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샤브샤브 잘하는 집(제주도 현지인이 추천)


    보통 샤브샤브는 쇠고기와 해산물로 먹는 게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꿩이나 오리, 갯장어(하모)가 나오면 별미로 치는데요.
    돼지고기로 샤브샤브를 먹는 건 좀 생소할 겁니다.
    못 먹어보신 분들은 '냄새가 날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꺼리실지 모르나 잘하는 집에서 드시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게 바로 돼지고기
    샤브샤브라 하지요. 샤브샤브의 원조국인 일본(중국의 훠거와는 재료가 다릅니다)에선 이미 돼지고기 샤브샤브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날 것으로 먹으면 충의 감염이 있고 잡내가 나기 때문에 국내에선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자리잡
    았지만, 일부 유럽 국가에선 친환경으로 키운 돼지고기에 한해서 조금 덜 익혀서 먹기도 한답니다. 돼지고기 샤브샤브는 얇게 저며서 나오므로
    단 시간에 익혀 먹기에 걱정이 없어요. 일단 돼지고기 샤브샤브는 잘못하면 특유의 잡내가 날 수 있기에 "고기 질"이 받쳐줘야 합니다.
    결국 돼지고기 샤브샤브의 승부수는 "고기의 질"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돼지고기로 유명한 제주도에선 잘 어울리는 식탁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것을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제주시 외도동에 위치한 돼지고기 샤브샤브집

    제주도하면 원래 돼지고기가 유명하지만 돼지고기로 샤브샤브를 해 먹은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현지인들 사이에는 인기있는 외식메뉴로 부상하기 시작했는데요. 제주산 백돼지를 얇게 저며 끓는 육수에 담갔다 먹으면 순식간에
    익으므로 질기지 않고 잡내도 없어 오히려 쇠고기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마다의 호불호는 있겠죠.
    소고기는 소고기만이 가지는 향미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익숙해지신 분들에게 돼지고기 샤브샤브 맛은 약간 생소할지도 모릅니다.

    일단 제가 아는 선에서 돼지고기 샤브샤브를 잘하는 집을 추천하자면 우선 이 집과 함께 제주시 연동에 있는 '강명선 샤브샤브' 정도입니다.
    둘 다 관광지 음식점과는 거리가 멀고, 주로 제주도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있데, 구성은 비슷하나 해산물 종류에서 차이가 좀 있습니다.
    강명선 샤브샤브의 경우 해산물이 들어가는 순간 가격이 확 뛰는데요. 그만큼 해산물 질이 좋다고 보면 됩니다.
    이 집(궁한스 샤브)의 경우 제주도 내에 3군데의 체인점을 가졌다고 합니다.
    아마도 반응이 좋아 사업을 확장한 듯 보이나 태생자체가 프랜차이즈는 아닌듯 싶습니다.


    내부는 칸칸이 별실로 되어 있습니다.
    뭐랄까 대중음식점을 표방하면서도 공간활용은 나름 프라이빗하게 꾸며놓은게 가족지향적인 외식에는 잘 맞아 보입니다. 
    다만 테이블마다 완전히 격리되어 있지 않고 파티션으로만 구분했다는 점은 아이들이 많은 팀일 경우 옆 테이블에 방해가 안되도록 돌아다니지 않게
    주의를 줘야 할 것 같은 그런 구조이긴 합니다.


    여기서 제가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점심특선"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적용 가능합니다.
    총 4명이므로 돼지 + 해물로 4인분을 주문했고요. 저녁식사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나오는 구성은 같다고 보면 됩니다.(직접 확인했슴)
    가격대는 그냥 여느 샤브샤브집과 비슷해 보여요. 점심특선을 이용하면 보다 저렴하게 즐길 것으로 보입니다.


    살얼음을 동동띄운 '비트' 동치미
    비트 자체에서 우러난 색이 참 예쁩니다. 맛도 좋은 편.


    땅콩가루를 얹은 샐러드인데 키위 드레싱은 그리 선호하지 않아 손길이 잘 안가게 됩니다.


    김치는 국내산이지만 기성품으로 추측됩니다.


