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낚시 16부, 송악산 부남코지 대물 습격 사건(긴꼬리 벵에돔 낚시)


    지금까지의 제주도 낚시는 예행연습이였던가. 아니면 잔 손맛만 봤던 무대였던가.
    바로 전날만 해도 새끼 전갱이떼가 습격해 낚시를 방해하더니 이 날은 우습게 봤다가 큰코 다칠 녀석들을 걸고 하루종일 끌려다녔던 하루였습니다. 그곳은 일몰과 풍광이 빼어난 곳. 바로 "송악산"입니다. 사실 관광 명소로만 알았던 송악산에서 낚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 날 처음 알았죠. 오늘은 제주도 최남단인 송악산 부남코지로 여러분들을 모시겠습니다.




    새벽 6시, 서귀포시 사계항

    전날 전갱이떼와 바람과 너울까지 시달린 우리 일행은 가까스로 포인트를 옮겨 손맛보는덴 성공했습니다.
    이 날은 제 블로그 단골 손님이신 밥곰팅님의 제주도 마지막 출조날. 밤 9시에 비행기표가 예약되어 있어 새벽부터 출조를 서둘러야 했습니다.
    잠시후 정적으로 감싼 항구엔 엔진음이 켜지며 기지개를 폅니다.


    제주도 최남단인 송악산 부남코지

    원래는 형제섬 넙데기로 가려고 했지만 사리 물때에 만조가 겹치는 바람에 하선을 못했습니다. 하여간 낚시란 계획한대로 되는 법이 없네요.
    선장님은 송악산 한번 가보자고 했고 포인트 정보를 모르는 저는 그저 고개만 끄떡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은 송악산 직벽 포인트 중에서도 '부남코지'라 불리는 곳부리입니다. 

    포인트 풍경이 얼핏봐도 무시무시하네요. 왠지 조류도 콸콸콸 흘러갈 것 같습니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저는 노파심에 물어봅니다.

    "선장님 오늘 사리물때인데 여기 조류 너무 빠른거 아녀요?"
    "괜찮아. 여기서 채비를 태워 저짝(마라도, 가파도 방향)으로 쭉 흘려봐요. 막 이런 녀석들이 다닌다니깐.."




    포인트 정보를 모르기에 일단은 원투성이 좋은 쯔리켄 N원투 00(투제로)찌에 조수우끼고무, 1.7호 목줄로 꾸려본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만한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멀리 서울에서 어렵사리 찾아오신 밥곰팅님은 오늘이 마지막이니, 저로선 어떻게든 씨알 좋은 벵에돔으로 손맛 좀 보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요.
    이 날은 우리 모두가 벵에돔 낚시를 생각하면서 왔기 때문에 채비는 매우 경량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봐야 벵에돔이 나오겠지"

    어차피 가지고 온 장비도 벵에돔에 맞춰져 있으니 포인트가 이렇다고 해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답니다.

    <<입질의 추억 채비>>
    1-530대 - 2500번 릴 - 2호 원줄 - 00찌 - 수중쿠션 - 직결 - 1.7호 목줄 3m - 벵에돔 바늘 6호


    아내와 밥곰팅님도 제 채비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조류가 무척 쎄기 때문에 최소 g2에서 3B봉돌을 오가며 상황에 맞게 가감하였습니다.


    첫 캐스팅부터 기분좋은 입질이 이어지는데

    참고로 밑밥은 크릴 8장 + 비중이 무거운 집어제 3봉을 빵가루 없이 섞어서 준비해왔는데요.
    채비를 먼저 마감한 저는 캐스팅을 하기 전에 밑밥부터 줘 봅니다. 그랬더니 이건 무슨 시냇물보다 더하네요.
    정말 우렁차게 뻗어나가는데 아무래도 이 채비로는 힘들 것 같아 g2 봉돌을 몇 개 더 달고 던져봅니다.
    정말 생각도 못한 본류대 낚시를 하게 되는군요.


