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로 잡은 자연산 생선회, 취급시 유의 사항


바다낚시와 자연산 생선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일반인들은 시중에서 적잖은 가격을 치르며 먹는 자연산 회를 낚시꾼들은 손맛도 즐기면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낚시하게 되는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게 중에는 생선회보다 바다가 좋고 손맛이 그리워 낚시하는 꾼들도 있지만, 수확의 기쁨 뒤에는 집에서 기다리는
토끼 같은 아내와 자녀에게 싱싱한 자연산 회를 떠주겠다는 일념으로 출조하는 분들도 적잖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사실 수산시장에 나가 보면 말로는 자연산이라 하지만, 이게 정말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혹은 진품인지 유사어종인지 일반인들 눈으로는 가려내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인이 권하는 생선에 불신이 들고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귀찮으니 결국은 우럭, 광어, 도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차라리 비싼 돈 주고 확실치도 않은 자연산 사 먹을 바에는 양식이나 먹자'라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낚시꾼들은 이러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자부심이 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런 낚시꾼들도 자연산 생선회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피눈물 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 출조 한 번 잘 못하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실감 나지요. 손과 발이 부르터가면서 던지고 또 던지면 뭐라도 좀 잡혀주면 좋은데 
잡어는 커녕 바다에서 생명체 하나 구경 못 하고 패잔병 마냥 축 처진 어깨로 들어오는 날이 허다하고요.
그렇게 몇 시간을 잔뜩 움츠리고 서 있다 보면 나중에 어깨와 손목이 욱신거리고 온몸이 뻐근하기도 합니다.
새벽 일찍 나와 한낮이 되도록 서 있었기에 눈은 충혈되어 있고, 마치 과메기가 된 것 마냥 몸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반나절을 보내고 집으로 기어
들어 오면 집사람 볼 면목도 없고. 그게 싫어서 수산시장에 들러 뭐라도 횟감을 사 가져오는. 
지금 글 읽으면서 배시시 웃고 계신다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ㅎㅎ
그렇게 자연산 생선회는 수산시장을 통해서든 고급 일식집을 통해서든, 혹은 낚시를 통해서든 적잖은 출혈을 감수해야만 입에 넣을 수 있는 존재가 
돼버렸습니다. 그런데 초심자들은 이 자연산 생선회를 어렵사리 잡아다 놓고선 관리 소홀로 그 맛을 살리지 못해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낚시와 생선회"라는 주제로 횟감을 관리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방사능 여파로 인한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낚시로 잡은 생선, 이래도 먹을 수 있나요?"


 


Q1. 피를 안 뺀 생선도 회로 먹을 수 있나? 
→ 일부 어종에 한해서는 먹을 수 있다.

생선회는 기본적으로 살아있을 때 피를 빼야 비린내 없는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는 건 알만한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런데 전어, 젓볼락, 작은 우럭, 열기 등 길이 20cm 내외의 작은 생선은 비록 숨을 거뒀더라도 수분 이내에 회를 치면 회로 먹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전어인데요. 수산시장에서 전어회를 뜰 때 상인이 피를 빼내는 작업 없이 곧바로 도마 위에 올려놓고 손질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횟감의 크기가 작으므로 몸에 순환하는 피의 양도 매우 적으며 죽은 후 수분이 지났다 하더라도 뭉친 혈이 심장 주변에 있어 배를 갈라 내장을 뺀 뒤
흐르는 물에 뭉친 혈을 제거해 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횟감을 제외한 일반적인 횟감은 아가미 호흡을 하고 있을 때 칼침을 넣어 해수에
담가서 피를 빼주어야 싱싱한 횟감이 되는 건 맞습니다.



Q2. 당일 급속 배송으로 온 선어도 회로 먹을 수 있나?
→ 횟감 상태는 복불복이지만,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회거리므로 손질 안 된 것은 감수해야 한다.

