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비치호텔] 6성급 특급호텔 조식, 직접 먹어보니


    보통 호텔의 등급을 매길땐 5성급이 최고지만 6성급 혹은 7성급에 걸맞는 서비스를 하겠다며 특별함을 자처하는 호텔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워커힐과 함께 유일하게 무궁화 여섯개를 달고 있는 제주도 해비치 호텔. 저는 아내와 함께 제주도 낚시를 목적으로 방문하면서 이곳에서 이틀동안 묶게 됐는데요. 우열곡절 끝에(?) 호텔측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텔이라곤 3성급만 골라서 이용했던 우리부부가 살다보니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될 줄이야. ^^; 그렇게 특급호텔의 아침식사를 먹어보는데 눈앞에 독특한 걸 발견!



    해비치 호텔, 제주 표선

    저희부부는 바다낚시를 하러 곧 잘 제주도로 내려갑니다. 그럴때 마다 이용하는 숙박이라곤 민박집이 전부였지요. 그러다 이번에 큰 맘 먹고 특급호텔로 숙소를 잡았는데 문제는 호텔측에서 제공하겠다는 조식을 눈물을 머금고 뿌리쳐야 했던 것입니다. 이유는 낚시 때문이였죠.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까지 낚시배를 타러 항으로 달려야 했기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는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새벽에 편의점에 들러 우유와 삼각김밥으로 때워야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것도 낚시꾼의 비애라면 비애라고 해야 할까요? 덕분에 아내의 입이 아주 삐죽 나왔습니다. 혼자 즐기면 될 낚시를 뭐하러 아내까지 끌어들여 이 새벽부터 생고생을 시키는지 ^^;; 하여간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 다음날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호텔 조식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이 생기더군요. 와~근데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첫날은 새벽같이 나와서 부지런히 낚시했건만 바람과 파도에 넉다운.. 제대로 된 고기구경도 못해 보고 고생만 하다 왔는데 다음날 아침, 맘 잡고 호텔 뷔페를 먹으려는데 이 날은 또 날씨가 왜 이리 좋데요? 누구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ㅠㅠ 순간 갈등을 했다지요. 낚시를 포기할까, 호텔 조식을 포기할까?

    인생은 초이스의 연속이라지만 이런 초이스는 늘 괴롭습니다. ㅠㅠ 지금 낚시하러 가면 분명 고기가 나올텐데 그러기엔 아내에게 미안해지고, 그렇다고 서울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침식사 때문에 낚시를 포기하자니 그것도 아쉽고.. 결국 그 좋은 날씨와 낚시를 포기하면서 호텔 조식을 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날은 충분히 늦잠을 자고 난 후 조식 뷔페를 찾아갔어요. 아침 식사를 하려는 인파들로 붐빌 줄 알았는데 생각보단 한산하였습니다.
    하긴 6성급 호텔이 시장통처럼 붐빈다면 그것도 이미지에 안맞겠지요.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제주 해비치 호텔

    웨이트리스에게 안내받은 테이블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숱하게 호텔 조식을 이용했지만 대부분이 3성급이여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무궁화가 여섯개니 달라도 뭔가 다르겠지요. 일단 한눈에 봐도 깔끔하게 차려진 음식들이 즐비한데 그 종류가 조식 메뉴 치곤 꽤나 다양합니다. 저는 아침부터 대식가가 아니기에 일일이 먹어보진 못했지만 천천히 구경하면서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담았습니다. 보기만 해도 럭셔리 해보이는 6성급 특급호텔의 조식 뷔페, 그 분위기를 찬찬히 살펴볼께요.^^









    사진으로는 모두 담을 수 없었지만 아침에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매우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번잡한 걸 싫어해서 이런 여유있는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더군요. 전에는 낚시 여행할때 민박집을 이용하거나 기껏 해봐야 3성급 호텔인데 거기서 나오는 음식들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퀄리티 자체에서 부터 많은 차이가 났음을 실감하였습니다. 확실히 특급호텔은 특급호텔이더군요. ^^


    사실 저희부부가 낚시를 다니면서 먹었던 음식들은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것도 체력소모가 상당한 갯바위 낚시를 하면서 말입니다. 오히려 더 잘 먹어야 하는데도 낚시란게 여유있는 레포츠로 인식되어진 것관 달리 실제론 무지하게 바쁘기 때문에 잘 안챙겨 먹게 됩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저희 부부가 낚시하면서 먹었던 음식들은 대략 이러합니다.


