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도 못말리는 낚시의 매력, 자연산 감성돔 회


    아내도 못말리는 낚시의 매력이란 뭐가 있을까요?
    낚시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던 아내의 생각을 무너트린건 바로 '맛있는 물고기' 로 맛을 보여주는 겁니다.
    첨엔 학공치 낚시로 시작을 했어요. 그것을 빙어튀김처럼 해주니 근사한 맥주안주로 변신하면서 아내는
    학공치 낚시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 이후론 서울에선 생소한 볼락을 잡으러 갔다 이 볼락의 맛에 반해서
    "우리 담엔 볼락 잡으러 가자" 고 말하게 되더랍니다. 그리고 지금은 감성돔 낚시를 하면서 감성돔 회맛을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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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의 매력 중 하나, 자연산 감성돔 회 ^^


    낚시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시중에선 비싼 돈을 줘야 사 먹을 수 있는 자연산 회를 직접 떠서 먹는게 아닐까 해요. ^^
    근데 이것도 상당한 내공이 필요했답니다. 처음 낚시를 시작할 땐 감성돔을 잡아 회를 떠도 실패할 때가 많아 이 좋은 자연산 감성돔을 
    망치곤 했는데 물론 지금도 능숙하진 않지만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치다보니 비스므리하게 흉내는 내지더라구요.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그래도 내 손으로 잡아 가족들과 함께 자연산 회를 즐길 수 있을 정도는 된거 같아요.
    오늘은 낚시의 매력 중 하나인 자연산 감성돔 회로 즐기는 '입맛' 입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 낚시를 이제 막 그친 상태로 돌아갑니다.
    이곳은 거제 해금강이에요. 자살바위라는 포인트에서 낚시를 한 후 지금 막 철수하는 길이예요.
    저런 곳에서 11시간 동안 서서 낚시를 하다보니 다리가 후들후들 거려요. 중간에 물이 너무 빨라 낚시가 어려울 때 30분 정도 앉아서 쉬긴
    했지만 그거 빼곤 거의 서 있어야만 했거든요. 그래도 낚시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갯바위에 서 있는건지 갯바위가 날 받치고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ㅜㅜ
    이날 새벽 기온이 0도 까지 내려갔지만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5~6 정도 되었을꺼예요. 그리곤 해가 중천에 뜨게되면서 영상 10도를 웃도는데
    해풍에 온 몸이 얼었다 녹았다 마치 황태가 된 기분이였습니다. 이때부턴 걸쳤던 스웨터를 벗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낚시할 수 있었지만요.
    아침엔 너무 추워서 "내가 여기서 왜 이짓을 하고 있을까" 싶을 생각이 들더라구요.
    암튼 철수길에도 안도의 한숨을 쉬기엔 아직 이릅니다. 서둘러 카메라를 꺼내들고선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야만 하니깐요.
    일단은 풍경 감상부터 쭈욱~ 하면서 가시겠습니다. ^^





    이 포인트는 이 지역에선 3번 자리라고 하는데 제가 작년 늦가을 즈음 내렸던 곳이예요. 보시다시피 해금강 유람선이 10분에 한대 꼴로
    지나가는 바람에 낚시의 집중도가 다소 떨어지긴 합니다만 지형적으로 물골의 발달이 있어 감성돔 씨알도 괜찮고 전갱이 씨알도 좋은 곳입니다.


    철수하는 꾼들, 거제 해금강


    물색 참 좋죠?
    감성돔 낚시를 할 땐 물색이 상당히 중요한데 갠적으로 선호하는 물색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탁하면 더 좋은데요.
    약간 뿌여면서 바닷물에 우유탄듯한 이 색이 감성돔 낚시에 최적이라죠.