생선회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목포, 제주도의 수산상회를 통해 당일바리로 들어온 생선을 자택으로 배송받아 직접 회를 떠 먹기도 합니다.
이렇게 배송된 생선 중 일부 '횟거리'로 쓰이는 고급 어종들은 특별히 손질 없이 배송되어도 회로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생선은 그날 새벽에 어획된 것으로 이미 죽었고 피를 빼지 않았지만, 아가미 색이 선홍색이고 눈이 투명해 횟감으로 사용 가능한 선도가 됩니다.
대표적인 어종을 꼽으라면 덕자병어, 민어, 다금바리, 능성어, 돌돔 등 어느 정도 중량이 나가는 고급어종이 이에 해당합니다.
바다 생선은 고래회충(아니사키스)의 감염률이 0%일 수 없습니다. 어느 생선이든 기생충 감염의 확률을 갖고 있습니다.
그나마 위의 어종들은 감염률이 극히 낮고 내장도 버리지 않고 음식에 사용하므로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 운송됩니다.
피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칼침을 놓아도 잘 빠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심장 주변으로 뭉쳐진 혈이 많지만, 포를 뜰 때 피가 살에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해 흐르는 물에 뭉친 혈을 씻어내면 됩니다. 다만 이렇게 처리한 횟감은 복불복입니다.
때에 따라 피가 살에 스며들어 발그스레해져 있으면 비린내가 나서 회로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한 편이므로 그러한 핸디캡은 감수하고 사들이는 편입니다. 횟거리가 아니라면 피를 안 빼도 상관없지만, 조림과 매운탕 등
국물이 우러나야 하는 음식이라면 뭉친 혈을 잘 씻어내야 비린내가 덜하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Q3. 우럭 선상 낚시를 했다. 낚시하느라 손질 없이 그대로 가져왔는데 회로 먹어도 되나?
→ 가능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집으로 가져오는 동안 수 시간이 지났다면, 우럭 내장에 아니사키스가 있으면 근육으로 파고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니사키스는 평소 내장에 기생하다 숙주가 죽으면 무너진 방어체계를 틈타 살 속으로 파고드는 습성이 있는데 우럭(조피볼락), 광어, 농어에도 기생할
확률이 있습니다. 특히 겨울과 여름철 감염 확률이 높고 작은 씨알보다 5짜 이상 굵은 씨알이 감염률이 높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쏨뱅이' 종류는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우럭, 광어, 농어는 굵은 씨알일 경우 횟감으로 사용하겠다면 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피를 빼고 배를 따 내장을 적출해서 가져오시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Q4. 대가리와 내장을 한꺼번에 분리하는 손질법을 배웠다. 이 방법대로 한다면 피를 안 빼도 횟감으로 사용할 수 있나?
→ 피는 손질 방법과 상관없이 빼야 한다.

생선 피는 인체에 해로운 여러 중독 성분이 있습니다. 가끔 이것으로 식중독에 걸리기도 하며, 일단 피가 스며든 회는 비린내가 나서 먹기 거북합니다.
피가 근육으로 스며드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기가 호흡하고 있을 때 아가미뚜껑을 제껴 정중앙(심장이 있는 곳)을 찌르고 해수에 5분간 담가두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수돗가에서 작업한다면 호수를 아가미에 꽂고 잠시 틀어주면 고기가 호흡하면서 피가 빠져나갑니다.
하지만 바로 먹을 게 아니라면 생선에 민물을 대는 건 될 수 있으면 지양해야 합니다.
생선 손질은 피가 빠져나간 후에 하는 게 순서입니다. 그러니 위의 방법으로 손질했다고 해서 피 빼는 단계를 생략하면 안 됩니다.



Q5. 고등어와 전갱이는 죽은 지 몇 시간 안에 회로 먹을 수 있나?
→ 고등어는 될 수 있으면 빨리, 전갱이는 수 시간이 지나도 괜찮다.

