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재스퍼 여행(3), 이색 겨울 스포츠 '스노우슈잉'


"스노우슈잉을 아십니까?"

최근 제주도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스노우슈잉 투어를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레포츠일 겁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스키, 스노우 보드와 함께 겨울 인기 있는 3대 스포츠로 꼽히고 있죠. 비록, 스노우 슈(Snow Shoe)를 신고 눈 위를 걸어다니는
매우 단순한 운동이지만, 특별한 기술이나 연습이 필요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스노우슈잉 한 시간에 소모되는 열량은 성인 여성 기준으로 544 칼로리. 쉬엄쉬엄 걷는 트레킹이라 위험도는 낮지만, 복부와 허벅지에 많은 힘이
가해지는 스포츠로 혈압과 고지혈이 있는 이들에게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대자연의 설경과 함께하는 스노우슈잉을 위해 저는 이른 아침부터 숙소를 빠져나왔습니다.
무대는 캐나다 재스퍼 국립공원. 그중에서도 아름답기로는 캐나다에서 넘버 쓰리에 드는 '말린호수(Maligne Lake)'로 떠나봅니다.

 




1) 썬독투어(Sundog Tour)가 우릴 픽업하러 숙소 앞으로 왔다.
2) 재스퍼의 겨울 레포츠 매장
3) 스키, 보드, 크로스 컨트리 스키 등 다양한 장비가 갖춰진 내부
4) 방한 슈즈


메디신 호수(Medicine Lake), 캐나다 재스퍼 국립공원

메디신 호수의 겨울 풍경

재스퍼에서 목적지인 말린 호수까지의 거리는 48km.
왕복으로는 96km를 오가야 하는 좁은 국도지만, 가는 도중 속속들이 드러나는 웅장하고 시원한 풍경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중간에 있는 메디신 호수는 겨울을 맞아 깡깡 얼어붙어 2년 전, 여름에 들렀을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입니다.
아래 사진은 그때 찍은 메디신 호수입니다.


2012년 9월에 촬영한 메디신 호수

촬영할 당시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즌인데요. 이 카멜레온 같은 호수는 계절에 따라 수량이 변해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고 합니다.
가을부터는 수량이 급격히 줄어 나지막한 호수 풍경을 연출합니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산양 가족

말린 호수에 도착

스노우슈잉 전담 가이드 엘리샤

이날 스노우슈잉을 지도해 줄 가이드는 '엘리샤'.
땋은 머리가 인상적인 그녀는 호쾌한 웃음과 상냥함으로 언어 소통에 애로사항을 겪는 우리를 위해 여러 가지로 배려해 주었습니다.
쉬운 단어로 천천히 이야기하며 우리(썬독 투어)의 배경과 일상. 재스퍼 국립공원과 밴프 국립공원의 차이 등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한참 듣다 보니 '곰의 소굴' 숙소 주인도 그렇지만, 이곳 재스퍼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재스퍼에 살며 일할 수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재스퍼보다 규모가 크고 관광객 유치가 많은 밴프의 경우, 아무래도 상투적이고 상업적인 투어가 늘어나면서 본래의 모습을 잃고 상업성이 커지는
현상을 우려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 아직은 친환경적이고 상업성이 덜한 재스퍼를 사랑한다고 해요.
이렇게 쓰고 나니 밴프는 상업적인 관광도시처럼 보여질 수 있는데 그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재스퍼보다 규모가 큰 도시이고 이제는 제법 알려져서
예전의 조용했던 모습이 없어짐과 동시에 해마다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거리게 됐다는 점. 그래서 여기저기 레스토랑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여러 투어
상품이 경쟁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게 된 모습에서 재스퍼와는 상대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이날 상냥함과 친절함으로 일관했던 엘리샤의 모습은 일을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엘리샤는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가이드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엘리샤를 위해 새로운 별명 하나 지어드리고 싶습니다. 

"리틀 조디 포스터"


영화 '콘택트'에서 섬세한 연기로 스타덤에 올랐고 얼마 전에는 엘리시움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맡았었죠.
엘리샤를 보자마자 조디 포스터의 인상이 오버랩 된 것은 단지 저만의 생각이었을까요? ^^



스노우 슈(Snow Shoe)

이제 스노우 슈즈를 갈아신고 출발합니다.
스노우 슈즈는 타원형의 눈신발로 견고한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되어 있어 일단 가볍고 눈길을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깊은 곳에서는 착용자의 체중을 지탱해 빠지지 않게 해주고 신발에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돕습니다.


