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가을에 다녀온 추자도 낚시여행기 입니다.

    갯바위서 캐논 500D와 탐론 17-50렌즈 고장나다
    추자도 낚시여행 #2편


    










    낚시천국 추자도에서 웃지못할 에피소드

    지난시간  추자도 여행을 가다 - 아내와 함께한 추자도 낚시 여행 에 이어 오늘 둘째날입니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삽질(...)하는 아내 왜 일까요? ^^;
    고기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밑밥을 섞는 중이랍니다. 보통 한번 갯바위로 나가면 밑밥용 크릴새우 여섯 덩어리에
    집어제 2봉지 정도와 경우에 따라선 암맥(보리쌀)을 섞는데 거의 꾼들의 공식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날은 감성돔 처럼 바닥층을 유영하는 대상어가 아니라 참돔이나 볼락등 중층으로 뜨는 대상어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보통 가을철에는 비중이 무거운 암맥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추자 신양리항에서


    여명이 트기 시작할 무렵 갯바위로 출항을 앞두고 있습니다.
    말로만 듣던 명포인트 사자섬으로 갈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지 무척 기대가 되는 가운데









    낚시배는 레이다와 수중 음파 탐지기를 켜놓은 채 망망대해로 달리고 있습니다.






    추자도 명 포인트중 하나인 사자섬의 위용


    대략 10여분간 달려서 온 곳은 그 이름도 유명한 사자섬 포인트입니다. 두둥~ +_+
    사자섬 중에서도 어디에 내리느냐에 따라 대상어가 많이 바뀝니다.








    저희 부부는 선장님이 알아서 포인트를 집어 주시리라 믿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갯바위 풍경 보세요~ 여긴 수심도 상당하고 던지면 대물이 마구 물고 늘어질 것 같은 포스를 내뿜고 있습니다.
    동은 트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 가장 황금과도 같은 시간이기에 슬슬 마음이 조바심 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누굴 먼저 내려주나~~싶더니








    다른 일행분들을 먼저 내려 주십니다. 지형이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 잘도 내리십니다.
    하지만 고기 하나는 정말 잘 나올것만 같은 포스를 지닌 갯바위 였습니다.
    그래도 우린 부부라 저런 지형에 내리는건 아무래도 부담이니 잘 된 일입니다.









    배는 좀 더 섬 주위를 돌더니 마침내 사진에 표시된 곳에 내려줍니다.
    정확한 포인트 지명은 모르겠지만 사자 허리부분의 홈통입니다.










    추자도 사자섬에서 맞이하는 일출입니다 ^^*
    낚시 준비하다 말고 일출이 너무 예뻐서 잠시 촬영을 합니다.


     






    좀 더 밀어서 찍었더니 분위기가 또 다릅니다.
    이제 추자도에서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되는 겁니다.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이때가 가장 행복한거 같아요
    첫 캐스팅을 던질때 두근거리는 기분 낚시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
    첫 타자로 뭐가 올라올까? 하는 기대감이란..







    이른 아침 동이 트기 시작할때부터 오전 9시까지가 최고의 피크타임이다


    오늘 우리가 정한 대상어는 묻지마 대상어입니다. ^^;
    참돔도 좋고 돌돔도 좋고 부시리도 좋고 모든 어종을 다 염두해서 채비를 꾸려봤습니다.


     입질의 추억 : 1 - 530 낚시대 - 3호 원줄 - 제로찌 전유동 - 수중쿠션 - 직결 - 2호 목줄 4m - 감성돔 바늘 3호
     아내 : 1.75 - 530 낚시대 - 4호 원줄 - 0.5호 반유동 - 도래 - 3호 목줄 4m - 감성돔 바늘 3호








    지금 보시는 포인트가 발앞에서 10m~15m 정도 떨어진 거리인데.. 볼락이 엄청 피었습니다.
    던지자마자 물고 늘어지는 볼락들 씨알과 마릿수 모두 좋더라구요
    제가 혼자 채비를 꾸리는 동안 아내는 연신 볼락을 걷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하다간 100마리 채우는건 시간 문제인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볼락보단 다른 어종을 잡고 싶었는지
    볼락을 피해 수심을 이리저리 조절해 봤지만 상층에서도 볼락.. 바닥층에서도 볼락.. 멀리 던져도 볼락..
    여긴 온통 볼락 천지였답니다. 그렇게 짜릿한 손맛을 보면서 즐거워 하던 순간
    얘기치 못한 사고가 났습니다. --;;








