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가 알려지지 않은 포스터

 

사진은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권패류의 독성' 분포입니다. 권패류란? 우리가 골뱅이라 부르는 소라나 고둥류를 말합니다. 이 포스터는 언제 어디서 작성되었는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좋은 취지로 작성되었지만, 사실과 맞지 않은 정보를 포함하고(포스터에는 털골뱅이가 무독성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독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 여기에 상인들이 쓰지 않는 표준명만 표시되고 있어서 실제 소비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국민이 가장 흔히 먹는 안주인 골뱅이, 소라 종류를 소개하면서 독성 여부를 알리고자 합니다. 지금부터는 나들이와 여행객이 증가할 시기입니다. 산지에서 골뱅이나 소라를 먹으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독을 섭취하는데 이때 사람의 체질과 섭취량에 따라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안 나타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오한, 구토, 졸림, 설사 등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독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골뱅이나 소라 내장을 먹어도 되는지 알아봅니다.

 

 

<사진 1> 골뱅이 내장

 

#. 골뱅이(고둥류)의 내장, 먹어도 될까?

어떤 글에는 내장에 독이 들었다고 하고, 또 어떤 글에는 내장(똥)이야말로 별미라고 합니다. 둘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만, 내장도 종류와 시기에 따라 독이 들 수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가려가면서 먹을 수 없고 개인마다 독을 분해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일단은 이렇게만 알아둡시다.

 

※ 골뱅이 및 소라의 내장(똥)은 반드시 익혀 먹고, 익혀 먹더라도 파란 부분은 피하며, 노란 부분만 소량 섭취하자.

 

 

<사진 1> 삐뚤이소라의 타액선

 

#. 골뱅이(고둥류)의 독은 어디에 있나?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내장보다 더 강력한 독성인 '테트라민'입니다. 테트라민은 골뱅이의 내장이 아닌 근육 안에 있습니다. <사진 1>에서 보시다시피 골뱅이 육을 세로로 반을 갈랐습니다. 잘 보면 가운데 연노란색의 알갱이가 박힌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삶기 전에는 흐물흐물한 기름 덩어리처럼 보이며, 익으면 잘 으깨지는 알갱이처럼 됩니다. 이 기관을 전문용어로 타액선이라 부르며, 어부나 상인들은 주로 '귀청', '골', '침샘' 정도로 부릅니다.

 

골뱅이 중에는 타액선을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종류가 있고, 그냥 먹어도 되는 종류가 있습니다. 타액선에는 테트라민이라는 독이 들었는데 익혀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삶으면 삶을수록 그 독이 근육으로 이행되는 현상을 보입니다. 다시 말해, 골뱅이를 통째로 넣고 삶으면 끓을 때 테트라민이 새어 나와 근육에 스며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는 우리가 근육에서 취하는 테트라민이므로 극히 소량을 섭취하는 것이며, 대체로 증상 없이 넘어갑니다. 그러니 조리 전이든 후든 타액선을 제거하고 먹기만 하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산지 횟집에 가면 골뱅이를 통째로 삶아 반찬으로 냅니다. 독성이 강한 삐뚤이소라를 통째로 내기도 하는데 그걸 다 먹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았던 것은 '많이 먹지 않아서' 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시장에서 산 골뱅이를 직접 삶아 먹는 경우입니다. 그랬을 때 어떤 것은 독이 들었고, 어떤 것은 독이 없을 겁니다. 이제부터 이 부분에 관해 알아봅니다.

 

 

#. 무독성 골뱅이, 소라

지금부터 소개하는 골뱅이는 통째로 먹어도 되는 무독성 골뱅이 및 소라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소라, 골뱅이를 드실 때 독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 학술적인 명칭과 독성 분포 여부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료, <일본의 패류 도감> 및 관련 학술지를 참고했습니다.

 

 

 

표준명 : 물레고둥(학명 : Buccinum striatissimum)

방언 : 백골뱅이, 백고둥, 참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 : 없음

 

 

 

표준명 : 고운띠물레고둥(학명 : Buccinum bayani)

방언 : 황골뱅이, 황고둥

산지 : 동해

독성 : 없음

 

 

 

표준명 : 깊은골물레고둥(Buccinum tsubai)

방언 : 흑골뱅이, 논골뱅이, 똥골뱅이, 통조림 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 : 매우 작은 타액선이 있으나 테트라민 성분 불검출, 따라서 독성 없음

 

※ 이러한 사실로 100% 단언할 순 없으나, '물레고둥과'에 속한 권패류는 대체로 독이 없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산지에서는 물레고둥을 주로 백골뱅이로 부르면서, 골뱅이 중에서도 가장 맛이 좋고 값이 비싼 것으로 인식합니다.

