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촬영, 그리고 뉴칼레도니아 일데팡의 아름다운 풍경


    낚시를 다니고 조행기를 올리면서 느낀것은 생동감 있는 낚시의 매력과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담아서 간직하고 이것을 카페에 올리는게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1년전..사진의 '사'짜도 몰랐던 저는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DSLR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DSLR을 구입한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사진을 잘 찍고 싶은 마음보단 그냥 내가 했던 일들을 '기록'해서 낚시의 매력을 보여주자! 라고 시작했던 제가 요즘은 '사진'에 대한 고민을 조금씩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여행 전문 블로거들의 사진들을 보면 타고난 감각도 있겠지만 그들의 후천적인 노력과 열정에 의해서 이렇게 멋진 사진이 탄생하는구나! 라는걸 새삼 깨닫습니다. 저는 카메라에 대해서 아직 기술적인 이해도 부족하고 사진에 담아내는 감성도 부족해서 후보정에 의존도가 높은 사진 초보입니다.

     

    이런 제가 이번 뉴칼레도니아 여행을 통해 많은 사진들을 담아오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나름데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DSLR 입문 1년, 사진찍으면서 느낀 점


    사실 사진은 저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원래 관심이 없었기도 했지만 찍거나 찍히는 행위 자체를 늘 귀찮아 했습니다. 놀이동산에 가면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들의 포즈가 거의 비슷하다는걸 볼 수 있는데요~ 다들 약속이나 한듯 V자를 그리며 "김치"하면서 찍곤 합니다. 저 역시 주변의 분위기에 동화(?)된 채 그렇게 찍혔구요.

     

    그런데 제 3자가 되어 구경해 보니 천편일률적인 자세에다 프레임 한가운데 서서
    어깨동무에 팔짱을 끼고 V자 포즈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가 아니라 그렇게 인화되어진 사진들이 앨범속에 갇혀 무수한 세월을 보내다가 이삿짐을 정리할 때 비로소 세상의 공기와 접촉하는.. 한번 찍고 덮어두기엔 너무나 아까운 추억들이 많습니다.



    초점거리 : 10mm / ISO : 100 / 조리개 : F4.5 / 노출시간 : 1/25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오로풀장


    저 역시 사진은 그런 용도말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물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제 친구의 사진도, 맛집 블로거의 음식 사진도 '기록'이상의 의미를 알지 못했기에 "어차피 내가 나오는 사진도 아닌데 찍어서 뭐해"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구요. 그러다가 낚시를 다니면서 조행기를 카페에 올리게 되었고, 사람들의 반응과 댓글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 행위에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셔터버튼만 누를 줄 알았던 저는 저보다 잘 찍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찍고 싶다"라는 갈망을 갖기 시작했고, 습관대로 찍어 올리던 
    사진들.. 그 속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불분명한 샷들을 보면서 사진도 "디자인" 되어져야 하는구나라는걸 느낍니다. 이제는 저에게 사진은 낚시와 더불어 또 하나의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사진들은 "갠적으로 아쉬운 사진"이라고 생각하는 샷들입니다.



    초점거리 : 10mm / ISO : 100 / 조리개 : F9 / 노출시간 : 1/25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오로풀장


    구도에 대한 고민, 앵글도 중요하지만 내가 서 있는 곳이 좋은 장소인지 생각해야 한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아무리 아름답고 황홀해도 그것을 담는 사람의 생각이 다양하지 못하면 매번 비슷한 사진이 되고 맙니다. 제 머릿속에 하늘이란 항상 위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으며 그것을 구분짓는 수평선은 가운데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나올 수 있는 구도는 하늘과 땅을 반반씩 나눠먹거나 1/3 혹은 2/3의 비율로 담아내는 것일 뿐 더 이상의 특별한 구도를 찾지 못해 해매다가 찍어낸 사진이 바로 윗 사진입니다.

