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에 나온 하동관, 70년 곰탕 맛 좀 보자^^


    10년, 20년 단골은 명함도 못내미는 곰탕집이 있습니다. 1943년에 문을 열어 이제는 70년이
    되가면서 진하면서 은은한 곰탕국물을 잊지 못해 수십년간 찾는 골수단골이 있습니다.
    궁중음식에서도 매우 중요한 탕맛, 이 맛을 대대로 이어온 이 집은 이미 많은 블로거들에 의해
    포스팅이 되고 있지만 저도 우연히 가보게되어 이렇게 곰탕 맛에 대한 평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의 두배 가까운 세월동안 우려낸 곰탕, 맛 좀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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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객에 나온 하동관, 70년 곰탕 맛 좀 보자^^


    사실 저는 곰탕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적 할머니께서 끓여주신 꼬리곰탕
    관절이 안좋으셨던 할머니는 진득한 콜라겐이 듬뿍 든 연골과 도가니를 듬뿍 넣고 끊이셨죠.
    그렇게 푹 고운 희뿌연 국물은 육고기의 비릿한 냄새에 매우 취약한 저에겐 있어서 고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맑게 고아 낸 설렁탕 국물은 아주 좋아했답니다.



    서울 명동, 하동관


    하동관은 곰탕이라는 단일 메뉴로 70년 가까운 세월동안 승부를 하는 전형적인 서울맛집입니다.
    곰탕 우려낸 스타일도 서울스럽고, 사실 전 잘 몰라요.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니깐 그런거지 ^^
    워낙 전통있고 유명한 집이니깐 저도 소문만 들었죠. 그리고 곰탕은 평소에 잘 안먹습니다.








    그래도 우연찮게 지인들따라 왔는데 늦은 점심시간임에도 손님들로 북적대더라구요.
    역시 맛은 있나봅니다.
    호오~ 곰탕이 그리 맛있어? 맨날 생선만 먹는 저는 반신반의한 기분으로 2층 계단을 오릅니다.








    한가지 제 예상이 빗나갔던건 손님들의 연령대
    추억의 곰탕맛을 잊지못해 수십년간 찾는다던 어르신들부터 젊은 학생들까지 다양하더라는 겁니다.
    그 곰탕맛이라는게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늘 정도라면 분명 제 입맛에도 맞을터~








    이집을 이용하면서 한가지 참고해야 할 점은 오전 7시부터 영업개시를 하여 오후 4시 30분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문을 닫는 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녁식사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면 대략 낭패가 될 수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이른 아침에도 아침식사를 위해 맑은 곰탕국을 찾는 손님들이 상당히 많다고하니 명동에서 밤새도록 술 퍼먹고 노셨다면
    아침에 한번쯤 들러보는것도 괜찮을거 같네요 ^^ㅋㅋ








    보다시피 이 집메뉴는 정확히 67년 동안 곰탕 하나만 하고 있습니다.
    이 집 곰탕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비법은 한우(암소)만을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제주산 무우에 새우젓과
    소금만을 넣고 버무린 서울식 깍두기.
    최근 한우값이 많이 올라 올 2월부터 2천원씩 가격상승이 있었더군요. 손님입장에선 매우 아쉬운 부분이지만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특이한건 메뉴판엔 없지만 단골손님들이 만든 다양한 메뉴가 있습니다. 미리 알아두셨다가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곰탕으로 시켜봄직도 합니다.


     맛배기 : 보통에서 밥의 양을 줄이고 수육이 좀 더 추가된다.
     열다섯공(15,000원), 스무공(20,000원)이 있는데 이는 수육의 양에 차이가 있다.
     통닭(300원) : 달걀 노른자가 추가    
     깍국 : 곰탕국물에 깍두기 국물을 부어줍니다.

     냉수(1,500원) : 반주를 드시고 싶으신 분이 이것을 시키면 맥주잔에 소주 반병이 부어져서 나온다.
     이 밖에 고기만 따로 시키거나 차돌만 따로 시킬 수도 있고, 기름기를 빼거나 내포(양)를 빼달라고 할 수 있다.




    기본세팅 소금과 후추




    기본세팅 파


    개인적으로 아쉬운건 명색이 70년 곰탕집을 자부한다면 테이블에 놓여진 파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느 테이블은 신선한 파가 가득 담겨져 있는가 하면 어느 테이블은 수분이 날라가 다소 마른 파들이
    이렇게 방치되어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누군가 사용하고 남은 파들이지요.
    별거 아닌거 같지만 테이블 세팅은 손님에게 첫 인상이니 만큼 신경을 써주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서울식 깍두기


    무겁지도 그렇게 매콤하지도 않은 깔끔한 맛의 서울식 깍두기예요
    잘 익은 깍두기의 신맛이 곰탕을 먹는데 아주 그만입니다.






