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야 할 글들은 밀려 있고 2월 초부터는 살인적인 스케쥴이 기다리고 있어 요즘 몸뚱이가 남아나질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 볼락 낚시에서 잡아 온 것들로 일부는 구이로 일부는 초밥을 쥐기로 했습니다.

볼락이나 열기는 소형 어종에 마릿수가 더해지니 손질이 귀찮고 피곤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방법을 알고 경험이 쌓이면 편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생선 손질은 오로지 '연습'만이 살길인데 그래서 저는 횟거리가 아니어도 잡아온 생선을 손질할 때는 전부 포(오로시) 뜨는 연습을 합니다. 

덕분에 잔뼈 없는 순살 생선구이를 즐길 일이 많아졌지만, 이러한 연습을 통해 좀 더 내 몸에 익숙해지면 좋지 않을까 싶어 재미로 하고 있어요. 오늘은 볼락과 같은 작은 생선을 손질하는 방법과 볼락 초밥을 쥐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횟거리 볼락이예요. 이 정도면 동네 방파제에서 쉽게 구경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이 작은 생선을 일일이 다듬고 손질하기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엄두가 안 날 지도요. 그래서 사람들은 귀찮아서 구이로 먹는데 생선이란 손질 여하에 따라 근사한 작품이 될 수 있는 재료니 한 번쯤 따라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로 볼락으로 회뜨기를 하거나 초밥을 쥘 때는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제거하는 과정을 일절 생략합니다. 피빼기도 생략합니다. 전에도 글을 썼지만, 작은 생선(볼락, 열기, 전어 등)으로 횟거리를 장만할 때는 굳이 피를 빼는 시메 작업이 필요하지 않아요. 얼음에 직접 닿지 않도록 잘 챙겨 선도만 유지했다면, 충분히 횟거리가 됩니다. 


우선 사진에서 표시한 점선 방향으로 칼집을 넣습니다. 이는 생선 회뜨기의 기본인데요. 저렇게 옆지느러미를 피해 '사선'으로 칼집을 내야 합니다.


점선이 표시한 곳으로 칼집을 넣었습니다. 이때 깊숙이 넣으면 내장을 건드릴 수 있으니 살만 베이도록 살짝 넣습니다.


여기서 곧바로 포뜨기에 들어가는데요. 화살표가 가리키는 등 쪽부터 칼을 넣습니다. 이때 척추뼈에 칼날이 걸리는 느낌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뼈를 느껴야 살을 바짝 깎을 수 있으니까요. 처음 칼을 넣을 때는 완전한 수평이 아닌 저렇게 살짝 기울여서 넣습니다. 뼈를 느끼면서 그 위를 훑는 느낌으로 합니다.


위 사진은 칼날이 들어가는 각도입니다. 등 쪽부터 들어가 사선으로 기울여진 상태에서 그대로 뼈 위를 훑어가며 포를 뜹니다. 칼 들어가는 방향이 사선이 아닌 일직선이면 초심자의 경우 로스가 생길 수 있으니 이점 유의하세요.


칼을 끝까지 밀지 말고 꼬리 자락까지만 포를 뜹니다.


그리고 이렇게 펼칩니다. 이렇게 하면 내장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또 비늘을 치지 않아도 회뜨기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작은 볼락으로 연습하지만, 이 작업이 익숙해지면 나중에 감성돔과 같은 큰 고기를 뜰 때에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껍질을 탈피하기 위해 고기 방향을 돌립니다.


사진과 같이 꼬리자루에서부터 칼집을 넣어 껍질을 탈피합니다. 이때 생선을 잡고 있는 왼손을 화살표 방향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벗겨집니다.


이렇게 벗기면 살점이 칼등에 올라타므로 도마에 직접 닿지 않아 좋습니다. 이 방법은 생선 손질(비늘치기, 내장 제거)을 생략한 상태에서 한 도마로 모든 과정을 처리하므로 위생을 생각한다면, 살이 도마에 닿지 않아야 합니다. 이렇게 포를 뜬 건 접시에 따로 담아 둡니다.



