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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황새치 뱃살, 일명 '홍메까'를 아십니까?
참치집에 가면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황새치 뱃살(메카도로)과 달리 '붉은 황새치 뱃살'은 오렌지
빛깔을 띄며 그 존재감 부터가 남다른데요. 이를 찾는 미식가들은 많지만 언제나 수요에 비해 재고가
부족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부위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희귀한 부위가 대량으로 입고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일반 황새치 뱃살과 함께 구입, 비교 시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참치 해동법 |
먼저 구입한 참치 블록을 해동하도록 할께요. 해동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무난한 "식염수 해동법"으로 하겠습니다.
이 식염수 해동법을 어려워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잘만하면 극상의 맛을 낼 수 있지만, 잘못하면 망할 수 있기에 부담을 가지시나 봅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별거 없답니다. 참치 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간", 이것만 철저히 지켜주시면 누구나 손쉽게 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깡깡 얼은 참치 블록을 꺼냅니다.
왼쪽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황새치 뱃살(메카도로)이며, 오른쪽은 오늘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붉은 황새치 뱃살(홍메까도로)입니다.
같은 어종, 같은 부위임에도 불구하고 색상의 차이가 뚜렷하죠?
해동에 앞서 사진처럼 참치 블록이 자박하게 잠길 정도의 수돗물과 소금 한줌을 준비합니다.
1) 저 정도 물에다 소금을 한주먹가량 넣습니다. 소금 종류는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꽃소금(중간굵기)'이면 무난합니다.
2) 손으로 휘저어 소금이 물에 완전히 녹아 들게 해줍니다.
3) 다음으로는 참치 블록을 흐르는 물에 씻어 줍니다. 이는 재단을 하면서 묻게 된 불순물과 핏기를 제거하기 위함입니다.
4) 잘 용해된 소금물에 5~10분간 담가둡니다. (※ 정확히 할 필요는 없지만 시계를 보면서 10분 이상 넘어가지 않도록 해주세요)
5~10분이 지나면 참치 블록을 꺼내 물기를 제거해 줍니다.
집에 해동지가 있으면 그것으로 감싸시고, 없으면 키친타올을 이용해 주세요. 키친타올 이용시 손으로 너무 꽉꽉 누르면 안됩니다.
휴지만큼 달라붙진 않으나 키친타올도 참치 표면에 달라붙어 나중에 떼어내기 곤혹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물기를 제거 하신 후 썰어 드셔도 되지만..
김치 냉장고에 넣고 약 2시간 가량 숙성해서 드시면 더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참치 해동법입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죠? ^^
■ 일반 황새치 뱃살 VS 붉은 황새치 뱃살 |
일반 황새치 뱃살(메카도로)과 오렌지 색을 내는 붉은 황새치 뱃살(홍메까도로)
# 붉은 황새치는 왜 생겨날까?
일각에선 '돌연변이다'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런건 아니고 일반 황새치와 유전적으로 똑같은 종입니다.
보시다시피 살색을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황새치가 먹는 먹잇감에 있어요.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등 각 대양에서 잡히는 새치들은 개체수에 따라 저렇게 살 색깔이 다릅니다. 대표적인 어종은 청새치와 황새치, 돛새치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같은 종류라 하더라도 어획된 장소와 시기, 그리고 주로 먹는 먹잇감에 따라 유백색을 띄거나 오렌지 색을 띄거나, 혹은 그보다 더 진한 붉은색
을 띄기도 합니다. 인간도 자기가 사는 환경과 그곳에서 나오는 식재료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다르듯, 같은 황새치라 해도 자기가 사는 서식 환경에 따라 먹는
먹잇감이 다른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황새치는 먹이사슬에 의해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소형 어류를 먹습니다.
고등어, 정어리, 혹은 이들 어류와 크기가 비슷한 것들을 주된 먹잇감으로 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붉은 황새치의 주 먹잇감은 남극해에서 주로 서식하는
'크릴(Krill)'입니다. 크릴은 바다낚시에서 사용되는 미끼이기도 한데 남극해를 비롯 호주 근해에 대량으로 서식하며 일부는 황새치의 먹잇감이 되고 있습니다.
회유성이 넓은 일반 황새치와 달리 붉은 황새치는 특별히 이동하지 않아도 주변 해역에서 나는 풍부한 크릴이 있어 한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며 생활하는 것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붉은 황새치가 어획되는 해역도 호주 근해가 많다고 해요.
참고로 붉은 황새치는 전체 황새치 어획량의 6~7%에 불과하답니다. 이것을 잡아 절개를 하면 살 색이 오렌지 빛을 낸다고 하는데 다른 생선도 그렇지만
황새치도 뱃살이 맛있기로 유명하며 값도 다른 부위에 비해 더 쳐줍니다.
사실 황새치는 엄밀히 말해 참치가 아닙니다.
본디 참치란 '참다랑어'에 국한된 말입니다만 요새는 다랑어류, 새치류를 통틀어 '참치'라 표현하고 있지요.
어쨌든 그런 귀하신 부위를 직접 손에 넣었으니 일반 황새치 뱃살과 맛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해동된 뱃살 블럭을 써는데요. 우선 썰기전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줘야 합니다.