    무난한 미역무침


    돼지고기를 찍어 먹을 소스로 다진 매운고추 + 간장 + 겨자의 조합입니다.


    현지인이 추천, 돼지고기 샤브샤브 잘하는 집

    먼저 채소가 한 접시 나오는데 구성은 봄동, 콩나물, 부추, 단호박, 그리고 버섯 3종이 들었고 만두는 기성품입니다.
    채소 상태가 괜찮네요. 메뉴판을 보니 한번 정도는 더 리필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나오는 해산물은 주꾸미, 홍합, 새우인데요.
    씻겨진 주꾸미 색이 창백한 걸 봐선 동남아산으로 추정되고요. 홍합은 아시다시피 뉴질랜드산 녹색홍합인데 암, 수 골고루 넣어줬습니다.
    상식이지만 홍합이나 진주 담치의 경우 속살이 노란색이면 암치, 흰색이면 수치인데 미묘한 차이지만 암치가 좀 더 맛있는 편이랍니다.
    새우는 일반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흰다리 새우이며 사이즈는 익혔을 때를 감안해 좀 아쉽네요.


    현지인이 추천, 돼지고기 샤브샤브 잘하는 집

    여기까지가 돼지고기를 빼고 나온 차림상입니다.
    육수는 엷은 편입니다. 당시 육수만 맛 봤었는데 시식평을 따로 메모해 두지 못해 쓸 수가 없네요.


    샤브샤브용 돼지고기가 나왔습니다. 4인 분량이고요. 제주산 백돼지입니다.
    보시다시피 냉동이고요. 지금은 색깔이 흐리지만 완전히 해동되고 나면 제 색깔을 되찾겠지요.
    살코기와 비계 비율도 이 정도면 흡족합니다. 다만 마블링 상태는 강명선 샤브샤브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고요.
    어차피 샤브샤브용 돼지고기는 최대한 얆게 썰어야 하기 때문에 냉장육 사용이 힘들지요. 
    대부분 언 상태에서 기계로 썰어낸 후 손님상에서 해동되는 편.


    샤브샤브 먹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이렇게 합니다.
    가장 먼저 채소를 투척해서 채소 육수를 좀 내고요.


    처음엔 채소와 해산물을.. 고기는 나중에, 돼지고기 샤브샤브 잘하는 집

    고기와 해물을 같이 시켰다면 고기를 나중에 넣어 먹되 자기가 먹을 분량만 살짝살짝 넣어 데쳐 먹습니다.
    해물은 고기에 비해 익는 시간이 좀 더 걸리므로 채소와 함께 몇 가지를 넣어 뒀답니다.
    홍합과 주꾸미는 오래 대치면 살에 수분기가 빠져나가 질겨지므로 적당히만 데쳐서 먹는게 좋습니다.


    끓기 시작하면 건져 먹습니다.
    새우는 가뜩이나 작은데 익으니 더 작아지고 대가리까지 빼내면 사실 먹을 수 있는 살 양이 많지 않지요.
    저는 새우 까 먹는게 귀찮아 저런 사이즈는 껍질채 씹어 먹습니다.^^;


    돼지고기든 소고기든 한꺼번에 투척하는 건 금물!
    자신이 먹을 분량만 소량껏 넣고 익혀 먹는데 그 시간이 10초면 충분합니다.(쇠고기의 경우 4~5초면 충분)


    돼지고기와 소스의 궁합이 아주 좋다

    어디보자! 과연 돼지고기로 샤브샤브한 맛은 어떨까?
    고추겨자 소스에 살포시 찍어 먹어보는데 이 맛은 의외로 익숙하네요.
    소고기랑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맛입니다. 잡내도 없고 오히려 돼지고기 특유의 담백함이 씹는내내 흡족감을 주네요.
    얇다고 하여 유달리 부드럽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어느정도는 씹는 맛을 제공(?)합니다.
    잘근 썰어진 땡초(매운고추) 한 두 조각을 추가로 얹어 먹으니 맛이 기가 막힙니다. 
    돼지고기를 찍어먹는 소스 궁합이 잘 맞는 편인데요, 이 정도라면 충분히 관광객들에게도 어필할 만하다고 보여집니다.