    철수길에 오르며 해금강의 바위들을 아주 가까이 보는것도 낚시인들만 볼 수 있는 낚시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갯바위로 낚시를 갈 땐 늘 똑딱이 카메라만 가지고 다녀서 화질이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앞으로 날이 따듯해지면 아내와 갯바위에 설 텐데 이 때부턴 DSLR 카메라를 조심조심 들고 가보려구요.
    지금 제가 사용중인 DSLR은 한번 바닷물을 먹은적이 있어서 막대한 수리비를 내고 주요 부품들을 갈았었는데 그 때 아찔했던 경험으로 인해 
    이후론 선뜻 가져가기 힘들더라구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깐 또 사진 욕심도 나니 어떻게 하면 갯바위 낚시를 하면서 안전하게 DSLR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을까 방법을 궁리 중이예요.


    암튼 이 날 대체적으로 바람도 불고 조황이 썩 좋진 못했는데 재수가 좋아 감성돔 한마리 했습니다.
    들어보니 묵직하니 지느러미가 날카롭게 선 당찬 모습이 영락없는 바다의 왕자예요.
    그런데 집에 가져와보니



    아주 볼품 없이 변해버렸네요. ㅎㅎ;
    아내가 줄자로 쟤보더니 38.5cm가 나오더군요. 

    "이게 무슨 4짜야~ "

    아니 분명 갯바위에서 쟬땐 40cm 나왔는데 ㅋㅋㅋ..  아마 피빼고 내장을 빼면서 1.5cm 가량 줄어든거 같아요. ㅋㅋ
    게다가 이 녀석을 넣어둔 살림망이 너울파도에 넘실거려 멀미도 하고 깨끗하게 즉살이 되지 않아 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손질을 했기 때문에 고생사 했을 가능성이 있어답니다. 고생사하면 육질이 별로라 염려가 되었지만 일단은 해체 시켜봅니다.



    아~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한 칼솜씨 ㅠㅠ
    칼을 급히 갈고 했는데도 뭔가 잘 안드는 느낌.. 여긴 아파트라 칼갈이 아저씨도 안오시고 흠.. 암튼 칼 문제는 나중에 생각해보구요 ㅋㅋ



    서더리로 매운탕 준비를 하구요.



    오늘은 숙회를 준비해봅니다. 숙회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흔히 '마스까와'라고 하는 끓는 물을 붓고난 후 재빨리 얼음물에 담가서 썰어내봅니다.
    담엔 '히비끼'(토치로 그을리거나 가열된 팬에다 참기름을 살짝 바르고 껍질을 익히는)도 해보면서 나중에 레시피? 라 하기엔 좀 그렇고
    관련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포스팅 하려면 저는 앞으로도 현장에 나가 고기 많이 잡아야 할 겁니다. ^^;
    고기 잡아서 포스팅 할께 태산이라는...
    근데 지금보니 왜 냄비에다 했는지.. 담엔 깔끔하게 주전자를 이용해서 해볼께요.


    약 1.3키로 짜리 자연산 감성돔 회

    이렇게 감성돔 한마리로 회가 완성되었습니다. 밖에서 사드신다면 못해도 12만원 이상은 줘야.. 아니 겨울 감성돔이라 더 나가려나요?
    암튼 시세 이런건 잘 모르지만 여하튼 겨울에 잡힌건 시세가 상당히 높다더라구요.



    감성돔 낚시를 하는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감성돔 회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을거예요.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저리 해 먹는데 저는 이러한 과정들을 촬영하고 올리는데 첨엔 여간 귀찮은게 아니더라구요.
    찍고 있음 옆에서 한마디 합니다.

    "언제 먹어?"

