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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저는 이곳 사람들과 아주 짧게나마 소통을 하고 돌아왔다는데에 작은 만족감과 자신감을 얻어왔습니다. 입질의 추억이 세부에서 겪은 이야기, 오늘 첫 스타트를 끊어보겠습니다. ^^
안녕! 세부와 함께한 짜릿한 만남(prologue)
3박 5일간의 짧은 여정속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그것에 대해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가 바로 '사진'인거 같습니다. 비록 전문적인 사진사가 아닌 단지 취미로 찍고 다니는 수준이며 앞으로도 배워나가야 할 길이 많지만 여행을 통해 한 개인이 바라보는 시선을 이렇게 보여줄 수 있다는건 정말 매력적인거 같습니다. 사실 몇 일 전까지만 해도 '세부'가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심지어 세부가 어디에 붙어 있는 곳인지두요.
BE 리조트, 필리핀 세부 막탄
스노클링을 준비중인 방카
여행길을 준비하면서 알게되었는데 세부는 동남아 최대 휴양지 중 한곳으로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였습니다. 늘 청명한 하늘과 멋진 구름이 있는 곳 세부..비록 5월인 지금은 비가 잘 오지 않은 건기에 해당하며 27~34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성 기후를 가지고 있지만 페러글라이딩, 스킨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 바나나보트, 페러세일링, 제트보트등 해양 레포츠를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가진 이곳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이색적인 바다낚시 체험을 원했었지만 세부에서 할 수 있는 낚시체험은 저렇게 방카 위에서 작은 열대어를 잡을 수 있는 소위 '줄낚시'가 전부였습니다. 필리핀의 해안선은 주변 수심이 매우 얕아 갯바위 낚시가 불가하며, 만약 전문적인 낚시를 하기 위해선 배를 타고 나가 대형어종을 잡는 트롤링 낚시가 있지만 이곳 휴양지인 세부에선 그러한 프로그램이 전무한거 같았습니다. 아쉽게도 이곳에서의 낚시는 그저 열대어를 낚는 줄낚시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도 잠시였습니다. 세부에서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를 알아차리기 전까지 말입니다. 한국인이 너무나 많은 이곳 '세부'에서 어떻게 하면 남들과는 다른 개성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 해답은 바로
"자유롭게 다니는 여행" 이였습니다.
결국 저는 세부로 떠나기 이틀전 쉽지않은 결단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이미 예약해놨던 호텔+투어 프로그램은 그저 가이드만 졸졸 따라다니면서 언어문제도 해결이 되고 하루 3끼도 전부 해결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하고 저렴한 패키지였습니다.
하지만 바다와 낚시, 그리고 사진을 취미로 하는 저에겐 이 패키지에 포함된 프로그램들은 너무나 맞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프로그램 내용이 형편없다가 결코 아닙니다. "나와는 맞지 않다"라는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스쿠버 다이빙 체험을 위해 숙련된 강사와 함께 입수를 하는데 장소는 '실내 수영장'입니다. 맛배기만 보여주고 난 후 진짜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싶다면 돈을 더 지불하고 바다로 나가서 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같은데 저는 "OH~NO!" 였습니다.
지프니체험과 싸봉관람은 어느 패키지에서나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인데요. 문제는 이 '지프니' 체험이 대단한게 아닌 세부시티에선 주민들의 교통수단으로 길거리에서 늘상 볼 수 있는 차량들이예요. 그리고 싸봉관람은 민속공연과 비슷한건데 일전에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보고 나니 이 어두운 곳에서 카메라 플레쉬를 터트려가며 촬영할게 아닌 이상 저에겐 그닥 매리트가 없더라구요.
관람하러 오신 분들의 연령대도 높구요. 또한 마지막 날 거의 반 의무적으로 쇼핑관람을 해야하는 시간은 특히나 저에겐 아까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쇼핑이 목적이 아니기에..쇼핑으로 시간을 죽이기엔 뷰 파인더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주변에 천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가이드만 따라다니면 모든게 쉽게 해결되는 저렴한 패키지를 내던지고 '자유'로운 일정을 짰습니다. 그만큼 준비는 더 해야겠지만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사진에 남는게 없다면 이 또한 안타까운 일이기에..
저는 '워킹'을 통해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과 시장으로 과감하게 들이대봅니다. 그렇게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된 워킹투어는 필리핀 세부여행에서 그 어떤 패키지에도 포함되지 않은 나만의 특화된 코스였어요. ^^ 덕분에 이곳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현지인들과의 만남으로 소심했던 저는 작은 변화를 겪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누가 뭐랄것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과 마주치면 먼저 인사를 건넬 수 있었고, 낮선 이에게 잘 웃지도 않던 제가 먼저 웃으며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이번 세부여행을 통해 배워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외국에서의 바다낚시 체험도 중요하지만, 현지인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뷰 파인터에 담아보는 것.
물론 스튜어디스와의 교감도 여행길에서 빠지면 서운하겠지만요. ^^;
이상하게도 현지에 그 많은 한국인들과는 눈인사도 잘 못하는 제가 이곳 사람들만 만나면 표정이 바뀌고 다물었던 입이 열리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곤 합니다. 그만큼 다들 제 갈길 바쁜 한국인들 보단 이들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현지인들을 대하는게 더 편했던 것일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낮선 이방인이 자신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을 때 그 난감함은 세계 어느나라 사람이든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막상 이것을 해보니 이것만큼 쉬운게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봐요. 처음 입을 열기가 어려운것 처럼 사람을 향해 셧터를 날리는 손가락이 떨리기도 했지만 한번 두번 찍고 또 찍다보니 요령이라는게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그 요령중 최고의 무기는 바로
"미소"로 화답하는 것이였습니다. 먼저 인사하고, 먼저 웃어주며 먼저 손 흔들어주는 이것이 수반된다면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아무리 이방인이 낮설어도 금새 웃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 ^^
세부 막탄의 작은 마을에서
물론 늘 웃음으로 사진을 담는다는건 쉽지 않습니다. 때론 "위협을 무릎쓰고(?)" 사진을 찍어야 할 상황도 생길테니깐요 ^^; 동네 마을의 작은 펍, 그 곳엔 온몸에 문신을 한 건장한 사내들이 여럿이 있었습니다. 이들과 눈이라도 한번 마주쳤음 좋으련만 찍는 내내 얼굴 한번 안돌리더라구요.
제 맘속엔 두가지가 공존하고 있었으니 차라리 돌리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와 그래 한번 나랑 인사 좀 하자! 였습니다. 찍는 순간 제 마음은 어느쪽으로 기울었을까요? 네..바로 전자쪽으로 기우더랍니다. 핀이 흔들렸던 사진만큼 셧터를 날린 제 심리가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
공연을 준비중인 필리핀 남학생들
공연을 준비중인 필리핀 여학생들
이곳에서의 짜릿했던 만남..
"바로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이였습니다."
그리고..
어시장인 막탄 슈라임
아주 인상적이였던 립 바베큐 요리
세부와 막탄은 휴양지 개념이 매우 강해 각종 호텔과 리조트 시설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있지만 이곳을 벗어나면 곧바로 세부 현지인들과 접견할 수 있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리조트 밖으로는 나가려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콜택시를 불러 정해진 포인트만 다니기에 현지인들과 교감할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개성을 살린 여행길을 원한다면 과감하게 리조트를 벗어나 조금은 자유롭게 걸어다녀 보신다면 의외로 세부의 또 다른 이면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화려해 보이는 휴양지 뒤에서 살아가고 있는 세부 현지인들이야말로 세부의 "진짜 모습" 이란걸 알게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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