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초밥만드는 법, 사실 어렵다면 어렵고 쉬우면 쉽습니다. 대게 가정에서는 냉동 포장된 재료를 해동해서 초밥을 만들곤 합니다. 배합초도 마트에 가면 팔기에 그대로 사용하면 되는데요. 여기서는 전통 일식에 가까운 그러니깐 생선 손질부터 시작해 배합초를 만들고 초밥을 쥐는 과정을 훑어봤습니다. 생선 초밥만드는 법, 함께 보실까요? ^^


    비늘을 칠 때는 물을 틀어놓고 쳐야 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우선 비늘부터 칩니다. 생선은 낚시로 잡은 후 살아 있을 때 피를 빼서 8시간가량 숙성된 상태입니다. 초밥은 될 수 있으면 살이 단단한 '돔' 종류가 오래가고 맛도 좋습니다. 다만, 참돔은 쉽게 물러져서 되도록 빨리 드시는 게 좋고요. 돌돔과 벵에돔, 감성돔은 살이 단단해 비교적 오래갑니다. 살아 있는 생선을 즉살해 피를 빼는 방법은 아래 링크를 클릭! (관련글 : 생선 손질법(1) - 횟감용 생선 피빼는 법)

    모든 생선에는 크든 작든 비늘이 있습니다. (쥐치와 돌가자미는 제외) 고등어, 전갱이, 돌돔, 볼락, 도다리, 학공치, 광어는 비늘이 작고 촘촘해 식칼로 긁어도 무방하지만, 감성돔, 숭어, 농어, 벵에돔, 참돔, 용치놀래기, 우럭, 개볼락(꺽저구)은 비늘이 억세므로 반드시 비늘치기를 이용해야 합니다.


    비늘을 칠 때 주의 깊게 쳐야 할 부분은 등 지느러미 라인과 배 부분입니다. 등 쪽 라인은 칼집을 넣어야 할 곳이기에 비늘이 남아 있으면 칼집을 넣을 때 미끄러져 다칠 수 있으니 꼼꼼히 칩니다. 마찬가지로 배 부분 역시 꼼꼼히 쳐주세요.

    사진과 같이 물을 틀어놓고 치면 주변으로 튀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방에서 비늘을 치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그래도 튈 것은 튀며, 하수구를 막히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가능하면 현장(포구나 낚시점 수돗가 등)에서 미리 손질해 오는 것이 가장 깔끔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아래턱과 아가미를 분리합니다. 아가미를 벌려 아가미와 아래턱을 연결하는 부분을 칼로 끊어 주세요. 목장갑은 필수입니다. 맨손으로 하면 다쳐요.



    1번, 다시 설명하자면, 아가미와 아래턱을 잇는 부분을 끊어줍니다. 2번, 아가미와 본체를 잇는 부분을 끊어 줍니다. 자세한 손질법은 아래 링크를 클릭! (관련글 : 생선 손질법(2) - 매운탕 조림용 생선 손질법)


    1) 배를 가릅니다. 이때 칼을 찔러 넣고 가르면 내장이 터지므로 칼날을 이용해 칼집을 냅니다.

    2) 딱딱한 가슴(가마 부위)이 끝나는 부분까지 칼을 밀어 넣습니다.

    3) 배를 양쪽으로 펼칩니다. 내장을 감싸는 막이 펼치는 것을 방해하면 칼로 가볍게 그어줍니다.

    4) 손으로 아가미를 잡고 젖히면 내장과 함께 딸려 나옵니다.
    5) 사진에는 없지만, 이 상태에서 흐르는 물에 씻어 핏기를 제거해 줍니다.



    1) 대가리와 본체를 분리한다. 이때 칼 들어가는 방향에 유의하세요. 보시다시피 가슴과 배지느러미 뒤쪽으로 해서 사선으로 들어갑니다. (반대편도 같음)
    2) 꼬리에 칼집을 낸 후 등 쪽 라인을 따라 칼을 넣습니다. 뼈를 느끼면서 칼집을 내는 게 중요해요.
    3) 가운데 뼈를 칼끝으로 느끼면서 점점 깊게 넣어줍니다.
    4) 가운데 척추뼈가 살짝 나와 있어 그것을 타고 넘기는 게 중요합니다. 칼 각도는 너무 수평으로 하면 살을 가르니깐 살짝만 세워주세요.