    어쨌든 첫 캐스팅부터 기분좋게 긴꼬리 벵에돔이 물어줍니다.
    비록 기대했던 씨알은 아니지만 낚시하다 첫 캐스팅부터 대상어가 올라오면 그날 왠지 감이 좋지요.^^


    푸른 어체에 사파이어를 닮은 보석같은 눈이 매력적인 긴꼬리 벵에돔

    멀리 보이는 두 섬 중 왼쪽은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이고 오른쪽은 가파도이다

    이윽고 밥곰팅님에게도 입질이 닿습니다. 아침부터 입질들이 활발하네요. 
    다만 밑밥을 발 앞에다 쳤는데도 조류가 워낙 빨라 히트 지점이 최소 40~50m 전방에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금 밀물이 받치는 중이고 조류 방향은 가파도 쪽으로 뻗어나가는데 베일을 연 채로 흘리다 보면 어느 순간 줄이 안풀려나가는 지점이 나옵니다.
    제 생각엔 그곳이 조경지대로 그때부터 뒷줄을 잡고 있으면 입질이 들어오는 모양이예요. 


    씨알은 고만고만하지만 연거푸 두마리를 잡아내는 밥곰팅님

    송악산 포인트를 처음 접해서 아무런 정보가 없지만 막상 낚시를 해보니 조류가 빨라서 그렇지 시원시원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입니다.
    그런데 방금전까지만 해도 활발하던 긴꼬리 벵에돔의 움직임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새벽에는 수면 근처까지 피어오르는 긴꼬리 벵에돔을 볼 수 있었는데 해가 떠서 그런가요? 입질이 뜸합니다.

    저랑 밥곰팅님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아내는 여전히 잠잠한 가운데 저는 밑밥양을 늘려보기로 합니다.
    포인트 반경이 멀어질 것을 우려해 철저하게 발 밑에다 주고는 있지만 시냇물 조류에 밑밥이 가차없이 떠내려 가는군요.
    그런데 순간 발밑으로 어슬렁거리는 무리들이 수면 아래 비치는데..헉!

    "미터급 부시리가 아닌가.."

    순간 옆에서 "찌이이이익~!"하며 드랙 풀려나가는 소리가 납니다.


    정체모를 괴어를 걸고 파이팅 중인 아내, 제주도 송악산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

    대 휘어진 걸 보십시요. 1번대까지 휘어진걸 봐선 미터급 부시리이거나 못해도 그 근처로 추정됩니다.
    일단 대를 세우긴 세웠는데 드랙이 너무 무섭게 풀려나갑니다.

    "드랙 너무 푼거 아니야?"

    그 말을 듣은 아내는 드랙을 조여보지만 그렇게 푼 것도 아니랍니다. 
    드랙을 조절한 아내, 그렇게 한동안 차고 나갔던 녀석은 낚시대의 텐션을 받고 주춤하는 듯 하더니 저 장면을 끝으로 채비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얼핏 봐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이즈였습니다. 
    아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내가 먹을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닌 것 같다며 채비를 감아들이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원줄이 나갔군요. 애꿎은 찌만 바다에게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잠시후 저에게도 입질이 옵니다.
    풀려나가는 원줄에 손가락만 살짝 대고 있었는데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풀려나갑니다.
    한마디로 "와르륵~!"이란 표현이 맞을꺼 같아요. 순간 저도 모르게 베일을 닫고 챔질하는데 이건 뭐 대도 못세워보고 터트립니다.

    "황당하네~"

    도대체 어떤 녀석인지..얼굴을 보고 싶지만 그럴 방도가 없었습니다. 우리들 채비는 기껏해야 2호 원줄에 1.7호 목줄.
    이 날은 벵에돔 낚시만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2호를 넘기는 줄은 아예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그래 한번 싸워보자!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번 해보자!"

    저는 제가 가지고 온 최고 굵은 목줄로 갈았습니다. 그래봐야 2호입니다. ㅠㅠ
    목줄을 갈기 전 녀석들이 흩어지지 않게끔 밑밥을 몇 주걱 주고 발 앞에서부터 채비를 흘리는데 약 10초 가량 지났을까?
    또 다시 원줄이 와르르르르르르르르륵~~~ 하며 풀려나갑니다.
    좀 전엔 베일을 닫고 챔질하려다 대도 못세우고 터트렸는데 이번엔 낚시대부터 들었습니다. 그리고 베일을 닫자 순간적으로 몸까지 휘청거리는 전율이
    낚시대를 타고 들어옵니다.



    "와~ 장난이 아니다 이거!"

    제 팔이 바르르르 떨립니다. 미친듯이 파고드네요.
    처음엔 긴꼬리 대물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째는 걸 보니 부시리 같습니다.
    그런데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걸 2호줄로 어찌 상대하나요?

