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 먹고 사망 사고" 모르고 먹으면 맹독이 되는 골뱅이, 소라의 독 종류별로 정리합니다.

"골뱅이 소라 좋아하시나요?" 

을지로 골뱅이, 유동골뱅이(통조림) 등등 술안주로 드셔 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식당에서 내어오는 골뱅이 무침과 통조림은 이미 독을 제거했거나 애초에 독이 없는 골뱅이를 사용하기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지로 여행가서 골뱅이를 구매, 무심코 사다 삶아 먹다가 독성에 중독된 사고가 매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골뱅이, 소라를 판매하는 상인들도 특별히 '독이 있으니 제거하고 먹으라'는 말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올해(2021) 1월에는 골뱅이를 먹다가 사망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포항에 한 모자지간이 고둥류로 식사를 하다가 80대 어머니는 숨지고, 50대 아들은 중태에 빠졌다가 다행히 회복되었습니다. 문제가 된 고둥의 자세한 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해안 일대에 서식하는 육식성 고둥류로 추정되며, 아래 본문에서 소개되었으니 참고 바랍니다. 

가운데 하얀 알갱이가 테트라민 독이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골뱅이, 소라라 부른 것은 엄밀히 말해 '고둥류'입니다. 남해와 제주도에 서식하는 '뿔소라(꾸죽)'만이 표준명 소라이고, 그 외에는 무슨 고둥, 무슨 소라라고 불리는 셈입니다. 

그랬을 때 어떤 종은 테트라민 독성이 있고, 또 어떤 종은 테트라민 독성이 없습니다. 테트라민은 위 사진과 같이 살을 반으로 갈랐을 때 주로 하얀 알갱이(종에 따라 노란 알갱이, 검은 알갱이)에 있으며, 이를 제거하고 먹으면 안전합니다. 

또한, 하얀 알갱이까지 먹는다 하더라도 소량 섭취는 체질에 따라 무증상으로 넘기기도 합니다. 앞서 일어난 사망 사고는 다량 섭취에 의한 중독 증세와 80살 노인이라는 특수성이 더해진 결과이며, 보통은 식중독 증세를 앓다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는 무독성과 유독성 고둥을 정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무독성과 유독성 고둥의 구분 
지금부터 소개하는 골뱅이는 내장째 통째로 먹어도 되는 무독성 골뱅이 및 소라입니다. 이러한 소라, 골뱅이를 먹을 때는 독 걱정을 안 해도 됩니다.

※ 학술적인 명칭과 독성 분포 여부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료, <일본의 패류 도감> 및 관련 학술지를 참고했습니다.

백골뱅이

1) 무독성 고둥류
표준명 : 물레고둥(학명 : Buccinum striatissimum)
방언 : 백골뱅이, 백고둥, 참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 : 없음

황골뱅이

표준명 : 고운띠물레고둥(학명 : Buccinum bayani)
방언 : 황골뱅이, 황고둥
산지 : 동해
독성 : 없음
 

논골뱅이

표준명 : 깊은골물레고둥(Buccinum tsubai)
방언 : 흑골뱅이, 논골뱅이, 똥골뱅이, 통조림 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 : 매우 작은 타액선이 있으나 테트라민 성분 불검출, 따라서 독성 없음

※ 이러한 사실로 100% 단언할 순 없으나, '물레고둥과'에 속한 권패류는 대체로 독이 없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산지에서는 물레고둥을 주로 백골뱅이로 부르면서, 골뱅이 중에서도 가장 맛이 좋고 값이 비싼 것으로 인식합니다.

뿔소라

표준명 : 소라(학명 : Batillus cornutus)
방언 : 뿔소라, 참소라
산지 : 제주도 및 남해안 일대
독성 : 타액선 자체가 없음. 단, 내장은 날 것으로 식용을 자제할 것

※ 우리는 다양한 고둥을 일컬어 무슨 소라, 무슨 골뱅이라 부르지만, 실제 학술적인 용어로서의 소라는 이 한 종뿐입니다. 제주도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는 대게 이 종을 말합니다. (서로 자기 지역에서 많이 나는 소라나 고둥류를 참소라로 부르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큰구슬우렁

