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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더워서 해산물을 멀리했던 이들도 9월이면 슬금슬금 입맛을 다질 때. 그래서 알아봅니다.
"9월에는 어떤 해산물이 좋을까요?"
1. 꽃게
첫 번째 추천 해산물은 꽃게입니다. 8월 말부터 금어기가 풀렸고, 지금 한창 잡히는 꽃게는 절반 이상이 수꽃게입니다. 봄에 암꽃게가 알이 꽉 찬다면, 가을에는 뭐니 뭐니 해도 수꽃게의 살이 꽉 차오를 시기. 그런데 하루하루 살이 차는 정도가 다르다 보니 같은 9월이라도 초순보다는 추석을 보내고 난 후순경이 좋고, 이왕이면 10~11월이 더욱 좋습니다.
문제는 가격. 꽃게는 가을이 깊어갈수록 살이 차는데 이때는 가격도 같이 올라갑니다. 적당이 차고 적당한 가격을 보이는 지금(9월)이 꽃게를 합리적으로 구매하기 적기란 것이지요.
꽃게 요리도 다양합니다. 튼실한 수꽃게는 꽃게찜이 좋은데 게장 국물이 새지 않도록 배딱지를 위로 보게 해서 찌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게살도 게살이지만, 게장에 밥 비벼 먹는 맛도 포기할 수 없을 겁니다. 주로 간장게장을 담그는 암꽃게와 달리 빨간 양념에 무친 양념게장은 수꽃게가 어울리고요. 꽃게탕과 꽃게죽도 빠지면 서운하겠지요? 아래 링크에서 관련 레시피를 참고하세요!
#. 링크
'꽃게죽' 만드는 법, 이 계절에 기력보충 영양만점으로 추천
꽃게찜 만들 때 '꼭 해야하는' 세 가지 팁(꽃게찜 만들기)
2. 대하와 흰다리새우
또, 9월 하면 대하와 낙지가 빠질 수 없습니다. 9월 초순인 지금, 충남 홍성 남당항에서 대하축제가 한창인데요. 이 대하축제는 9월 15일까지 이어집니다.
축제장 시세는 1kg 기준으로 양식 흰다리새우가 3만원(포장)이고, 먹고 가면 4만 원, 자연산 대하는 그때마다 잡히는 물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평균적으로 5~6만 원선입니다.
문제는 대하축제에서 자연산 대하가 많지 않다는 것. 자연산 대하를 원한다면 보름달이나 그믐달이 뜨는 사리 물때를 찾는 것이 좋지만, 보통은 살아있는 양식 흰다리새우가 주로 소비됩니다. 작년보다 약 5천 원 정도 저렴해졌고, 예전처럼 정량을 지키지 않는다거나 하는 상술도 많이 줄었기 때문에(얼마 전 다녀온 경험담) 적어도 올해(2019년) 남당항 대하축제는 한 번쯤 다녀와 볼만 합니다.
참고로 대하는 그물 조업이라 대부분 죽은 상태로 유통됩니다. 축제장 갔을 때 죽어서 얼음에 재어놓은 하얀 새우는 자연산 대하라 보면 됩니다.
반면에 흰다리새우는 양식장에서 출하된 것으로 모두 산 채로 유통됩니다. 최근에는 바이오플락 기법을 이용한 친환경 양식으로 항생제를 줄이거나 아예 배제한 흰다리새우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사진과 같이 대야나 수조에 살아있는 새우는 모두 양식이란 점, 참고하세요. 자연산 대하와의 맛 차이는 크게 없습니다. 오히려 산 새우라 육질이 탱글탱글합니다.
대하와 흰다리새우는 소금구이로 이용하는 것이 조리도 쉽고 새우 본연의 맛과 향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새우탕과 새우장이 있고요. 새우튀김과 대하찜도 9월에 꼭 맛봐야 할 음식 리스트입니다.
#. 링크
3. 낙지
세 번째는 낙지입니다. 낙지는 겨울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영양분을 비축하는데요. 무안낙지, 조방낙지, 세발낙지, 기절낙지, 묵은낙지 등등 낙지를 둘러싼 이름도 다양합니다.