고등어는 살아서도 부패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부패 속도가 여타 어종보다 빠르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등어 특유의 고소한 맛은 '히스티딘'이라는 성분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히스티딘은 고등어가 죽고 난 뒤 선도가 떨어지면서 '히스타민'이라는
성분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히스타민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100g당 50mg의 히스타민이 들어있으면 식중독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래서 고등어는 살아 있을 때 회를 치고, 죽었다 하더라도 수분 이내에 회를 치면 문제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분은 20분가량을 말합니다. 
참고로 산고등어를 손질해 1~3도씨의 저온에서 숙성한 숙성 고등어회는 '선도저하'가 아니므로 히스타민 중독의 우려는 없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서 이틀까지 숙성해도 히스타민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산 고등어를 손질해 숙성한 고등어회라도 위생상 올바르게 했다면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전갱이는 고등어와 달리 선도 저하가 그나마 느린 편입니다. 당일바리로 잡힌 물 좋은 전갱이라면 남해에서 서울로 공수해 와도 횟감 사용이 가능합니다.
대신 피는 뺀 상태여야 하며, 충분한 얼음으로 재어와야 합니다. 40cm 이상 슈퍼 전갱이는 숙성시간도 제법 오래 견디며 깊은 맛을 줍니다.
 


Q6. 한 번 냉동한 생선, 회로 먹을 수 있을까?
→ 충분히 가능하다.

대표적인 생선이 참치(다랑어)입니다. 물론 참치의 경우 손질을 마친 즉시 영하 40도에서 급속 냉동을 시킨다는 점은 다릅니다.
참치를 영하 40~50도로 급속 냉동하는 이유 중 하나가 맛과 영양분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40도 이하로 급속 냉동을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어종이든 1년이 지난 후에 꺼내 먹어도 아무런 하자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겨울이 제철인 감성돔을 잡아다 급속 냉동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그해 여름에 꺼내 먹었다면 '맛과 영양분의 손실'이 최소화된 제철 생선회를
먹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이때는 해동을 잘 시켜야 하며, 그로 인해 수분기가 차올라 식감이 활어만 못하다는 건 감수해야 합니다.
참치가 가능하듯 바다 생선이라면 얼린 횟감을 해동시켜 먹는 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 가정의 냉동실은 기껏해야 -20도 정도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냉동실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보관 기간이 짧아진다는 것을 인지하고
살아있는 횟감을 손질해 곧바로 냉동실에 넣어서 얼린 경우라면 최대 3개월까지 횟감으로서 보관할 수 있습니다. (더 두었다 먹는 분도 있습니다.)
해동은 참치 해동과 마찬가지로 단시간에 해동하는 방법(뜨거운 물, 전자렌지)은 횟감을 망치는 지름길이기에 피하고 보통은 냉장고에 두어 서서히
녹이거나 미지근한 물에 소금을 넣고 5~10분가량 담갔다 건져내 나머지는 냉장실에서 해동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참치 해동법 참조 : [참치해동법] 냉동 참치의 놀라운 변신)


Q7. 가지고 오는 동안 횟감이 얼었다. 회로 먹을 수 있을까?
→ 가능하지만, 고유의 맛을 느끼기에는 부족해

이따금 생선회를 매우 차게 해서 먹어야 맛있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섭취 방법입니다.
생선회와 초밥은 찬 음식이 아닙니다. 차게 해서 먹으면 생선회 고유의 맛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이유는 우리의 혀가 차가운 온도에 노출되면 감각이 둔해져 짠맛, 쓴맛, 감칠맛, 느끼한 맛 등을 잘 못 느끼게 되므로 대게 이러한 맹점을 이용해 일부
저가 참치집에서는 덜 녹은 샤베트같은 회를 내놓아 저렴한 재료의 질을 감추기도 합니다.
생선회를 먹을 때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적정 온도는 5~8도씨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높으면 맛이 반감되며, 그보다 낮으면 씹는 맛만 있고 나머지는
느끼기 어렵습니다. 횟감이 얼었으면 충분히 해동해서 드시기 바랍니다. 이 경우 한번 얼었다 녹았기 때문에 퍼석거리는 식감은 감안해야 할 겁니다.