    곰탕(특) 12,000원, 내포無


    이것은 내포(소의 내장을 삶아 얇게 포를 뜬것)를 빼고 주문한거예요.
    특별히 빼달라고 하면 대신 고기로 채워 줍니다.








    역시 듣던데로 하동관의 곰탕 육수는 아주 맑고 투명하면서 기름져보입니다. 
    이날은 아무도 보통을 시키지 않아서 특과 보통의 차이를 알 수 없었지만 수육이 꽤 들어갔어요. 
    다른 포스팅에서 보통을 봤는데 수육의 양에 대해 불만이 좀 있던거 같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고 수육의 양이 아쉽다면 스무공으로 시켜보세요.
    한그릇에 2만원이라 좀 부담되긴 해도 수육이 넉넉히 들어있다니깐 몸보신이라 생각하고 주문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2만원짜리 단품은 덥썩덥썩 시키면서, 이런 녹진한 곰탕 한그릇을 2만원주고 시키는것에
    인색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왠만하면 보통이나 특을 주문할거 같지만 ^^)







    맑은 고깃국을 먹는건 개개인의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저는 갠적으로 파를 넘 좋아해서 곰탕이나
    설렁탕은  듬뿍 올려놓고 먹습니다. 먹다 떨어지면 또 얹고 ^^
    그리고 깍두기 국물이나 다데기는 왠만하면 넣지 않고 맑은 국물 자체만으로 즐기는 편이예요.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니 ㅎㅎ






    곰탕(특) 12,000원


    이것은 일반적인(특)으로 내포가 들어간 곰탕이예요
    수육도 종류가 있는데 이 곳에서 사용하는 수육은 일반 살코기와 차돌이 섞여져서 나옵니다.
    이것도 원하는 부위를 따로 주문할 수 있구요.








    후추는 아주 살짝만 뿌리고 휘휘 저어서 먹는데 이 집 곰탕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놋그릇에 담겨져 나온다는 점
    이 놋그릇이 곰탕국물의 온기를 오랫동안 유지시켜주면서 살균작용도 한다고 하더군요
    우선 눈을 감고 국물맛을 봅니다.
    아 뭐라고 표현을 해야할지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진 않지만..
    이 맑디 맑은 곰탕국물은 보기완 다르게 살짝 묵직하면서 은은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처음 몇 술을 떴을때 순식간에 알 수 없는 거슬림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 맛의 출처를 알아낼 방도는 없고,
    워낙 미약하게 느낀지라(약간 약냄새 비슷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저 혼자만 느낀것이니 무시해도 좋습니다.) 
    몇 술을 더 떠보니 그런 거슬림은 사라지고 살짝 단내가 나는듯한 은은함에 구수한 국물맛이 제법 기분좋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이 맛은 골수 단골은 물론 젊은 세대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깔끔한 맛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밥은 기본적으로 말아져 나옵니다.
    전 공기밥이 따로 나오는게 더 좋은데 (첨엔 따로 먹다가 막판에 말아먹는걸 좋아해서) 이렇게 처음부터
    밥을 말아져 오는 이유가 따로 있을거 같아요. 대충 보니까 하동관 곰탕은 소화가 잘되게 하기 위해 마른 밥을
    미리 불려서 담아 내놓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이것이 행여나 회전율을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하기 위한 방법은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을 해보네요 ^^
    아무래도 첨부터 밥이 말아져서 나오니 후루룩 먹고 나오는데 10분이면 충분하거든요
    실제로 먹는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는 음식은 아니니깐요






    하동관 곰탕(특)


    보통 이런거 드실 땐 수육을 아껴가면서 먹게 되더라구요 ^^;
    수육은 많이 먹고 싶지만 양은 한정되고..  그래도 특자 한그릇이면 완전 푸짐하다까진 아니더라도
    왠만큼 아쉽지 않을 만큼의 수육과 간간히 든 내포까지 즐기면서 먹을만 합니다.








    한우암소만 사용한다는 요 수육도 딱히 잡내라던가 질겅거림 없이 깔끔하고 부드럽게 씹혀 넘어갑니다.
    목넘김이 좋은건 맥주만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 이 수육도 부드러우니 깔끔합니다.








    제가 한번 맛본 느낌은 꽤 괜찮았습니다.
    비록 서울 한복판이라 비싼 물가를 감안해야하지만 페밀리레스토랑에서 15,000원 짜리 그저그런 파스타를 시켜먹는데도
    전혀 인색하지 않은데 이런 전통있는 서울식 곰탕을 맛보기위해서라면 10,000원~12,000원 정도는 괜찮다고 봅니다.
    다만 맛에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집을 다녀간 손님분들 중에  "별로였다~"라고
    느끼신 분 분명 계실겁니다. 하지만 열명이 다녀가서 8명이 맛있다면 그건 인정해줘도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서울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하동관,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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