     

    지금보니 왼쪽의 큰 돌덩이가 사진을 감상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찍을 당시엔 이러한 계산도 생각 못한 채 셔터만 연신 날렸으니 결과는 거기서 거기가 되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연신 셔터를 눌러 아무리 많은 사진을 찍었다 해도 제가 서 있던 곳은 '한자리' 였거든요. 고로 많이 찍는다고 좋은건 아니다..라는 것

     

     

    초점거리 : 10mm / ISO : 100 / 조리개 : F9 / 노출시간 : 1/3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오로풀장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고 싶은건 많은데 한꺼번에 담으려니 사진속에도 부하가 걸리는거 같습니다. 찍을 당시엔 몰랐다가 모니터에 옮겨놨을 때 후회를 하게 됩니다. 보여주고 싶은건 맑은 물속에 산호인거 같았는데 막상 프레임속에는 산호가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전체적인 분위기만 남고 산호는 잘 모르겠던 샷들..



    초점거리 : 17mm / ISO : 200 / 조리개 : F9 / 노출시간 : 1/32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카누메라 해변


    풍경은 정말 아름다운데..

     

    하늘과 바다는 1:1로 양분되어진 평범한 구도에서 왼쪽에 찍힌 돌담은 내 생각이 얼마나 갇혀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그 담은 공교롭게도 지평선과 같은 선상에 위치함으로써 더더욱 하늘과 지면은 반반으로 갈라졌고 하늘은 시원하게 보이는데 바다는 돌담에 가려져 보이다 말았죠. 그럼 여기서 보여주고 싶은건 돌담인가? 하는 생각에 피식 웃습니다. 결국 모든걸 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멋진 풍경사진을 그르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하면 맞을꺼 같아요.




    초점거리 : 10mm / ISO : 200 / 조리개 : F11 / 노출시간 : 1/10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카누메라 해변

    배경은 멋있고 구도도 나쁘지 않은데 왜 공허하다고 느낄까? 얼마전 이웃블로거 푸른솔님이 하신 말이 생각이 나네요. 풍경사진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하는건 부가적인 사물을 이용해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라는 것이였는데 이 장면에선 하늘과 바다가 전부입니다. 만약 여기에 멋드러진 요트라도 한대 떠 있더라면.. 아니면 천진난만하게 물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나 커플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물론 이런 요소는 저의 의지만으로 될 수는 없지만 찍고 있던 제 등뒤로는 사람들이 꽤 있었거든요. 역시 현장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다가 집에 와서야 "앗차"싶은 샷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ㅠㅠ



    초점거리 : 25mm / ISO : 200 / 조리개 : F2.8 / 노출시간 : 1/250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누메아 박물관


    조금만 더 가까이

    여행가서 현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거나 그곳의 사람을 가까이서 찍는것이란 쉽지가 않습니다. 무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무런 코멘트 없이 셔터음을 날리게 되면 그들의 시선은 곧바로 이쪽으로 향하게 되겠죠. 그래서 인물을 함께 담아오는 사진들을 보면 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그들과의 '교감'이 어느정도 성사된다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눈에 초점을 맞추고 셔터음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주 간단한 "교감"도 성격상의 문제, 언어적인 문제, 기타 주변 여건의 문제등으로 접근하기란 쉽지 않기도 합니다. 굳이 교감을 하지 않더라도 위의 사진에선 조금만 더 가까이 접근해서 표정이 훤히 보이는 인물샷을 찍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초점거리 : 165mm / ISO : 400 / 조리개 : F8 / 노출시간 : 1/16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누메아 치바우 문화센터


    촬영할 장소와 대상에 따라 자신만의 DSLR 촬영 메뉴얼을 가지고 있어야

    저는 여행 전문 블로거는 아니랍니다. 여행 경험도 바다낚시를 위해 가는 곳 말고는 신혼여행과 일본에 다녀온게 전부였어요. 그런데 여행사진을 잘 찍고 싶은 마음은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본건 있어가지고" 뭐 이런거죠 ^^;


