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가 아닌 이상 특정 생선, 특정 해산물을 맛보기 위해 산지로의 여행을 꿈꾸기보다는 여행 간 김에 생선회를 맛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랬을 때 과연, 여름~가을에는 어떤 회를 먹어야 좋을지 고민을 덜어주는 내용입니다. 이름하여

“산지 별 추천 생선 또는 생선회”

 


#. 수도권을 비롯한 서해 전 지역
- 뱀장어, 밴댕이
인천, 강화도로 시작해 충남권, 전북권, 전남 목포와 진도, 신안, 무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인천 및 강화도를 찾는다면 민물장어인 뱀장어 구이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꼽히겠지요. 또, 봄부터 제철을 맞은 밴댕이 회와 무침도 여전히 맛이 좋은 횟감입니다. 구이로는 황석어(표준명 황강달이)가 훌륭하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 쥐노래미, 점농어
충남 전 지역은 원래 우럭, 광어 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합니다. 여기에 5월부터 본격적으로 낚이는 참돔까지 가세해 어물전을 풍부하게 하지만, 여름철 횟감으로 먹기에는 선뜻 권하지 않아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럭, 광어, 참돔은 국내에서 양식 활어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횟감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난한 횟감이지만, 굳이 산지로 가서 맛봐야 할 횟감으로 추천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점.

 

두 번째 이유로는 제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생선은 저마다 맛이 오르는 제철이 있습니다. 우럭과 광어, 참돔은 모두 겨울이 제철인 생선으로 산란을 마친 지금부터는 살이 빠지고, 기름기도 덜해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충청남도에서는 어떤 회를 먹는 것이 유리할까요? 

 

 

 쥐노래미 

바로 쥐노래미와 점농어를 권합니다. 쥐노래미는 우리가 횟집 메뉴판에서 보아왔던 ‘놀래미’를 뜻합니다. 엄밀히 말해 서해에는 쥐노래미와 노래미 두 종이 서식하는데요. 노래미는 다 커도 30cm를 넘지 않은 소형 종으로 현지에서는 잡어로 취급해 주로 찌개에 이용됩니다. 

 

반면, 쥐노래미는 현재 중국에서 ‘놀래미’란 이름으로 양식돼 횟감으로 유통되는데 이것이 서해에서는 자연산으로 잡히고 있으며, 늦가을 산란철을 앞두고 살을 찌운다는 점에서 여름 생선으로 권해드립니다.

 


여름 쥐노래미는 살이 통통하고(자연산이라 개체 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살에 밴 단맛이 좋습니다.  비록, 식감에서는 여타 돔 어종보다 열세라곤 하나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조금은 두텁게 썬 활 쥐노래미 회는 여름에 먹어야 할 별미 횟감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점농어 

여름에 먹어야 제 맛인 횟감으로 ‘농어’를 꼽는데요. 서해에서 잡히는 농어는 ‘점농어’란 종으로 원래는 남중국해를 비롯해 베트남 인근 해역에 더 많은 개체가 서식하지만, 무더운 여름 수온이 오르는 봄부터는 전남권으로 입성해 서해 북쪽으로 진출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잡히는 점농어는 초겨울부터 시작되는 산란철을 앞두고 살을 찌우게 됩니다. 이 시기 농어 낚시 마니아들이 십이동파나 외연도로 나가는 것도 한껏 살을 찌운 점농어의 짜릿한 바늘 털이와 회 맛 때문인데요. 

 

‘본초경소(本初經蔬)’에는 농어가 소화기에 좋다고 묘사됩니다. 맛이 달고 연하며, 기(氣)가 평하여 비위에 좋다고 기록되었는데요. 농어를 말려 가루로 빻은 것을 소화제처럼 복용할 정도였으니 소화력이 약한 분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횟감이 되겠습니다.  


- 민어, 병어, 짱뚱어 
서남해권은 전북 군산을 비롯해 무안, 목포, 신안, 진도, 강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일대 바닷속 지형은 양질의 갯벌로 그것을 먹고 자란 동물성 플랑크톤 및 갑각류(새우, 게)가 풍부하기로 유명하지요. 

