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어회와 숙성회(또는 선어회) 차이에 대한 중대한 오해


    입질의 추억입니다. 오늘은 정말 답답한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활어회와 숙성회(또는 선어회)의 차이"

    이 얘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사람들은 숙성회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고 한번 뿌리박은 인식은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선어회요? 남이 먹다 남은거 파는 기분이 들어서 별로입니다."
    "선어회는 죽은 생선으로 회뜬게 아닐까요? 왠지 찝찝하던데"
    "당연히 활어회가 싱싱하고 맛있죠. 그걸 말이라고"
    "선어회는 식중독에 걸릴 위험도 있고, 기생충 걱정도 있어 저는 안먹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 얘기들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이 장에서는 왜 그런지에 대해 제가 아는 선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신다면 활어회와 선어회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안고, 또 바른 생선회 문화를 위해서라도 생선회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제가 하는 이야기에 귀 귀울여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느 블로그에서 본 활어회와 숙성회의 차이


    사진은 필자의 블로그에서 발췌

    며칠전 우연히 어떤 블로그에서 "한국 활어회와 일본 숙성회의 차이점"이란 글을 봤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에게 싱싱한 활어를 대접했더니 반응은 의외로 실망이 컸다는 것입니다. 일본인의 미각으로 느낀 한국의 활어회는 "씹는 맛도 약하고 생선회 특유의 맛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 이렇듯 생선회 문화를 둘러싼 한, 일 양국간의 차이는 '라면과 라멘의 차이' 만큼이나 큽니다.

    - 한국인은 흰살 생선회를 좋아하고 쫄깃한 식감을 중요시하며눈앞에서 잡아먹는 활어회를 선호한다.
    - 일본인은 붉은살 생선회를 좋아하고 식감보단 생선회 특유의 맛을 중요시하며수 시간 이상 숙성시킨 선어회를 선호한다.


    다시말해 한국인들은 보는 앞에서 살아있는 생선을 잡지 않으면 신선하지 않은 회라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해당 블로그의 글은 활어회와 숙성회의 특징이나 장, 단점 비교를 말하기 보다는 일본인의 시선을 바탕으로 글을 쓰다 보니 선어회에 선입견을 갖고 있는 네티즌들의 인식을 돌려놓기엔 다소 미흡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활어회와 숙성회에 대한 네티즌 의견중 일부를 발췌

    해당 블로그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여전히 생선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많음을 알았습니다. 생선회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야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아직도 활어회와 숙성회(선어회)의 차이를 몰라 오해를 하거나 편견을 갖고 계신 국민들이 대다수이므로 저는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알기 쉽도록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활어회와 숙성회(선어)의 차이에 대해


    활어회()와 선어회()

    먼저 생선회에 대한 정의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생선회(사시미 サシミ)?
    열을 가해 익히지 않은 생선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소스에 찍어먹는 것을 말한다.(제가 내린 생선회 정의입니다.)


    생선은 죽으면 부패가 빨리 일어나므로 반드시 싱싱한 것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서 "싱싱함의 기준이 무엇이냐?"가 주요 쟁점인데요.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싱싱한 횟감은? 살아있는 생선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싱싱한 횟감은? 숙성이 잘 된 생선



    활어상태에서 부패되기까지의 과정


    그렇다면 활어회와 숙성회(또는 선어회)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활어회는 살아있는 생선으로 포를 떠서 곧바로 손님상에 내는 것
    숙성회도 살아있는 생선으로 포를 떠서 1~4일간 숙성한 다음 손님상에 대는 것


    결국 활어회와 숙성회의 차이는 손님상에 곧바로 내느냐, 아니면 1~4일간 저온에 숙성시켜 내느냐의 차이가 됩니다. 그러니깐 살아있는 생선으로 포를 뜨는 건 활어회나 숙성회나 똑같다는 얘기입니다. 생선회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생선이 살아있을 때 손질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숙성회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숙성회에 대한 오해가 끊이질 않습니다. 이는 획일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생선회 문화도 한몫 했다고 보며, 생선회 전반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탓도 있습니다. 생선회를 좋아하는 인구는 많지만 좋아하는 만큼 관심을 두면서까지 먹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숙성회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알아보겠습니다.

