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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의 추억입니다.
지난번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참치회의 비밀" 에 이어 두번째 시간입니다.
그때 그 글이 발행된 후 생각외로 반응이 좋았는데요. 각목같이 딱딱하고 빛 바랜 참치가 어떻게 꽃처럼
화사해질 수 있느냐며 감탄해하셨는데 비밀은 바로 "참치 해동법"에 있습니다.
제가 참치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고급 참치집을 운영하는 지인에게서 간단하게 "참치 해동법"을
배워왔습니다. 밖에서 사먹으면 여전히 비싼 참치회지만 요새는 냉동 참치를 파는 쇼핑몰도 많아 구입만
하면 횟집 부럽지 않게 집에서도 근사하게 드실 수 있으니깐요. 볼수록 신기한 냉동 참치의 놀라운 대변신!
지난번 참치 공장(냉동고)에 갔다 얻어온 눈다랑어 등뱃살 블럭이예요. 업소에선 '빅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참치 서열은 제 블방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아시리라 믿고! (눈다랑어는 참다랑어 다음)
사진에 보이는건 둘다 같은 뱃살이며 큰 것은 50kg짜리의 뱃살이고, 작은 것은 30kg정도 되는 소형급 다랑어의 뱃살입니다.
맛은 당연히 큰게 낫겠죠. ^^ 참치는 물론 바다에서 나는 대부분의 생선들은 크면 클 수록 맛있다는 것. 불변의 진리입니다.
이제 참치 해동을 하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해요.(밑줄쫙!)
참치 좋아하시는 분들은 참치 해동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최상의 선도와 발색"을 유지시켜야 하는 참치회는 약간의 실수도 용납이 안됩니다.
해동에 필요한 순서와 시간 모두가 맞아야 하며 이를 어기면 비싸게 주고 산 참치가 망하게 되는 지름길입니다.
참치 해동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흐르는 물에 녹이는 유수해동법과 소금물에 녹이는 식염수 해동법, 그리고 자연상태에서 녹이는 자연 해동법이 있는데 저는 이중에서 식염수 해동법으로
해볼께요. 참치 해동법 중 가장 까다로워 실패할 경우 비린내가 나기 쉽지만 성공하면 최상의 선도 및 발색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근데 막상해보니 그렇게 까다로운 줄은 모르겠던데 (횟집 실장님께 칭찬받았어요.^^;)
그래도 처음 도전이니 약간의 허술함이 있어도 양해바랍니다.
■ 참치 해동이 맛을 결정! 집에서 할 수 있는 참치 해동법
우선 냉동 참치를 받았다면 가급적 그날 드셔야 합니다.
마이너스 50도에서 꽝꽝얼린 참치는 가정의 냉동실(-20도)에선 장기간 버텨내질 못합니다.
1. 미지근한 물에 소금을 타서 최대한 바닷물과 비슷한 환경을 만든다.
참치가 물에 잠길 정도의 물을 받습니다. 이때 중요한건 물의 온도인데 적당히 미지근한 물이여야 합니다.(매우 중요)
뜨거운물 X, 더운물 X, 찬물 X 다 안됩니다. 손으로 만져보고 차갑지도 덥지도 않은 미지근한 물로 받습니다.
그리고 굵은 소금 한주먹 넣는데 소금의 양은 받아놓은 물의 1/10 정도가 적당하며 잘 저어서 녹여주세요.
2. 흐르는 물에 씻어 불순물 제거
참치를 흐르는 찬물에 씻어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특히 톱으로 썰리면서 묻은 자국들이 있을 겁니다. 손으로 문질러가며 씻어주세요.
3. 소금물에 참치를 넣고 해동시킨다.
약 5~10분가량 담가놓습니다. 15분 이상 넘기면 안되니 이 점 유의하세요.
4. 참치의 수분을 제거, 냉장숙성한다.
물에서 건져낸 참치는 양손으로 잡아 힘을 줬을때 살짝 구부러지면 최상의 상태입니다. 곁은 녹아서 발색이 되고 있지만 속은 여전히 덜 녹은 상태.
이것을 키친타올로 감싸 수분을 제거한 후 면보나 키친타올에 싸서 냉장보관합니다. 냉장보관은 1시간에서 2시간 가량이 적당.
■ 참치회 데코레이션 준비하기
참치가 냉장실에서 서서히 녹을 동안 데코레이션을 준비합니다.