 

 

 

표준명 : 피뿔고둥(학명 : Rapana venosa)

방언 : 참소라(서해)

산지 : 서해 및 서남해

독성 : 매우 작은 타액선이 나오며, 시기에 따라 약한 테트라민 성분이 검출. 그 양이 미약해 대량 섭취가 아니라면 먹어도 무관.

 

※ 서해 및 서남해 상인들이 말하는 소라 및 참소라는 대게 이 종류를 의미

 

 

 

표준명 : 소라(학명 : Batillus cornutus)

방언 : 뿔소라, 참소라

산지 : 제주도 및 남해안 일대

독성 : 타액선 자체가 없음. 단, 내장은 날 것으로 식용을 자제할 것

 

※ 우리는 다양한 고둥을 일컬어 무슨 소라, 무슨 골뱅이라 부르지만, 실제 학술적인 용어로서의 소라는 이 한 종뿐입니다. 제주도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는 대게 이 종을 말합니다. (서로 자기 지역에서 많이 나는 소라나 고둥류를 참소라로 부르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표준명 : 큰구슬우렁(학명 : Glossaulax didyma)

방언 : 골뱅이(서해), 우렁이

산지 : 서해

독성 : 없음

 

 

 

표준명 : 흑색배말(Cellana nigrolineata)

방언 : 배말, 삿갓조개

산지 : 제주도 및 남해안 일대

독성 : 없음

 

 

 

표준명 : 방석고둥(학명 : Tristichotrochus koma)

방언 : 보말

산지 : 우리나라 전 해안

독성 : 없음

 

표준명 : 대수리(학명 : Thais (Reishia) clavigera)

방언 : 맵다리, 맵사리, 박고동, 배아픈고동

산지 : 우리나라 전 해안

독성 : 없으나 내장을 많이 먹으면 복통 및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음

 

 

 

표준명 : 두드럭고둥(학명 : Reishia bronni)

방언 : 매운고둥

산지 : 우리나라 전 연안

독성 : 없음

 

 

 

표준명 : 납작소라(Pomaulax japonicus)

방언 : ?

산지 : 동해

독성 : 없음

 

※ 이 밖에 통조림 골뱅이도 독성 없음

 

 

#. 유독성 골뱅이, 소라

지금부터 소개하는 골뱅이는 독(테트라민)이 있는 골뱅이입니다. 이러한 소라, 골뱅이를 드실 때는 반드시 타액선을 제거해야 합니다.

 

 

 

표준명 : 갈색띠매물고둥(학명 : Neptunea (Barbitonia) cumingii)

방언 : 삐뚤이소라, 피투리, 참소라(동해)

산지 : 우리나라 전 연안

독성 : 있음(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 동해 상인이 말하는 소라 및 참소라는 대게 이 종류일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동해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와 서해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 제주도 상인이 말하는 참소라가 이렇게 다르니 이점 각별히 유의합니다.

 

 

유독성인 갈색띠매물고둥(삐뚤이소라)와 무독성에 가까운 피뿔고둥(서해 참소라)

 

삐뚤이소라와 참소라는 이런 형태적 차이가 있습니다. 삐뚤이소라는 참소라와 뿔소라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고둥인 만큼 식용에 각별히 유의합니다.

 

 

 

표준명 : 조각매물고둥(학명 : Neptunea intersculpta)

방언 : 나팔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 : 있음(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나팔골뱅이와 털골뱅이 모두 유독성으로 타액선을 제거하면 식용 가능하다

 

표준명 : 콩깍지고둥(학명 : Fusitriton oregonensis)

방언 : 털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 : 있음(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표준명 : 관절매물고둥(학명 : Neptunea arthritica)

방언 : 전복골뱅이, 전복소라, 보라골뱅이

산지 : 동해

독성 : 있음(타액선 제거하면 식용 가능)

 

이 외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고둥류가 테트라민 독성을 가지고 있으나 각별히 유의하여 타액선만 잘 제거한다면 먹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이 많은 종류를 우리가 일일이 알고 가려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기서는 하나만 기억합시다. 

 

※ 동해가 산지이면서 크기는 아이 주먹 이상이고 나선형의 고둥류라면, 독성을 의심해 본다. 먹을 때는 육을 세로로 갈라 타액선을 제거하자.

 

아직은 골뱅이의 타액선을 먹고 사망한 사례는 본 적 없습니다. 대부분 섭취 정도와 체질 정도에 따라 증상 없이 넘어가기도 하며, 과다 섭취 시 온몸에 땀이 나고, 남성의 경우 발기가 되며, 어질어질하고, 졸림을 유발하는 정도에서 그치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수 시간 누워 있으면 저절로 완치됩니다. 증상이 심하면 복통과 설사,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응급실을 찾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독이 있는 골뱅이와 없는 골뱅이를 소개했습니다. 소비자는 물론, 식당과 상인들도 골뱅이, 소라를 팔 때 이러한 점을 상기하여 우리 모두 건강하고 맛있게 먹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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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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