반대쪽 포를 뜨겠습니다. 포를 뜰 때는 항상 낮은 면(배 부분)이 내 쪽을 보게 하고 높은 면(등 부분)은 바깥쪽으로 향하게 합니다. 이러한 방향은 포를 뜬 후 회를 썰 때에도 같습니다. 반대로 하면 칼 들어가는 각도 상 로스가 생깁니다.


칼날이 진행하는 방향이 좀 전과 달리 역방향이라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할 겁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생선을 뒤집어서 포를 뜨면 십중팔구는 로스가 생기므로 이렇게 뜨는 걸 권합니다.


마찬가지로 꼬리 앞까지만 포를 뜬 후 그대로 껍질을 벗깁니다. 여기까지가 볼락 포뜨기(오로시) 과정입니다.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동작이 빨라지며 기계처럼 할 수 있어요. ^^;


다 뜬 포도 손질할 게 남아 있습니다. 내장을 감싼 부분을 보면 갈빗대가 있는데 이 부분을 제거합니다.



손으로 꾹 눌러주는 이유는 생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기 위함도 있지만, 칼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 두께감을 알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이것도 로스율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예요.

 

갈빗대와 살이 분리되었습니다. 이 작업을 할 때는 도마를 깨끗이 씻거나 도마를 바꿔주세요.


다 뜬 포들은 민물에 담가 두는데 10초를 넘기지 마세요. 민물에 담그는 이유는 '살균' 때문인데 비브리오의 경우 민물에 닿으면 사멸하게 되므로 혹시나 있을지 모를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입니다. 하지만 오래 담가두면 안에 있는 맛있는 즙이 다 빠져나가므로 5~10초만 담갔다가 곧바로 건져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생략해도 됩니다. 사실 회 맛을 생각하자면,  물에 닿는 건 안 하는게 좋습니다. 위생에 민감하거나 불안한 분들만 이 과정을 거치십시오.


이렇게 채에 밭쳐 물기를 빼고요.


면보나 키친타올에다 포를 넓게 펴서 돌돌 말아주면 수분이 제거됩니다. 여기까지가 횟거리를 장만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초밥을 쥐는 방법은 일전에 상세히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할게요. 대리초 만들기, 초밥 쥐는 요령에 관해 상세히 쓴 포스팅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라며. (관련글 : 생선 초밥 만드는법(배합초, 초밥 재료 만들기) 겨울 볼락 초밥을 완성했습니다.


볼락 초밥 완성





볼락이 크기가 작아 한 마리당 초밥 2피스가 나오네요.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 서울, 도시권에서는 고급 일식집에 가더라도 구경하기 어려울 거예요. 혹시 호텔급 일식집에 가면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산지에서 공수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재료다 보니까요. 


반면에 낚시인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게 바로 '볼락'이기도 합니다. 이 볼락이 맛있는 제철은 잘 잡히는 시기와 대략 맞아떨어지는데요. 이르면 11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집니다. 사실 볼락은 연중 맛의 변화가 크지 않은 생선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주부로 보이는 일반 독자님께서 "예전에 통영에서 사온 볼락이란 생선을 구웠는데 그 맛이 아주 좋아 잊히질 않았다. 그런데 정확한 생선 명칭을 몰라 어떻게 구입 해야 할지 모르겠다." 라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 볼락 유사 어종이 너무도 많습니다. 생김새도 비슷하고, 대표적인 게 불볼락(열기)인데 이 열기를 볼락으로 잘못 알고 먹다가 소문만큼 맛있지는 않아서 고개를 갸우뚱했던 이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여기서 맛있다는 볼락은 표준명 볼락입니다. 볼락은 여러 종류가 있고 우럭도 결국은 볼락의 한 종류지만,(볼락은 나중에 다시 한번 정리) 통영의 재래시장에서 갈볼락, 먹볼락 혹은 그냥 볼락이라 불리는 것들이 볼락과 어종 중에서는 가장 맛있습니다. 이 세 가지 명칭은 한 어종을 두고 한 말입니다.


지금은 대량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제도에서 양식이 횟집에 활어로 들어가는 줄 압니다. 그래서 자연산 볼락의 가치가 더 귀해졌지만, 어쨌든 볼락을 구입했거나 잡았다면 오늘 소개한 손질 방법을 통해 초밥, 회를 장만해 보시기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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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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