    연신 올라오는 볼락의 손맛에 그만 정신이 팔려 너울 파도가 갯바위를 서너번 강타했습니다.
    우리는 신발이 젖는 정도에서 그쳤지만 옆을 보니 DSLR 카메라가 든 가방은 이미 바닷물에 흠뻑 젖어 있더군요 ㅠㅠ
    전 아무생각없이 카메라를 켰습니다. (제가 왜 그런 실수를 했나 몰라요 ㅠㅠ)
    순간 타는 냄새가 나면서 느낌이 심상치 않아 껐습니다.
    거금을 들여 구입한지 한달도 안됬는데 DSLR은 그렇게 갯바위에서 파도맞고 사망하였답니다..;;








    아내와 저는 순간 할말을 잃었고 하늘은 노랗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선 베터리와 메모리를 꺼내다가 햇볕에
    말렸습니다. 그리고는 놓았던 낚시대를 들고 낚시를 시작하지만 지금 낚시가 눈에 들어올리 없습니다 ㅠㅠ
    이 여행을 위해서 큰 맘먹고 준비한 DSLR인데.. 조금만 높은 곳에 두었더라도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그러는 와중에 왕볼락들은 줄줄이 물고 올라옵니다.
    아내와 저는 침묵속에서 그저 볼락만 잡아 올렸습니다. DSLR 사고만 아니였다면 정말 정말 재밌는 낚시가 됬을텐데..
    그래서 지금부턴 예비로 가져온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을 대체합니다.


    허탈한 맘으로 철수한 우린 곧바로 민박집에서 점심식사를 맞이하는데 어떤 분께서 산돼지를 잡으셨다고
    고깃덩어리를 가져 오시더랍니다. 민박집 사모님께서 우리 먹을 복 있다 하시네요
    철수한 몇몇 팀들과 같이 어울려서 산돼지를 구워먹는데..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고기중에 가장 맛있었다고나 할까요
    산돼지 구이에 잡아온 볼락 몇 마리를 횟감으로 내드리고, 다른 팀에선 돌돔 한마리를 내서 회 파티를 엽니다.








    실컷 먹고나서 한숨 자고 일어나 정신을 차려보니 또 다시 사망한 DSLR 카메라 생각에 우울함이 급습해 옵니다.
    그래서 일단은 잊어버리고 낚시나 즐기자는 생각에 인근에 있는 신양리 방파제로 나섰습니다. 
    일산에서 오신 부자지간을 만나 담소를 나누며 함께 방파제로 가서 낚시를 하다 왔습니다.








    약 두세시간 했는데 전갱이 씨알이 쓸만합니다. 이 녀석들 힘도 좋아서 나중엔 팔이 다 아프더라구요 ^^;
    아내도 낮에 볼락으로 잔손맛을 보다 힘쎈 전갱이들 손맛을 보니 더 짜릿했나 봅니다.









    다음날도 여지없이 갯바위를 찾아갔습니다.
    이곳 역시 추자도에선 매우 유명한 밖미역 포인트
    참돔과 대물 벵에돔 포인트인데 콸콸콸 흐르는 거센 조류에 적응을 못했는지 이날 오전은 쥐치 두어마리 말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






    아내가 입질을 받았는데 양손으로 힘겹게 대를 붙잡은채 일어나질 못하고 있더랍니다.
    "니 거기서 뭐하니? "
    "아 어떡해~ 이거 도와줘야 할꺼 같아~~;;"
    대가 휘어진걸 보니 여지껏 잡은 고기의 힘이 아니더라구요
    몸을 뒤로 젖히고 양손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이더군요
    "혼자 잡을 수 있겠어?"
    아내는 최대한 대를 세우고 릴링을 하는데 이 놈이 조금씩 조금씩 끌려오더니 수면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합니다.






    부시리(편방어)는 요렇게 생겼다


    언뜻 봐도 70cm는 되어 보이는 부시리더라구요.
    저는 뜰채를 대려고 하는데 이눔이 갑자기 뜰채를 보더니 겁을 먹었는지 순식간에 갯바위 가장자리를 타고 째버리는데 
    아내가 "이거 따라가 줘야해? 아님 못가게 막아야해?"하길래 얼떨결에 줄이 터질까봐 따라가라고 한게 화근
    아내가 서둘러 부시리가 짼 곳으로 같이 따라가주는데 갑자기 바늘이 벗겨지면서 결국 놓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따라가야할 상황이 아니라 머리를 다시 이쪽으로 돌리게끔  버텼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바늘을 보니 거의 일자로 펴졌더군요






    사자섬 남쪽에 있는 제주여 포인트!  제주도를 향해 있다고 해서 제주여라 불린다고 한다


    시간은 1시를 넘어 철수배가 옵니다. 원래는 철수하는게 맞는데 잡은게 없으니 너무 아쉬워서
    포인트를 옮겨 남은 오후시간도 낚시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거슨 아내의 제안이였슴.. )









    새로 옮긴 포인트는 건너편 사자섬을 바라보고 있는 제주여 포인트
    이곳은 돌돔과 참돔 그리고 긴꼬리 벵에돔으로 유명한 포인트입니다.