    여행 블로거라고 사진을 잘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여행 블로거들도 그들만의 스타일과 개성이 있는데 사진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들이 계신가하면 스토리나 에피소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차피 저는 글빨은 별로고 가는 여행지가 풍경이 좋으니 사진으로 어떻게 좀 해보고 싶은 마음에 표준렌즈와 광각렌즈 그리고 망원렌즈까지 3가지를 다 들고 갔습니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이 3가지의 렌즈를 바꿔 끼워가면서 촬영하는게 정말 만만치가 않아요. 그래서 1일차부터 마지막날까지 여행지의 성격에 따라 렌즈의 마운트 동선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조리개 설정.

     

    그때그때마다 조리개 설정을 하는게 귀찮기도 하고 쉽진 않지만 항상 신경을 쓰곤 했습니다. 전체적인 풍경사진을 찍게될 땐 조리개를 F11로 지정을 하다가 망원렌즈로 갈아끼고 인물을 찍게될땐 조리개를 F3.5~5.6 사이로 맞추고 레스토랑에 들어가선 표준렌즈로 갈아끼운 후 가장 선호하는 F 2.8 정도로 맞추는  조리개 설정에 신경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조리개 수치만으로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없듯, 다른 설정값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바꿔져야 하는데 이 부분은 경험만이 '답'인거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 



    초점거리 : 10mm / ISO : 800 / 조리개 : F4 / 노출시간 : 1/320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누메아 아침시장


    ISO 설정


    실내 조명에 따라 400~1600, 실외에선 100~200 대략 생각을 해놓고 주변의 조도에 따라 나름데로 설정을 해가면서 촬영을 합니다. 그런데 어두운 실내서 촬영하다 야외로 나갔을땐 까먹고 있다가 실내용 설정으로 촬영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정말 몸에 베어있지 않는 한 이러한 실수는 계속 될거 같아요. 그래도 실내에선 RAW파일로, 실외에선 JEPG로 설정해가며 촬영한건 나름 유효했던거 같습니다.



    초점거리 : 20mm / ISO : 100 / 조리개 : F11 / 노출시간 : 1/50sec  
    촬영장소 :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쿠토 해변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사전에 밑그림을 준비하자

    그나마 마음에 드는 사진이랍니다. 우리말고는 아무도 없는 해변이 고요하고 좋았지만 사진을 찍는데는 약간 쥐약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사진속에 인물이 있는것과 없는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는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아직은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샷들이 어떤것들이 있는지를 사전에 파악하고 메모해서 이것들을 하나하나씩 착착 촬영해가는 수준이 아니구요.

     

    그냥 가서 보고 느끼는데로 찍습니다. 그런데 사진이란 즉흥적인 판단과 영감에 의해 찍는것도 좋지만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몇 가지 설정샷을 준비해서 촬영한면 이것으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진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역시 준비한 자가 나중에 웃는거 같아요.

    뭐든지 하면 할 수록 느는거 같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알듯, 여행도 사진도 자꾸 다니면서 찍어보고 이렇게 스스로가 자평을 해보면서 깨닫는게 있어야 그것으로 한단계 진일보 하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아직까지는 DSLR이 제 손에 착착 붙는 느낌도 아니고 셔터스피드나 조리개에 대해 이해도 부족한 상태에서 평범한 샷들 위주로 촬영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나만의 느낌과 생각이 담긴 색깔있는 사진이 나오는 날을 꿈꿔봅니다.


    저는 이제 사진에 재미를 들인 사람이 할 수 있는 고민을 하는거 같습니다. 그러니 고수분들은 그냥 귀엽게 봐주시면 되겠구요~ㅎㅎ 아무쪼록 제가 하는 고민들이 불필요한 시간낭비가 아닌 사진을 좀 더 잘찍고자 갈망하는 건전한 고민이 되길 바라며 비록 주관적으로 느끼는 내용이지만 이제 DSLR과 사진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에게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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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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