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넙치 및 가자미목 어류 10여 종을 몇 차례 나누어 연재합니다. 

 

"광어, 도다리, 가자미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

광어와 도다리가 전혀 다른 생선이라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광어와 도다리는 어떻게 다르고, 도다리와 가자미는 어떻게 다를까요? 오늘은 이 단순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연안에서 어획되는 17종의 가자미목 생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봅니다. 

 

 

왼쪽은 광어 오른쪽은 문치가자미

#. 광어와 도다리, 가자미의 차이
몸은 납작하고 양 눈은 한쪽에 쏠려 비대칭인 생선을 과거에는 ‘비목어’라 불렀습니다. 영어로는 ‘플랫피시’로 통칭하는데요. 비목어에는 크게 가자미목 넙치과와 가자미목 가자미과로 나뉩니다. 가자미목 넙치과에는 우리가 평소 즐겨먹는 넙치(광어)를 비롯해 별넙치, 점넙치가 있습니다. 별넙치와 점넙치는 개체 수가 적고 살집이 많지 않아서 상업적 어획과 유통은 잘 되지 않습니다.

 

한편, 가자미목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도다리를 비롯해 문치가자미, 참가자미 등 20여 종 이상이 한반도 연안에 서식합니다. 다시 말해, 도다리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여러 가자미 종류 중 하나에 불과하며, 지역에 따라선 몇몇 가자미 종류를 무슨 도다리~ 식으로 불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광어와 도다리는 분류가 다른 것이고, 도다리와 가자미는 같은 가자미목 분류 속에 세부 종이 나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왼쪽은 넙치과 어류 오른쪽은 가자미과 어류

#. 좌광우도 법칙
좌광우도란 광어와 도다리를 쉽게 구별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안된 쉬운 암기법입니다. 먼저 물고기를 정면에서 보았을 때 두 눈이 어느 방향으로 몰려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두 눈이 왼쪽에 몰려있으면 광어이고 오른쪽에 몰려있으면 가자미 혹은 도다리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법칙이 모든 가자미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좀 전에도 썼듯이 좌광우도란 광어와 도다리를 구별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일 뿐, 수많은 가자미 종류 중에는 눈 방향이 광어와 일치하는 것도 있으니 말입니다. 반대로 광어의 경우 수천 분의 일의 확률로 양 눈이 오른쪽에 몰린 변이 개체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확률은 매우 희박하며,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광어와 도다리(또는 가자미)가 좌광우도의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이 방법을 토대로 구별한다면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참고로 눈 방향이 왼쪽에 쏠리면 왼쪽은 두 글짜니까 넙치 또는 광어, 눈 방향이 오른쪽에 쏠리면 오른쪽은 세 글자니까 도다리 또는 가자미라고 외우는 쉬운 암기법도 있습니다.

 

 

넙치과 어류의 입 구조

넙치과 어류와 가자미과 어류의 공통적인 특징은 ‘입의 크기’와 ‘날카로운 이빨 유무’입니다. 넙치과 어류는 대체로 입이 커서 턱을 크게 벌릴 수 있으며,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습니다.

 

 

가자미과 어류의 입 구조

반면, 도다리를 포함한 가자미과 어류는 입이 작고 이빨이 없으며, 있어도 잔이빨에 그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참고
1) 시장 평가를 표시하였습니다. 
★ : 희귀하지만 맛은 평이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물고기
★★ : 흔하고 경제성이 좋은 물고기
★★★ : 제철에 먹으면 맛이 좋은 물고기
★★★★: 미식에 의미가 있는 고급 어종
★★★★★ : 미식의 무용담을 펼쳐도 좋을 만큼 희귀한 초고급어종

2) 어류의 인지도
★ : 누구나 알 만한 이름
★★ : 이것은 상식
★★★ : 제법 미식가
★★★★ : 어류에 관해 박학다식
★★★★★ : 알고 있으면 학자

3) 표기법 
표준명을 중심으로 표기되며, 지역 사투리는 별도 표시됩니다. 다만, 다른 어종과 중복된 이름,   정체성을 흐리는 외래어 등 상거래 혼선을 초래하는 불명확한 명칭은 사용을 지양하자는 의미로 (X) 표기하였습니다.

