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으면 영화속 배경이 되는 섭지코지


    김녕해수욕장으로 시작되어 성산일출봉을 거쳐 제주도 당일치기 마지막 코스로는 섭지코지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드라마와 영화속 배경지로 유명한 섭지코지는 이미 많은 명장면들을 남기고 있어 처음 찾았던 저도 그리 낮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영화속 배경으로 유명한 섭지코지를 가볍게 스켓치했어요. 함께 떠나보실까요 ^^

     



    찍으면 영화속 배경이 되는 섭지코지


    제주도 당일치기 여행 중 마지막 코스인 섭지코지입니다. 이날 주어진 시간은 반나절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 시간 동안 가장 효과적으로 둘러보면서 풍경 스켓치를 할 수 있는 동선을 그렸더니 답은 제주 공항에서 접근이 좋은 '용머리해안'부터 섭지코지에 이르는 동부해안을 따라 나오는 관광지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용머리해안은 시간이 부족해 가보지 못했구요. 또 낮보단 밤이 더 좋다 하여 포기하는데 크게 미련을 갖진 않았습니다. 대신 풍경사진을 찍어보겠다고 마음먹은 곳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색감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의 시간계산을 하기도 했는데요. 원래는 아침이나 저녁시간을 택해서 움직이는게 좋지만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나니 이미 오전 11시라 많이 늦어버렸습니다.


    결국은 한낮의 쨍쨍거리는 햇살 아래 밋밋한 풍경사진을 찍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최대한 역광을 피해서 찍다보니 대부분 한쪽 방향으로만 촬영을 하게 되었고 역광 사진들은 맘에 든게 별로 없어 포스팅에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찍고 싶었던 각도를 맘껏 촬영하지 못한 게 이래저래 아쉽습니다.

    그나마 마지막 코스인 섭지코지는 동쪽 해안가를 낀 풍경을 찍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늦춰서 도착하였답니다. 이유는 아무래도 좀 더 좋은 색감을 얻기 위해서인데,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저물 때 섭지코지가 보여주는 동쪽 해안가 풍경을 찍으면 햇빛의 방향과 반대여서 촬영하기에 괜찮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입니다.

    섭지코지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

    섭지코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있는 해안가로 신양해수욕장에서 2km에 걸쳐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있습니다. 섭지란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란 뜻이며 코지는 곶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라 하는데요. 지도에서 보면 길게 뻗어 나와 있는 곶부리(곶) 형태를 가지고 있는 해안가 입니다.


    섭지코지, 제주도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유명한 섭지코지와 예배당

    드라마 '올인'의 주인공이였던 송혜교가 기거했던 수녀원

    섭지코지는 이미 TV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많이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드라마로는 '여명의 눈동자', '올인'이 있고, 영화는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천일야화'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어릴때 부터 TV를 멀리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이 중에서 본게 하나도 없지만요. ^^; 막상와서 찍어보니 "이건 누가 찍어도 엽서가 되고, 영화속 배경지 처럼 되겠구나" 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해안가 풍경이 일품이였어요.


    이런 멋진 풍경을 정오시간때 와서 찍었더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최대한 시간을 늦춰서 오길 참 잘했구나! 싶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것도 잠시 촬영하던 저의 표정은 이내 굳어져버렸습니다. 카메라의 배터리가 한칸밖에 안남아 깜빡깜빡 거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미 배터리 하나를 다 소진하고 예비로 준비한 배터리마저 죽기 일보직전..

    실은 제주도로 여행오면서 이 일은 이미 삐걱거리기 시작했답니다. 분명 배터리 두개를 전부 풀 충전해놓고 하나는 바디에 넣어놨거든요. 근데 그게 밤새 방전이 되었는지 공항에서 카메라를 켜보니 이미 배터리가 두칸 밖에 안남아 있더라구요. 그것도 정품 배터리가요. 오늘 이걸로 항공기와 스튜어디스 촬영도 해야하고 제주도 맛집과 풍경사진을 촬영해야 하니 암담해집니다.

     

    그리고나서 공항에 도착한 후 이미 기내에서 많은 양의 사진을 찍은터라 정품 배터리는 거의 소진이 되어 비품 배터리를 갈아 끼워 놓고 지금까지 버티어 왔는데 이것마저 죽으려고 하니 앞으로의 촬영이 많이 남았는데 암담하더라구요.


    섭지코지의 환상적인 바닷물색

    평소같았으면 연사로도 찍고 구도도 재지 않고 막 찍고 다녔을텐데 배터리 한칸이 깜빡거리니 진짜 알짜만 찍어야 겠단 생각하에 ^^; 사진 한장 한장 찍는데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겠더라구요. 그러니 섭지코지에선 사진을 몇 장 못찍었답니다. 오늘 올려지는 사진들은 다른 때 처럼 많은 사진들 중에 고르고 고른 사진이 아니라 찍은거 대부분이 올려졌구요.


