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승무원의 서비스는 어떨까? 밀착취재기


    흔히 저가항공하면 가격은 저렴하지만 기체가 작고 비좁아 불편하고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또한 일반 항공사와 비교했을 때 기내 서비스가 기대에 못미치지 않을까 하는 인식들이 없잖아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세부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저가항공 승무원들의 기내 서비스 일거수 일투족을 밀착취재 해봤습니다. 아마 갤리에 붙어서 밀착취재는 제가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




    저가항공 승무원의 '일거수 일투족' 밀착취재



    보딩타임 전 기내점검 중, 김해공항

    3박 5일 세부로 떠나기 위해 저는 이곳 김해공항으로 왔습니다. 일반 항공사에 비해 가격이 꽤 저렴하다는 이유로 충분히 메리트를 느껴 저가항공을 택했는데요. 저가항공을 이용한 제주노선은 비행시간이 1시간도 채 안되니 많이들 이용하시겠지만, 이렇게 해외여행 노선은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날은 특별히 김해발 세부행 기내 취재를 위해 해당 항공사로부터 취재요청을 받고 일찌감치 탑승하였습니다.


    보딩타임 5분전

     

    처음 이곳에서 티켓을 발권하고 대합실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제 취재와 함께 해주실 승무원들이 등장! 보딩타임을 불과 30분 남겨둔 상태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기내로 탑승하더라구요. 그러니깐 승객이 들어오기 전까진 각종 기내점검을 마쳐야 하는데 그 시간이 불과 20여분 밖에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내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서 체크해야 하는 만큼 저도 이 분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하기 위해 보딩타임 시작되기전 수분전에 일찌감치 탑승할 수 있었는데요. 기내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는 그야말로 정신을 쏙~ 빼놓는 듯한 사업장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기내에 탑승하자마자 보안담당 요원(맞나요?)께서 저와 시계를 번갈아 보시더니

    "여긴 어떻게..."
    "사전에 취재 협조를 받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나서 곧바로 오늘의 주인공들인 캐빈 승무원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입질의 추억님 반갑습니다. ^^"
    "오늘 제가 카메라를 많이 들이댈텐데 의식하지 마시고 그냥 평소대로만 하세요~^^"
    "아유~ 어떡해요. 쑥쓰러운데. 저 사진빨 잘 안받아서 잘 좀 편집해주세요~~ *-_-*"
    "걱정 붙들어 매세요~ 제가 찍으면 잘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안되면 뽀샵질 좀 하죠. 하하"

    그리고선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승무원들.


    "곧 보딩타임입니다! 준비들 하세요" 라는 메세지가 나오고. 여전히 기내 점검으로 캐빈 여기저기를 마구 들쑤시듯 돌아다니는 승무원들 표정은 그야말로 전장에 나서는 상기된 여전사의 표정과도 같았습니다. 뭐 한두번 겪어본것도 아닐 터~

     

    이제 들이닥치는 승객들을 보게 되면 그러한 표정도 온데간에 없이 "스마일~~^^*"로 바뀔 테지만요. 그런데 다섯명의 승무원들 중 왠지 모르게 긴장타는 분이 계신듯하니 한번 물어봅니다.

    "혹시 오늘 세부 첫 비행하시는 승무원이 계신가요?"
    "네.. 쟤요~ "
    "아~ 신입이시구나 ^^" 
    "네~잘 부탁드려요 ^^;"
    "그럼 신입을 위주로 찍어야 겠구나 ㅋㅋ"
    "헛..;;;"


    승객들이 들어서자 너무나 정신 없어 하더라구요. 승객 맞이하랴~ 짐 올리랴~ 이제 곧 이륙한다는 안내멘트에 저 역시 촬영하던 카메라 전원버튼을 꺼놓고 이때 만큼은 아주 다소곳이 앉아 있습니다. 양손을 조용히 무릎위에 올려놓고 모든 전자기기 전원은 모두 OFF !