    요즘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난다는데 개인적으로 그 분들에게 이 음식을 권해보고 싶네요.
    사실 자국에 '훠궈'라는 음식이 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일 겁니다. 훠거의 기본은 양고기여서 '슈안양로'라 하는데 샤브샤브의 모태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것이 일본에 건너오게 되면서 좀 더 일본인들에게 맞도록 소고기라던가 해산물로 변형을 시켰을 뿐. 뜨거운 육수에 살짝살짝 데쳐먹는다는 기본
    방식은 훠거랑 같다고 보면 되겠지요. 돼지고기 샤브샤브야 이미 일본인들에겐 익숙해 있지만 4다리가 달린 것 중 책상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인들에겐 
    의외로 새롭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다 먹고 나니 삼색 칼국수가 나옵니다. 백련초(빨강), 단호박 내지는 제주감귤(노란색), 쑥이나 시금치(녹색)가루로 반죽된 면빨인데요.
    색감에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뿐, 들어간 재료에 따라 면빨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런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쯤되니 슬슬 배가 불러오는데..


    칼국수와 죽으로 이어지는 통상적인 코스, 현지인이 추천, 돼지고기 샤브샤브 잘하는 집

    마무리로 샤브샤브에서 죽이 빠지면 서운하죠. ^^
    남은 육수를 걷어내고 죽 재료에다 달걀 하나를 톡하고 깨트려 잘 끓여줍니다.(직원이 와서 해줘요)


    기성품으로 보이는 김치지만 그래도 김치는 이럴때 먹으라고 나와주는 거겠지요. ^^
    죽에는 돼지고기를 담가 먹었던 육수가 들어갔지만 그렇다고 죽에서 고기냄새가 나지는 않았어요.
    죽 맛도 깔끔하니 따로 밥배(?)를 채우기엔 그만입니다.

    계산은 이웃 블로거이신 파르르님 내외께서 ^^;
    이 날은 우리부부가 60일간의 제주도 생활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날이였어요.(작년 초겨울이였지요)
    그런 우리부부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웠는지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보내야 마음이 편하다며 쏘셨답니다. 그 자상한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제주도에서 돼지고기 샤브샤브도 맛보고, 또 이렇게 현지인이 추천한 곳을 알게 되어 소개 할 수 있었네요.



    궁한's 샤브 위치 : 아래 지도 참조
    점심특선 : 오전 11~오후 3시까지
    주차 : 매장앞에 몇 대 가능
    네비주소 : 제주시 외도1동 541-15


    #. 궁한스 돼지고기 샤브샤브 총평
    솔직히 상호명은 그닥 입에 붙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상호명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면 개명하는 게 낫지 않겠냐 할 정도이고요.
    이 곳은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주로 현지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많을 땐 줄까지 서서 먹는다고 해요.
    그래서 사업을 확장한건지 제주도 전역에 3군데나 체인점을 뒀는데 전에 '진주식당'에서도 말했지만 제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도 사업을 확장하면 맛이
    변한다는 구설수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이유는 역시 과도한 이윤 남기기와 관리의 부재에서 나올 수 있는데요.
    기존에 사용하던 식재료를 포기하고 단가와 타협을 보는 순간 전체적인 음식 질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또한 주인장이 관리해야 할 범위가 이미 벗어났기 때문도 있습니다. 음식점은 주인이 직접 주방에 있을 때와 없을 때가 하늘과 땅 차이라 생각하니까요.
    샤브샤브의 경우 특히나 식재료가 가지는 비중이 매우 큰 음식입니다. 사업을 확장해도 질 좋은 식재료의 확보와 메뉴얼 준수만 따라준다면 큰 무리수는
    없겠지만, 메인 식재료인 돼지고기의 질이 하락한다면 이 음식은 의미가 없겠지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고요.
    평소 소고기나 해물 샤브샤브가 식상하다면 제주도 여행오셨을 때 한번쯤 돼지고기 샤브샤브를 드셔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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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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