    낚시꾼을 봉으로 아는지 항구에서 파는 갯바위 도시락은 정말 해도 너무할 정도로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김치와 단무지, 젓갈이 전부인 도시락을 먹고 어떻게 힘을 낼 수 있을까요. 차라리 그 돈이면 마트에서 김밥을 싸가는게 낫습니다. 심지어 전투식량이 생겨서 한번 시식해 본적도 있었고 그나마 괜찮은 식사라면 횟감을 좀 잡아서 도시락과 함께 즉석해서 떠 먹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임금님 밥상 못지 않게 훌륭한 편이지요. ^^;

    제 아내는 또 무슨 죄가 있어 저 따라 낚시한다고 고생을 하는지.. 아무리 낚시한다고 밥먹을 시간이 없다지만 아내만큼은 좀 챙겨주면 좋았을텐데 그런 점들이 계속해서 맘에 걸렸던 걸까요. 오늘 아침 낚시를 포기한건 참 잘한 일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가 담아온 한 접시

    덕분에 아내는 모처럼 여유있는 식사를 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너무 소꿉장난하듯 담아왔다. ^^;

    "사진 예쁘게 담으라고"

    여느때 같으면 대충 담아서 먹어도 될텐데 이 와중에도 제 블로그나 사진따위를 생각해 주는건지 저렇게 앙증맞게도 담아왔더군요. 하여간 블로거의 아내가 어디가겠습니까? ^^;


    내가 담아온 한접시

    뷔페에서 담아온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이 보인다고 하던데.. 어째 풀때기 하나도 안담아 오는지..밸런스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빵점입니다. ^^; 하지만 이따가 오후 낚시를 하러 나가야 해서 고단백으로 잘 먹어놔야 합니다. 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담아왔네요. ^^ 


    아내가 담아온 두번째 접시

    보는 순간 센스만점이라 생각했던 6성급 특급호텔의 식기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문득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뭔가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아이들용으로 만든거겠거니 싶었지만 어른들도 심심찮게 들고 다니더군요. 제가 촌놈이라서 그런걸까요? 호텔 뷔페에서 이런 식판도 사용한다는 걸 이날 처음 봤지 뭐예요. 컬러도 다양하더랍니다.



    한식 위주로 담아오니 이런 식판이 상당히 편리하더군요. 어때요. 식판을 둔건 꽤나 센스있죠? ^^

    올 한해 저희부부는 제주도와 친해지기 위해 자주 내려가는 편이예요. 이유는 남들처럼 여행이 아닌 낚시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낚시와 관련된 컨텐츠를 쓰다보니 서울서 여기까지 와도 남들 자는 시간에 잠 못자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낚시하러 가야 하지요. 괜한 아내까지 끌어들이면서 말입니다. ^^;


    아내는 맨날 나만 이용하냐며 나 없음 소는 누가 키워!! 하며 으름장을 놓지만 그렇다고 혼자가면 이런 호텔에서 묶을 일은 더더욱 없겠지요. 비록 낚시를 못해 촬영에 지장이 생겼지만 이렇게 여유롭고 멋스러운 식사에 아내가 기뻐할 줄 알았다면 진작에 왔을껄 하는 생각입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음식같지만 사람이 시간에 쫒기지 않고 먹고 싶은 음식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라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자리를 비운 아내. 고개를 틀어보니 저쪽 한켠에서 과일과 디저트를 담고 있더군요. 뭘 담을까 하며 행복한 고민에 빠진 모습들.
    이때 만큼은 뭐랄까요. 낚시꾼의 아내가 아닌, 맛난 음식앞에서 마냥 기분 좋은 여대생같아 보였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40분의 식사시간이 왜 이렇게 짧게만 느껴졌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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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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