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우럭찜 만들기] 크기가 엄청난 자연산 개우럭찜


    '개우럭'은 흔히 낚시꾼들이 쓰는 말로, 자연산 우럭 중 50cm가 넘어가는 특대 사이즈를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양식 우럭은 커야 30cm밖에 안되지만 자연산 개우럭은 선상낚시를 통해 잡지
    않으면 범접할 수 없는 귀물이기도 하지요. 이런 귀물을 냉동실에서 꺼내 모처럼 우럭찜을 해먹
    었답니다. 그런데 막상 이것을 요리할려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50cm급 개우럭

    이것은 일전에 바다향기님께서 선상낚시로 잡은 것을 꾸득하게 말렸다가 보관했던 건데요. 그것을 제가 받아서 요리하게 되었습니다.
    크기가 실로 엄청나지요. 처음에는 이것을 어떻게 해 먹을까 고민했지만 반쯤 말린 것이다 보니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이 우럭찜으로 당첨!
    곧바로 요리에 들어갑니다.


    쌀뜰물에 생선을 담가두면 비린내가 빠진다

    먼저 손질된 우럭은 쌀뜰물에 10여분간 담가놔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크기가 너무 커서 가장 큰 볼을 사용했음에도 반 밖에 안담겨졌답니다.
    하는 수 없이 머리쪽으로 10분간 담가놓고, 다시 꼬리쪽으로 번갈아가며 10분간 담가놓습니다.
    이제 우럭찜에 들어갈 양념장을 만드는데 양념장은 대~충 눈대중으로 하려고 했지만 이왕이면 정보를 전달하는게 좋을 것 같아 메모장에다 기록을
    해봤습니다. ^^;  이 양념장이 우럭찜에 잘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감으로 요리를 해 본다는데 의의를 두면서 한번 섞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럭찜에 들어가는 양념장>>
    국간장 5T, 진간장 5T, 고춧가루 6T, 물엿 2T, 설탕 2T, 다진마늘 2T, 생강가루 1티스푼, 후추 약간, 청주 1T, 참기름 1T, 다진 청양고추 2개

    이는 50cm짜리 개우럭 기준입니다. 찜을 하려는 생선 크기가 반밖에 안되면 그만큼 가감하시기 바래요.



    - 찜기에 물을 넉넉히 붓고 거기에다 소주를 약간만 탑니다.
    - 찜통 위에 생선을 올리고 양념을 골고루 펴서 발라주세요. 우럭이 워낙 커서 한번에 안들어갑니다. 할 수 없이 반으로 토막을 냈어요.
    - 우선 꼬리쪽을 올리고 양념을 골고루 발라준 뒤 슬라이스한 양파와 얇게 썬 호박을 올립니다.
    - 그 위에 머리쪽을 올려 똑같이 양념장을 바르고 양파와 호박을 올려줬어요.


    이 상태에서 약 20~25분간 찜기에다 쪄줍니다.
    모락모락 김이 나면서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


    막판에 다진 파를 솔솔 뿌려 개우럭 찜을 완성시켰어요. 이제 이것을 조심스레 옮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생우럭으로 하게 되면 살이 부서져서 찜으론 별로니 꾸득하게 말린 생선을 권합니다.


    이왕이면 지단을 미리 부쳐놨다 올리면 보기 좋겠지요. ^^
    다음엔 지단도 곱배기로 해서 올려야 할까봐요. 접시가 결코 작은 게 아닌데도 꽉 들어찼습니다.
    아마 꼬리 지느러미를 자르지 않았다면 넘첬을꺼예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개우럭찜 완성 ^^

    개우럭은 낚시로만 잡혀 일반인들에겐 범접할 수 없는 우럭찜이라 할 수 있다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밥과 술을 축내는 우럭찜

    크기가 크니 살 양도 엄청납니다.
    또 우럭은 다른 생선에 비해 대가리가 크다 보니 뽈살같이 쫀쫀한 살을 머리에서 빼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요렇게 먹으면 밥도둑 ^^

    사실 대단한 비법도 아니고 그냥 여기저기에 쓰일 법한 평범한 양념으로 만들었지만 워낙 재료가 실해서 맛내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음식 맛의 80%는 재료가 내준다는 말도 있잖아요. 음식을 잘 못해도 식재료가 좋으면 맛의 반절은 먹고들어간다고 생각해요.
    다만 양념장에서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대신 매실청이나 과일을 갈아 넣으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강도 가루대신 즙을 넣는다면 더 좋겠고요.

    만약 손님상으로 내겠다면 계란지단이나 실고추등을 올려 마무리하면 되는데 가장 중요한건 뭐니뭐니해도 재료인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파는 생물 도미나 조기도 나쁘지는 않지만 생물은 살이 부드러운 대신 잘 으스러져 찜에는 안맞고 또 조기같은 경우 덩치가 어느정도 있는 걸로
    골라야 하는데 대부분 그런것들은 참조기가 아닌 부서조기라 살 맛이 밍밍할꺼예요. 그보다는 태안쪽 포구나 섬의 항구, 시장등에서 아낙네들이 한 보따리
    가지고 와서 파는 반건조 생선을 이용해 보세요.(소래포구나 수산시장등지에서 상인들이 내다파는 물건은 비추고)
    지금과 같은 사이즈는 아니지만 대부분 꾸득하게 말린 노래미나 우럭이며 자연산도 많아 크기 또한 상당할 겁니다.
    생우럭의 보드라운 살도 좋지만 이렇게 찜을 할 때는 꼬득하게 말린 반건조 생선이 제대로 한 몫한다는 사실!

    바다낚시는 체력 소모가 많아 늘 고단하지만 이렇게 잡은 것으로 뭔가 하나씩 해 먹는 뿌듯함과 만족감이 있습니다.
    저에겐 바다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냉장고지요. 아마 골수 꾼들은 자신만의 냉장고 포인트가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그런 바다가 몸살을 앓게 된다면 그동안 얻어왔던 바다에 더 이상 손을 뻗칠 수가 없게 되겠지요. 언제까지 이런 귀한 생선들이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르겠다란 생각이 요즘들어 부쩍 듭니다. 음 글을 쓰다보니 오늘은 조금 앞서갔네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입맛없을 때 밥도둑 생선찜 어떨까요? 꾼의 레시피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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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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