    이후 껍질을 벗기고 갈빗대와 지아이를 제거하는 과정이 있지만, 회뜨는 방법은 전에도 다룬 내용이므로 여기선 생략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관련글 : 돌돔 감성돔 회뜨는 법)


    포 뜬 생선은 면보나 키친타올에 감싸 김치 냉장고에 넣고 저온 숙성합니다. 키친타올로 감싸는 이유는 생선살 표면에 묻어 있는 수분을 제거하기 위함인데요. 이때 손으로 너무 꾹꾹 눌러주면 나중에 펼칠 때 달라붙어 애를 먹을 수 있으니 가볍게 감싸주세요.

     

    이렇게 해서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면 3일은 갑니다. 그 사이 초밥을 쥐면 되고요. 3일을 넘기면 그대로 튀기거나 '생선 가스' 혹은 '크로켓'을 만들어 드셔 보세요. 끝내줍니다. ^^


    최근에는 벵에돔으로 '도미칩'을 해 먹은 적이 있습니다. 과자처럼 바삭바삭한 일종의 튀김 요리인데요. 맥주 안주로는 아주 그냥 작살입니다. 그것은 다음 주에 소개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생선 초밥만드는 법1 - 초밥용 네타 만들기

    어느 정도 숙성시킨 횟감입니다. 무슨 회인지 알아맞히실 수 있나요? 제 생각에 이 회를 정확히 맞추실 분은 아마~ 거의~ 없으리라 봅니다. ^^; 이제 초밥용 네타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사진을 보시다시피 단면적이 큽니다. 이렇게 큰 생선은 뉘여서 썰 필요 없이 대각선으로 자리를 잡아 수직으로 썰어도 면적이 크게 나와 네타(초밥용 회)용으로 좋습니다.


    회를 썰 때는 회 두께 중 높이가 높은 부위를 바깥쪽을 향하게 하고 높이가 낮은 부위를 안쪽으로 두고 썬다.

    중지와 검지를 살며시 대고 너무 적절한 두께로 썰면 됩니다. 회는 숙성할수록 살이 물러지기 때문에 얇게 써는 게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칼을 잘 갈아놔야 하고요. 단단한 회는 얇게 써는 것이 좋으며, 무른 횟감일수록 두껍게 썰어 식감을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30cm 미만의 작은 생선으로 초밥을 쥘 경우는 포를 뜨고 껍질을 벗긴 다음 '지아이(포 가운데 나 있는 가시들)'를 칼로 가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칼로 갈라 등살과 뱃살을 구분 지으면 초밥용 네타를 만들 때 면적이 작아지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조리용 핀셋을 이용해 지아이 가시만 뽑아내 통으로 썰어냅니다.


    반면, 이렇게 큰 생선은 썰기가 한결 간결합니다. 뉘여 썰어서(우스쯔쿠리 방식) 회 면적을 인위적으로 넓히거나 하는 작업이 필요 없으며 그냥 위에서 아래로 썰기만 해도 (히라쯔쿠리 방식) 네타 모양이 잡힙니다. 횟감은 클수록 맛도 좋지만, 숙성 기간을 오래 버텨 보관이 쉽고요. 이렇게 썰어낼 때도 편리합니다.


    생선 초밥만드는 법2 - 배합초 만들기로 사진은 1인분(10~12피스) 초밥에 들어가는 양

    이제 배합초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일식에서 말하는 배합초 비율은 3 : 2 : 1 비율입니다. 다시 말해 식초 3스푼을 넣으면 설탕은 2스푼, 소금 1스푼을 넣는데요. 저는 식초를 좀 더 많이 넣습니다.

     

    초밥 10~12피스(1인분)를 쥐기 위해선 공깃밥 1개가 필요한데 이때 들어가는 배합초는 식초 8T, 설탕 3T, 소금 2T입니다. 여기에 레몬즙이 있으면 2T를 더합니다. 여기서 T는 밥숟가락을 사용했으며 깎아서 1T입니다. 그리고 설탕은 당연히 백설탕만 사용해야 하고요. 이렇게 해서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졸입니다. 졸일 때 다시마 한 장을 물에 씻어 넣으면 더 좋습니다.