또한, 횟감을 공수해 올 때 생선살이 얼음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게 좋습니다.
특별히 해수로 얼린 얼음이 아니라면, 우리가 구입하는 얼음은 대부분 담수로 만든 얼음입니다. 
이것이 생선살에 지속해서 닿게 되면 생선살에 있는 맛 성분이 빠져나가 횟감으로 매력을 잃게 됩니다.
회는 얼음에 닿지 않도록 중간에 신문지나 부력망을 깔아 놓는 게 좋습니다.



Q8. 며칠까지 숙성할 수 있나?
→ 보관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4일까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선어회 문화가 자리 잡은 일본은 3~4일짜리 숙성회를 곧잘 내놓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일본은 피를 뺄 때 한국과 달리 척추를 후벼 파서 골수를 빼내는 '이케시메' 방법을 자주 사용합니다. 또한, 골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신경을 죽이는
방법이 동원되므로 이 경우 숙성기간을 늘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방어, 참치와 같이 대형급 어종을 선호하는 탓도 큽니다.
생선회는 그 크기가 클수록 오랜 숙성기간을 잘 견딥니다. 3킬로 이상 광어, 농어, 참돔과 같이 특등급 활어를 곧바로 즉살해 손질한 다음 해동지에 잘
감싸서 1~3도씨의 냉장고에 보관하게 되면 2~3일은 거뜬히 견디며 숙성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냉기순환이 비교적 고른 김치냉장고를 십분 활용하십시오. 개인적으로 권하는 숙성 온도는 1~2도씨이며, 광어와 참돔은 3~6시간 숙성했을 때
맛이 좋고 하루에서 이틀을 넘기면 초밥 재료로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볼락, 쏨뱅이 같은 소형 어종은 숙성회보다 활어회로 먹는 편이 더 좋습니다.



Q9. 죽은 지 하루 지난 생선, 회로 먹어도 될까?
→ 일부 어종은 가능하지만, 일부 어종은 먹으면 안 된다.

죽은 지 일정 시간이 지난 회를 먹을 수 있는 전제조건은 위에서 이미 설명했습니다. 
비록 숨은 거두었지만, 당일바리로 선도가 살아있는 생선에 한해 가능하며, 아니사키스의 감염 도가 적은 '고급어종'을 충분한 양의 얼음으로 채워 운송된
횟감에 한해서라면 하루 가까이 지나도 회로 먹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이때는 스티로폼 포장을 열었을 때 여전히 냉기순환이 되고 있어야 합니다.
다만, 아니사키스 감염도가 높은 생선은 일절 제외하시기 바랍니다.

#. 아니사키스 감염률이 높은 생선
우럭, 광어, 농어, 붕장어, 고등어, 오징어류, 대구, 볼락, 쥐노래미, 명태, 조기, 숭어, 청어, 방어, 부시리, 연어,
그외 아니사키스의
2차 숙주인 작은 갑각류를 먹이로 하는 생선.

#. 아니사키스 감염률이 비교적 낮은 생선
쥐치, 능성어, 다금바리, 돌돔, 참돔, 감성돔, 벵에돔, 쏨뱅이, 개볼락, 학공치, 독가시치, 자리돔, 삼세기, 전갱이, 도다리, 민어


회를 치더라도 아니사키스가 근육 속으로 파고들었는지를 맨눈으로 살필 수 있습니다.
만약 아니사키스가 살 속에 박혀 있다면 위 사진처럼 똬리를 튼 모습으로 박혀 있을 때가 많습니다.



Q10. 낚시로 잡은 복어, 회 쳐도 될까?
→ 가능하다.

다만 혼자 드십시오. 복어 조리 자격증이 있거나 늘 복어를 손질해 드시는 전문가라면 괜찮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손질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겠지요.



Q11. 지금 방사능 때문에 걱정이 많다. 참치회는 먹어도 될까?
→ 대체로 먹어도 되지만, 일부 조심할 필요는 있다.