    <<# 사례1>>
    "(횟집에서)여기 도미 짜로 주세요"
    "(잠시후 도미회가 나오자) 이건 어디서 나온 거예요?"
    "? 왜 그러시는지"
    "제가 방금전 도미를 주문하고 가만 지켜봤는데 수조에서 도미 꺼내는 장면을 본 적이 없던데요. 이건 어디서 나온건가요?"
    "저희집은 손님 오기전에 잡아다가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후 손님상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전 당연히 살아있는 도미를 꺼내 회 칠 줄 알았는데 이게 어디서 나온건지 어떻게 믿고 먹나요?"


    이 사례는 제가 횟집에서 실제로 본 경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에 대해 무지한 손님이 횟집을 피곤하게 만드는 유형"에 해당되죠. 특별히 활어회만 취급하는 횟집이 아니라면 (특히 일식집실내 포장마차형 횟집등) 도미와 광어는 수 시간전에 미리 잡아다 냉장고에 숙성을 시켜놓습니다. 그 이유는 생선회 특유의 맛과 향이 활어때 보다 더 오르기 때문입니다. 이를 모르는 손님은 단지 눈앞에서 잡지 않았다 해서 불안감을 가지시는데요그것은 "음식 재활용"과 관련해서 따지셔야 할 문제지 숙성시킨 부분에 대해 따질 문제는 아닙니다.

     
    <<# 사례2>>
    "(수산시장에서 2kg짜리 광어를 지목하며) 이거 살아있는거죠?"
    "당연히 살아있는거죠"
    "함 꺼내보세요."
    ""
    "오늘 들어온 거예요?"
    ". 오늘 들어온 건 맞는데 그것 보다는 이게 들어온지 2~3일 됐거든요.  맛있을 꺼예요. 이걸로 드릴까요? "
    "얘는 움직임도 없고 가만히 있어서 별로인거 같은데요그냥 이걸로 주세요."


    이 사례는 움직이지 않는 광어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손님께서 상인의 호의를 저버린 경우입니다. 흔히 '당일바리'라고 해서 그날 그날 들어온 물 좋은 생선을 취급한다지만 손님의 입장에서 횟감은 말입니다. 당일날 수조에 들여놓은 것보다는 수조에서 2~3일 정도 적응기간을 거친 것이 맛이 더 좋습니다.

    광어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당일날 활어차에 실려 막 도착한 물고기는 바뀐 환경에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처음 환경은 낮설고 자기한테 맞지 않기 때문에 살려고 발버둥치느라 움직임이 활발(?)한 것이지요. 그것이 손님들 눈으로 보기엔 싱싱하거나 팔팔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 안정을 찾고 수조의 환경에 적응한 물고기야 말로 움직임이 적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알고 계신지요? 광어는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꼼짝없이 있는 게 정상이며, 우럭은 바로 위에서 정지된 듯한 느낌으로 유영하는 것들이 싱싱한 횟감이 됩니다물고기가 받는 스트레스는 '식감과 맛'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꼭 유념하세요! 그렇다면 활어회와 선어회에 대한 선입견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숙성회도 결국 활어 상태에서 피와 내장을 제거하고 포를 뜬다

    1) 활어회는 싱싱하고 숙성회(또는 선어회)는 싱싱하지 않다? → NO
    숙성회도 살아있는 생선으로 회를 쳐야 하는데 모든 고기는 피를 깔끔히 빼야만 먹을 수 있습니다. 이는 생선뿐 아니라 돼지, , 소 모두 해당됩니다. 도살장에서의 돼지는 목(경동맥)에 피를 긋고 거꾸로 매달아 피를 뺍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 육고기는 피를 깔끔히 제거한 제품이지요.

