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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순부터 시작된 감성돔 낚시 시즌은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날 우리부부는 갯바위에서
우연히 만난 또 다른 부부조사님과 함께 즐거운 낚시, 짜릿한 손맛을 보고 왔습니다. 5월 말로 접어든 현재
격포 내만권은 그야말로 대물 감성돔을 잡으려는 꾼들로 가득찹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 낚시가 고프신가요!!!
오늘 저와 함께 생생한 현장속에서 낚시에 대한 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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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손맛을 봤던 격포 내만권 부부동반 낚시
5월말 현재, 한낮 수은주가 30도에 가까운 초여름의 날씨지만 가을과 더불어 일년 중 지금처럼 낚시하기 좋은 시기는 없을거 같습니다.
저희 부부가 함께 갯바위에서 한짝대기를 해본지 어언 6개월이 넘었습니다. 작년 11월 초 청산도에서 함께 낚시를 했었고 그때 저는 꽝이
였지만 아내가 30cm급 감성돔 한마리와 다수의 볼락을 잡으며 손풀이를 했던 기억이 마지막이였으니깐요.
올해는 부부동반 낚시 스타트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격포 내만권이 갯바위 낚시로는 올해 첫 부부동반 낚시가 되었습니다.
5월 말이 되서야 아내와의 낚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
낚시점에서 밑밥을 개는 중, 전북 부안 격포
서해권 봄 감성돔 시즌은 5월에서 6월 초순으로 너무 짧습니다. 이때야말로 가까운 내만권에서 대물 감성돔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오늘은 저보다도 제 아내가 대물의 손맛을 봤으면 하는 바램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낚시란게 참으로 이상합니다. 마치 고스톱처럼 끝빨이 맞아 들어갈 땐 뭘해도 될것만 같은데 뭐하나 말리기 시작하면 아무리 노력하고
쌩 난리를 부려도 물고기 한마리 못잡더라구요. 그것은 또 낚시 시작전 마음가짐이라던가 자신감과도 조금은 연관이 있는데 밤새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안에서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가 오늘의 조과를 미리 예상해 봅니다.
그럴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제 아내의 예지력은 가끔 무서울 정도로 잘 맞기도 한데 오늘은 과연 어떨까..?
입질의 추억이 예상하는 오늘의 조과 : 나는 한마리도 못잡을거 같고 당신이 한마리 할꺼 같아. 4짜로..
아내가 예상하는 오늘의 조과 : 아니야~ 나는 낚시가 실로 오랜만이라 감이 떨어져있어. 오늘은 오빠가 두마리 할거 같다.
아내의 그런 예상 때문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자신감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서둘러 밑밥을 개는데 이 날은 평소때완 달리 신중하게
갭니다. 그래봐야 크릴 6장에 파우다 2장의 비율이지만 이 날은 암맥을 3봉지 넣고 섞습니다. 감성돔이 밑밥크릴보단 암맥을 더 좋아
하는거 같더라구요. 실제로 잡은 감성돔 배를 갈라보면 크릴보단 암맥이 거의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갯바위 출항 바로 직전 새벽참을 먹는데 오늘은 도시락이 없어 나중에 오후 1시 철수 후에나 식사를 한다니 지금 많이 먹어두라고 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새벽엔 입맛이 메롱인 상태.. 그래도 맛있는 김치찌개에 배를 채워봅니다. 돼지고기는 좀 각박하게 들어가서 아쉬웠지만요.
격포항에서 출항준비 중
이 날은 평일이지만 한창 시즌때라 그런지 13분이 배에 탑승하였습니다.
모두 대물 감성돔을 낚겠다는 부푼 기대감을 갖고 말입니다.
'부아아앙~~' 요란한 굉음을 내고선 포인트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이때가 새벽 4시 40분!
갯바위에 하선중인 낚시인들, 격포 내만권
10여분간 달리던 배는 요란했던 엔진굉음을 낮추고 천천히 포인트로 진입하는 중입니다.
벌써부터 날이 환해지고 있었으니 준비해간 헤드렌턴은 도로 집어넣습니다. 근데 벌써부터 이렇게 환해질까?
시계를 봤더니 고작 4시 50분..바다가 사방이 뻥 뚫려 있어서 그런건지 5시도 안됬는데 주변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환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예상하지 못했던 미션이 발동하였습니다."
