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게장이 맛있는 제부도 맛집
    오래간만에 나들이를 갔는데 제가 낚시하러 대부도엔 종종 갔지만 제부도쪽은 처음 가봅니다.
    이날은 낚시를 하러 간게 아니라 사진도 찍고 놀면서 겸사겸사 나들이를 다녀왔어요. 제부도 맛집하면 보통
    조개구이, 회 정도만 생각이 났는데 길목 곳곳에 붙여진 간판들을 보니 그 종류도 다양하더라구요. 특히 간장
    게장 정식을 파는 집들이 눈에 띄게 있었구요~하여간 왠 음식점들이 이리도 많은지..제부도가 원래 이렇게
    사람들로 북적였나~ 아니면 슬슬 성수기라 그런지 몰라도 활기를 띄더라구요. 사실 관광지 음식점들은 비싸기
    만하고 내용이나 맛은 그저그런 곳들이 많아서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이다 보면 호객행위에 넘어가서 어리버리
    들어가 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제부도에 자칭 맛집이라는 곳이 하도 많다보니 햇갈리는건 사실입니다. 어차피
    관광지에 있는 음식점들은 가격이 거의 비슷비슷하고 메뉴마저도 비슷하기 때문에 일단 할 수 있는 방법은 음식
    점을 둘러봅니다. 주차장에 차는 많이 있는지, 손님은 얼마나 있는지, 외부나 내부 인테리어에 어느정도 신경은
    쓰는지 정도를 보고 들어가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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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석(壽石)의 운치와 함께 맛본 간장게장





    제부도로 가는 길목에 많은 음식점들이 있는데 다들 한결같이 칼국수, 간장게장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곳에 간장게장 정식을 파는 집들이 꽤 많은거 같아요.








    그러다가 건물 외관이 다른 집과는 좀 다르길래 차를 세웠습니다. 근처 식당들이 콘크리트 질감의 평이한 건물들이 많은데 비해
    이곳은 여기저기 꾸며놓은 흔적들이 보입니다. 일단 음식점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을 땐 손님이 많아야 하지만 이왕이면 잘 꾸며놓은
    집에 눈이 가기 마련이거든요.








    정원이라 하기엔 작지만 요렇게 아담한 화단도 있고..








    여긴 별관인데 아마 손님이 차면 사용되나 봅니다.
    첨엔 나름 운치가 있게 만든 건물이거니 했는데~ 벽에 문양들이 그려져있는 섬세함도 보이네요








    건물전체가 전부 나무로 만들어진건 아니겠지만 거의 대부분이 통나무 질감으로 통일한거 같아요.
    일단 입구부터 컨셉은 확실히 잡고 가는 분위기.








    입구는 가게의 첫 인상이자 얼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옛스러운 느낌의 소품들과 사진이 배치되어 있고 가운데 빨간 우체통하며 옆에 커다란 나무장식이 눈에 띕니다.
    뭐 이정도야...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자 또 한번 발걸음을 멈추게 한건 수석(壽石) 진열장
    이 집 사장님의 취미가 수석 수집인거 같습니다. 사실 저는 수석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이따금 멋진 수석을 보면 감탄한 적은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많고 다양한 수석을 음식점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여기는 혹시 수석(壽石) 박물관인가요?


    좀 더 들어서니 마치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수석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손 대지 마세요"라는 문구들이 곳곳에 붙여진걸 봐선 이곳을 다녀간 손님들이 한동안 서서 구경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구요.








    "여기도 수석, 저기도 수석"


    아직은 저녁시간이라 하긴에 다소 이른감이 있어서 그런지 가게엔 두팀 정도의 손님들만 있습니다.
    이따가 손님들이 몰릴 수도 있으니 한가로울 때 몇 장 찍어보는데~
    보시다시피 수석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더라구요. 음식점 자체의 평수도 꽤 되어 보이지만 수석과 다양한 소품의 적절한 배치에 빈공간은 없어 보입니다.
    여러 장신구들이나 수석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니깐 심심하진 않더라구요.








    단체손님을 받는 방에도 수석은 여지없이 있었습니다. 주인 아저씨의 수석사랑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
    저는 만약에 음식점을 차리게되면 과거에 사용했던 낚시용품들을 모아놨다가 가게 인테리어 재료로 사용해 볼까 상상을 해봅니다만..
    역시 상상만 할 뿐입니다. ^^;








    이 집 내부는 건물 외부 만큼이나 잘 꾸며놨다~ 라는 생각이 드는게 전체적으로 황토느낌의 벽에 통나무 선반들로 꾸며져서
    아늑하면서도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나고 있습니다.








