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게 비호감, 잡으면 놔주는 물고기(동백정 방조제)


    낚시를 다녀오신 분들에겐 저마다의 입질의 추억이 있습니다.
    오늘은 방파제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갈만한 입질의 추억 하나 소개해드릴께요.
    원본사진 유실로 오늘은 사진 사이즈가 좀 작습니다. 감안하시고 봐주세요 ^^;



    충남 서천 동백정 방조제

    제가 바다낚시에 한참 재미를 느꼈을 때 자주 갔던 곳이 신진도였고 그 다음으로 자주 갔던 곳이 충남 서천이였어요.
    지금 보시는 사진이 서천 화력발전소가 있는 동백정 방조제입니다.





    보시다시피 테트라포트 구조물이 좀 아담하게 생겼죠 ^^
    일반 테트라포트에 비해 좀 작아서 위험도가 낮습니다만 서서 낚시를 하기엔 발판에 좁아 오히려 불편해요.
    그래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해마다 봄과 가을이면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유일하게 대물 감성돔을 노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랍니다. 수도권에서 감성돔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확률있는 곳이죠.




    동백정 방조제와 오력도

    멀리 보이는 섬은 오력도예요. 봄철 감성돔 포인트죠.
    낚시배로 금방 갈 수 있는데 거리에 비해 선비는 25,000원으로 좀 비싸답니다.
    전체적으로 서해안이 많이 비싼듯..




    서천 화력발전소와 동백정 방조제

    멀리 보이는 건물은 서천 화력발전소.
    이곳이 좋은 이유는 동백정 앞 주차장에서 포인트 앞까지 차를 끌고 올 수 있다는 점.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한때 단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없어서 낚시하기엔 최고의 환경입니다.
    테트라포트 앞엔 적당한 너울에 부서지는 하얀 포말.
    캬~ 물색도 좋고 낚시조건 참 좋네요. 이럴 때 왠지 대물이 나와줄것만 같은데 ^^





    이쪽은 그래도 동그란 발판이 평평해서 낚시하기엔 괜찮아 보이나, 이거 점프해서 잘못 착지하다간
    부상당하겠는데요. 예전에 와이프 데려왔는데 못건너뛰길래 결국 살살 기어 내려가서 낚시를 했답니다.




    동백정 방파제와 까치여

    저의 애마입니다. ^^;
    근데 지금 이 녀석, 앞으로 많이 끌어봐야 1~2년. 지금은 많이 골골댑니다.
    멀리 갯바위 지형이 나와 있는 곳은 감성돔 포인트인 까치여
    근데 저는 별로 재미를 못봤던 포인트. (숭어만 엄청 있데요)




    황해볼락

    낚시 시작한지 첫 캐스팅에 누리끼리한 볼락 한마리가 올라옵니다.
    남해에서 잡히는 그런 볼락이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서해에서만 서식한다는 황해볼락.
    씨알이 넘 작아 방생합니다.




    조피볼락(우럭) 치어

    두번째 올라오는 녀석은 거무튀튀한 우럭, 넘 아가야라서 방생합니다.





    이번엔 황해볼락, 씨알이 다 고만고만하네요. 계속 방생 ㅠㅠ
    그런식으로 우럭과 황해볼락이 번갈아 올라오니 낚시가 심심하진 않았어요.
    문제는 바늘을 자꾸 삼키고 올라오는 바람에 자꾸만 낚시시간이 지연이 되고





    그 와중에 매운탕감으로 몇 마리는 챙겨뒀습니다. ^^*
    황해볼락은 워낙 소형종이라 저 정도만 되어도 성어예요.
    이 날은 저 혼자 왔어요. 입질의 추억을 아시는 분들은 와이프와 함께 낚시를 다니는 줄 아시지만
    이때만 해도 저는 세번 낚시갈 때 한번 정도 아내를 데리고 갔답니다.
    이렇게 나 홀로 낚시를 오는 날 끼니는 어떻게 때우냐구요?
    .
    .
    .
    .
    .
    .



    차에서 홀로 쓸쓸하게 끼니를 때운답니다. ㅠㅠ
    라면에, 햇반에 야채참치를 먹어주는 센스,  넘 적나라한가요? ㅋㅋㅋ
    혼자 차 안에서 밥을 먹고 있자니 너무나 적적하여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나 : 자기야 뭐해?
     아내 : 밥먹고 있어. 근데 뭐 좀 잡았어?
     나 : 아니, 그냥 매운탕꺼리만 잡고 감성돔은 아직이네..ㅠㅠ
     아내 : 밥은 먹었어?
     나 : 응..그냥 라면으로 대충 때웠어. 이제 밤낚시 해야지. 자기는 뭐 먹는데?
     아내 : 갈비
     나 : ....





    다음날 아침, 일요일이라 제법 사람들이 많이 와있더라구요.





    여기저기 포인트를 탐색중입니다. 그러다 테트라포트가 유실되어 있는 곳을 발견.
    무너져 내린듯한 불규칙성이 있는 곳이 포인트로 보시면 됩니다.