    생식을 해야 하는 생선회의 경우 특히 피를 제대로 빼내지 못하면 비린내가 나서 먹질 못합니다. 그런데 피를 깔끔하게 제거하려면 숨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생선회를 만들땐 아가미 속(심장)에 칼을 찔러 해수에 담가놓거나 호수를 꼽아 물을 틀어놓습니다. 그렇게 하면 물고기가 숨을 쉬면서 피를 내뺍니다. 이 상태에서 포를 떠 곧바로 손님상에 내면 활어회가 되고, 저온에 수시간 동안 숙성시키면 숙성회가 됩니다. 그러므로 활어회는 싱싱하고 숙성회는 싱싱하지 않다는 말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여러분들이 드시고 계신 초밥 재료들 말입니다. 특별히 '활초밥' 메뉴를 제외한 90%이상의 초밥 재료는 숙성회란 사실을 아시나요? 초밥은 오랜기간 저온 숙성을 거쳐 감칠맛을 최대한 이끌어낸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숙성회가 싱싱하지 않다고 말하신 분들은 지금까지 싱싱하지 않은 초밥을 드셔 온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기생충 감염은 숙성 및 선어회나 활어회에 관계없이 죽은 생선을 수 시간 동안 방치했을 경우에 일어날 수 있다

    2) 숙성회는 활어회에 비해 기생충 감염도가 높으며 식중독과 비브리오 패혈증에도 걸릴 확률이 높다? → NO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실은 그 반대입니다. 적어도 바닷 물고기에서 기생충 감염이라 함은 95%이상 아니사키스(고래회충) 감염을 말합니다. 그런데 아니사키스는 고온에도 약하지만 저온에도 약합니다. 아니사키스는 70도 이상의 고열에 사멸되며, 반대로 -2도씨 이하에서도 죽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아니사키스는 대부분은 내장에서만 기생하기 때문에 활 생선을 손질하면서 내장과 함께 제거됩니다어지간해선 걸릴 염려가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미 죽어버린 생선으로 회를 칠 경우엔 감염의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아니사키스는 숙주가 죽은 후 수 시간내에 내장에서 살속으로 파고드는 습성을 가지므로 이것을 먹고 감염되는 경우는 횟집보단 주로 낚시꾼들이 잡은 고기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 살아있는 아니사키스가 활어회에 침투했다면 활어회를 먹고 감염될 수 있겠죠기운이 팔팔한 아니사키스는 위장벽을 뚫고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위장액에 잘 소화되지 않으며섭취 후 수시간 이내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시킵니다. 알려진대로 아니사키스는 해충약이 들지 않습니다. 오로지 위 내시경으로 빼내는 방법만이 유일합니다.

    반면에 숙성회는 저온숙성을 거치기 때문에 아니사키스가 살속에 침투했다 해도 죽어버리거나 활동이 둔화되므로 그것을 섭취한 사람의 위장에서는 활동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 위액에 소화되어 똥으로 사라지게 되겠죠. ^^;;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기생충으로 인한 피해는 숙성회보다 활어회를 먹었을 때가 많다.가 되겠습니다.(죽은 생선은 숙성회와 개념이 다릅니다.)

    식중독균과 비브리오 패혈증도 마찬가지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생선 근육은 무균(無菌) 상태입니다. 균이 옮겨 붙는 건 생선 근육이 아닌 도마, 칼등 식기 위생과 취급 부주의에서 일어납니다그럴 경우 대게 활어회로 이들 균이 옮겨 붙어 식중독이나 A형 간염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저온 숙성을 시키면 균의 증식력이 억제되어 오히려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참치, 방어, 부시리(히라스)와 같은 붉은살 생선은 숙성시켰을 때도 맛이 좋은 횟감이다

    3) 활어회가 숙성회보다 더 맛있다? 중립
    그것은 어떤 어종을 사용했냐와 얼만큼 숙성했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모 케이블 TV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활어회와 숙성회"를 두고 시식을 한 뒤 "어느쪽이 맛있나?"는 항목에 체크하는 건데요. 그 결과는 정말 우스꽝스러웠습니다.

