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항 방파제 낚시, 도다리 포인트에서

모항 방파제 낚시, 도다리 포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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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모항 방파제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모항 방파제는 자주 다니던 신진도와 가까운 거리에 있지
만 이번이 처음 이예요. 모항 방파제를 찾은 이유는 바로 '도다리' 때문인데요. 얼마전에 봄 도다리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글을 쓰고나니 이왕 방파제에서 제대로 된 도다리를 잡아 몇 가지 포스팅을 해보고
싶었답니다. 특히 모항 방파제는 서해권 도다리 포인트로도 유명한 곳이고 보통 4월 부터 나오기 시작
한다고 하니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평일날 부부끼리 한가롭게 즐기는 방파제 낚시, 생각만해도 여유롭습니다만 저희 부부가 둘다 직장인이
아님에도 이렇게 시간 내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간만에 방파제 낚시로 기분전환 하고 왔습니다. ^^

 

아침 8시..
평소 같았으면 집에서 글 발행하고 이웃 블로그로 마실 다닐 시간인데 이 날은 작정하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습니다.
도시락도 미처 준비하지 못해 편의점에서 요기꺼리를 샀구요. 원랜 더 일찍 출발했어야 하는데 밍기적 거린다고 ㅠㅠ
덕분에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좋은 시간 가졌습니다. (...)

그래도 4월이면 도다리가 나온다는 이곳 모항 방파제는 낚시객들이 조금은 있을 줄 알았는데
인기척이라곤 아무도 없더라구요. 낚시마트 문도 닫았습니다.
혹시나 싶어 미끼는 오는 길에 미리 사왔지만요. 안그랬음 다시 나갈뻔했지요. ㅎㅎ

위험! 추락주의 간판을 보니 저는 왜 헐리웃 영화가 생각나는지 ^^;
아무튼 방파제에 도착하니 12시를 가리킵니다. 사진 찍기엔 물건너 간 시간
이왕이면 아침 일찍 도착해서 예쁜 사진을 담아보면 좋으련만.. 그래도 저는 물만난 고기마냥 싱글벙글 해요.
늘 낚시를 시작하기 전엔 이렇게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으니깐요 ^^

충남 태안, 모항 방파제

그런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보니 모항 방파제는 물이 완전히 빠져 있었답니다. 왼쪽의 석축을 보시면 거뭇거뭇한 돌들이 보이는데
이따가 만조가 되면 거기까지 물이 찬다는 증거가 되겠죠. 그리고 이날 물때가 사리에 가까웠는데 그러니깐 물이 많이 빠지고 많이
들어오는 날이라 서해권에서 낚시하기엔 그닥 좋지 않은 물때. 그래도 이 날, 이 시간 밖에 시간이 안나서 어쩔 수 없었답니다.
도다리 낚시에 맞는 물때를 뻔히 알아도 맞춰서 갈 수 없는 이 현실이 약간 안타깝습니다. 시간이 늘 프리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

바위섬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길래 뭔가해서 올라가봅니다.

낚시하기엔 괜찮아 보이는 갯바위가 쫙 펼쳐져 있네요.
지형을 보니 수심은 그렇게 깊어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 가을이 오면 이런곳도 인기 있는 자리가 될꺼 같아요.
하여간 모항 방파제는 처음 오니 포인트에 대해선 저도 모르는거 투성입니다.

충남 태안, 모항 방파제

요렇게 테트라포트를 타고 내려가서 갯바위로 갈 수 있군요.
아마 모항 방파제가 건설되기 전에 저 갯바위는 작은 돌출여 였겠죠. 그땐 어차피 배가 아니면 진입을 하지 못할테고 만약
진입만 하게 된다면 이보다 좋은 낚시 포인트는 없었을지두요. 그런데 이렇게 하나둘씩 방파제가 설립이 되니 바다의 물길을
가로 막아 물의 진행을 완전히 바꿔놓았겠죠. 그러니 이곳도 지금은 그다지 매력적인 포인트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전북의 새만금 방조제가 그러한데 그쪽에 있는 고군산군도, 신시도들은 봄에 감성돔 낚시 포인트로 나름 명성을
떨쳤지만 지금 물길이 완전히 달라져 포인트가 많이 죽었죠. 규모면에서 모항 방파제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섬 옆으로
대형 방조제를 설립하나, 이렇게 작은 여쪽으로 테트라포트가 들어서나 물길이 달라지는건 아마 비슷할 것입니다.