    사진상엔 잘 안보이지만 편광안경을 낀 저에겐 수면을 가득 매운 학꽁치떼가 보이더랍니다.
    지금 제 채비는 감성돔 채비인데 눈앞에 학공치 씨알도 제법되어 탐은 나더라구요.
    잡으려면 채비를 바꿔야 하는데 그럼 감성돔은 포기해야하는데 (감생이는 바닥층에, 학공치는 수면에 다니니)
    한참 고민을 하다 결국은 학꽁치 포기하고 하던 낚시나 계속 했어요.




    베도라치

    그러다 뭔가 이상한게 올라와서 봤는데 왠 미꾸라지?
    막 뱀장어처럼 꿈틀거리면서 올라오는데 좀 징글맞더라구요.
    첨엔 붕장어 새끼 정도 되나 싶어서 방생해 버렸답니다.
    왠지 기분 나쁜 물고기, 원줄을 마구 감아놔서 엉망으로 만들어 놓기도 하고 낚시바늘을 삼키고 올라와서
    한바탕 빼느라 곤혹을 치르고, 거기에 몸에선 이상한 체액을 내서 미끌미끌거리기 까지..
    이러한 이유로 낚시하시는 분들에겐 매우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고기랍니다.
    하지만 비호감인 외모만 보고 판단하기엔 이른 녀석인데요.
    아래의 내용을 잘 보셨다가 다음에 잡게 되면 버리지말고 꼭 챙겨와서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




    베도라치

    어류도감을 찾아 봤더니 이 고기의 이름은 "베도라치"라고 합니다.
    바다고기론 드물게 한약재로도 사용되며, 포를 뜨면 투명하고 하얀 흰살생선이며 맛이 담백하고 적당히 고소한 맛을 내는 고기예요.
    경북지방에선 빼람재라 불리우는데 베도라치를 고와서 국물을 내어 먹이게 되면 잘때 침을 흘리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긴 하나 베도라치를 우려낸 국물과 함께 섭취할 경우 그 날 밤에 잠이 안온다는 전설(?)이 있다는데
    아내분들 남편이 잠자리에서 빌빌거리면 이 베도라치를 먹여보시길 권장하는 바입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
    또 참기름을 발라 구워 먹어도 좋다고 하며, 이것저것 다 귀찮다면 매운탕에 끊여 드셔도 됩니다.
    아래는 베도라치의 기본적인 내용이니 참고하세요.

     표준명 : 베도라치 (농어목 황줄베도라치과)
     일어명 : 긴포 
     방언 : 꼬또라지, 뽀드락지, 뻬드라치, 실치, 병아리, 뱅어(뱅어포의 뱅어와는 다릅니다.), 빼람재, 전복치(잘못된 명칭입니다.)
     전장 : 30cm까지 성장
     분포지역 : 한국의 전연안, 일본, 사할린, 중국북부
     산란 : 9~10월

     베도라치는 비늘이 없는 대신 점액선이 발달하여 점액으로 몸을 감쌉니다. 이때 점액은 몸 표면의 마찰을 줄이고 기생생물이 붙는 것을
     막아주며 체내 삼투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리고 측선이 없는 물고기입니다. 
     수심 20m 이내의 얕은 바다나 물 웅덩이, 암초 사이에 서식하며 동물성 플랑크톤, 갑각류 유생과 알 등을 주로 먹습니다. 




    괴도라치(전복치)

    위에 소개했던 베도라치와 가장 혼동을 많이 하는 어종이 바로 괴도라치인데요.
    '베'도라치와 '괴'도라치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괴도라치의 몸통이 더 굵고 대가리도 큽니다.
    그리고 베도라치는 농어목 황줄베도라치과 이지만 괴도라치는 농어목 장갱이과로 과가 다릅니다.
    괴도라치는 수산포구의 횟집에서 고급잡어회로 많이 팔리고 있으며 주로 '전복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살이 희고 담백하며 맛이 좋습니다.




    화력발전소 배수구 포인트

    암튼 이 날은 베도라치를 고기를 처음 잡았지만 이렇게 몸에 좋은(?)줄 모르고 놔줬답니다.
    그리고 철수하는 길에 사진 몇 컷 찍어보는데요. 이곳은 배수구 포인트로 더운 물이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주변의 수온이 조금 높은 편이라 다른 곳보다도 낚시가 잘 되는 포인트랍니다.
    학꽁치와 숭어가 많이 몰리며 감성돔도 씨알은 작지만 나온답니다. 수심은 3m 밖에 안되 큰 씨알은 기대하지마시구요.





    저기 어느 여성분이 혼자 열심히 던지고 낚시하더라구요. ^^
    어딘가에 일행이 있을거라 생각은 하지만 저런 장면 보는게 흔치 않습니다. ㅎㅎ




    동백정 배수구 포인트

    잠시 서서 낚시하는 광경을 구경하는데 한 분께서 비드미(아가야 감성돔)를 잡으시네요.
    전문꾼도 아닌데 이곳에서 감성돔을 잡았다는거 자체가 영광이 아닐 수 없어요.
    손바닥 크기라 방생 사이즈지만 살포시 챙겨두십니다. ㅋㅋ





    이 날의 조과물이랍니다. 비록 감성돔을 낚진 못했지만 매운탕감은 겨우 마련하였어요.
    그리고..



    비록 하급 잡어지만 서해에서만 잡히는 왠지 귀한 황해볼락 매운탕

    낚시의 마무리는 매운탕과 함께 소주로 그 날의 피로를 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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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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