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주말에 즐기는 미식뷔페, 일식당 만요


결혼식과 돌잔치 뷔페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어느순간 뷔페는 '싸구려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다' 라는 인식이
생겨버렸습니다. 일부는 사실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고급 일식을 뷔페로 한다면 어떤 구성에 어느정도의 퀄리티를 유지시킬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마침 이 날은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의 일식당인 만요의 초청으로 시식할 기회를 가졌는데요. 
완성도가 있는 격조 높는 음식에 제 나름대로의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럭셔리 뷔페를 표방하고 있는 만찬의 향연속으로 함께 가보시죠.^^
 
 


이 곳은 축구선수 차두리의 장인이 경영하는 호텔로 잘 알려진 임페리얼 팰리스의 일식당 만요.
이 프로모션의 이름은 "주말에 즐기는 일식 미식 뷔페" 정도가 되겠습니다.
제가 이용한 저녁 뷔페는 1人 110,000원(오후 6시~오후 10시)이며, 세금 및 봉사료는 포함이라고 하니 찾아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3년에 걸쳐 리모델링을 마친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의 일식당 만요(구 아미가 호텔)

만요에 들어선 첫 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뷔페와는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씁니다.
그 얘기는 스크롤을 내리면서 하게 되겠지만 우선은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복도를 지나자 확 트인 일본 정원 느낌의 공간이 나옵니다.
천정에선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데 저녁에 일몰시간과 맞물리면서 시간에 따른 조도가 수시로 변함으로 인해 분위기가 시시각각 달라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식당은 많지만 최근 유행하는 이자까야나 퓨전요리에 가려져 전통 일식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일본 전통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컨셉에서 적잖은 공을 들인 흔적이 보입니다. 알고보니 일본의 건축가로 유명한 '나와사와 세이치로'가 설계를 맡았다고 합니다.


뷔페 게시 20분전, 로바다 야끼 코너

뷔페라곤 하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접시들고 왔다갔다'하는 그런 동선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선 부스라고 해야 할까요.
정찬부터 디저트까지 마련된 코너에는 이미 완성되어진 일품 요리를 가져가게 됩니다. 
이렇게 로바다 야끼처럼 진열된 재료를 지목하거나 주문을 넣으면 즉석해서 구워주는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구요.


젠사이 코너에서 분주하게 준비하는 셰프님들, 일식당 만요

샐러드와 사시미 코너, 일식당 만요

뷔페 게시 5분전, 스시 코너

권오준 셰프께서 모든걸 진두지휘하며 최종 점검에 열을 올리는 중이고 한쪽에선 곧 들어올 손님을 대비해 초밥을 쥐고 있습니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이런 고급 일식 뷔페에선 한치의 오차라던가 실수가 용납되지 않겠지요.
그만큼 특별한 가격으로 귀한 손님을 모시는 일이므로 사전 준비에 철저함을 보여야 함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이 모든 상황들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착착 진행되면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미슐랭 3스타에 빛나는 도쿄의 '스시사이토우' 출신인 권오준 셰프가 지금은 만요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젠사이 코너엔 일본 전통의 식전 음식들로 가득하다

사시미 코너, 만요 주말 미식 뷔페

이제는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 
특히 생선회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위의 사진을 보면서 95%의 확신을 갖고 알아 맞출 수 있는지 확인들 해보시기 바래요.
역시 쉽지 않은가요? ^^;

1번 : 농어입니다. 갈색 계열의 혈합육과 양식어종 특유의 검은 실핏줄이 보이는 것이 농어 회의 특징. 이것은 그 중에서도 등살에 해당됩니다.
2번 : 황새치입니다. 메카도로라 불리는 뱃살의 맛이 일품인데 아쉽게도 그 부위는 아니였습니다.
3번 : 방어인데 등쪽에 해당되는 부위입니다.
4번 : 문어, 키조개 관자, 그리고 전복
5번 : 사진엔 없지만 참돔 숙회(마스까와)



