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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를 다녀오신다면 한번쯤 해보게 되는게 열대어 바다낚시입니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를 가장 원시적인 도구를 이용해 잡는건데 낚시를 한번도 해보지 못한 분들도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따라만 하신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바다속 산호 주변엔 많은 열대어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부여행의 꽃인 "호핑투어", 그 중에서도 열대어 바다낚시의 생생 체험기를 전해드릴께요. ^^*
필리핀 세부에서 열대어 바다낚시
필리핀 세부로의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아마 거의 대부분은 호핑투어를 하게 되실 겁니다. 나중에 세부 호핑투어에 대해 심층있는 내용으로 올려드릴것을 약속하며, 오늘은 세부에서 열대어 바다낚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보구요. 그보다 더 중요한건 사진을 보면서 현장 분위기를 즐겨주시면 될거 같습니다. ^^
바다낚시 체험을 위해 지프니에 탑승중, 필리핀 세부
사실 세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막연하게 멋드러진 낚시투어를 상상하였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열대지방 나라인데 대형 참치나 자이언트 트레발리와 같은 빅피쉬를 잡는 트롤링 낚시가 세부에도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날라온 답변은 아쉽게도 '없다'였습니다.
다소 의아했는데 세부는 휴양지 개념이 커서 전문성보단 누구나 부담없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들이 주류를 이룬거 같더라구요. 물론 여타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선 보다 전문적인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와 대형 어종을 낚을 수 있는 트롤링 낚시투어가 있을진 몰라도 적어도 세부에선 그런 낚시가 행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갠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낚시투어였는데 결국 시작도 못해보고 허무하게 날라갔지만, 대신 열대어를 낚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바다낚시라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방카라고 하는 필리핀 전통 어선을 타고나가 섬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다에서 즐기는 낚시인데요. 평소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저에겐 배 위에서 손가락만한 열대어를 잡아야 하는게 그닥 내키지 않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본다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전문적인 트롤링 낚시보단 많은 관광객들이 즐기고 있는 호핑투어 바다낚시를 소개해 드리는게 차라리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어찌보면 전화위복인 셈이지요. ^^ 이제부턴 그림같은 풍경을 배경삼아 낚시하러 떠나봅니다!
세부 막탄에서 바다낚시 준비중
육지를 떠나며 호핑투어를 위해 인근 섬으로 출발합니다. 배로 이동하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로 짧은 시간이기에 멀미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다만 날씨가 좋지 않아 파도가 출렁거린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이 날은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
저도 배멀미를 하기에 평소 선상낚시와 같이 정지된 상태에서 출렁거림을 1~2시간 이상 받게된다면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여기선 섬으로 이동하는데 까진 30분, 그리고 날씨가 대체적으로 평온하다면 파도없는 장판이기에 배가 출렁거림이 없어 배를 타고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멀미 걱정에선 해방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행여나 멀미가 있으신 분들, 바닷물이 너무 맑다고 들여다 보면 그 자리서 물고기 밥을 주는 수가 있으니ㅋㅋ 기본은 먼곳, 먼산을 바라보는게 좋습니다. ㅎㅎ 자~! 이제 포인트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이미 다른데서 온 비슷한 배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낚시준비를 시작해봅니다.