목적지는 3.5km 떨어진 Moose Lake Loop. 소요시간은 약 2시간

숲으로 들어서며





야생 동물의 흔적


캐나다의 대자연을 주무대로 즐기는 스노우슈잉의 고요한 매력이란.

스노우슈잉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쉬운 레포츠였다.

눈부시게 맑은 하늘. 선샤인. 이따금 나무 위에서 눈발이 떨어질 뿐.
바람 한 점 없는 쾌적한 날씨 속에 진행된 스노우슈잉은 정적인 설경 속에서 트레킹을 즐기는 최적의 조합이었습니다.
현재 기온은 생선회 숙성에 딱 알맞은 영상 1~2도. 모든 조건이 우리를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게다가 이날은 평일이라 우리 외에는 신청자가 없어 프라이빗한 투어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스노우슈즈를 신고 걷는다는 게 조금 어색했지만, 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숲 속에 들어서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적막감이 우리 주변을 에워쌉니다. 그 속에서 유일하게 들려오는 소리 하나.

"사각 사각"

눈을 밟을 때마다 나는 이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귀로 들어오는 유일한 사운드입니다.
공기는 적당히 시원했고 햇볕은 따사로우니 이보다 좋은 조건이 또 있을까? 



목적지인 Moose Lake Loop를 거쳐 되돌아온다.

우리만 있는 게 아닌 듯, 곰 발자국이 아니길 빌며 ^^

말린 호수에 이르자 무르팍까지 차오르는 눈밭을 헤쳐나간다.



말린호수(Maligne Lake) 선착장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호인 말린호수(Maligne Lake)

2년 6개월 전, 말린 호수의 여름 풍경

위 사진은 9월 초에 촬영한 말린 호수의 풍경으로 당시에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았습니다.
겨울에 다시 찾게 될 줄은 스노우슈잉을 하는 당일 날까지도 알지 못했는데요.
참 그때와 지금은 같은 장소라 믿기 어려울 만큼 상반된 풍경을 보여줍니다.

말린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빙하호인 아르헨티노 호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빙하 호수. 
길이 22.5km, 폭 1.5km로 길쭉한 형태를 가졌는데 평균 수심은 캐나다 로키의 여느 호수보다 깊지 않은 35m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여름 수온이 10도를 넘지 않아 수영은 불가능하지만, 대신 냉수성 어종인 송어의 집단 서식처이기도 해 낚시가 활발히 이뤄지기도 하지요.
다만 시즌이 7~8월로 매우 짧다는 게 흠.
6~9월은 카누, 급류타기, 스피릿 아일랜드를 위한 보트 투어가 있고, 겨울에는 스노우슈잉과 곧이어 소개할 '협곡에서의 아이스워킹'이 있습니다.


눈이 얕아지는 숲으로 향하고


#. 스노우슈잉 복장 간단 팁!
이날 5km가량 걸었지만, 눈이 안으로 스며들거나 하는 현상은 없었습니다.
스노우슈잉을 할 때는 아웃도어 전용 방수 바지를 꼭 입어주는 게 좋습니다. 양말은 동계용으로 한 켤레를 신고 예비용도 준비합니다.
장갑은 스노우슈잉 장비에 폴대와 함께 제공되지만, 폴대를 쥐기에는 조금 불편해서 따듯한 기온을 고려해 그냥 맨손으로 했습니다. 
영하의 날씨라면, 동상 걸릴 수 있으니 장갑을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 외에 귀를 가릴 수 있는 털모자가 필요하고 목을 따듯하게 보호해 주는 넥 워머, 그리고 눈의 난반사를 줄이는 고글을 준비하면 됩니다.



캐나다의 눈은 건조해 스키나 스노우슈잉하기에 매우 적당한 눈 질을 가졌다.

재스퍼로 돌아오는 길에서 보는 흔한 풍경

피라미드 산(해발 2,763m)



#. 스노우슈잉 이용 정보
재스퍼에서 썬독투어(Sundog Tour)가이드와 함께 합니다. 소요 시간 약 3.5~4시간. 픽업은 숙소 앞에서 이뤄집니다.
- 사이트 : http://sundogtours.com/
- 이메일 : Tours@sundogtours.com
- 예약 문의 : +1-780-852-4056
- 주소 좌표 : Jasper, AB, T0E 1E0
- 영업 시간 : 오전 7시부터 18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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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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