 

 

넙치

#. 넙치
표준명 : 넙치
방언 : 광어(전국)
영명 : Bastard Halibut
일명 : 히라메(ヒラメ)
전장 : 1m
분포 : 우리나라 전 연안, 쿠릴열도, 일본, 동중국해, 남중국해
음식 : 회, 초밥, 탕, 국, 조림, 구이, 생선가스, 물회
제철 : 11~3월(겨울)
양식 : O
눈 방향 : 정면에서 왼쪽
시장 평가 : ★★
어류의 인지도 : ★

우리나라 연안에서 어획되는 넙치(광어) 종류는 넙치, 별넙치, 점넙치, 풀넙치 등 4종으로 분류되며 이중 가장 흔하고 맛도 좋아 경제성을 확보한 어종은 넙치 1종입니다. 

 

넙치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병해에도 강해 전국적으로 양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활어 생산량 1위를 차지, 전 세계 넙치 생산량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가장 인기가 높은 국민 횟감입니다. 가자미와 달리 두 눈이 왼쪽에 몰려 있으며 커다란 입과 날카로운 이빨로 작은 물고기를 사냥하는 육식 어류입니다.

※ 참고
자연산 광어는 배가 하얗고 양식 광어는 배에 검은 이끼가 낍니다. 다만, 자연산이라도 치어 방류로 야생에서 길들인 개체와 양식장 탈출한 개체는 배에 흑화현상이 있습니다. 만약, 낚시로 잡은 광어에 흑화현상이 두드러진다면 그것은 '양식장 탈출(일명 탈광)'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점넙치 유안부

#. 점넙치
표준명 : 점넙치
방언 : 외가자미, 외광어
영명 : bastard halibut, fivespot flounder
일명 : 타마강조오비라메(タマガンゾウビラメ)
전장 : 25cm
분포 : 한국의 남해, 일본 남부, 동중국해, 남중국해
음식 : 구이, 튀김, 조림, 찌개
제철 : 겨울부터 봄(12~5월)
양식 : X
눈 방향 : 정면에서 왼쪽
시장 평가 : ★
어류의 인지도 : ★★★★★

 

 

점넙치 무안부

점넙치는 넙치(광어)에 속한 몇 안 되는 어류로 크기는 왜소하고 살집이 많지 않아 상업적 어획과유통은 하지 않습니다. 주로 안강망에 가자미와 함께 혼획되는 정도이며 통영에서는 이를 '외가자미'라 부릅니다. 잡어로 취급되며 주로 탕거리나 조림용으로 쓰입니다.

※ 참고
점넙치는 가자미과가 아닌 넙치과 어류로 입이 크고 두 눈은 넙치처럼 왼쪽에 몰렸습니다. 전장 1m 이상 자라는 넙치와 달리 점넙치는 20~30cm의 소형 어류이며 개체 수가 적고 살 양도 많지 않아 수산업적 가치는 낮은 편입니다. 형태적 특징은 등판에 산발적으로 흩어진 진갈색의 반점과 갈기갈기 찢어진 듯한 꼬리지느러미가 있습니다.

 

 

대문짝넙치

#. 대문짝넙치
표준명 : 대문짝넙치
방언 : 터봇, 찰광어 
영명 : Turbot
일명 : 불명
전장 : 80cm
분포 : 북대서양
음식 : 회, 소금구이, 스테이크
제철 : 불명
양식 : O
눈 방향 : 정면에서 왼쪽
시장 평가 : ★★
어류의 인지도 : ★★★

스코틀랜드 등 북유럽권에서 스포츠 피싱 대상어로 인기가 있으며 식용으로도 널리 활용되는 대형 넙치과 어류입니다. 국내 해역에는 서식하지 않은 외래종이며, 중국에서 양식이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종묘를 수입해 제주도에서 광어와 함께 양식 중입니다.

 

시장에서는 광어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판매, 고부가가치 양식 어종으로 인지도를 넓혀 나갔으나 시장에서의 반응은 여전히 미적지근하기만 합니다. 대표적인 이유로는 질긴 식감에 있는데 이 어종은 살이 단단해 숙성을 충분히 해야 좋음에도 불구 대부분의 시장과 횟집에서는 활어회로만 활용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터봇은 지느러미와 살을 나누는 경계 면에 질긴 섬유질이 촘촘하게 분포하여 이것을 적당히 끊거나 칼집을 내는 형태로 손질하면 질긴 식감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오늘 소개한 가자미과 어종 중 노랑가자미를 제외한다면 전국 각지에서 대부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들 어종은 지역마다 통일되지 못한 방언이 난무해 어종의 구분을 흐리고 상거래 혼선을 야기시키는 만큼 표준명을 위주로 부르고 취급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제작하였으니 비단 소비자뿐 아니라 판매하는 상인과 어부도 올바른 용어를 사용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tvN <난리났네 난리났어>,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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