    녀석이 파고들 때마다 저는 손가락을 열어 레버 브레이크를 줘야만 했습니다.
    안주면 어떡해? 터질것 같은데.... 그런데 계속 주자니 한없이 들어가고...
    그렇다고 무한정 주는 것도 아닙니다. 손가락 압력을 살짝 풀어 다소 빽빽한 감으로 LB(레버 브레이크)를 주고 있습니다.
    손잡이는 한없이 역회전하며 저의 심리를 압박하기 시작하는군요. 이제부터 이 녀석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빨리 계산해야 합니다.


    레버 브레이크를 쥐고 있는 저 검지 손가락에 모든걸 걸었다, 제주도 송악산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

    당췌 계산이 서질 않습니다. ㅠㅠ
    원래 감당못할 대물이 물게 되면 낚시대를 세우고 최대한 버티면서 녀석의 힘이 빠질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는 별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선 버티면 터지는데 어떡하나요...;;

    그렇게 약 1분 여초가 흘렀습니다. 녀석 여전히 힘이 안빠지는군요.
    저는 LB를 줬던 만큼 펌핑질을 해서 끌어올리는데 다시 고꾸라치며 이번엔 더 무서운 기세로 파고듭니다.

    "팅~!"

    이후 저는 이 과정을 두번 더 반복했습니다.
    담그면 들어오는 입질, 하지만 단 한마리도 먹질 못했고 얼굴도 확인못했습니다.
    움직임을 보니 대부시리로 추정됩니다. 녀석과의 승부, 원래 2호줄로 무리인가요? 아니면 제 실력을 탓해야 할까요?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채비를 다시 꾸리는데 이번엔 밥곰팅님의 낚시대가 활처럼 휘어집니다.

    "왔다~!"


    150m감겨진 스풀이 반쯤 풀려나갔을 때니 전방 60~70m쯤에서 받은 입질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의 움직임은 또 다르군요. 일단 좀 전에 걸었던 부시리는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힘을 상당히 쓰는데..


    녀석의 정체가???


    40cm급 남양갈전갱이가 올라왔다

    이것은 남양갈전갱이로 실물은 저도 처음보는데 어류도감상에서나 잠깐 본적이 있는 그런 어종이였습니다.
    수온이 높아지는 시기 경남 홍도나 제주도 남단에서 낚시하다 보면 종종 잡히는데요. 이 어종의 정확한 명칭을 아는 분들은 매우 드뭅니다.
    꾼들은 이를 "갈전갱이" 내지는 '줄전갱이" 혹은 제주 방언으로 "깍깍이"등으로 부르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어종이죠.
    아열대 어종으로 원래는 일본 남단과 타이완, 필리핀과 같은 해역에 서식하는 어종이므로 제주도 해역은 이 녀석들에게 북방한계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크기는 1m씩 자라는 줄전갱이와 달리 50~60cm까지만 자란다고 알려져 있으며, 회 맛에 대한 보고는 없기에 요 놈은 오늘 시식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아가야 벵에돔을 올린 아내. 완전 귀엽죠? ^^
    바로 살려주고요.


    또 다시 대물과 파이팅에 들어간 입질의 추억, 제주도 송악산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

    "오늘 무슨 날인가요?"

    제 채비에 연신 대물들이 물고 늘어지는데 이 채비론 도저히 감당이 안됩니다. 최대한 버텨보려고 애를 쓰지만..
    버티면 버틴다고 터지고, 레버 브레이크를 주면 주는대로 파고들어 터지고..
    발 앞에 여뿌리가 있어 최대한 신경쓴다고 했지만 녀석에겐 역부족이였나 봅니다.

    "하루종일 생선한테 끌려다니는 꼴이라니.."

    오늘따라 한낱 생선앞에서 작아지는 내 모습.
    채비를 왜 이렇게 챙겨왔을까? 후회해도 이미 늦습니다.
    애꿋은 목줄만 여러번 터지니 어차피 올리지도 못할 녀석, 차라리 안물어주기를 바라는 게 지금 상황에선 상책인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문제는 녀석들이 설치는 동안 벵에돔의 입질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밥곰팅님의 대가 멋지게 휘어졌다. 제주도 송악산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

    그나저나 밥곰팅님! 오늘은 서울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겠습니다.
    그렇게 폭발적인 입질은 아니나 잊을만 하면 들어오는 입질에 한껏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번엔 어떤 녀석일까? 쭉쭉 끌어오는 걸 보니 대물은 아닌듯 하지만..