    원래 인테리어는 그 집의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몇 장만 찍고 마는데 이 집은 곳곳에 놓여진 소품들도 독특하고 해서 찍을꺼리가 상당히
    많았어요. 그러한 소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온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몇몇 소품들은 어렸을 적 향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소품들을 여기저기 배치를 한걸 보니 소품의 종류도 그 가짓수도 상당한거 같아요.
    사실 제부도와 같은 관광지에서 맛집이란 "어차피 한번 먹고 갈 손님인데" 라는 생각은 상당히 근시안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단골이 되기엔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입소문이란게 무서운 요즘 음식맛은 물론이고 제부도에서 관광을 즐기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제부도 여행의 "마무리"가 되는 겁니다. 여행가서 뭐 하나 잘못 먹으면 기분이 망치는게 다반사.
    마무리까지 편하게 하고 가야 잘 다녀왔다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제부도를 비롯, 다른 관광지의 음식점들도 관광객 유치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 좋거든요. 적어도 이 집은 그런점에서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보니 70~80년대를 연상시킬 만한 전축과 낡은 악기들, 그리고 수석들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테리어를 가진 집은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와도 괜찮겠구나 싶더랍니다. 한때는 동생이 어학당에 다니는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사귀면서
    음식점에 가면 분위기와 맛에 대한 반응을 보는 재미가 나름 솔솔하다고 하던데~ 레스토랑이 아닌 지극히 한국적이고 옛스러운 음식점에서 
    식사대접을 하는게 또 한국적인 분위기를 알리고 맛을 알리는게 아니겠어요 ^^










    여름이라 쉬고 있는 벽난로~ 자세히 봤더니 온통 손님들의 글씨로 가득합니다. 전부 살펴보진 않았지만 눈에 띄는게 몇 개 있더군요 ㅋ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이곳에 자리를 잡은지 2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20년 전이면 제부도도 그다지 알려진 관광지는 아닐텐데~요즘같이 1년이 멀다하며 개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오늘날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텃밭을 지킨거 같습니다.








    물가는 파전만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인사동하고 비슷한 느낌이지만 전반적으로 여기가 조금 싼편인거 같아요. 관광치 치곤 말이죠~
    어차피 가격이야 제부도 맛집들이 다 비슷하니깐 중요한건 "맛"이겠죠?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가족끼리가서 먹을 땐 다양하게 시킬 수 있기에 사진이 그만큼 풍부해져서 갠적으로 좋습니다. ^^
    간장게장 정식이나 영양굴밥을 시키면 나오는 기본 찬
    이미 테이블이 꽉 차기 시작하는게 생각보다 반찬 가짓수가 많은 편이네요.








    그외 미역줄기, 오이지무침, 콩자반, 느타리버섯등 없는거 빼곤 다 나옵니다.






    간장게장 2人분


    알도 제법 들어 있고 양도 두명에서 먹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간장게장에 대한 추억이 그리 좋지만은 않아요
    항상 TV의 홈쇼핑에선 간장게장이 밥도둑이네 하면서~ 게딱지에 밥을 비벼먹고선 감탄사를 연발하는데 저희 와이프는 "이해불능"이라고 하더랍니다.
    저게 정말 맛있어서 저러는 걸까? 라고 말하는 와이프는 아직 태어나서 간장게장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서울여자였고, 저는 그나마 먹어본
    간장게장이라곤 낚시하다 돌아오는 길 가정식 백반집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돌게장이나 해산물 뷔페에서 나오는 국적을 알 수 없는 간장게장을 먹어 본게
    전부인지라 보기엔 참 맛있어 보여도 막상 먹어보면 "글쎄" 하기도 했답니다.








    어쨌든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가 이번엔 간장게장 정식이라는 단품 메뉴로 시켜서 맛을 보는데
    우선 간장게장에서 제가 민감하게 보는 비린맛이 전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살짝 달큰하면서도 짭쪼름한 간장은 간장 자체로도 맛이 괜찮아서 밥에 비벼먹기 좋았다는 점.
    생각보다 간이 짜지 않아서 (누구는 간장게장을 짠맛으로 먹는다는데 저는 짠 음식을 싫어하는 편이라) 거짓말 약간 보태면 밥 없이도 먹을 수 있는 정도






    5~6월과 11월에 나는 암케만으로 게장을 담군다고 일러줬다.


    그러는 와중에 태어나서 간장게장을 먹어본적이 없다는 와이프에게 게장 한쪽을 집어서 권해봅니다.
    "먹어봐 맛이 괜찮네"


    역시 고개 절래절래 하더군요.
    "아 그러지 말고 한번만 먹어봐~"라고 하니깐 그제서야 한참을 보다가 맛을 보는데 일단 주는건 다 먹고 게딱지에 밥도 슥슥 비벼 먹더라구요.
    "생애 첨으로 먹어보는 간장게장 맛이 어때?"


    "내가 생각했던거 하곤 좀 다르네~" 비릴 줄 알았는데 안비린게 맘에 들었나 봅니다.






    황기, 당귀, 천궁, 작약, 산수유등 15가지의 한약을 넣고 달였다는 간장게장


    저도 아직은 간장게장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한 맛집을 가본적이 없어 비교하기엔 이르지만, 저도 생선 좋아하고 수산물 워낙 좋아하니
    비린맛 하나는 귀신같이 잡아낸다고 생각하거든요. 닭, 돼지고기는 누린내, 수산물은 비린내~ 정말 민감한 편입니다.
    양념게장이야 워낙 양념맛이 강하니깐 신선도가 살짝 가도 모르고 먹을 수는 있는데 간장게장은 신선도가 살짝이라도 가면 바로 알죠.
    그런 점에서 봤을때 이 집 간장게장은 대만족입니다.