세부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불가사리들
우선 방카를 타고 온 일행들과 전담 가이드이외에도 현지 사람들이 서너분 정도 붙게 됩니다. 그것은 오늘의 낚시투어를 도와줄 분들인데요. 채비를 만들고 미끼를 끼워 주는 역활을 하게 되며 중간중간 관광객들이 고기를 잡으면 바늘에서 고기를 빼주고 다시 미끼를 끼워넣어 주는 서비스를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낚시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고기를 맨손으로 잡는게 어색하거나 특히 갯지렁이를 만지는건 첨부터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결국 관광객은 손하나 끄덕하지 않다도 고기 잡으면 옆에서 빼줘~ 미끼 끼워줘~ 아주 편하게 낚시만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미끼는 갯지렁이~ 낚시하시는 분들이야 워낙 친근한 존재지만 이걸 처음 본 분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악! 입니다. ㅋㅋ 근데 필리핀의 갯지렁이들도 열대야에 시달렸는지 왜이렇게 가늘면서 작고 귀여운지.... 한국의 갯지렁이가 특히나 징그럽다는걸 세삼 알았다고나 할까요 ^^;
그리고 낚시투어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게끔 맡아줄 도우미 중 한분(?) 입니다. "릭키" 이제 낚시가 시작되는데요. 채비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2011년 최첨단 낚시대(?)인? 두루마기.. 그니깐 자세와 비슷한 줄낚시인데요. 단지 줄에다가 무게중심이 될 만한 '추' 혹은 '못'을 달았고 그 아래 바늘이 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우리는 그저 줄을 풀어서 미끼가 바닥에 닿아 더 이상 내려가지 않으면 거기서 부터 30~40cm 정도 감은 상태에서 '고패질' 있죠? 그니깐 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서 물속에선 지렁이가 위 아래로 움직이는 모션을 줌으로 해서 물고기들에게 "나 잡아먹어봐라" 하며 현혹시키는 그런 모션만 취하면 그만입니다. 그럼 고기들이 알아서 입질을 해댑니다.
바닥에 미끼가 닿았을 때 30~40cm를 감는 이유는 바닥은 산호더미로 되어 있고 거기서부터 위로 30~40cm 사이에 고기들이 가장 많이 있기 때문이구요. 물고기가 입질을 하면 '토도독~!'하는 잔손맛이 낚시줄을 타고 손으로 전달됩니다. 그것을 느낌과 동시에 손가락으로 줄을 땡기게 되면 '챔질'이 되면서 바늘이 입에 걸리게 되구요. 별로 어렵진 않은 기술입니다.
다만 이곳 열대어들은 입들이 작아 바늘을 삼킨다거나 하지 않고 미끼를 톡톡 건드리듯 갉아 먹기 땜에 이러한 '챔질' 타이밍이 늦으면 잘 걸려들지 않습니다. 토도독~ 하는 순간 바로바로 손가락으로 땡겨서 챔질해줘야 걸릴 확률이 높아지구요.
여기저기서 하나 둘씩 걸려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올라오는 녀석들은 그리 크지 않은 사이즈의 열대어예요. 이 녀석은 낚시꾼인 제가 봐도 딱 "놀래기과"로 보입니다. 한국엔 용치놀래기(어랭이류)란 녀석이 낚시를 하다보면 굉장히 자주 잡히는데 무늬만 다를 뿐 꼭 닮았네요. ^^
요건 뭔지 저도 모릅니다. ㅋㅋ 저도 이런 열대어를 보면 백과사전 뒤져봐야만 알거 같아요. 암튼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이곳에서 올라오는 열대어들의
모습들이 다채롭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잡으면 사진찍는 가이드가 옆에서 기념촬영을 해주는데 나중에 현상해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도 사지 않더라구요. ㅋㅋ 그보단 그냥 즐거운 한때를 만끽하는 정도입니다. 꼭 요렇게 포즈를 취해주시더라구요. 저도 낚시는 뒷전이고(사실 이런 낚시엔 관심이 그닥 ㅠㅠ) 사진을 몇 장 찍어봤습니다. ㅎㅎ
저는 낚시를 하지 않았지만 함께 동행한 우리 아내.... "잡았다"를 외칩니다. 그리고 올라온 녀석은 다른데선 보지못한 아주 아름다운 열대어가 올라옵니다. 이 녀석이 제 아내를 알아본걸까요? ㅎㅎ
어때요? 정말 아름답죠? 하지만 제 손바닥위에 있는 저 고기는 심히 뜨거울 것입니다. 인간의 체온은 물고기들에겐 화상을 입을 정도로 더울테니깐요. 그 자리에서 바늘을 살며시 빼주고 바로 고향으로 돌려보내줍니다.