    30cm급 일반 벵에돔

    뜰채질로 멋지게 올립니다. 벵에돔 낚시를 시작한지 이틀만에 소소한 씨알이지만 개인 기록어가 나온 순간입니다.
    이곳 송악산 부남코지는 본류대가 발 앞까지 받쳐서 난바다로 쭉 뻗어나가기 때문에 찌를 보는 아기자기한 낚시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찌는 채비를 태워 보내는 역할만 할 뿐, 어신은 원줄을 보면서 판단하는데 이 재미가 기가 막힙니다.^^

    우선 채비를 발 앞에다 던집니다. 그러면 본류대를 타고 찌가 가파도 방향으로 쭉쭉 흘러가는데 이때 사용하는 부력은 00(투제로)입니다.
    그리고 부력이 없는 수중쿠션을 하나 물리고 바로 밑에다 B전후의 침력을 가진 봉돌을 물렸기 때문에 00찌는 수면에 안착되자마자 몇 초 안되어 수면아래로
    가라앉게 됩니다. 그렇게 밑밥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서서히 물속으로 잠겨드는 체제인데 그 상태로 베일을 열고 50m이상 흘리다 보면 입질이 들어옵니다.

    중간에 뒷줄을 잡게되면 풀려나가는 원줄에 브레이크를 걸게 되므로 채비가 많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조류가 빠를 땐 되도록이면 뒷줄견제를 하지 마시고, 조류가 죽거나 혹은 조경지대에 들어서면서 원줄이 더 이상 안풀린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
    뒷줄을 잡아주거나 견제동작을 취해 미끼가 중상층에서 하층까지 탐색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 과정에서 입질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신 파악도 매우 간단합니다.
    조류에 의해 원줄이 풀려나가다가도 풀려나가는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면 베일을 닫고 대를 세우면 챔질이 됩니다.
    아직 본류낚시를 안해보신 분들은 감이 잘 안오시겠지만 현장에서 한 두번 입질을 받다보면 "이런 것이구나" 할 것입니다.


    정체모를 녀석을 걸고 밀당중인 아내

    몇 분간 정적이 흐르자 이번엔 아내의 대가 휘어집니다.
    오~ 그런데 힘이 무지막지하답니다. 처음엔 돔인줄 알고 파이팅했는데 갑자기 옆으로 째기 시작하니 왠지 예감이 좋지 않습니다.
    녀석은 갯바위 라인을 따라 돌아나가니 잘못하면 터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낚시대 반대로..반대로!!"

    갯바위 라인을 따라 질주하던 녀석. 아내는 바짝 버티면서 여유를 주지 않았습니다. 터지면 터지라고~~
    그랬더니 그제서야 힘이 빠졌는지 고개를 우리쪽으로 돌리며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팔 아프다며 번갈아가며 팔을 털며 호흡을 가져갑니다.


    이윽고 수면에 띄워진 녀석.

    "그런데 이게 뭐야?"


    사진속 아내는 웃고 있지만 실은 조작된 표정이다 ^^;;

    "가다랑어? 점다랑어?"

    1분 몇 초간 아내의 팔힘을 빼게 만든 장본인은 다름아닌 점다랑어.
    우리는 뒷풀이를 생각해서라도 최대한 맛있는 녀석을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얘는 아니지요.
    참다랑어나 눈다랑어(그래 황다랑어까지 인정)가 아닌 한 이런 다랑어류는 미각적으로 별 볼일 없다는 걸 알기에..
    이제는 낚시를 다니면서 맛있는 고긴지 아닌지를 본능적으로 알게 된걸까? 다랑어를 잡아 본 것에 대해 신기해 하면서도 한편으론 실망의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래서 좀 웃으라고 시켰습니다. 해서 나온 표정이 저 표정입니다. ^^;


    다랑어류를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없었는데 잔이빨이 있었군요.
    바늘은 윗 턱이 아닌 아랫 턱쪽에 꽂혀서 올라왔습니다.


    아내가 잡은 50cm급 점다랑어

    점다랑어는 참치 계보중에서도 최하급이라 보시면 됩니다.(가다랑어는 그나마 통조림과 가쯔오부시라도 만드는데 얘는;;)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 일본 사람들은 점다랑어 회도 별미라며 먹습니다. 하기야 그쪽 사람들은 워낙 다랑어류를 좋아하니 그렇다쳐도
    이곳 제주도에선 버리는 생선이지요.