사실 이 말을 할려고 포스팅한건 아닌데 말이 다소 길어졌습니다. ^^;
어쨌든 요즘 낚시는 예전같지 않다고 사람들은 늘 얘기합니다. 그만큼 환경도 변하고 파괴가 되다보니 고기도 많지 않고
어쩌다 한마리 잡으면 바다에서 노다지를 캔 기분 마냥 떠들고 좋아하게 되었죠.
어쩌면 그것이 또 방파제 낚시의 매력 아니겠어요. 이곳에 오는 분들은 낚시꾼이기 보담 낚시객들이니, 그냥 짬내서 잠시 놀다
가는.. 그러다 손바닥만한 우럭이라도 잡히는 순간엔 큰소리로 환호성을 짓는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도 저럴때가 있었지 ㅎㅎㅎ"

그런 여러가지 기억들이 스치며 낚시 준비를 하는데, 또 이렇게 쭈그리고 앉아서 채비 만드는 모습을 보니
꼭 낚시 초짜 같습니다. ㅋㅋㅋ 사실 지금도 고수라곤 할 수 없지만.. 더더군다나 저는 원투낚시를 아주 잠깐 하고
곧바로 찌낚시로 전향한지라 원투낚시가 이젠 영 어색합니다.
이제 채비를 던집니다. 오래간만에 집 구석에 썩히고 있었던 원투낚시대를 허공을 향해 가르는 순간입니다.
제 캐스팅 자세 좀 보실래요? ㅎㅎ

에고.. 원투낚시 고수님들 이 장면보고 한마디 하시겠습니다. 자세가 왜 이러냐고 ㅋㅋㅋ
오랜만에 투척을 해보니 영~ 자세가 어색합니다. ^^;
예전에 잘 던질땐 꽤 멀리 던졌는데 지금은 바람도 맞바람이고 자세도 안되고 힘도 안나오고 ㅠㅠ
30m도 안나간거 같아요.

모항 방파제 도다리 포인트에서

그래도 모항 방파제가 좋은건 그렇게 멀리 던질 필요가 없다는 점이예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건너편 방파제와 이곳과의 중간 지점에다 던지면 되는데 그래봐야 고작 30m 남짓만 날리면 됩니다.
그리고 이곳은 오히려 외항쪽 수심이 낮고 이렇게 배가 드나드는 곳 정중앙의 수심이 10m나 나오는 골창이라 도다리 포인트가
형성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표시된 구역 이외엔 수심이 낮구요.
다음번엔 건너편 등대 및 테트라 포트를 타고 내려가서 아내와 함께 찌낚시를 해볼 생각이예요. 보니깐 8~10m 정도 수심주고 하면
우럭이 꽤나 나올거 같은 분위기예요.

낚시인에겐 잔인한 4월입니다. 육지엔 꽃이 피고 봄 소식이 여기저기 들리는데
바다는 얼마전 청산도에서 수온이 10.5도, 그리고 이곳 서해는 잘 나와봐야 6~7도 정도 밖에 안될듯 해요.
그래서 바닷물은 아직 겨울입니다. 본격적인 시즌은 5월 중순 아카시아 꽃 필 무렵은 되야 하니깐요.

아내를 보니 어디서 낚시 좀 많이 해본 자세네요. ㅎㅎ
이제 방울소리가 울리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그리고 원투낚시의 매력이란게 저렇게 걸쳐놓고 기다리는 동안 이것저것 만들어 먹고
노가리까면서 노는게 제맛인데 최근 우리 부부, 일에 지쳐서 일까요. 별로 대화도 오가지 않고 조용히 입질만을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그러다가 방울소리가 찰랑~찰랑하며 간드러지게 울리는데 바람이 불어 낚시대를 때리는 그런 소리가 아닌 입질에 의한 소리임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챔질!

낚시대가 제법 휘어지는가 싶더니 도다리인가?

스타일 구겨지는 순간 ㅠㅠ
원투낚시도 오랜만에 하니 이 얼마만에 잡아보는 불가사리인가

다른건 다 놔줘도 불가사리만큼은 안놔줍니다.

포스팅을 우째 하긴 했으나 지금 심정 찹찹하네요.
이 불가사리가 오늘의 첫 입질이자 마지막 입질일 줄 알았다면 당연히!!
걍 집에 있죠 ^^;  낚시란 늘 그런거 같아요. 잡으면 오길 잘했다. 안잡히면 괜히 왔구나.
이 날 바람도 쎄고 조류도 빨라 낚시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방파제에서..

"노숙자가 되었습니다. (...)"

사실 이곳에서 도다리 낚시는 만조 전후로 노리는게 좋다고 봐요. 근데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딱히 할게 없더라구요.
결국은 몰황을 치고 나옵니다. 나오는 길에 매점 아저씨가 가게 문을 열면서 "잡았어요?" 묻더라구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올해 겨울 유난히 추워서 바닷물이 데펴질려면 아직 멀었어요. 예년 같으면 벌써 도다리가 나왔어야 했는데
올해는 보름가량 늦어집니다. 5월 되면 오세요. 라고 친절히 일러주시더라구요.

대략 예상은 했다마는 이렇게 연타석 몰황을 치니 우울합니다.
에잇~!!! 낚시 블로거 해먹기 힘드네요.
특히 2월부터 4월까지 바다낚시는 그야말로 최악이니 저로썬 정말 고뇌의 시간입니다.
이 기간동안 제가 어떻게 포스팅을 하면서 버텨왔는지 신기하기만 하네요.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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