    활어회와 숙성회를 눈으로 보고 시식할 땐 활어회가 압도적으로 맛있다는 반응이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경우 선어회가 압도적으로 맛있다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은 숙성회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 내지는 선입견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입니다. 활어회와 숙성회를 두고 실시했던 블라인드 테스트가 그만큼 공신력과 설득력을 가진 테스트였냐는 것입니다이에 대해 저는 "글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활어회 VS 숙성회(또는 선어회)


    당시 테스트는 넙치(광어)회를 가지고 실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활어회가 맛있다, 혹은 숙성회가 맛있다의 문제는 "어종에 따라 다르고 숙성 시간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활어회냐? 숙성회냐?의 문제를 어느 한 어종에만 국한시켜 내릴 수 있는 결론이 아니며, 취급 환경이 같고 숙성 시간에 따른 차이로 맛 평가를 실시해야 할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숙성회란 게 어종에 따라 제맛을 내는 숙성시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지요.



    1) 활어회의 장점 → 뭐니뭐니해도 쫄깃거리는 식감이 좋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선회가 무슨 맛인지 잘 모르고 먹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감이 가져다 주는 만족감이 어쩌면 생선회 맛의 전부일런지도 모릅니다.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방어나 고등어회 보단 넙치(광어), 조피볼락(우럭), 농어, 도미와 같은 회를 선호하는 것입니다.

    다만 활어회는 손질하자마자 곧바로 손님상에 오르다 보니 체온이 남아있어 미적지근하며(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 한), IMP(이노신산) 함유량이 적어 생선회 고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2) 숙성회의 장점 생선회 고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이 감칠맛은 자연상태의 조미료 성분인 IMP(이노신산)의 함유량을 말합니다. 이는 화학조미료인 MSG에서 내는 감칠맛과 일정 부분 공통점이 있는데요. 희한하게도 생선회는 저온에서 숙성기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IMP(이노신산)성분이 많아져 감칠맛을 내게 됩니다. 대신 그렇게 되면 생선회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느낄 수 없다는 단점이 따릅니다. 또한 각 어종마다 최적의 숙성 시간이 다릅니다(: 광어의 경우 3h~6h 숙성이 가장 맛이 좋으며, 일부 어종들은 3일 이상 숙성시켜 먹기도 한다.)



      한국의 활어회냐? 일본의 숙성회(또는 선어회)냐? 답은 여기에 있다


    이제 결론을 지어야 할 시간입니다.

    "한국의 활어회냐? 일본의 숙성회냐? 도대체 어느쪽이 맛이 우월한가?"

    여기에 대한 답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선 활어회가 가장 맛있고, 일본에선 숙성회(또는 선어회)가 맛있기 때문입니다세계에서 생선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인 한국과 일본이지만 그 식문화 만큼은 서로 다르게 발전해 나갔기 때문에 우열을 가릴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결정적인 이유가 두가지 있습니다."


    1. 첫째로 활어회와 숙성회(또는 선어회)의 우열은 어종에 따라 다르다.
    어떤 어종은 활어로 먹었을 때가 맛있고, 어떤 어종은 즉석회 보다는 조금 숙성시켜야 제맛을 내는 것도 있습니다. 이는 맛을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차가 있겠지만 대체적인 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활어회가 맛있는 횟감의 공통점은 흰살생선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횟감이기도 하지요. 반면 선어회가 맛있는 횟감의 공통점은 붉은살 생선이 많으며 흰살 생선이라도 덩치가 큰 생선은 숙성을 해야 제맛이 납니다. 도미, 방어, 참치는 일본에서 빠질 수 없는 인기 횟감입니다. 다시말해 우리가 활어를 찾는 이유는 활어회가 맛있는 어종이 많기 때문이고, 일본인들이 선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선어회가 맛있는 어종이 일본 근해에 많이 잡히기 때문입니다이는 지극히 당연하면서 매우 단순한 논리인 셈입니다.