    갠적으로 낚시하는 과정도 좋지만 이렇게 자연산 감성돔 회라는 주제를 가지고 낚시의 매력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게 입질의 추억이 해야할
    포스팅이 아닌가 생각해보구요. ^^*
    사실 낚시라는 주제는 대중적인 취미가 아니다보니 내 글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노출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낚시의 꽃은 '입질'을 받고 고기를 잡아 올리는 짜릿한 '손맛' 에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의 관심사는 역시 '먹는것' 아니겠어요.
    시중에선 사 먹기 부담스러운 자연산 회를 말입니다. 그래서 낚시 블로거(자꾸 이 말을 쓸때마다 어감이 좀 그렇다는 ㅠㅠ)가
    살아남으려면(무슨 서바이벌도 아니고 어쩌다 이리 된건지 모르겠지만 --;)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낚시만 가지곤 힘드니 여기서 파생되어지는
    '대중놀이' 를 최대한 연관시켜서 포스팅을 하는 것이겠죠. 제 나름대로의 방법이라면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하튼 감성돔 한마리 썰어놓고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요 양해해주시구요 ^^;
    그렇다면 감성돔 회맛은 어땠을까요? 
    이 안에 나의 땀, 추위에 고생, 노력 다 들어있습니다. 흑흑흑 ㅠㅠ
    엄밀히 말해 이 녀석은 고생사를 하는 바람에 염려했던대로 살은 다소 물러져 있었지만요. 그래도 봄철 산란기를 앞두고 겨울 동안 영양분이
    고스란히 축적되어져 고소함은 일품이였습니다. 으흐흐 ^^*



    회를 뜨고 나온 껍질은 버리지 않고 바삭하게 튀겨봤어요.
    감성돔은 뭐 하나 버릴게 없습니다.



    임연수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생각날꺼예요. 바삭하게 튀긴 껍질을 밥에다 싸먹는 그 맛이란~
    임연수어도(보통 이면수라 불리지만 임연수예요. 근데 제 아는 분의 따님 이름이 임연수라 지못미 ㅠㅠ)
    그리 하는데 감성돔이라고 못할껀 없으니 요렇게 밥에다 싸서 먹어보니.. 
    생선껍질에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아내가 "맛있다"를 연발합니다.



    맘 같았으면 자연산 감성돔 초밥을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늦었고 만들기도 좀 귀찮고 (초밥용 밥을 새로 앉혀야 하니) 해서
    그냥 요렇게 먹어 봅니다. 근데 이것도 꿀맛이라는..
    담엔 아내더러 회덮밥용으로다가 셋팅 좀 부탁해 놔야겠습니다. 회만 썰어서 바로 비벼먹게요 ^^*




    전에 사다뒀던 튜브형 생고추냉이도 이 날로 바닥이 났어요. 시중에 와사비 종류가 많이 나와 있지만 이건 입자가 씹히고 일반 와사비보다
    더 쌉살하니 갠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선택이였어요. 근데 가격은 일반 와사비에 비해 2배 ㅠㅠ



    아내가 끓여준 매운탕입니다. 근데 국물맛이 생각보다 배지근하여 물어봤습니다.

    "여기다 조미료 넣었지?"
    "아니 전혀 안넣었는데.."

    조미료 안넣었는데 국물이 이리도 감칠맛이 난다고?
    멸치육수를 쓰지 않고 맹물에다 고춧가루 풀어서 끓인건데 감성돔 대가리에서 맛있는 효소가 나오는건지 기름기가 쫘악 나오면서
    국물이 정말 배지근하게 착착 감기더라구요. 역시 겨울 감성돔이라 지방이 제대로 베였나봅니다.
    아무런 양념도 기술도 없이 끓여도 이런 맛이 나네요. 순간 매운탕 맛집을 자처하고 싶다는 ^^; (아 재료 공수가 힘들지 참;;)



    오늘 낚시의 매력을 전파한다는게 염장질이 좀 심했나요? 우갤갤갤 ㅋㅋㅋ
    근데 이 맛에 낚시다니는걸 어떡혀요~ 낚시 블로그 하면 "두번" 뒷풀이를 할 수 있어 좋더라요.
    하나는 이렇게 회로 뒷풀이를 또 하나는 블로그에 후기를 올리는 뒷풀이까지.. ㅎㅎ
    비록 몸은 만신창이가 된듯한 피곤함이 있었지만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는 자연산 감성돔 회는 그 날의 피로를 일순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였어요. 그리고 저는 침대와 하나가 되어(...) 담날 아침까지 기절하고 말았답니다.

    낚시의 매력이란?
    입질의 추억과 입맛의 추억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

    입질의 추억은 쭈욱 계속 됩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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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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