1번 : 광어회
2번 : 눈다랑어 아카미(등살)
3번 : 개불, 해삼, 멍게, 그리고 사진엔 안보이지만 성게알까지

<사시미>
모든 일식집에서 기본 사시미는 '광어와 도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무게(Kg)에 따른 맛의 차이는 회맛을 아는 분들이라면 고개를 끄떡이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업소가 고마진에 연연하게 되면 그만큼 어린 고기를
쓰기 마련입니다. 동네 횟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광어는 1.2~1.5Kg. 이는 12개월이면 양식 출하가 가능한 사이즈로 유통량과 소비량에 있어서
단연 최고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평범한 맛을 가지기에 가장 감흥이 떨어지기도 해요.
일식당 만요에서는 2.5kg짜리 광어를 쓴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중간은 됩니다만 갠적으로 퀄리티 사시미를 지향한다면 적어도 3Kg이상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

또한 광어회를 특별히 얇게 썰어낸 이유에 대해선 우스쯔쿠리(칼을 뉘여서 얇게 썰어내는)로 썰어 좀 더 찰진 식감을 더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횟감의 숙성도는 종류별로 다르지만 광어는 최대 10시간 정도 숙성한다고 해요. 5~10시간은 갠적으로 좋아하는 숙성시간이기도 합니다.^^


샐러드와 야채 코너

구운 마늘과 게살 샐러드

대게와 튀김, 찜류, 그리고 장어구이

대게 뒷쪽으로 뜨거운 물을 붓는건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고 이때는 맛을 보지 못한 상태여서 디스플레이만 놓고 봤을 때 그 음식의 완성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각 코너마다 개성을 유지하면서 시각적으로 눈길을 끌 만한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보이는 면에도 심혈을
기울인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시미 코너 보다도 더욱 가장 인상 깊게 봤던 건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디저트 코너였어요.






디저트 코너,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일식당 만요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디저트가 시선을 사로 잡았고 그 옆으론 과일 코너가 일식 뷔페의 마무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과일코너, 주말에 즐기는 미식 뷔페

각종 과일과 수정과

이제부터 시식을 해보는데요, 저희 일행은 룸으로 예약했는데 룸 입구가 또 다른 일식집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룸 인테리어는 구석구석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는데 편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다다미 방 구조와 그 뒷쪽으론 각 룸으로 연결되는 듯한 
작은 정원이 딸려 있어 식사 공간에도 심혈을 기울인 듯한 느낌입니다.
우선 자리에 앉으니 식전으로 전복죽이 나와주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서빙되어지며 사시미 간장과 물수건도 함께 셋팅되어집니다.

음악은 일본 전통 악기로 연주된 듯한 음악이 아주 나지막한 볼륨으로 흘러나와 주면서 기모노를 입은 직원들이(아무래도 이곳은 얼굴보고 뽑는듯한)
사뿐사뿐 다니면서 서비스 해줍니다. 
음료는 콜라와 삿뽀로 생맥주, 그리고 사케가 무제한이고 와인은 3잔 까지 마실 수 있습니다.
맥주는 무제한이지만 이런 곳에서 맥주를 맘껏 마시고 갈 손님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



<젠사이>
젠사이는 일본 전통의 식전 음식으로 한 접시 안에 여러가지를 맛볼 수 있는 다채로움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처음 맛보는 음식들이지만 그리 자극적이거나 특유의 향신료가 들어가 있지 않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는데요.
이 중 가장 인상적인 음식은 모주꾸였습니다.

모주꾸는 해초에 마를 갈아 얹힌 식전 메뉴인데 빈속에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로 그만입니다.
지리멘자코는 잔멸치를 찌고 그 위에 무즙을 올린 메뉴로 일본에선 밥 위에 얹거나 도시락 반찬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게살신조는 게살 혹은 생선살을 다져서 푸딩처럼 만든 건데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그 위 짭쪼롬한 연어알은 포인트가 되면서 간을 맞추는 역할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낫또와 일본 단무지. 저는 청국장을 안좋아하는데 그것과 비슷하다는 낫또는 염려했던 향이 거의 없고 다소 심심하다시피 하여 오히려
제 입맛엔 잘 맞았습니다. 낫또가 이런 맛이라면 생각보다 부담이 없겠는데요. ^^


또 다른 식전 메뉴들

모듬 초회

전복, 새우, 해파리등으로 구성된 초회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은은한 산미가 입안을 정리하는데 좋은 역할을 합니다.