    발판이 비좁고 약간 험합니다. 짐 내려놓고 둘이 서 있으면 딱 맞는 그런 공간이며 이동할 곳은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대물을 위해서라면 이정도는 감수합니다. 
    좀 지나면 해가 지기 때문에 바로바로 낚시를 시작합니다. 오늘 추자도 마지막 날인데 제대로 불태워보자!!











    1.75호 낚시대를 쥐고 있는 와이프
    밑밥을 치자 40cm 가까운 긴꼬리 벵에돔들이 수면에 어슬렁 어슬렁 모이다가 이내 사라집니다.
    그러다가 받은 입질에 아내는 깜짝 놀랍니다. 찌보다 낚시대를 먼저 끌고 들어가는 긴꼬리 벵에돔의 시원한 입질에
    흠칫 놀라서 올려보면 빈바늘 (...)
    이런 상황이 두 세차례 반복이 되자 뭔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늘을 봤더니
    이미 반 정도는 펴져 있는게 아닙니까?
    바늘이 이렇게 약해서야 한낱 40cm짜리 생선이 물었다고 바늘이 펴지다니... 하는 순간 앗차하고 생각난 것은
    목포의 한 낚시방에서 4000원 짜리 일제 바늘을 살까 1000원 짜리 국산 바늘을 살까 고민하다
    바늘이 거기서 거기겠지 싶어서 샀던 1000원 짜리 바늘이 문제가 된건지..
    나중에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1000원 짜리 바늘은 여기선 못쓴다고!! ㅠㅠ









    꼴랑 3000원 아낄려다 긴꼬리 벵에돔을 4마리나 놓쳤습니다. ㅠㅠ
    그런 허탈감이 밀려오는 찰나~!
    아내가 입질을 받고 열심히 걷어 올리는군요. 그래 내가 못잡으면 너라도 잡아야지 ㅠㅠ
    근데 아내의 고개는 갸우뚱한 상태..
    "왜 그런데?"
    "걍 애매해서.."







    

    작은 사이즈의 아가야 돌돔.. 횟집에서 보던 줄돔이랑 다를 바 없었다

    그나마 애매한 크기의 돌돔 한마리 건졌습니다 ㅠㅠ
    추자도와서 처음으로 돔을 구경합니다. 이런..;








    그 뒤론 고기들이 썰물타고 전부 빠져 나갔는지 어땠는지 입질은 전무한 상태에서 해녀님 등장
    "할머니! 밑에 고기 좀 있어요?"
    "고개 절래절래..;;"
    아.. 우린 그동안 고기가 없는 바다에서 낚시를 하고 있단 말인가..ㅠㅠ
    오후 5시 철수배가 옵니다.
    새벽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꼬박 11시간을 낚시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끝마치고나서 아내가 하는 말







    오늘이 마지막인데 이제 우리가 낚시를 할 시간은 지금부터 약 3시간 밖에 없어 어떻게 할래?
    방파제 나가서 낚시할래~ 아님 그냥 쉬다가 낼 서울 올라갈래?
    아내의 말이 맞습니다. 지금 아니면 추자도에서 낚시할 시간은 없습니다.
    내일 아침이 오면 우린 서둘러 배를 타고 다시 목포로 가야 하기 때문에..
    "너 생각은 어때? "
    "서울에서 여기까지 어렵사리 왔는데 우리가 지금 낚시 안하면 언제 여기와서 또 낚시할까?"






    추자도의 마지막 날은 무려 14시간 동안 낚시를 했었다.


    결국 이날 저녁까지 모조리 낚시하고 말았습니다.
    방파제서 추자의 마지막 밤을 불태우며 잡은 전갱이들을 보며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로를 받습니다.
    담날 아침 민박집 대형 냉동고에선 우리부부가 3일간 잡았다 넣어둔 고기들을 모두 꺼냈습니다.








    언제 다시 추자도를 찾아 올진 모르지만 가져온 아이스박스 하나 가득 채우고
    고장난 DSLR 카메라와 함께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추자도 사자섬 포인트에서 볼락조황 포스팅이 탄생하였답니다. ^^;
    그리고 추자도 여행에 맞춰 160만원을 들여 구입했던 캐논 500D와 탐론 17-50 렌즈는 갯바위에서 너울파도를 맞고 장렬히 고장 ㅠㅠ
    후일 6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카메라 본체와 렌즈를 수리 하였고 지금은 잘 사용 중이랍니다.
    작년 가을 처음 찾았던 추자도 낚시 여행은 파란만장하게 끝을 맺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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