    개딱지에 밥을 비벼먹는건 신성한 의무이자 간장게장에 대한 예의다 ^^


    다만 맛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천자만별~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의 맛의 기준이 있듯 제가 느끼는 개인적인 생각은..
    밑반찬이 열가지 이상 나오는게 푸짐해서 좋지만 간장게장을 먹을 땐 사실 다른 반찬에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간장게장 정식에선 밑반찬 수를 좀 줄이고 대신 "장 음식"을 먹을 때 그것을 달래줄만한 계란찜이나 단호박
    셀러드와 같은 반찬을 곁들인다면 반찬의 다양성에도 좋고 게장과의 궁합도 괜찮지 않나하는 갠적인 생각이 듭니다.






    꽃게장을 시키면 나오는 영양돌솥밥


    함께나온 영양돌솥밥입니다.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에 올려진 고명은 단촐한 편이지만 간장게장과 함께 먹어야 하는 밥이므로
    화려하거나 불필요하게 많은 재료가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로지 간장게장과 하얀 쌀밥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깐요








    그래도 갓지은 돌솥밥에는 조개젓이 진리라는 말씀
    부모님이 다 부산사람이라 저도 남도음식에 익숙한 편입니다. 김치도 젓갈냄새 풀풀나는거 좋아하구요~ 젓갈 아주 사랑합니다 ^^
    하지만 서울에 살다보니 평소에 젓갈을 잘 안사먹게 되더라구요. 사먹는 젓갈도 맛이 그냥 그렇고..
    그래서 이렇게 먹어보는게 얼마만인지 모릅니다.






    굴이 꽤 많이 들어간 영양굴밥







    지금이 굴 제철은 아니지만 통영 앞바다 깊은 수심에서 건진 굴을 사용한다기에 한겨울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알도 꽤 굵은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굴이 야박하지 않게 많이 들어가서 좋더라구요






    삼색 바지락 칼국수


    바지락 칼국수하면 대부도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곳이 영업중인데~ 한번은 호객행위에 이끌려 들어갔던 집에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지락을 한바가지 푸짐하게 넣은 척하지만 알맹이가 쪼그라들어 먹을게 없는 바지락들(제철이 아니여서 이해는 합니다만)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왜 바지락 칼국수에서 쇠고기 다시다 맛이 나냐는 거였죠.
    순수 바지락만으로 육수맛을 내는게 힘든건 압니다만 그래도 다시다맛 국물을 먹기위해 대부도까지 온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똑같은 바지락 칼국수라해도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사람마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요.
    이 집 칼국수는 아주 살짝 칼칼한 편입니다. 그러니깐 대놓고 칼칼하진 않고 아주 은은하게 느낌이 오고 국물도 시원하고 무엇보다
    바지락의 "씨알"이 괜찮은..








    여성분들은 다 드시지 못할 정도의 푸짐한 양입니다.






    해물 고추장 수제비 


    대접이 크고 국물도 많아 그렇지 사진이 보기엔 저래도 속안에는 많은 것들이 숨어 있습니다. ^^








    저도 가끔씩 레시피를 하면서 느낀거지만 하얀국물, 지리, 이런쪽은 오히려 맛을 내기가 쉽더라구요.
    그냥 갖은 재료넣고 푹 삶아서 소금으로 간을 하면 얼추 맛이 나오는데 비해 빨간국물은 양념의 밸런스가 잘 잡히지 않으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서요~ 제 기억엔 짬뽕국물 맛있게 한다는 집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 집은 기본 육수가 되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시원칼칼합니다.







    제부도 맛집하면 바닷가이기 때문에 보통 조개구이나 생선회를 떠올릴 수 있지만 정말 옥석을 가려서 가지 않으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바닷가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해서 산지에서 바로 잡힌 자연산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포구의 횟집에서도 중국산 양식 사용이 비일비재
    하며 그것을 판단하는건 일반 손님들에겐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여름철에 어,패류는 신중해야 하며 정말 손님들이 많아 테이블 회전도
    빠르고 안을 들여다보니 종업원들이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부산떠는 그런집이 아니라면 되도록 피하시고 제부도, 대부도와 같은 관광지에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칼국수, 수제비, 여름에도 비교적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간장게장이나 젓갈등 "저장음식"쪽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간장게장을 제대로 먹어본건 이번이 거의 처음인데 그 맛도 인테리어 분위기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부도 바닷길이 열리는 물때시간표를 올리니 이곳을 여행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0년 8월의 제부도 물때표입니다.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물이 가장 많이 빠질때랍니다. 이때 바닷길이 열리니 참고하시구요.
    중요한건 위에 표시된 시간을 정점으로 물은 다시 들어옵니다. 그러니깐 표시된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하셔야 합니다.
    더 많은 물때표를 참고하시려면 http://www.khoa.go.kr/info/tide_forcast.asp(국립해양조사원 물때표)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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