<니모노>
1번 옥돔 찜
2번 도미 찜
3번 붕장어 찜
4번 일본식 계란찜

니모노는 삶거나 조림음식을 말합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옥돔 찜.
갠적으로 옥돔에 대해 '제주도가 상품화를 시키면서 가격에 거품이 많은 생선' 정도로 여겼고 실제로 옥돔 구이의 맛은 제 값을 못하는 대표적인
식재료로 치부해 왔는데 이 날 맛본 찜 요리들은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은 편.
생선의 비린맛을 확실히 잡아 줌과 동시에 열에 의해 무너지는 밸런스 이탈을 정확한 시간으로 조리했기에 생선살이 씹히는 식감이 푸석하지도
물컹하지도 않는 가장 부드러운 적정선을 가지고 있는 수준 높은 찜 요리였습니다.



전복찜

이거 잘못하다간 식전 에피타이져와 찜 요리만으로 배 부를 지경.
촬영 때문에 종류별로 하나씩 다 먹어봐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면서도 행복한 순간입니다. ^^


부채새우와 대게 찜

많은 분들이 이것을 랍스터로 알고 있지만 랍스터는 아니고 부채새우의 일종입니다.
보시다시피 살이 꽉 차있구요.
돈 좀 들어가는 뷔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게 찜이지만 먹을때 마다 촉촉하지도 않은 게살을 쥐파먹듯 후벼파야 한다는 점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커팅이 되어 있어 손으로 살며시 잡아 당기기만 하면 저렇게 실한 게살을 쏙쏙 빼 먹을 수 있습니다. 
먹는 이에 대한 배려, 뷔페의 대게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구운 채소와 샐러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생각난 게 있다면 뒤에 보이는 구운 마늘.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양념을 쳐 절묘하게 간이 베여 있었는데 그 맛이 정말 각별하더군요. 구운 마늘 맛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초밥과 롤, 성게알

초밥을 아주 예쁘게 쥔 흔적을 볼 수 있는데 단지 눈에 보이는 예쁨이 아니라 입안에서 풀어질 때를 고려한 초밥 쥐기를 유난히 강조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는 아치형으로 밥을 완전하게 감싸 안는 형태로 마치 포켓 주머니안에 쏘옥 들어간 밥알의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초밥 종류 대부분이 학꽁치를 제외하고는 사시미 코너의 회와 겹치고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건 흠입니다.
여기서 생새우와 성게알 초밥, 그리고 조개류 정도는 더 추가 했음 좋겠습니다.


시소잎을 곁들인 모둠회

구성은 종류별로 모두 가져왔습니다.
저 깻잎처럼 생긴 잎은 시소잎이라고 하는데 한국에 깻잎이 있으면 일본에는 시소잎이 있지요.
일본인들 한국의 깻잎 맛에 어색해 하듯 우리도 시소잎의 향이 어색한데요. 이것이 회와 함께 싸 먹었을 땐 그 특유의 향이 회맛을 잘 받춰줘서
서로 잘 어울리게 됩니다. 하지만 입에 안맞으신 분들도 더러 계세요. 제 아내는 비누향이 난다며 이후론 입에 안댔는데 어떻게 보면 깻잎 + 고수향이
섞인 느낌 정도로 일축할 수 있지만 고수보단 거부감히 훨씬 적은 편입니다.


시소잎에 싸 먹는 방어, 그리고 무순을 곁들인 참치와 광어의 삼합까지 ^^
다양한 형태로 회를 맛봅니다만 여기서 다소 아쉬웠던 것은 방어회입니다.
이젠 끝물도 아닌 제철이 완전히 지나버린 방어회를 내 놨다는 점은 조속히 다른 계절 생선회로의 교체가 필요해 보이는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지금에 와서 지방이 오른 맛을 기대하기엔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났습니다.
광어는 개인적인 취향일진 몰라도 너무 얇게 썰어낸 것이 감흥을 죽입니다.
방어나 농어의 경우 회를 쳤을때 나오는 뱃살 부분이 있습니다. 등살과는 달리 지방의 고소함과 꼬득거리는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데
아무래도 다른 사시미 코스에 쓰이는 건지 이곳 뷔페에선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다소 흠으로 남습니다.