 

이 일대에 서식하는 생선도 이러한 바다 환경에서 먹고 자란 생물을 먹이로 하기에 살 맛이 고소할 뿐 아니라 타 지역보다 낮은 수온으로 육질이 차지고 단단한 편입니다. 흔히 생선 맛은 같은 종류라도 서해보다는 남해산이 좀 더 맛있다고 알려졌지만, 전라남북도 일대 해역에 발달한 갯벌을 터전으로 삼는 어종만큼은 예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홍어(간재미)와 참홍어가 그러하며, 오늘 소개하는 민어와 병어가 그러하지요.  

 

 

자연산 민어회 

여름철 민어가 빠지면 이 내용을 완성할 수 없을 정도로 이제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 돼 버렸습니다. 하지지만 겨울 민어라고 해서 맛이 크게 빠지지는 않습니다. 가을에 산란을 마친 민어가 제주도 근해에서 월동을 나다가 잡힌 것이니까요. 

 

여름 민어가 유명해진 것은 가을철 산란을 앞두고 목포, 신안 일대로 들어와 많이 잡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먹이활동을 왕성히 하기 때문에 산란을 앞두고 살을 찌우지요. 특히, 통통하게 살찐 수치 민어는 부레나 뱃살 같은 특수부위에서도 암치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가격도 높게 형성됩니다. 

 

 

병어 중 으뜸인 덕자 

병어는 여름철 산란이 겹치긴 하나 여전히 이 일대에서는 효자 품목일 만큼 잘 잡히는 생선입니다. 최근에는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적잖은 물량을 중국으로 수출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도 목포, 신안 일대 하면 참병어니 돗병어니 덕자니 하는 말을 접하게 될 텐데요. 병어를 둘러싼 말이 다양하기에 여기서 간략히 정리해 드릴까 합니다. 

 

학술적으로 분류한 종은 병어와 덕대 2종 뿐이며, 이들 생선은 함께 혼획됩니다. 두 어종 모두 60cm까지 성장하며, 덕대보다는 병어가 맛이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작은 병어는 자랭이라 부르고, 큰 병어는 돗병어라 불리는데 문제는 덕자란 말의 사용처입니다. 상인과 어부들은 병어와 덕대를 구분하지 않고 몸길이 30cm 이상 넘어가는 대형 개체를 ‘덕자’ 또는 ‘덕자병어’라 불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대형 덕자를 기존의 병어나 덕대와는 또 다른 종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계신데, 그 증거를 까만 지느러미로 꼽습니다. 하지만 대형 덕자는 병어가 성장하면서 변한 것이며, 병어와 같고, 덕대와 다르다는 것이 정확합니다.

 

여름철 목포, 신안 일대에는 대형 병어(덕자)를 횟감으로 취급하는 식당이 많습니다. 이 계절에 전라남도를 찾는다면, 민어와 병어를 추천합니다. 

갯벌에 서식하는 짱뚱어도 여름에는 제철을 맞이합니다. 주로 짱뚱어 탕으로 이용되지만, 일부 식당에서는 여름 한철 별미로 횟감을 취급하기도 합니다. 짱뚱어는 순천만 일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흥을 비롯해 목포, 신안 일대의 횟집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 동해 전 지역
이번에는 무대를 동해로 옮깁니다. 동해 하면 강원도 최북단인 고성부터 속초, 강릉, 양양, 삼척 그리고 울진과 감포, 포항에 이르는 일대를 말합니다. 동해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특이한 횟감이 많지만, 지역 특산물에 맛도 좋아 이 일대를 여행한다면 한 번쯤 맛보시기 바라며 소개를 올립니다.

- 강원도 전 지역
오징어, 괴도라치(전복치), 쥐노래미(돌삼치), 세줄볼락, 탁자볼락

 

 

울릉도 오징어 물회 

강원도는 생소한 횟감이 많이 들어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것은 오징어와 쥐노래미 정도. 쥐노래미는 서해 편에서 소개했으니 생략하고, 오징어부터 소개합니다. 

 

속초와 주문진에 가면 오징어가 유명한데요. 최근 오징어가 안 잡혀 가격이 올랐지만, 그나마 산지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맛볼 수 있고, 또  오징어는 여름부터 가을 사이 어획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 시기가 년 중 가장 저렴하다 볼 수 있습니다.