사진에서 제거한 부분은 질긴 힘줄을 포함한 부위로 이것을 제거해 줘야 씹을 때 입안에 남지 않고 깔끔하게 넘길 수 있게 됩니다.
붉은 황새치 뱃살(홍메까)도 아랫쪽 핏끼가 있는 부위를 제거해줍니다. 핏끼는 비린내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최대한 살의 로스가 생기지 않게끔 얇게 떠 주시고요.
손가락을 더듬으며 일정한 두께로 썰어냅니다.
황새치 뱃살(메카도로)회 한 접시 완성
오늘은 이야기의 중심이 데코가 아니여서 신경을 덜 썼답니다. 감안해서 봐주십시요. ^^;
왼쪽 유백색을 띈 것이 일반 황새치 뱃살이고, 오른쪽에 복숭아 빛이 나는 게 붉은 황새치 뱃살입니다.
이렇듯 같은 종, 같은 부위인데도 무엇을 먹었냐에 따라 살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참돔의 어체가 붉은 이유도 붉은 색소를 포함하고 있는 갑각류를 많이 먹어서라고 하는데, 이는 비단 생선에만 국한된 게 아닌거 같습니다.
참고로 은어는 수박향이 나기로 유명하지요. 복숭아 빛깔이 나는 붉은 황새치는 복숭아 향이...
나지는 않더군요. ^^;
일반 황새치 뱃살(메카도로)
전체 어획량의 6~7% 밖에 되지 않는다는 희소부위, 붉은 황새치 뱃살(홍메까도로)
황새치 뱃살을 사칭하는 유사 부위들이 많습니다. 청새치 뱃살, 돛새치 뱃살, 흑새치 뱃살등..
그러나 "메카도로"라 불리는 부위는 황새치 뱃살 뿐입니다. 가격도 맛의 퀄리티도 새치류 중에선 단연 으뜸이지요.
그 맛을 비교할 때 '참다랑어'에다 갖다 붙이면 제 아무리 황새치 뱃살이라 하더라도 꼬리를 내리게 되지만, 그 밑 서열인 눈다랑어나 황다랑어와의
비교에서는 전혀 꿀리지 않는 맛입니다. 사람들은 흰살 어육이라면서 "다랑어"가 아닌 저가 참치회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도 종류 나름,
부위 나름입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새치류는 매우 다양하고 그 속에서도 등급이 나눠지는데 일반인들은 사실 이것이 황새치인지 청새치인지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그냥 다 같은 흰살 어육, 혹은 살짝 붉은끼가 도는 어육색이 처음부터 붉은빛을 띄는 다랑어류와 구분되기에 '저가 참치다'라는 인식이 있지만
황새치 뱃살(메카도로)만큼은 저가 참치 대열에 낄 수 없는 나름 고급 부위라 할 수 있습니다.
같은 황새치 중에서도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있는데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저기 보이는 홍반이 밝은 선홍색을 띌수록 상급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황새치 뱃살과 붉은 황새치 뱃살을 비교해 보았다
겉으로는 빛깔에서 많은 차이가 나지만 맛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날까?
이 날 시식한 우리 가족들은 모두 "붉은 황새치 뱃살"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황새치 뱃살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면 붉은 황새치 뱃살은 거기에 플러스로 고소한 맛까지 감지된다는 점.
그런데요. 그 차이는 정말 미묘할 뿐, 특별히 이 둘을 한자리에 놓고 비교 시식을 하지 않는다면 알아 차릴 수 없을 정도니..
적어도 제 미각으로는 이 둘의 맛을 가늠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는 없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참치회의 묘미는 맛도 맛이지만 리필의 유무와 누구와 함께 먹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붉은 황새치 가격은 특별히 책정된 소비자가가 없지만 그 희소성으로 인해 일반 황새치보다는 높게 거래된다고 해요.
맛의 차이는 미미하지만 희소가치와 기분으로 맛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은 붉은 황새치.
세상에 나돌고 있는 무수한 식재료들. 그 중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육, 해, 공 그 중에서도 특히 수산물의 어떤 것들은 존재감이 미미하고 귀하다 보니 일반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미식가들은 그것을 먹어본 후 맛에 대해 극찬하기도 하고, 이 희귀한 재료를 겨우 구해 높은 가격에 먹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랑스러워 하지만, 알고보면
이것들이 "단지 흔하지 않을 뿐" 맛으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소위 '거품'도 있을 겁니다.
반면에 귀한 만큼 각별한 미각을 선사해주는 재료도 있겠지요.
이 날은 붉은 황새치가 주는 맛보다는 그저 귀한 부위를 가져다가 비교 시식할 수 있음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사실 참치라는 생명체, 하늘이 내려준 천상의 먹거리임엔 분명하지만 지금은 남획으로 인해 어획량도 거래되는 시세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어쩌면 저 또한 황새치 어획량의 6~7%밖에 안되는 귀한 부위를 먹었다며 시식기를 쓴 꼴이 되버렸지만 맛에 대한 결론은 일반 황새치와의 비교시식을 통해
"희귀함이란 어쩌면 환상과 기대감을 더한 맛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메세지를 이 장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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