    2. , 일 양국간에 피빼기(시메) 방법이 다른데 이것이 사실상 선어회 맛을 판가름짓는 핵심요소가 된다.
    생선회는 활어회든 선어회든 살아있을 때 피를 빼야 된다고 누누히 말해왔습니다. 그런데요. 이 피빼기(시메)방법에 있어 한국과 일본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아가미 중앙(심장)을 찌른 후 흐르는 물에 씻거나 해수에 담가놓는 것으로 피빼기를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이케시메() 법이라 해서 "신경을 죽이는" 방법을 사용하지요. 아래 사진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선 대부분 이케시메()법을 이용한 신경 절단으로 피를 뺀다

    1) 우선 날카로운 송곳으로 눈과 눈 사이의 미간을 찌른다. 이때 넣는 각도에 주의하고 측선이 위치한 곳으로 다소 깊숙히 넣어야 한다.
    2) 그래서 생겨난 구멍에다 철사줄과 같은 도구를 넣어 앞 뒤로 쑤신다.
    3) 이는 생선의 뇌를 통과한 후 척추뼈 중앙에서 약간 윗쪽에 위치한 척수를 관통시켜 신경을 절단하게 되는 것이다.
    4) 그 다음 과정은 한국의 피빼기와 동일하다.


    이러한 신케지메를 거친 생선은 육질의 단단함을 물론, 비린내, 갯내음이 제거되며 4일 이상 숙성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선도의 저하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국에선 거의 모든 횟감을 활어 운송차로 운반합니다. 각 횟집엔 수조를 설치해야 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항구에서 미리 피를 빼고 즉살 시킨 후 운반합니다. 수조 설치에 대한 부담 및 활어 운송료가 적게 들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숙성회 개념은 기껏해야 1~2일입니다. 그 이상은 초밥용이며 특별히 선어를 즐기는 미식가가 아닌 한 식감이 물러 일반인들에겐 입에 잘 맞지 않습니다. 반면 일본에서의 숙성 및 선어회 개념은 3~4일 이상입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신케지시메(척수 마비)" 기술입니다.

    신케지메는 본인이 직접 시전하여 포스팅 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 이 기술을 도입하게 되면 서울, 수도권의 낚시꾼들도 남해에서 잡아온 물고기를 좀 더 신선한 상태로 운반하여 가정에서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우선은 신케지메()에 대해 알 수 있는 동영상을 링크로 첨부할테니 참고하십시요.(좀 잔인합니다. 감안하시고 보세요.)
    생선 신경죽이는 방법(이케시메) 보러가기





      마치며..

    살펴보셨듯 활어회냐 숙성회냐의 우열은 대단히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어 집니다. 단순히 활어회가 좋다, 혹은 숙성회가 좋다로 말하기 보다는 어종에 따라, 또 취급 방법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사람 입맛 또한 제각각 입니다. 살이 단단한 회를 선호하는 사람, 부드러운 회를 좋아하는 사람, 흰살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 붉은살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 회의 종류는 잘 몰라도 쫄깃한 맛으로 먹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생각만큼이나 생선회 맛도 다양합니다.

    앞서 일본인이 한국을 방문해서 활어회를 먹었을 때 "맛도 밍밍하고 식감도 부족했다" 반응은 그 사람이 태어나서 줄곧 선어만을 먹어왔기에 거기에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일본인이 맛봤던 광어가 원래 활어보다는 숙성을 거쳤을 때 제맛을 내는 횟감인 탓도 큽니다. 그러니 한 가지 회를 두고 활어가 낫네, 선어가 낫네 싸우지들 마시고 선어라고 해서 싱싱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은 두발 쭉 뻗고 날려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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