 

국수가락처럼 잘게 채 썬 오징어회, 그것을 물에 만 오징어 물회는 여름철 최고의 인기 메뉴로 손색이 없지요. 

 

 

괴도라치(전복치) 

또한, 동해의 수산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괴도라치가 있습니다. 전복을 먹어서 전복치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입이 작아서 전복을 먹을 수 없으며, 단지 전복 서식지(일명 전복 밭)에 자주 발견된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이 전복치를 단순 잡어라 여기기에는 가격이 비쌉니다. 그 이유는 전량 자연산인 데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데 있습니다. 게다가 흰살생선의 황제라 칭할 만큼 기품 있는 맛과 식감으로 미식가들의 호평을 받는데요. 서울, 수도권에선 kg에 8만 원까지 육박하기도 한 고급 어종입니다. 강원도 일대 수산시장에서는 kg당 가격이 약 4~5만 원 전후로 맛볼 수 있습니다. 

 

 

탁자볼락 

강원도 해안가는 남해 볼락 못지 않게 맛이 좋은 독특한 볼락 산지로 유명합니다. 노랑볼락(황열기), 세줄볼락(황우럭), 탁자볼락이 그것인데요. 전량 자연산이라 늘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사진과 같이 생긴 볼락이 있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주문할 것입니다.

- 경상북도 전 지역
문치가자미(도다리), 참가자미, 기름가자미, 벌레문치(장치), 장갱이(고랑치), 빨간횟대(홍치), 등가시치

 

 

문치가자미(도다리) 

흔히 도다리로 알려진 문치가자미는 주로 봄에 많이 잡히며 쑥국으로 유명해졌지만, 본격적으로 살을 찌울 시기는 5월부터 여름까지 이어집니다. 

 

비록, 어획량은 봄보다 저조하지만 지금도 포항 일대에는 손바닥보다 큰 문치가자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아이 손바닥 만한 참가자미(지역에서는 노랑가자미로 통하지만 노랑가자미란 종은 따로 있음.)도 종종 봅니다. 

 

이렇듯 도다리, 가자미 종류 중 작은 것은 뼈째 썰어먹고, 크면  일반 생선회와 다름없이 포를 떠서 썰어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물가자미로 잘못 불리고 있는 기름가자미 

동해는 가자미 산지로써 매우 다양한 가자미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 종류도 수십 여종에 달하지만, 지금 철 가성비 좋은 가자미 회를 권한다면 바로 지느러미가 까만 기름가자미입니다. 이 기름가자미는 현지에서 ‘물가자미’ 혹은 ‘미주구리’로 통하는데요. 

 

사실 물가자미란 종은 따로 있기 때문에 기름가자미가 바른말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름기가 풍부해 고소함과 감칠맛이 강한 회입니다. 여름에 잡힌 가자미라곤 하나 동해는 워낙 수심 깊고, 수온이 차기 때문에 비록 여름이라도 깊은 바다에서 잡힌 기름가자미가 맛에서는 뒤처지지 않은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벌레문치(장치)

 

장갱이 
빨간횟대(홍치)

또한, 동해 남부권은 장치로 알려진 벌레문치와 장갱이, 그리고 홍치라 불리는 빨간횟대가 나는 유일한 지역입니다. 장치의 경우 찜은 강릉이 유명하나 횟감으로 먹는 곳은 포항이란 사실. 

 

다만, 장치와 장갱이, 홍치 모두 잡어회로 분류, 가성비가 좋은 횟감이란 점과 맛이 평범해 전통적인 회로 먹기보다는 회무침이나 물회가 어울린다는 점, 여기에 동해 일대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습니다.

 

 

등가시치(고랑치) 

마지막으로 동해 남부권에서 맛볼 만한 횟감으로 등가시치가 있습니다. 서해에서는 황망둥어, 동해에선 고랑치란 별명이 붙었는데요. 생김새와는 달리 살이 달고 맛있는 횟감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 다음 편에는 남해와 제주도, 양식 횟감 추천으로 이어집니다.

 

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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