1. 무채를 썰고(일식을 못배운 자식이라 돌려깍기를 못해 그냥 썰었습니다. 무채 깍는 칼이나 사야겠어요. ^^;)
2. 얼음물에 무채와 무순을 잠시동안 담가둡니다. 이렇게하면 무 색깔도 좋아지며 매운맛은 빠지게 됩니다.
3. 건져낸 무를 채반에 받쳐 물기를 쫙 빼주고 동그랗게 형태를 잡아서 접시에 올립니다.
4. 여력이 된다면 부수적인 장식물을 사용해도 좋아요. 저는 딱히 없어서 급한대로 모조꽃을 올렸습니다.
완성된 참치회 접시
한시간 후 참치를 꺼내 손질 들어갑니다.
껍질을 벗기는데 제가 적절한 방법을 몰라 저렇게 뉘여서 했지만 원래는 껍질이 위로 오게 세워서 깍아내시면 좀 더 수월하다고 해요.
집에서 즐기는 눈다랑어 뱃살 부위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참! 여기서 빠지면 서운한 조연들이 있죠? ^^
청주와 조미김, 찍어먹을 소스(간장과 기름장), 그리고 오늘의 참치회를 빛내 줄 생고추냉이까지 이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날 먹은 청주는 참치회와 상당히 잘 어울렸어요. 청주하면 보통 차례주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어 먹는 날이 거의 연중행사지만 사실 알고보면 생선회와도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사케도 좋지만 청주도 자주 이용하자구요. ^^
참치가 완전 해동이 되어 흐믈흐믈해지면 칼로 썰어내는게 여간 쉽지 않아요.
중심부가 살짝 덜 녹았을때 썰어내야 하는데 제 칼이 사시미 전용 칼은 아니여서 원형보존이 쉽지 않았습니다.
차례대로 썰어낸 회는 무채위에 얹혀지는데 보통 횟집에선 4점 정도 올리지만 저는 아낌없이 올려줍니다.
완성된 눈다랑어 뱃살 모둠 한접시!
고추냉이는 튜브를 짤 때 저도 모르게 돌려버려서 응가모양이 되었어요. 이건 양해를 ㅠㅠ
"횟집 안부러운 한접시"
냄비에 든건 취기를 달래줄 홍합탕.
제대로 해동했는지는 거짓말 못하는 여러 입과 혀들이 평가를 내리는데..
제가 다른 생선회는 썰어봤어도 참치는 첨이라 두려운 부분이 있었지요. 그것은 해동이 잘못됐을 경우 나타나는 "비린내'
처비록 처음 시도한 참치 해동이지만 보시다시피
성공적이여서 평소 참치회를 잘 안드시는 형님과 처형도 꽤 흡족하게 드셨어요.
그리고 흰살 생선회도 겨우 먹는 조카애가 왠일로 참치회를(아마 태어나서 첨 먹는걸로 압니다.) 입에 넣더니 나쁘지 않은듯 한 표정을 짓네요. ^^
참치해동법은 그 방법만 정확히 알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치가 좀 비싸서 문제겠지만..
여러군데 알아보면 눈다랑어 뱃살만 1키로에 5만원 미만으로 파는 곳도 있구요.
"아주 그냥 살살 녹습니다 ^^*"
"뭐니뭐니해도 참치회의 묘미는 리필"
남은 한덩이도 마저 썰어봅니다. 저 배꼽살 부위는 따로 떼어서 썰어주시면 모양을 살릴 수 있어요.
그리고 저기 붙어 있는 흰 지방은 내장을 감싸는 막으로 오돌오돌한 식감이 좋지만 어떤건 매우 질겨서 입속에 남을 수 있습니다.
저는 칼로 도려내어 썰었지만(그럴 필요는 없는데) 상품질 괜찮은건 그냥 함께 드시는게 날거 같아요.
복장불량은 이해해주십쇼 ^^;
"이랬던 냉동 참치가"
"이렇게 변하는"
과정들을 보여드렸습니다. 아직은 데코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지만 담엔 끝짱나게 한번 꾸며볼랍니다.
이왕이면 참다랑어로 꽃밭을 그려보고 싶어요. 요것도 손님 초대상으론 손색없겠죠? ^^
참치 해동법, 알아두셨다 요긴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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