흘려서 많이 걱정되요. 지금 빨리 응급처치를 해야되는데 진료비부터 
     급한대로 보내주셔야 할거 같은데.."


    여기서 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기 제 동생 친구라고 했죠? 그럼 제가 아는 사람일거 같은데 누구세요?"
    "아 최근에 알게된 친구라서요 아마 말해도 잘 모르실꺼예요"
    "일단 알겠어요. 제가 병원으로 전화를 해볼께요"

    그러자 상대방의 전화가 뚝~ 끊깁니다.






    일단 보이스피싱이라고 의심을 하고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뚜~~뚜~~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셈으로 연결됩니다"

    수차례 전화를 해보지만 통화 연결이 안되면서 설마 진짜로 칼에 맞고 쓰러진건 아닌지 불안하더군요.
    병원에 전화를 해보자!

    "뚜~~~뚜~~"
    일요일이라서 병원도 연결이 잘 안되네요.. 그래도 안내방송 정도는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다시 동생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보지만 허사입니다. 
    정말 동생이 칼에 맞아 쓰러져 있으면 어쩌지?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그도 그럴것이 동생이 예전에 금전적으로 빚을 진게 있거든요.
    행여나 돈 문제로 원한이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아니면 영업하고 있는 이 일에 대해 밥그릇 싸움을 하느라 다른 직원이 청탁한건 아닐까?
    별의 별 생각이 머리를 스치면서 한 시간 가량 지옥같은 시간이 흐른 가운데 
    동생과의 통화는 여전히 되지 않습니다. 
    저는 동생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말했더니 친구들도 제 동생을 찾겠다고 나섭니다.
    지금 당장 그 병원에 가야 할거 같습니다.
    처음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보이스피싱이 아닌 현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피흘리며 생과사를 넘나드는 동생 생각에 너무 끔찍한 시간을 보냈어야 했습니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립니다.


    "여보세요?"
    "형 나한테 전화했어?"
    "너 지금 어디냐?"
    "왜 그런데? 글고 전화를 도대체 몇 번이나 한거야"
    "지금 다들 너 찾고 난리가 났어. 몸은 괜찮아?"
    "엥? 지금 무슨소리하는거야?"


    저는 그간 있었던 자초지종을 동생에게 말하자 동생왈~

    "헐..그런일이 있었어? 나 어제 지방에 출장갔잖아. 근데 올라오는 길에 넘 피곤한거야
     그래서 갓길에 세워두고 한숨잔건데~;;"

    "그런거였어? 근데 전화는 왜 안받았어?"
    "배터리가 한칸밖에 안남았길래 꺼놨지"


    이런 결국 그런거였어...;;
    그것도 모르고 두어시간동안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갔던 것입니다.
    그럼 아까 그 보이스피싱은 뭔가요?
    저도 수없이 보이스피싱을 접해봤지만 이번처럼 실제 목소리로 다급하게 연기까지 한 고수는 첨봅니다 --;;
    그 녀석은 이미 제 동생 폰이 연락안된다는것을 알고 그랬던걸까요?
    이젠 생명까지 위협하면서 장난치는 황당한 보이스피싱도 있다는걸 알았어요.
    하여간 동생이 무사하다기에 너무나 다행스러운거 있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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