제철에 맞는 생선회를 추가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에서 앞으로 그럴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름에 방어는 빼고 부시리, 돌돔(줄돔),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능성어까지, 이 세가지 횟감 중에 한 두가지가 들어가면 좋을 것 같고, 가을에는 전어와 
활 고등어회가 섞인다면 더 만족스러운 사시미 코너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겨울엔 한시적이나마 혼마구로(참다랑어)중에 대뱃살까진 아니더라도 주도로 정도는 몇 점 정도 서비스 하면 어떨까 싶어요.
하지만 참다랑어는 워낙 단가가 비싸니 아무리 고급 뷔페라 할지라도 내놓기는 쉽지 않을꺼라고 봅니다.


로바다 야끼에서 가져온 모듬 바베큐

연어대가리 아주 큰걸 사용하더군요.
네명에서 먹기에도 매우 푸짐해 보여 자칫 잘못하면 바베큐로 배를 채울지도 몰라요 ^^;



추가로 주문해 본 전갱이(아지)구이와 꼬치

<로바다 야끼>

이것저것 고르기 귀찮을 때 모듬으로 주문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나오는데 약 30분 정도 소요되므로 미리 주문하는거 잊지마시구요.

실은 로바다 야끼 코너에서 긴따루라 써진 문구를 보고 주문하려고 했는데 없다고 해서 꿩대신 닭으로 전갱이를 주문하였습니다.
긴따루는 시장의 어물전에서 파는 '적어(빨간고기)'를 말합니다. 한마리당 만원에 육박하는 고급 어종이지요.
반면에 전갱이는 일본에선 국민생선이라 할 만큼 대단히 인기가 높은 어종이지만 한국에선 고등어의 인기에 밀려 푸대접 받고 있는 어종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아직까진 양식이 전무해요.(돈이 안되므로) 
하지만 우리나라 연근해에선 이 전갱이가 엄청나게 잡히는데 국내 수요가 없는 관계로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는 실정입니다.
요즘은 마트에 가면 저만한 전갱이 한마리가 7천원씩 팔리며 고급어종 행세를 하지만요. 그것도 극히 일부의 수요에 의해 간간히 팔리는 정도입니다.

꼬치와 바베큐에 뿌려진 소스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기껏 좋은 재료로 구워놓고 왜 케챱과 머스타트를 칠해놔서 값 비싼 호텔 음식을 길거리 음식화 시킨걸까?
소스가 재료와 어울리지 않고 따로 놉니다. 바베큐에 뿌려질 소스는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성게알을 다시 리필해서 먹어봅니다.
사실 우리들은 '성게알'이라 부르지만 엄연히 말하면 잘못되었죠.
저것은 알이 아니고 성게의 생식소인데 성게는 암, 수 구별되며 각각 난소와 정소를 가지는데 그 맛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편.
그런데 여기서 맛 본 성게알(여기선 편의상 성게알로 부르겠습니다.)은 다소 씁쓰름한 맛이 나서 물어봤는데 대부분 약품 처리한 공장 제품을
사용하다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 봅니다. 만약에 이런 성게알이 싫으시다면 동해안의 횟집에서 반쯤 잘려진 채 살아서 꿈틀거리는
성게를 맛봐야겠지만 그런 지리적인 잇점을 가진 곳이 아니면 대부분 가공된 성게알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사실. 알아두시구요.


유메스시 코너, 임페리얼 팰리스 일식당 만요

특이하게도 이곳은 기본적인 스시 말고도 '유메 스시' 코너를 별도 운영하는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살짝 불에 익힌 초밥을 말합니다.
토치같은 기구로 가열해 타다끼 형태로 접근한 초밥이며 그 위에 토핑이 올라가는데 그것이 간을 맞춰주기 때문에 별도로 간장에 찍어서 드실
필요는 없는 초밥.


곁들임으론 초생강과 오이가 있는데 특이한 건 저 소금에 찍어서 먹는 것입니다.
이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입가심 형태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소금에 찍어 먹는 오이맛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 유메스시

중간에 서빙되어져 온 떡인데 뜨거울 때 가져와서 쭉쭉 늘어납니다. 사진은 식었을때 억지로 들어 올렸어요. ^^;
맛은 고소한 인절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추가 사시미

이번엔 광어 지느러미(엔가와)가 있어서 덥썩 집어 왔습니다.
광어 지느러미살은 그 키로수와 관계없이 진한 지방의 맛을 내니 절로 술이 들어갑니다.(사케를 주문했는데 산뜻해요)