무안낙지는 무안에서 잡히는 낙지를 말하고, 조방낙지는 일제강점기 때 부산 자유시장에 있던 조선방직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또 세발낙지는 가늘세 자를 써서 다리가 가는 낙지를 말하고, 기절낙지는 말 그대로 기절한 낙지, 묵은낙지는 일 년 묵은 낙지라 하여 겨울을 보내고 봄철 산란기에 접어든 낙지를 뜻하는데요.
이름은 다양해도 결국, 우리가 먹는 낙지는 ‘낙지’라 불리는 단일종을 먹는 것입니다. 다만, 시중에는 중국산이 많으니 국산 낙지를 원하신다면 원산지를 확인하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낙지는 밀가루로 빡빡 문질러 씻은 뒤 다양한 요리에 활용됩니다. 산 낙지는 칼로 탕탕 내리 친 탕탕이로 즐기고, 기절낙지나 여타 낙지들은 얼큰한 낙지전골, 매콤한 낙지볶음이나 낙지 찜, 숙취 해소에 좋은 연포탕 그리고 호롱구이와 갈낙탕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4. 전어
네 번째는 전어입니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또는 "가을 전어는 깨가 서 말" 이런 속담은 가을 전어의 맛이 월등히 좋음을 말해주는데요.
실제로 전어 지방은 가을이 봄보다 3배 정도 많고, 우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생선 지방이 많으면 맛도 좋지만, 비린내가 적어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물론, 전어는 잔가시가 많아서 호불호가 갈리는 생선입니다. 선도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기 일쑤죠. 때문에 전어 굽는 냄새를 싫어하는 며느리가 있고, 가을 전어 먹느니 차라리 깨를 먹겠다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다만, 추석을 전후해서 잡힌 전어는 정말 깨가 쏟아질 만큼 고소합니다. 작은 전어는 바싹 구워다가 대가리부터 씹어보세요. 속담의 내용에 어느 정도는 고개를 끄떡끄떡 하실 겁니다.
산 전어 중 15cm 내외의 작은 전어는 뼈째 썰어먹는 것이 좋고, 커다란 전어(떡전어)는 포 떠서 일반 생선회처럼 즐기면 좋습니다. 전어회를 먹을 때는 꼭 깻잎과 양념된장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링크
요즘 금값인 제철 전어회, 남보다 저렴하게 먹는 방법(전어 가격)
이 외에도 9월에 먹어야 맛있는 제철 해산물을 소개합니다. 먼저 갑오징어입니다. 일반 오징어보다 비싸지만 맛과 식감에서 월등히 뛰어나 주로 횟감으로 이용되고요. 갑오징어 전골, 볶음, 숙회 등으로 이용됩니다.
횟감으로는 쥐치와 전복치가 가을에 먹기 좋은 생선입니다. 쥐치는 덩치가 작은 오리지널 쥐치부터 '객주리'란 사투리로 불리는 말쥐치가 있습니다.(표준명 객주리란 어종은 따로 있지만, 흔치 않으니 여기선 제외할게요.)
말쥐치는 쥐포의 원료인데 최근 양식으로 횟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복치는 살이 차지면서 달고, 쥐치 종류는 워낙 살집이 탄탄하여 복어회처럼 얇게 썰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복치는 동, 서, 남해 모두 볼 수 있는데 특히, 동해 속초부터 포항에 이르는 지역과 거제, 통영, 여수까지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쥐치와 말쥐치는 부산, 거제, 통영, 여수, 그리고 제주도에서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쥐치는 간이 별미입니다. 아귀와 홍어애와 함께 바다에서 나는 3대 푸아그라로 손꼽힙니다. 생간은 그대로 소금장에 찍어 먹는데요. 부담스럽다면 믹서기에 갈거나 으깬 다음 달달한 회간장과 섞어보세요. 아주 훌륭한 생선회 소스가 됩니다.
크기가 큰 말쥐치는 경남과 제주도에서 객주리라 부르는데 이 객주리 조림이 별미입니다. 제주도로 여행 간다면 꼭 한 번 맛보시기 바랍니다.
조개로 눈을 돌리면 지금 동죽이 제철이고, 남해와 제주도에서 주로 나는 뿔소라도 제철입니다.
수산물은 저마다 제철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 아니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 제철 수산물 드시고 맛과 영양 모두 챙기는 9월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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