원래는 두명씩 짝지어서 각각의 포인트에 내려주고선 포인트 이동은 일체 없이 오후 1시까지 낚시하기로 했는데 대물 포인트로 유명한
"폭격섬" 일대가 비어있고 낚시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그쪽으로 이동중입니다.
다만 오전 8시 이후엔 무조건 철수해야 하는 곳!
왜냐면 "폭격섬"은 말그대로 군부대에서 공중폭격 훈련시 사격용으로 사용하던 섬이므로 죽고싶지 않다면(?) 철수해야 합니다. ^^;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2시간 반!"
이 시간 안에 뭐라도 잡지 못한다면 그 이후엔 어디로 옮긴다 한들 잡을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거 시간에 쫒기면서 낚시해야 할 판..ㅠㅠ
자 그래서 내린 곳은 폭격섬에서도 낚시자리가 아주 편하면서 확률이 좋다는 마당바위입니다.
자리가 넓고 평평해서 여러명이 한꺼번에 내릴 수 있는데요. 이날은 저희부부 말고도 또 다른 부부팀이 있었는데
이렇게 부부팀끼리 묶어서 낚시하기 편안한 자리에 내려준 것입니다. (늘 포인트에 신경써주시는 인천피싱클럽 감사합니다.)
오늘 처음 만난 부부팀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선 어떻게 낚시를 해야 할지 자리에 대해 가볍게 의견을 나누고
서둘러 낚시를 시작합니다. 지금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7시 50분에 철수배가 온다니깐 남은 시간은 약 2시간 반 정도..
먼저 아내가 갯바위에서 6개월만에 첫 캐스팅을 합니다. 그리고 이 캐스팅은 갯바위에서 2011년 부부동반 첫 캐스팅이기도 합니다.
저도 얼른 채비를 마쳐 캐스팅 하는데..
던지자 마자 10초도 안되어 준수한 씨알의 우럭이 올라옵니다.
이 정도면 수심설정도 적당하고 입질도 활발하게 이뤄지는거 같아 분위기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곧이어 아내도 우럭 한마리를 올리나 씨알이 잘아서 방생합니다.
이런 씨알의 우럭들은 심심하지 않게 계속 올라와주고 있습니다.
바닥층에 살고 있는 쥐노래미도 얼굴을 내밀어 인사를 합니다.
노래미가 잡히니 수심을 아주 약간만 올려줍니다. 지금 물때도 딱 좋고 아침시간에 소나기 입질이 연거푸 이어지는 상황..
그러다 제 찌가 스믈스믈 들어가는데 여태까지 들어갔던 찌의 움직임과는 좀 다릅니다.
긴장하고 충분히 기다렸다 찌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챔질~!
처음 둔탁한 느낌에 밑걸렸나 싶었는데 아닙니다. 낚시대가 둥그렇게 휘어지더니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혹시나 설걸렸을까봐 두번 세번 챔질을 하여 확실하게 안창걸이를 하고 대를 세웁니다.
오오~ 이 녀석.. 제법 힘을 씁니다!!
밑으로 쿡쿡 쳐박는 모션에 낚시대를 붙잡은 제 팔도 덩달아 흔들립니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수면위로 정체가 드러나는데
옆에서 낚시하던 부부팀께서 뜰채지원을 해주십니다.
45cm급 감성돔입니다. 녀석 너무 예쁘죠? ^^
은빛 어체에 날카로운 등지느러미를 바짝 세운 모습이 영락없는 바다의 왕자입니다.
저는 밤새도록 달려와 얼굴이 초췌해서 가리니 이 점은 양해바랍니다. ㅋㅋ
지금 입질은 계속 들어오는데 고기 처리하랴 사진까지 찍어야 하니 너무 정신이 없습니다.
이렇게 바쁜 낚시, 실로 오래간만입니다.
사진을 찍고 고기를 부력망에 넣고 있는데 옆 부부조사팀이 뭔가 한마리를 걸었습니다.
남편분의 낚시대가 활처럼 휘어지자 아내분이 뜰채지원에 나섭니다.
힘을 제법 쓰는 요녀석은 농어입니다.
이제 서해안에 농어가 비치기 시작하네요. 수온이 많이 올랐다는 증거입니다.
그것도 쫄깃한 맛이 좋은 점농어입니다.