    그나저나 바닷물색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저게 워낙 맑고 투명하니 안깊어 보이겠지만 제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저곳 수심은 앞쪽으론 얕지만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은 3~4m는 족히 될꺼예요. 스노클링하기 좋은 물색입니다. 다만 바다낚시 포인트로 따지자면 물색도 그렇고 수심도 그렇고 별로 좋진 않겠구요. ^^;


    이때 시간은 오후 3시 정도였는데 역시 바다 반대편은 역광 촬영이라 그리 녹록치 않았구요. 걷는 분들은 모르실테지만 여기서 이렇게 바라보니 아찔한 절벽 위에 사뿐히 올려진 '길' 위를 걷는 모습이였어요. 그리곤 전망대 쪽으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멀리서도 언뜻 유채꽃들이 노랗게 수를 놓고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섭지코지의 유채꽃밭, 제주도


    이른 봄인데 역시 제주도구나 싶더라구요. 화사하게 피어오른 유채꽃에 사람들은 너도나도 들어가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언틋보니 유채꽃밭 안으로 들어가 사진촬영을 하려면 돈을 내야 하는거 같더라구요. 얼마 안하는 금액이지만 갈길이 바쁘다보니 꽃밭엔 들어가지 않고 그냥 밖에서 소심하게 몇 장이나마 독사진을 찍고 자리를 재촉해봅니다.


    섭지코지의 촛대바위 선돌

    다시 해안가로 눈을 돌려 섭지코지하면 떠오를 저 바위들을 찍어봅니다. 위로 솟구친 바위의 모양새가 꽤 독특한데요. 그 옆을 자세히 보시면 갯바위 낚시꾼이 보입니다. 맨 우측에도 한명 있구요. 저 분들은 모두 낚시배로 진입한걸로 보이는데 이곳도 위에서 내려다보니 수심은 그다지 깊어보이지 않지만 수중여(암초)들이 많이 산재해 있어 벵에돔 낚시터론 괜찮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근데 자꾸 말하다보니 낚시이야기를 하네요 ^^;


    하여간 바다와 갯바위를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자꾸 삼천포로 가려고 하니 원~~  그래도 저분들이 부러운걸요. 무엇보다 이렇게 멋진 풍경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거 자체가 참 여유스러워 보입니다. 물론 저 분들 옆에 붙어서 구경을 해보면 막상 그렇진 않을꺼에요. 여유는 무슨~!!  입질이 없어 심난해 죽겠구만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이 워낙 비수기다 보니 ㅎㅎ




    등대 가는길에서 좌측 건물은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으로 '글라스 하우스'라 불린다.

    제주도 명물, 올레꿀빵

    섭지코지를 한번 둘러보고 내려오니 말로만 듣던 올레꿀빵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사다 먹었는데 마침 출출해서 그런지 몰라도 맛있더라구요. 근데 견과류가 다닥다닥 붙은 곁 표면은 바삭한게 맛은 있지만 어디서 많이 먹어본 기분이였는데 생각해보니 깨강정 비스므리 하더라구요. ㅋㅋ 어쨌든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먹어보랴~ 싶어 10개 정도 사서 집으로 가져갔답니다.


    공항에서 섭지코지까지 제주도 동부 해안가를 쭉 따라 드라이브를 해본 결과 해안도로는 생각보다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기대에 미치진 못했답니다. 그래서 섭지코지에서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은 해안도로가 아닌 내륙(?)쪽으로 비탈진 국도를 타고 왔는데 저는 오히려 이쪽 도로의 풍경들이 더 좋더라구요. 왠지 영화속 배경에서 드라이브 하는 듯한 기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차를 멈추고 주변을 스켓치해봅니다. 그런데 제가 주변 풍경을 스켓치하는 동안 차안에선 와이프가 저를 스켓치 하더라구요 ^^;


    희미하게 한라산 자락의 실루엣이 보일랑 말랑하는 배경아래 갈대 숲이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정말 상쾌해"

    아무도 없는 도로변이지만 그 속에서 뭔가를 찾아내려고 하는 제 모습을 보니 마치 특종꺼리를 찾아 해매는 듯한 기자같아 보이기도 하고..ㅎㅎ 여기서 뭔가 나와줄것만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배터리는 여전히 깜빡거리는 가운데 정확히 무엇을 찍을지 고민도 못해보고 보이는 대로만 몇 장 찍어봅니다.




    섭지코지에서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서서

    아름다운 해안가 풍경도 좋았지만 이렇게 갈대 숲 사이로 돌고 있는 풍차도 인상적입니다. 미리 머릿속으로 정해놓고 온 길은 아니였는데 그냥 우연히 네비가 가르쳐준 길로 따라가다 보니 의외로 괜찮은 길이였더라구요.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왠지 영화속 배경지에서 드라이브 하는 기분이였습니다. 그리고 불어오는 봄 바람과 갈대가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크게 쉼호흡을 해봅니다. 

    "나 아직 살아있구나.."

    하늘가 대지가 맞닿아 있는 이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맘껏 호흡할 수 있으니 도심에선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3D 영화를 봐도 이러한 감동을 느낄 순 없으리라.. 섭지코지와 그곳에서 돌아오는 산비탈 도로는 내가 살아 숨쉬며 기뻐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고마운 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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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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