긴 설명 안 하겠습니다. 먹어도 되는 이유를 쓰기 시작하면 지난번, 고등어 회유 경로까지 따지면서 장문의 글을 써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피곤해
여기서는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참치회는 태평양, 인도양, 지중해산까지 정말 다양한 루트로 들어옵니다.
정확한 퍼센티지를 말할 수는 없지만, 게 중 절반 이상 차지하는 게 지중해와 인도양산입니다. 지중해산은 '축양(양식)'이 대부분이며 수입 경로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곧바로 들어오는 물량이 있고, 일본 냉동창고를 거쳐서 들어오는 물량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태평양산 참치입니다.
태평양산 참치 중 멕시코에서 축양되는 물량은 방사능과 크게 상관이 없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오오마산 참치'입니다.
오오마산 참치는 매년 9~12월 사이 일본 쓰가루 해협을 통과하는 대형 참다랑어로 모든 참치 중에서 가장 특급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쓰가루 해협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역입니다. 전에는 한국에서 구경하기 어려웠던 오오마산 참치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사건 이후로 심심찮게 모습을 드러낸다는 제보가 있어 일본에서 팔리지 않은 물량 중 일부가 한국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다만, 오오마산 참치는 일반 참치집에서는 보기 어려우니 서민들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태평양산 참치라 하더라도 방사선 피폭 확률은 그리 높지 않으리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신뢰하는 건 전적으로 여러분의 몫이지만, 태평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넓고 깊습니다.
방사능 오염수에 대거 포함해 있던 세슘과 요오드는 무거운 원소이므로 상당량이 해류를 타기 전 인근 해역에 침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문어, 가리비, 감성돔, 개볼락과 같은 바닥층 어패류가 집중적으로 피폭되고 있어 이 지역 근해에서 어획되는 물량은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양을 횡단하면서 주로 중층과 표층을 빠르게 회유하는 다랑어는 사실 방사능 오염보다도 수은과 같은 중금속 오염에 걱정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주 먹지만 않는다면(비싸서 자주 먹기도 어렵겠지만)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몇 달 전에 인터넷에 나돌았던 "5년 후 태평양에 방사능이 급속도로 퍼지는 시뮬레이션" 지도 있죠?
아직도 그것을 믿고 있는 분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전 세계가 비상이 걸리고도 남았겠죠.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방사능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우유와 소금까지 사제기 해가면서 극성을 부렸던 일부 국민들.
되지도 않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해 음식물 측정하겠다고 떠들어댔던 사람들, 지금 어디서 무엇을 먹으며 살고 있을까요? 
식품 방사능은 잠시 떠들고 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싸잡아서 수산물은 못 먹네~ 했다가 이제 와서 방사능 얘기가
쑥 들어가니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슬그머니 입에 대는 이중적인 태도. 냄비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사능 문제는 감정적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참치는 대양을 횡단하므로 태평양산, 인도양산이 큰 의미는 없는데
이들 생선이 가지는 방사선량이 미량이나마 있다 해도 우리가 평소에 참치회를 섭취하는 양을 생각해 본다면 그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입니다.
물론, 내부 피폭 이야기가 나오면 극미량이라도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이 얘기는 복잡하므로 따로 지면을 할애해 따져볼까 합니다.




Q12. 회를 물에 씻어 먹으면 안 될까?
→ 씻어 먹어도 상관은 없다. 다만.