저는 사진 안찍고 낚시를 계속했다면 그 사이 또 한마리 잡았을지도 모르지만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선 취재를 해야함에
어쩔 수 없더라구요. 낚시대를 잡고 있다가도 옆에서 뭔가를 잡으면 들고 있던 낚시대를 얼른 내려놓고 카메라를 집습니다.
그러는 와중 이번엔 아내가 한마리 걸었는데 이 녀석도 씨알에 제법 되는거 같습니다.
숭어는 아니길.. 하는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감성돔같아?"
"왠지 아닌거 같아"
수면위에 철푸덕 거리는 이 녀석..
다시 물속으로 곤두박질을 치는데
입질을 받고 파이팅중인 아내
힘이 만만찮은 이 녀석과 아내가 힘다리기 중입니다.
손맛은 제법이겠는데 정체가 궁금하다~!!
숭어임을 직감한 아내는 조금 실망한듯한 눈빛이 역력합니다.
"그래도 길이로 따지면 너가 최고야 ㅋㅋㅋ" 라며 놀려줍니다.
옆에 부부팀은 잔씨알이지만 광어를 올립니다.
저건 딱 광어 미역국 감이겠는데~~ 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저에게도 신호가 오는데
"이 녀석 힘이 제법인데~!!"
처음 몇 초간은 감성돔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얘가 점점 좌우로 왔다갔다 하니..
또 숭어가 걸려 옵니다.
작년 6월 6일이였죠. 갯바위 근처로 숭어떼가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감성돔 낚시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려 합니다.
지금도 밑밥 냄새를 맡은 숭어들이 갯바위 주변으로 어슬렁거리며 들어오기 시작한거 같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도 얼마 없고 숭어들은 갈수록 꼬이기 시작하니 정신을 바짝 차려서 낚시하지 않으면 오늘 대물 감성돔은 만나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옆 부부조사팀에서도 연신 숭어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격포 내만권 갯바위에서 부부동반 낚시
옆에 부부조사팀을 보면서 느낀건..
"어쩜 우리부부와 닮은점이 많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처음 배에서 내리자마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그 역활분담이 딱딱 나눠져 있었습니다.
제 아내도 갯바위에서 내리자마자 하는 역활이 뜰채 조립하고 밑밥 주걱을 장착하며, 제가 채비를 준비하는 동안 밑밥을 치는데
그러한 모습이 비슷했답니다. 이렇게 호흡이 척척 맞으니 함께 낚시 다닐 맛이 나겠구나 싶더라구요.
저희 부부가 갯바위 낚시를 함께 다니면서 주변에선 "부부가 함께 취미를 즐기니 보기 좋다"라는 말을 늘상 듣곤 했는데 막상 우리말고도
부부동반으로 낚시온 커플을 보니깐 정말 그런거 같아요. ^^
아내는 실로 오랜만에 낚시라 그런지 예전의 강력한 포스를 보여주지 못한채 계속해서 잔씨알의 우럭과 시름중입니다.
50cm이상의 대물 감성돔을 낚은 여성 조사가 국내 몇 명 없습니다.
전 제 아내가 그들중 한명이 되길 희망하며 오늘의 출조를 계획한것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약 30분! "
이따가 포인트를 옮길테지만 그때부턴 시간상으로나 여러가지로 흐름이 끊겨서 잡아내는건 거의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남은 30분 안에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데..
점점 죄여오는 시간.. 그동안 낚시를 다니면서 이대로 끝나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다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면 낚시를 그르칠 수 있으니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봅니다.
이 시간안에 아내가 한마리라도 제대로 걸어내면 동영상으로 남겨주리라~ 다짐하면서...
그러한 바램과는 달리 저에게 입질이 왔습니다. 스믈스믈 잠기던 찌가 더디게 내려갑니다.
견제를 해 말어~ 고민하다 일단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천천히 잠기던 찌는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져버립니다.
"이때다! 챔질!"
최대한 원줄을 사려서 챔질하자 순간 낚시대가 활처럼 구부러집니다.
제 팔을 가져갈것만 같은 몸부림이 전해져 오고!! 대를 세워보는데.. "후욱~!!" 하면서 제 팔과 대를 모두 빼앗아가려 합니다.
물속으로 곤두박질 치는 녀석 그리고 낚시대를 통해 전해져오는 짜릿한 전율에 자세를 숙이게 만드니, 힘쓰는 모양새가 좀 전에 잡았던
감성돔보다는 언틋봐도 쎄보입니다.
"이 녀석의 정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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