    점다랑어는 제주에서 '혼까스'라 불리는데요. 얼마전 제주 현지꾼인 지인이 그럽니다. "점다랑어는 뭘 해먹어도 맛없는 고기다"라고..
    그나마 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곤 굽는건데 토막낸 걸 쿠킹호일에 감싸 모닥불에 고구마 구워 먹듯 굽게되면 흡사 닭고기 맛이 난다 합니다.


    중상층에서 입질이 없자 중하층 공략을 위해 쯔리켄 M-16모델 2호에 -2호 속공형 수중찌로 채비로 교체했다

    해가 중천에 뜨자 각종 회유성 어종들의 입질도 소강상태입니다.
    시간상 긴꼬리 벵에돔은 물건너 갔으니 이제부터 뭘 잡아야 할까 고민됩니다. 조류의 흐름을 보니 딱 참돔 조류인데요.
    참돔이든 긴꼬리 벵에돔이든 이런 한낮시간엔 잘 떠오르지 않고 바닥층에서 활동한다는 것을 염두하며 저는 2호 반유동으로 채비를 바꿨습니다.
    그리고 첫 캐스팅을 하는데 채비가 정렬되기도 전해 원줄이 휘리릭~ 풀려나갑니다. 2호면 상당히 빨리 내려가는데 그걸 채가다니..하여간 챔질!

    "오오오오~~ 미친듯이 쳐박는 이 녀석 뭐지?"

    처음엔 돌돔인줄 알았습니다.
    그 다음은 벵에돔인줄 알았습니다.
    그 다음은 부시리인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대형 고등어같은 느낌? 설마 좀 전에 그 녀석일까?"

    그리곤 수면에 띄워진 녀석을 보자 제 표정은..


    또 다시 점다랑어가 출몰하자 허탈한 표정을 짓는 입질의 추억

    요렇게 바뀌었습니다. 아내가 이 장면을 용케도 찍었군요. ^^;
    맛도 없는게 힘은 어찌나 센지 제 팔힘만 축내는군요.



    50cm급 점다랑어를 들고 억지로 포즈를 취해 본다

    "좀 웃지?"

    이것은 좀 전에 대한 아내의 소심한 복수인가요..;;
    표정관리 안되는 나.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지만 어색하군요. ^^;
    하여간 그렇다할지라도 손맛은 제대로 봤습니다.

    그럼요~!! 점다랑어 손맛 좋습니다. 잡은 다음 뒷처리는 난처하겠지만..
    그렇다고 도로 놔주는 것도 어렵습니다. 점다랑어는 워낙 성질이 급해 땅에 올리자마자 반항한번 못해보고 바로 죽어버리기 때문에 방생이 아니라 버리는
    꼴이 됩니다. 그러니 쉽사리 버리기도 좀 그렇고... 한번 챙겨서 맛이라도 봐?


    오후로 접어들자 바람이 점점 세지며 바다엔 허연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 제주도 송악산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

    갯바위가 너무 지저분합니다. 저희가 낚시해서 이렇게 된 건 아니고 원래 지저분했습니다.


    철수배를 기다리며 간단히 물청소를 합니다.
    어차피 밑밥통 씻고 남은 물이 있기에 그걸 이용해 청소해주면 좋잖아요?
    만약 이곳이 만조가 되어 물이 넘친다면 굳이 청소를 안해도 되지만 제가 선 곳은 만조가 되어도 특별히 주의보가 아니라면 저 상태로 남아 악취를 내기
    때문에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철수직전에 물청소 한 두번 해주시기 바랍니다.


    철수하며 바라본 송악산 부남코지

    저 위에는 관광객이 다니는 길목으로 중간중간 저희들이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연두색으로 표기한 지점이 우리가 섰던 자린데 사진상으론 위험해 보이지만 막상 내리면 발판도 편하고 좋습니다.
    제 생각엔 2명에서 하기 적당하며 3명에서 하려면 흘림 낚시이기에 로테이션을 해주면서 호흡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이 날 송악산에서 잡은 소소한 조과들

    저는 송악산 아래에서 낚시가 되는줄도 몰랐습니다.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기에 벵에돔 채비만으로 도전해 본 송악산 부남코지. 알고보니 이곳은 미터급 부시리가 우글거리는 소굴이였습니다.
    고작 생선에게 질질 끌려다녔다 생각하니 왠지 억울할 만도 하지요.
    저는 잠자리에 들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곤 결심하였습니다.

    "여보"
    "왜?"
    "아까 그 녀석들 말야.."
    "응"
    "다시 혼내주러 가자. 이번엔 중장비를 들고말야"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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