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필명이 왜 '입질의 추억'인지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세상엔 여러가지 취미활동이 있지만 저는 7년전 우연히 접한 바다낚시가 제 인생의 '취미'이자 '세상사는 재미'가 되었답니다. 바다낚시를 하다보면 여러가지 상황에 직면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잊지 못할 순간이 바로 '약육강식의 현장'을 목격하며 이것이 바다낚시가 주는 '의외성'이자 '자연의 섭리'라는것을 알게 될 때 입니다. 오늘은 머나먼 남태평양에 있는 뉴칼레도니아에서 직접 경험한 짜릿한 바다낚시를 하면서 잊지 못할 입질의 추억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낚시도중 상어의 공격을 받고 올라온 대물



이 날은 보트를 타고 대물낚시를 하러 간 날입니다. 뉴칼레도니아의 바다낚시는 여러가지의 장르가 있는데 일반 관광객들이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줄낚시가 있고, 이렇게 트롤링으로 잡는 대물낚시가 있습니다. 줄낚시는 형형색색의 열대어등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의 물고기를 잡으며 즐길 수 있는 반면, 트롤링 낚시는 대형급 어종을 잡는데 상어는 기본이고 와후피쉬, 마히마히, 청새치, 돛새치, 블루핀 튜나, 자이언트 트레발리 등이 있습니다.



트롤링 낚시는 인조미끼를 끼워 던진 후 천천히 배를 몰고 가면서 표층에 다니는 육식성 어종들을 유혹하는데 지금 사진은 입질을 받고 파이팅에 들어간 장면입니다. 이 때 배는 엔진을 끄고 멈춰선 상태이며 전 지금 파이팅 말고는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습니다. 뭔가 물긴 물었는데 아직 정체도 모르는 상황




"마치 날 바다로 끌어들이는 거 같아!"

제 몸뚱아리를 끌고 가버릴 듯한 힘이 강력하게 전해오고 저는 필사적으로 버티고 서 있습니다. 만약 고기의 힘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낚시대가 바다로 날아가기 때문에 제가 입은 멜빵에도 쇠고랑으로 연결시켜 놨으며 배의 선체와도 연결시켜 놨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대물과 싸울땐 저렇게 복대같이 생긴것에 낚시대를 꽂아 단단하게 고정시킨 다음 파이팅을 하는데, 저는 상체를 뒤로 젖히면서 초반제압에 성공하자 낚시대가 바다로 날아갈 염려는 없다고 판단, 가이드분께서 제 낚시대에 달려있던 밧줄을 풀어서 선체와는 분리시켰습니다.



제가 트롤링 낚시가 처음이다 보니 이런 강력한 힘을 받아본건 아마 처음인거 같습니다. 이날 꼭두새벽부터 바다낚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쌀쌀한 아침공기에 대비, 반팔을 두개 정도 껴 입었는데 지금은 빨리 벗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 가냘픈(?) 팔뚝을 보니 아직도 그 놈의 힘이 느껴지고 있는듯 하네요 ^^;



트롤링 낚시, 이렇게 힘든줄 몰랐습니다. 멀미끼도 있는데 지금 제 팔로 가해지는 수십키로그램의 파워는 짜릿한 손맛이라고 하기엔 '몸맛'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걸린 녀석은 난바다로 도망갈 경우 강렬한 힘이 그대로 가해졌다가도 어느 순간 팽팽해진 줄이 느슨해지면서 아무런 저항도 느끼지 않는 순간이 오는데, 방향을 바꿔 우리를 향해 돌진할 때 그러한 느낌이 듭니다.


약간 공허한 느낌? 이때를 이용해 수면에 늘어진 줄을 열심히 감습니다. 릴이 크다보니 릴을 감는 회전 반경이 워낙 커서 팔에 힘이 빠지기 시작.. 진짜 젖먹던 힘까지 내다가 온몸에 힘이 빠져 잠시 쉬었다가 감고~ 또 쉬었다가 감는 중입니다.



보이시나요? 얼핏봐도 100m는 훌쩍 넘는 곳에서 걸려든 녀석의 몸부림을.. 다른 사람이 입질 받았을 땐 가까운 거리에서 끌어내느라 비교적 수월했는데 난 하필 저 멀리서 잡히는 바람에 고생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감고 또 감았는데 앞으로 100m를 더 끌고 와야 한다니 이거 미칠 노릇입니다. 아이고 팔 아파라~ 이게 낚시냐? 중노동이지



뉴칼레도니아에서 바다낚시 신고식 한번 혹독하게 치릅니다. 정말 팔이 빠지도록 감아서 겨우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믿기지 못할 광경이 벌어집니다. 뒤에서 가이드분이 '샤크! 샤크!' 하는 겁니다. 

" 내가 잡은게 상어라고?"



그게 아니라 오는 도중 상어의 공격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저는 파이팅 하면서 이상한 느낌은 그닥 받지 못했어요. 다만 끌고 오면서 녀석의 힘이 빠졌는지 아무런 저항을 느끼지 못했던 몇 초가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상어의 공격을 받고나서 죽었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곧이어 상어의 공격을 받고 올라온 놈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걸려 올라온 와후피쉬의 처절한 모습에 우린 할말을 잃었습니다.



정확히 내장이 있는 부분만 먹고 갔네요. 하필 내가 잡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생각도 못했답니다. 이 와후피쉬도 1m는 훌쩍 넘기는 사이즈 였습니다. 수면에서 무리지어 다니며 작은 물고기나 오징어류를 먹고 살구요. 상어는 피냄새를 맡고 수키로미터에서 접근해 온다지만 뭔가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고기들도 먹이의 표적이 된다고 하는데 마침 이 녀석이 낚시에 걸려드는 바람에 그런 표적이 된거 같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들도 많지만 보기에 좀 처절해서 이정도만 올려봅니다. 뉴칼레도니아에서 처음 해본 바다낚시치곤 정말 짜릿한 경험이였습니다. 멀미와 싸우고 더위와 싸워야 하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뤄야 했지만, 와후피쉬를 잡아봤고 상어의 공격을 받은것까지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와우피쉬를 한마리 더 잡았지만 그걸로 저의 체력은 다했고 더 이상의 파이팅은 못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트롤링 하시는 분들이 왜 몸을 만드는지 알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블루라군의 모습

약육강식의 현장을 목격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에도 서해의 왕등도에서 감성돔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가 바늘 하나에 걸려온 기억이 있었습니다.

관련글 :  "서해권 대물 감성돔낚시의 메카 왕등도"

마지막 사진은 낚시하던 바로 옆에 있던 아름다운 블루라군(산호띄)의 모습입니다. 처절한 장면을 보셨으니 눈을 정화해야 할것 같아서요 ^^; 하지만 이 아름다운 바다속에는 지금도 살기위해 쫓고 쫓기는 물속 생명체들의 치열한 먹이사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치열한 경쟁은 비단 바다속만이 아닌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이어지는듯 합니다.


사무실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며 근무하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앉아있는 자리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이 후덥지근한 날씨속에 온몸이 땀에 젖은채 묵묵히 일하시는 건설현장의 아저씨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잠시후면 시커먼 손을 하고 들어오시는 택배 아저씨가 오시겠지요. 그 분들에게 시원한 물 한잔 대접해 보심이 어떨런지요. 날씨가 너무 후덥지근 합니다.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르고 업무도 생각만큼 잘 안들어오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저는 위의 사진을 보며 '그래~ 그날은 그랬었지!'하며 오늘도 입질의 추억을 되새겨 봅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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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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