초고추장 가져오는 걸 깜빡 했는데요. 일전에 일본인 친구들과 횟집에서 한, 일 생선회 문화에 대해 얘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복이나 소라같이 초고추장과 어울리는 해산물조차도 일본에선 위의 사진과 같이 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고추장 문화가 없는 일본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요. 그래서 저도 한번 따라해봤는데 전복은 역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게 아직은 맛있군요. ^^;



식사는 메밀소바와 우동이 나왔습니다. 이건 가져오는게 아니고 주문하면 나옵니다.
그리고 디저트 코너를 마지막으로 식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의 일식당 만요

<총평>

소스의 아쉬움
개인적으로 바베큐에 사용되는 소스가 약간 아쉬웠는데 쇠고기나 새우같이 전혀 다른 성질의 식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케챱과 머스타드의 사용은
음식의 격을 낮출 뿐 아니라 식재료와의 궁합적인 면에서도 문제될 수 있기에 해산물과 육고기에 어울릴 법한 소스가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회가 커야 오래 씹고, 오래 씹어야 감칠맛 느껴
사시미 코너는 제가 일반 손님에 비해 좀 과도하리라 만치 엄중한 잣대를 들이밀자면..
횟감의 종류로 퀄리티를 높이는 건 뷔페의 특성상 어렵습니다. 아무리 고급 뷔페라 해도 참다랑어, 능성어와 같은 고급 횟감 사용은 쉽지 않겠죠.
그렇기에 일식의 기본이 되는 광어, 도미의 퀄리티 만큼은 좀 더 높일 여지가 있겠다란 생각을 해보는데요. 여기서의 퀄리티는 키로수인데 
크기가 클 수록 맛있다는 건 생선회의 상식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단가가 높아 업소의 부담도 가중되겠지요.
제가 늘 4키로 이상되는 광어만 먹어와서 이런 소릴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
4키로 넘는걸로 두툼하게 썰어 먹다가 2.5키로짜리를 얇게 뜬걸 먹어보니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선에서 놓고 봐야할 문제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측면은 이렇습니다.
큰 생선을 쓰면 썬 두께와 관계없이 회의 면적이 크게 나옵니다. 살점이 커야 오래 씹을 수 있고 오래 씹어야 그 속에서 감칠맛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생선 자체의 지방 함유량도 중요하기에 크기가 기본 이상이 되는 생선회를 사용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런 면에서 바라본다면 일식당 만요는 너무 적지도 너무 크지도 않는 적정선의 크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어와 참돔은 좀 더 큰 걸 사용하면 좋겠고 사시미와 스시의 종류도 좀 더 늘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초밥의 밥(샤리)의 공기 노출 문제
이것을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놓고 보기엔 샤리의 수분기가 살짝 딱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날아가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는 공기중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뷔페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초밥을 미리 쥐어놓지 말고 손님의 주문이 있는 즉시 쥐어야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화려한 디스플레이와 전통을 바탕으로 럭셔리 뷔페를 표방하고 나선 일식당 만요.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인테리어와 각 코너들의 동선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일반적인 뷔페와는 달리 완성되어진 일품 요리를 위주로 진열해 놨기 때문에 룸에서 모두 뛰쳐나와(?) 접시를 들고 다니는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격조있는 뷔페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다 해도 손 아랫분이 가져다 주면 되는 뷔페이고 언제든지 직원을 호출해서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상당히 환영받을 만합니다. 여기에 음식에 대한 치밀한 구성도 돋보였고 완성도 높은 맛이 격을 올리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1人 110,000원이라는 적잖은 금액이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크게 아쉬움이 없을 정도의 구성과 퀄리티를 보인다는 점에서 다른 고급 뷔페와의 차별화를
가지기엔 충분해 보입니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출신의 권오준 셰프가 지휘하는 만요
도쿄 스시쇼우 계열의 '스시사이토우'출신인 권오준 셰프.
얼마전에 제 블로그를 알고 방문하게 되었다는 셰프님과 생선회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저보다 잘 아시잖아요"라는 말 한마디에 순간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철저함을 보이는 그분에게서 또 한가지 배운 것은 세월의 노련함 만큼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입니다.
시식하는 동안 잠시나마 잃어버렸던 미각을 바짝 끌어올려 즐겁게 해준 만요와 권오준 셰프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시식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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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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