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하여 불리게 된 새조개

 

기온 변화와 함께 가장 먼저 체감하는 봄소식은 아무래도 제철 먹거리일 것입니다. 이에 새조개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새조개는 구이나 삶아 먹는 조개로 여겼지만, 살짝 데친 샤브샤브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그 맛을 찾는 미식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름이 독특하고 외우기 쉬운 '새조개'는 이름 그대로 '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하여 불리게 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 조개는 실제로 바닷속을 날아다닙니다. 이동 시 긴 다리를 이용해 헤엄치는데 새의 부리를 닮은 다리가 조류를 타고 날개처럼 움직이면서 꽤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조개는 전반적으로 연하지만, 그나마 식감이 쫄깃쫄깃한 다리가 닭고기 맛과 비슷하다고 하여 '조합(鳥蛤)'이라고도 합니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경남의 어민들에게 주요 수입원이 되면서 '해방조개'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 새조개 제철

새조개가 가장 맛있는 철은 1~3월입니다. 넓은 관점에서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지만, 5월부터는 여름철 산란을 대비해 알을 품기 시작하면서 몸속 영양분이 알에 집중돼 맛이 덜합니다. 그런 이유로 새조개는 살이 가장 통통히 오르고 맛있는 시기를 1~3월로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자연산 새조개 채취량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예년보다 저렴해졌다는 점도 새조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가 됩니다. 

 

※ 국내로 유통되는 새조개는 전량 자연산이며 양식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양식에 성공해 내수용으로 출하 및 유통 중입니다.


 

많은 분이 새조개 하면 충남 남당항을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산지에서 사 먹는 편이 좀 더 싱싱하고 저렴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적어도 올해는 새조개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린 탓에 큰 의미는 없습니다. 산지가 조금 더 저렴한 건 사실이나, 교통비 및 시간 등을 따졌을 때 바쁜 분들은 근처 수산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새조개가 봄철 별미로 알려진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므로, 여전히 새조개가 생소한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새조개를 고를 때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 하는지, 어떤 새조개가 싱싱한 것인지 구입 방법을 알아봅니다. 

 

 

<사진 1> 싱싱한 새조개는 표면에 윤기가 나고 다리가 검다

 

<사진 2> 싱싱하지 못한 새조개의 모습 

 

#. 손질 새조개를 구입 시 주의할 점

새조개는 크게 손질 새조개와 원물을 그대로 유지한 통 새조개가 있습니다. 신선도 면에서는 통 새조개가 단연 앞섭니다. 그러나 껍데기를 까야 하는 번거로움과 손질이 미숙한 이들에게는 손질된 새조개를 구입하는 편이 낫습니다. 손질 새조개를 구입할 때 눈여겨봐야 할 점은 빛깔입니다.

 

<사진 1>은 살아있는 새조개를 손질한 것으로 표면이 반질반질 윤이 나고 다리가 짙은 초콜릿 색을 띱니다. 오징어도 싱싱한 것은 초콜릿 색이 나듯이 싱싱한 새조개도 다리가 짙은 초콜릿 색을 띠는 것입니다. 이런 새조개를 자세히 관찰하면, 비록 손질되었어도 여전히 숨이 붙어 있어 꿈틀거림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사진 2>는 죽은 새조개를 깠거나 죽지는 않았어도 죽기 직전에 놓인 새조개를 손질한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새조개는 죽는 순간 선도가 급격히 나빠집니다. 숨이 붙어 있다더라도 압사나 괴사 직전에 놓여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이미 신선도가 나빠진 상태입니다. 그랬을 때 새조개는 <사진 2>의 모습을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희고 윤기가 덜하며, 다리 부분도 초콜릿 색이 많이 벗겨진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3> 망에 담긴 새조개

 

<사진 4> 산소 공급 여부를 확인한다

 

#. 통 새조개 구입 시 눈여겨봐야 할 점

신선도 면에서는 손질한 것보다 살아있는 통 새조개가 훨씬 좋습니다. 택배로 주문하면, 직접 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현장에서 구입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까주기도 하므로 통 새조개를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그랬을 때 새조개 구입 방법에 관해 알아봅니다.