그것이 비린내를 씻어내기 위한 이유라면 잘못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싱싱한 횟감이라면 기본적으로 비린내가 안 나야 정상입니다.
비린내가 날 정도면 아예 회로 드시지 말아야 하고요. 그런데 습관적으로 물에 씻어 드셨다면, 이제부터는 물의 도움 없이 회를 썰어 보시기 바랍니다.
위 사진은 내장이 남아 있는 부분의 불순물(뭉친 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씻는 겁니다. 흐르는 물에 씻는 건 여기까지이며 포를 뜬 이후는 민물에 묻지
않도록 해주고 수분기는 거즈나 키친타올 등으로 탁탁 두드려 빼주는 게 좋습니다.
이따금 회를 치다 근육에 피가 묻기도 하는데 이때도 물로 씻기보다는 키친타올 등으로 두드려서 닦아주는 게 좋습니다. 
가끔 수산시장 상인이 포를 뜬 횟감을 물에 씻어 내기도 하는데 '비브리오균'을 살균하기 위함이라면 가볍게 씻어서 수분기를 빼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벵에돔이나 참돔의 껍질을 익혀 먹는 '마츠카와'는 열로 수축한 근육을 쫄깃하게 하려고 잠시 얼음물에 담그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목적이라면 아주 잠깐은 민물에 담갔다가 빼도 수분기만 충분히 닦아준다면 괜찮습니다.


Q13. 비 오는 날, 생선회 먹어도 될까?
→ 상관없다. 비 오는 날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다.

이미 한두 차례 다뤘던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관련 링크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관련글 : 비 오는 날에(장마철) 생선회, 먹어도 될까?)


Q14. 여름에 회 먹으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는데 사실인가?
→ 비브리오 패혈증은 일부 간질환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한테만 옮겨지며, 신체 건강한 남녀노소는 상관없는 문제다. 

역시 다뤘던 내용이므로 링크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관련글 : 여름에 생선회를 먹으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나?)



Q15. 일본산 양식 활어회, 먹어도 괜찮을까?
→ 아직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가 횟집이나 수산시장에서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일본산 활어는 참돔, 돌돔, 감성돔, 가자미 도다리 종류입니다.
제주도 횟집에서는 자연산 벵에돔의 어획량이 부족할 때 일부 횟집에서 일본산 양식 벵에돔으로 물량을 대신하기도 하지요.
이렇게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일본산 양식 활어는 대부분 큐슈와 시코쿠 지방에서 길러지고 있습니다. 
큐슈와 시코쿠 지방은 오염수가 누출되고 있는 후쿠시마와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해류 방향 또한 역방향이라 안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들 양식업자가 사용하는 사료에는 일본 근해에서 잡히는 까나리, 멸치, 정어리, 작은 전갱이 등을 분쇄한 것을 포함합니다.
얼마 전 이들 사료에서 방사선 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었습니다. 비록 0.1~2.3(bq)로 미량이지만, 어쨌든 검출되었다는 점은 마음을 놓일 수 없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산 활어를 사용해 왔던 몇몇 횟집 사장과 이야기 끝에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고 그 의견이 받아들여져 지금은 국산(혹은 중국산)
참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횟집에서는 오히려 반기고 있습니다. 이유는 일산 활어의 단가가 국산보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방사능 사태를 예의주시했다가 상황이 진전되면 일본산 양식 활어의 판매를 재개할 수도 있겠습니다.

국산 양식업자들도 사용하고 있는 사료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일본산 사료를 쓰는 양식업자가 혹시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 부분을 잠시 조사했던 적이 있었는데 확인된 양식장에서는(완도산과 제주산 광어 양식장 위주로) 국내산 고등어 + 멸치 + 비타민 +
영양제를 섞어 쓰며, 물량이 달리면 냉동 고등어와 멸치를(물론 국산)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순전히 양식업자들 이야기라 확인된 근거는 아닙니다.  
사람 입에 들어가는 모든 식품이 그렇겠지만, 업자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면 결국에는 못 먹는 거겠지요. 확증이 없는 한 믿고 먹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 낚시와 생선회에 관한 질의응답을 마치며
오늘은 평소 제게 물어오는 질문을 위주로 내용을 꾸려봤습니다.
고생해가며 잡은 자연산 횟감. 조금만 신경 써주면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10~20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귀찮아서 횟감을 망치면 거기에 들어간 노력이 얼마나 아까울까요? ^^
아무쪼록 이 글이 낚시와 생선회를 즐기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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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활어 고르는 법, 비밀 팁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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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기생충, 주부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
초심 잃은 어느 횟집의 중대한 실수
인당 7천원에 아무나 못먹는 자연산 생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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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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