    밥은 평소에 짓는 것보다 물을 적게 해서 꼬들꼬들한 밥을 짓고요. 당연히 흰 쌀밥이어야 합니다. 물 양은 생각보다 많이 줄여주세요. 밥이 질면 초밥이 어렵습니다.


    생선 초밥만드는 법3 - 배합초를 섞어 초밥용 밥(샤리) 만들기

    약한 불에 졸이면 설탕, 소금이 녹아 끝내는 없어지는데 이때 불을 끄고 밥 위에다 부어줍니다. 밥은 밥통에서 갓 꺼낸 뜨거운 밥이어야 합니다. 식은 밥에다 배합초를 뿌리면 망해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다 배합초를 골고루 뿌린 뒤.


    나무 주걱으로 재빨리 저어 섞어줍니다. 밥알이 상하지 않게 저어주려면 화살표 방향으로 저어주세요. 그러니깐 주걱의 날을 이용해 칼로 자르듯이 합니다.


    배합초가 밥에 잘 스며들었다고 생각되면 부채질을 해 밥에서 나는 김을 모두 날려주세요. 여기까지 했다면 젖은 면보를 덮어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는 식으로 초밥용 밥(샤리)를 보관하는 게 일식에서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가정에서는 그럴 필요 없이 바로 초밥을 쥐여주시고, 만약 보관해야 한다면 크린랩 같은 봉지에 밥을 담아서 묶어 준 후 전기밥통에다 보관합니다.


    이제 초밥을 쥐어보겠습니다. 밥(샤리)과 회(네타)가 기본적으로 필요하고요. 고추냉이와 레몬즙을 뿌린 물이 한 사발 필요합니다. 레몬이 있으면 슬라이스 해서 물에 담가놔도 됩니다. 이 물은 손에 밥알이 들러붙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생선 초밥만드는 법4 - 초밥 만들기 1단계

    먼저 손에다 레몬즙이 들어간 물을 묻힙니다. 


    초밥 만들기 2단계

    그 손으로 밥알을 적당량 쥐어 '잼잼'하듯이 모양을 잡아줍니다. 손안에서 밥 뭉치를 굴러가며 적당히 타원형이 되게 하는데 이때 꽉 쥐지는 마세요. 주먹밥이 아닙니다. 초밥입니다. ^^



    초밥 만들기 3단계

    밥을 쥔 손으로 회를 집습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고추냉이를 한 점 집어다 생선 살에다 콕하고 바릅니다. 바를 때는 위에서 아래로 손가락을 이동시켜 발라줍니다.


    초밥 만들기 4단계

    생선살 위에다 밥 뭉치를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엄지로 밥 뭉치 위를 살짝 눌러 밑에 깔린 고추냉이에 흡착하도록 합니다.


    초밥 만들기 5단계

    그 상태에서 뒤집습니다.


    초밥 만들기 6단계

    엄지와 검지로 약간의 손압을 가해 모양을 잡아 줍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회가 밥알을 감싸기 위함인데요. 아래 그림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A와 B의 초밥 단면

    A는 마트나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등에서 파는 싸구려 초밥에서 볼 수 있는 유형으로 단순히 밥 위에 회를 얹는 느낌으로 냅니다. 이렇게 하면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회와 밥이 분리 돼 따로 씹혀 조화를 이루지 못해요.


    초밥은 생선살 고유의 맛과 달짝한 밥알을 동시에 느끼는 것으로 B와 같이 생선살이 아치 모양을 그리며 밥을 감싸줘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흡착력을 가져 젓가락으로 집을 때는 쉽게 분리가 안 되지만, 입안에 들어가 씹을 때는 밥알이 풀어지면서 회와 같이 씹혀야 하므로
    이게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에요. 저 역시 흉내만 내고 있지만, 어쨌든 손압을 가해 회로 밥알을 감싸게 하는 건 방법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초밥을 쥐다 남은 자투리 살은 이렇게 회냉면으로 활용하시면 됩니다. ^^ 인스턴트 비빔냉면 하나 사셔서 오이 좀 썰어 넣고 회를 올리면 훌륭한 식사가 됩니다.