 

산지에서 채취한 새조개는 망(또는 포대)에 담긴 채로 유통됩니다. 이 상태에서도 새조개는 입을 열어 호흡해야 하는데 위에서 꽉꽉 채우기 때문에 밑에 깔린 것들은 입을 제대로 열 수 없어 상당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물건을 받은 상인은 빠른 시간 내에 수조에 풀어 두어 새조개가 호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진 3>은 상인이 망에 담긴 새조개 중 일부를 꺼내 바닷물에 풀어두고 남은 것인데 문제는 적잖은 상인이 해수 순환이 되는 수조가 아닌, 스티로폼 박스에 풀어 둔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새조개는 고인 바닷물에서 제대로 호흡하지 못해 불안정한 상태가 되며, 적응이 되지 못한(속된말로 이끼가 나지 않아) 상태로 판매됩니다. 이는 새조개 맛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뿐더러 내장 속 모래와 진흙을 뱉어내지 못했으므로 반드시 내장(모래집 포함)을 제거해서 먹어야 합니다. 

 

※ 싱싱한 새조개를 구입할 때는 해수 순환이 되는 수조나 <사진 4>처럼 최소한 기포기로 산소 공급이 되는 환경인지를 확인합니다.

 

 

<사진 5> 구멍난 새조개(a)와 입구가 까진 새조개(b)

 

싱싱하면서 좋은 새조개의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알이 굵고 클수록 좋다.

2) 표면이 깨끗하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3) 구멍이 나거나 깨지지 않는 것이 좋다.

4) 입을 '크게' 벌리지 않은 것이 좋다.

 

새조개는 기본적으로 표면에 상처 하나 없고 매끄러운 것이 좋습니다만, 유통 거리가 먼 대도시 수산시장에선 이러한 요건을 모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최소한 구멍이 났거나 깨진 것은 없는지를 살핍니다. <사진 5>는 구멍이 난 것과 입구가 깨진 것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날 구입해 수 시간 안에 먹을 것이라면, 구멍과 일부 파열은 크게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판매를 목적으로 수조에 2~3일 이상 둘 경우는 가장 먼저 죽어버리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활)새조개를 취급하는 업자라면 구멍난 새조개를 피하는 편입니다.


 

 

구멍은 뒤쪽에도 날 수 있으니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구멍이 나도 살아만 있다면 그날 먹는데는 지장 없겠지요. 다만. 새조개를 사다가 수조에 며칠을 살려둬야 할 횟집이라면, 미리 골라내거나 죽기 전에 팔아야 합니다.

 

 

수산시장에서 새조개를 고를 때 될 수 있으면 밑에 깔린 것을 고르지 않도록 합니다. 새조개는 껍데기가 약해 운반 시 잘 깨지며 특히, 밑에 깔린 것은 입을 제대로 열 수 없어 압사당하거나 산소 부족으로 괴사할 확률이 높은 것들입니다. 위의 것을 고르고 나서 아래 것을 보면, 저렇게 입을 크게 벌리고 죽어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새조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거나, 벌리더라도 살짝 벌려서 그 사이로 살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것이 싱싱한 겁니다. (아래 사진 7 참고) 활력이 좋은 새조개는 입 사이로 다리를 쭉 내밀어 헤엄치기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사진 6> 입 주변이 깨끗한 새조개를 고른다(왼쪽 사진은 패각에 붙은 털이고, 오른쪽은 토사물)

 