아쉽지만 이 고기가 울 아내가 잡은 첫 고기자 마지막 이였어요. 왜냐면 옆에서 릭키가 자기가 낚시를 도와주겠다면서 아내의 낚시줄을 자꾸 뺏들어서 낚시를 하는데 계속 못잡는겁니다. 아내는 "내가 직접 할 수 있다"라고 말했는데 말이 안통하니깐~ 릭키는 "내가 물고기 잡아줄께 ^^" 요러고 있는 상태였어요.
결국 아내는 "내가 직접 할께"라며 겨우 릭키의 손에서 낚시줄을 건네받았습니다. 그리고 채비를 내려 잡은게 바로 저 녀석이였어요. 그리곤 낚시 도우미들이 "미끼가 다 떨어졌다" 면서 낚시는 아쉽게도 멈춰야 했습니다.
낚시 도우미들은 옆에서 잡은 물고기를 바늘에서 빼주고 미끼를 갈아주고 있다.
현지인들은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미끼없어~! 미끼없어~!"라며 서툰 한국어를 구사하는게 재밌습니다.
지금까지 약 30분간 잡은것들입니다. 아내가 잡은건 자기가 빼서 곧바로 나줬는데 알고보니 다른 분들이 잡은건 여기다 모아놨더라구요. 이걸로 뭐할진 모르겠습니다만(도로 놔준거 같기도 하고)..
요 녀석은 현지인들이 "라푸라푸"라 그러고 한국인 가이드는 "다금바리"라고 하는 치어인데 그냥 일반 사람들이 알아듣기 쉬우라고 말한거지 다금바리는 아니구요. 현지에서 라푸라푸라 불리며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다금바리로 팔고 있는 "열대성 그루퍼" 입니다.
참고로 다금바리는 동남아시아에도 없고 제주도에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해역에선 90%가까이 멸종되었고 현재 일본의 남방 해역에서만 한시적으로 잡히는 실정이니 동남아 여행가서 다금바리 먹고 왔다고 하면 100% 사실이 아닙니다.
이렇게 해서 열대어 낚시가 끝이 났습니다. 사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불만이 많았던 투어가 바로 호핑투어였습니다. 세부 호핑투어... 문제 있더군요.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열대어 낚시체험도 그렇습니다. 아주 적당량(?)의 미끼만 준비해서 그것이 다 떨어지면 아쉬워도 낚시를 그만할 수 밖에 없는.. 이 날 참여한 관광객들도 미끼가 다 떨어졌다는 말에 아쉬워함이 역력하였습니다. 얼마동안 낚시를 했기에 그럴까요?
"30분"..
이 좋은 곳에서 겨우 30분간의 낚시체험으로 뭘 하겠다는건지? 암튼 이부분은 나중에 호핑투어 리뷰에서 아주 따끔하게 지적을 해야겠습니다.
어쨌든 이날 한쌍씩 팀을 이뤄 짧은 낚시배틀을 하였습니다. "3달러" 짜리 내기였어요. 이날 가장 많이 잡으신 저 분은 무려 다섯마리를 낚았으니 각 팀에서 3달러씩 걷어 저 분에게 수여하였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돈은 나중에 호핑투어가 끝날 때 배를 몬 선장에게 팁으로 주면서 자기 돈으로 낸것 처럼 생색내게 할 수 있는 승자에 대한 선물이였다고 봐요. 아내는 "릭키만 아니였어도.." 라며 아쉬워 합니다. ㅋㅋㅋ
낚시라면 다소 지루해할 법도 했지만 이곳에서의 열대어 낚시는 그렇지 않았어요. 고기가 워낙 많아 미끼를 내리면 곧잘 물고 올라오는 탓에 다들 지루함 없었구요. 처음 낚시를 접하는 관광객들도 고기를 잡으면 즐거운 비명과 함께 웃음으로 찬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다만 충분히 즐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구요. 큰 고기를 잡는 낚시는 아니지만 관광하러 오신 분들은 이런 열대어 낚시가 더 아기자기하고 재미를 느끼는데 충분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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