    어디서도 맛보기 어려운 벵에돔 회냉면

    40cm가 넘는 대물 벵에돔 초밥

    껍질은 토치로 익혀 쫄깃한 식감을 끌어내었습니다. 벵에돔 껍질 회를 만드는 방법은 조만간 올려볼게요.


    각종 부위의 참치 초밥

    해동이 약간 덜 돼 회가 맘대로 움직여 주질 않네요. 좀 전에 설명한 A 유형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


    진품 다금바리로 만든 초밥

    제주 다금바리(표준명 자바리)가 아닌 어류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표준명 다금바리로 쥔 초밥입니다. 이 생선은 한국에서는 먹기 어려운 어종으로 일본 큐슈 남단에서나 간간히 잡히고 있는데 어쩌다 제주도로 들어온 게 있어 서울로 공수했습니다. 자세한 시식기는 옆 링크를 클릭! (관련글 : 진품 다금바리(アラ)회, 숨가빴던 시식기)


    54cm급 자연산 OOOOOOO로 쥔 초밥.

    처음에 퀴즈를 낸 문제의 생선으로 쥔 초밥입니다. 가운데는 자연산 대광어로 쥔 초밥이고요. OOOOOOOOO는 글자 수가 퀴즈에 힌트가 될까 봐 그리 표기하였습니다. ㅎㅎ




    대마도에서 낚아 서울로 공수한 대물 벵에돔 초밥

    위 초밥은 대마도에서 낚은 벵에돔을 즉살시켜 피를 빼고, 아이스팩 포장을 해서 서울로 가져왔습니다. 가져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총 8시간 정도. 거기서 다시 김치 냉장고에서 이틀을 숙성시킨 후 꺼내서 초밥을 쥐었습니다. 그래도 살이 단단한 편이였으며 선도가 살아 있어 초밥용으로 그만입니다.

    우리가 밖에서 사 먹는 초밥도 하루에서 삼일까지 숙성시킨 횟감들이에요. 활어 초밥은 메뉴가 따로 있잖습니까? 그러므로 지금까지 초밥을 즐겨오신 분들이 '나는 선어회가 입에 안 맞아.'라고 한다면 좀 이상하죠. ^^; 이렇게 2~3일이 지나도 초밥용 횟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단 두 가지 뿐입니다.

    1) 즉살 (살아 있을 때 피를 빼고 손질하는 작업)
    2) 저온 숙성 (김치냉장고가 해당, 일반 냉장고는 해당 안 됨)


    이 두 가지만 지켜지면 낚시로 잡은 고기, 언제든 초밥으로 쥘 수 있고 좀 지났다 싶으면 튀김 요리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낚시를 마치고 오면 밤이기 때문에 그날 바로 먹을 횟감 + 2~3일 뒤에 먹을 초밥용까지 한꺼번에 포를 떠서 김치 냉장고에 넣어 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뼈와 부산물은 매운탕감으로 따로 보관하고요. 탕감이 되는 생선도 김치 냉장고에다 저온 숙성시켜 3~4일 뒤에 끓여 먹습니다. 맑은탕(지리)은 못해도 1~2일 안에 끓여 드시는 게 좋고요. 매운탕은 횟감과 똑같이 숙성시켜 끓이는 게 국물 맛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처음 초밥을 쥘 때는 굉장히 번거롭다고 생각하지만, 몇 번 하다 보면 이것도 생각만큼 복잡하거나 하진 않아요. 중요한 건 습관인 것 같습니다. 특히 초밥은 기술이 부족해도 횟감이 좋으면 맛은 보장입니다. '음식 맛은 재료가 8할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재료만 좋으면 대충 쥐어도 맛있으니 한번 초밥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

    <<더보기>>
    고등어 기생충, 주부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
    초간단 오징어 손질법(기생충 걱정없어요)
    제주도 낚시 17부, 미지의 생선회 탐험
    돌돔 감성돔 회뜨는 법
    돈 있어도 못먹는 진품 다금바리(アラ)회, 숨가빴던 시식기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Posted by ★입질의추억★
    :

    카테고리

    전체보기 (3982)
    유튜브(입질의추억tv) (590)
    수산물 (635)
    조행기 (486)
    낚시팁 (322)
    꾼의 레시피 (238)
    생활 정보 (743)
    여행 (426)
    월간지 칼럼 (484)
    모집 공고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24 00:00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