새조개는 기본적으로 패각에 잔털이 붙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더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토해낸 토사물이 붙어서 더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사진 6>의 왼쪽과 오른쪽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여실히 보이는데 고인 바닷물에 한동안 두면, 새조개는 안에 있던 온갖 토사물을 뱉어냅니다. 해수 순환이 되는 수조라면 문제가 없는데 수산시장을 돌다 보면, 스티로폼 박스에 그리 깨끗하지도 않은 해수에 넣어 방치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좁은 공간에 고인 물이다 보니 새조개가 토해낸 토사물이 수질을 악화시키는 겁니다. 그걸 다시 마시고 뱉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토사물 일부가 입 주변에 붙어 더럽히는데 이는 새조개 보관 환경이 그리 위생적이지 못함을 방증하는 것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새조개입니다. 보통 1kg을 구입하면 10~13개 내외이나, 이렇게 알이 굵은 것은 10개가 채 안 되기도 합니다. 저처럼 낚시용 기포기가 있다면, 이렇게 바닷물에 넣어서 먹기 전까지 싱싱하게 살려둘 수도 있습니다. 업자들이 말하는 '이끼를 내는 과정'은 대게 2~3일이 소요됩니다. 가정에서는 기포기만으로 그렇게 하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새조개의 숨통을 틔우고 토사물을 일부 뱉어내는 선에서 만족해야 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싱싱한 새조개를 먹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기포기를 튼 지 한 시간 정도 지나자 굳게 다물던 새조개가 조금씩 입을 열더니 살을 내놓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기관이 바닷속에선 흘러가는 플랑크톤을 붙잡아 먹이로 취하고, 온도를 감지하며, 산소를 공급받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저렇게 살을 내밀고 있어야 호흡을 제대로 하는 것인데 막대기나 젓가락을 입 주변에 갖다 댔을 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싱싱한 새조개라 할 수 있습니다.

 

 

기포기를 튼지 3~4시간이 지나면서 새조개들이 토사물을 토해내기 시작합니다. 좀 전보다 바닥이 조금 더러워진 것이 보이지요? 새조개를 구입할 때는 해수 한 봉지 정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손질한 새조개를 씻거나 보관할 때는 수돗물이 아닌 해수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해수로 씻은 새조개는 식탁에 올려 우리 입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탱탱히 유지됩니다. 

 

 

속살이게

 

새조개를 손질할 때 속살이게가 나오면 싱싱하고 좋은 새조개임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속살이게는 멍게에서 주로 발견되는 엽새우와 함께 대표적인 공생 생물입니다. 수산물을 손질하다 이렇게 공생 생물이 자주 발견되면, 반갑습니다. 

 

 

#. 새조개 가격(2017년 3월 12일 노량진 수산시장 기준)

올해는 새조개 유통량이 많아짐에 따라 예년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아래 가격은 제가 현장에서 여러 상인을 상대로 알아낸 것이지만, 수산물 시세란 것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 통 새조개 1kg 기준 : 15,000~17,000원

- 손질 새조개 1근(400g) : 15,000~17,000원

 

새조개 수율은 약 33% 정도입니다. 새조개 1kg을 작업하면, 300~330g 정도의 속살이 나오는데 여기서 다시 내장을 제거하면, 250g로 줄어듭니다. 다시 말해, 내장까지 제거된 손질 새조개의 순수율은 25%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손질 새조개라 하면,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일 때가 많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통 새조개 1kg 가격이 손질 새조개 1근 가격과 비슷합니다. 상인 말에 의하면 새조개 1kg을 작업하면 순살 1근을 얻으니 그 가격이 그 가격이라고 하지만, 중량을 조금 부풀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좀 전에도 썼듯이 새조개 수율은 40%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포장 시 알게 모르게 물까지 손으로 훔쳐 넣어 저울에 달면 400g이 가능할 수도 있겠죠. 그러므로 새우나 조개 등을 계측할 때는 물이나 얼음 코팅을 제하고 다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남당항의 새조개 가격은 손질 새조개 1kg을 기준으로 포장에 4만 원, 식당에서 먹으면 55,000원입니다. 손질 새조개 1kg이면 2~3인분에 해당하는 양이며, 통 새조개 1kg이면 1~2인분이니 3~4월이 지나기 전에 새조개를 맛보실 분들은 이러한 내용을 잘 참고해서 모두가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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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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