표준명 : 큰구슬우렁(학명 : Glossaulax didyma)
방언 : 골뱅이(서해), 우렁이
산지 : 서해
독성 : 없음

삿갓조개

표준명 : 흑색배말(Cellana nigrolineata)
방언 : 배말, 삿갓조개
산지 : 제주도 및 남해안 일대
독성 : 없음

보말

표준명 : 방석고둥(학명 : Tristichotrochus koma)
방언 : 보말
산지 : 우리나라 전 해안
독성 : 없음

표준명 : 대수리(학명 : Thais (Reishia) clavigera)
방언 : 맵다리, 맵사리, 박고동, 배아픈고동
산지 : 우리나라 전 해안
독성 : 없으나 내장을 많이 먹으면 복통 및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음

맵사리

표준명 : 맵사리(학명 : Ceratostoma rorifluum)
방언 : 담배고둥, 맵고둥, 매운고둥
산지 : 우리나라 전 해안
독성 : 없음

표준명 : 두드럭고둥(학명 : Reishia bronni)
방언 : 매운고둥, 맵사리고둥
산지 : 우리나라 전 연안
독성 : 없음

납작소라

표준명 : 납작소라(Pomaulax japonicus)
방언 : 미상
산지 : 동해
독성 : 없음

※ 이 밖에 통조림 골뱅이도 독성이 없습니다.


#. 유독성 골뱅이, 소라
지금부터 소개하는 골뱅이는 독(테트라민)이 있는 골뱅이입니다. 이러한 소라, 골뱅이를 조리시 반드시 타액선을 제거해야 합니다.

표준명 : 피뿔고둥(학명 : Rapana venosa)
방언 : 참소라(서해)
산지 : 서해 및 서남해
독성의 강도 : 약(매우 작은 타액선이 나오며, 시기에 따라 약한 테트라민 성분이 검출. 그 양이 미약해 대량 섭취가 아니라면 먹어도 무관)

※ 서해 및 서남해 상인들이 말하는 소라 및 참소라는 대게 이 종류를 의미합니다.

삐뚤이소라

표준명 : 갈색띠매물고둥(학명 : Neptunea (Barbitonia) cumingii)
방언 : 삐뚤이소라, 피투리, 참소라(동해)
산지 : 우리나라 전 연안
독성의 강도 : 중간(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 동해 상인이 말하는 소라 및 참소라는 대게 이 종류일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동해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와 서해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 제주도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가 이렇게 다르니 이점 각별히 유의합니다.

나팔소라

표준명 : 조각매물고둥(학명 : Neptunea intersculpta)
방언 : 나팔골뱅이, 나팔소라
산지 : 동해
독성의 강도 : 강(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 나팔골뱅이와 털골뱅이 모두 유독성으로 타액선을 제거하면 식용 가능합니다.

털고둥

표준명 : 콩깍지고둥(학명 : Fusitriton oregonensis)
방언 : 털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의 강도 : 강(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왼쪽 꽁깍지고둥 오른쪽 호리호리털고둥

※ 비슷하게 생긴 호리호리털고둥과 털탑고둥 모두 타액선에 테트라민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털탑고둥의 경우 복어 독인 '테트로도톡신'도 들어 있으므로 반드시 타액선을 제거하고 손질해야 합니다.

전복소라

표준명 : 관절매물고둥(학명 : Neptunea arthritica)
방언 : 전복골뱅이, 전복소라, 보라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의 강도 : 강(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촛대고둥

표준명 : 큰긴뿔고둥(학명 : Fusinus forceps)
방언 : 촛대고둥, 비녀고둥, 빨간고둥
산지 : 남해안 일대
독성의 강도 : 강(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 큰긴뿔고둥과 비슷하게 생긴 꼬리긴뿔고둥과 긴고둥도 남해안 일대에서는 촛대고둥으로 통하며 모두 타액선에 테트라민이라는 독이 들어 있다.

표준명 : 털탑고둥(학명 : Hemifusus ternatanus)
방언 : 털고둥
산지 : 동해, 남해안 일대, 제주도
독성의 강도 : 매우 강(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그 외 명주매물고둥 등 어린아이 주먹과 같거나 크면서 나선형으로 말린 육식성 권패류는 대부분 테트라민이 들어 있으므로 반드시 타액선(귀청)을 제거하고 식용해야 합니다.

※ 글, 사진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tvN <난리났네 난리났어>,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2018년에는 한국 민속박물관이 주관한 한국의식주 생활사전을 집필했고 그의 단독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꾼의 황금 레시피>가 있다.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