    이륙에 성공하고 기내에서 "클리어(이상무)"를 외치며 일어서는 캐빈 승무원들.. 그녀들은 이제부터가 진정한 업무의 시작인 것입니다. 먼저 승객들의 방송 청취를 돕기 위한 헤드셋과 안대를 지급하는 중입니다. 저는 애써 침을 삼키며 기압으로 먹먹해진 귀를 달래며 스르륵 일어나니.. 뭘 어떻게 찍어야 할까 고민하던 중 그래 바로 이거야~!!!


    바로 저는 "승무원들만의 공간"인 갤리안에서 밀착취재에 들어간 것입니다. 오늘 저가항공사의 세부행 비행기종은 에어버스의 321-200 기종으로 한가운데 통로가 나 있으며 양쪽으로 3개의 좌석이 배치된 비교적 소형기종입니다. 비록 대형은 아니지만 안전성이 검증된 작고 강한 기종!

     

    하지만 기내 갤리가 좁은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가냘픈 승무원들이야 다섯명 다 들어가도 충분해 보였지만 제가 들어서니 다소 비좁습니다. ^^; 하지만 취재는 해야하니 이들 승무원의 업무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등을 벽에다 딱 붙이고 서서 최대한 밀착시킨 후 취재 해야만 했습니다. ㅎㅎ


    이어지는 드링크 서비스! 갤리 내부를 이렇게 자세히 본것도 처음이지만 여기저기 뚜껑을 여니 뭔가 잔뜩 들어 있는 모습이 실로 신기하기도 하구요. 끊임없이 나오는 음료와 서빙재료들.. 아마 여기엔 승객들이 먹는 식사와 면세품들도 꽉꽉 들어찼으리라 생각하니 이보다 더 좋은 공간활용이 있을까 싶더라구요. 이렇듯 갤리에서 작업하는 승무원들의 표정을 담는다는 것도 저에겐 무척 이색적이고 재밌는 시간들이였습니다.


    갤리는 앞쪽과 뒷쪽에 있는데 보통은 공간이 넓은 뒷쪽에서 취재를 하였습니다. 뒷쪽 갤리 바로 앞엔 화장실이 있구요. 취재하다 화장실을 오가는 승객들과도 눈이 몇 번 마주쳤는데.. 절 요상하게 보는 눈치..

     

    '쟨 뭔데 카메라를 들고 저기 들어가 있는거야?" 뭐 이런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 이륙한지 한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이미 남해를 통과해 한반도 상공을 빠져나온듯 하였습니다. 승무원들은 여전히 서빙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정말 생각보다 엄청나게 바쁘더군요. ㅎㅎ;


    "식사 시간입니다. 취재도 식사하면서 쉬엄쉬엄 하세요 ^^"

    이제 저도 카메라를 내려 놓고 식사를 합니다. 김해에서 세부까지 소요시간은 약 4시간 가량이고 이렇게 콜드 음식이 제공됩니다. 물론 일반 항공사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요.


    양상치와 슬라이스 햄이 들어간 크로와상 샌드위치에 파인애플과 쥬스가 제공되는 가벼운 식사입니다만.. 장거리 비행이라면 모를까 이렇게 짧은 비행시간엔 차라리 가볍게 요기할 수 있는게 더 낫더라구요. 게다가 밤늦게 출발하였기 때문에 야간비행입니다. 딱히 입맛이 좋을 때는 아니니깐요.


    승객들의 식사를 돕고 다 먹은것을 거둬들인 후 커피 서비스를 하는 승무원들

    사실 저가항공이라곤 하나 갖출건 모두 갖춘 서비스이지 싶어요. 저도 저가항공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드링크부터 식사 그리고 후식까지 이런 과정들이 일반 항공사완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니터엔 아내가 좋아하는 유희열의 스켓치북이 나오고.. 저는 기내 취재가 이번이 두번째 인데요. 이것도 한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니 여러가지로 노하우가 생기더라구요. ^^;


    일단 좌석배정은 맨뒤로 하는게 좋다는 것과 창가쪽이 아닌 바깥쪽 좌석으로 하고(갤리에 자주 드나드니) 오늘은 또 야간비행이다 보니 조명상태가 매우 어둡습니다. 그걸 감안하는 촬영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나중에 기내 소등이 있기전 촬영분의 90% 이상을 끝맞춰야 하구요.


    사실 맘 같아선 스트로보가 있음 좋았겠지만(전 어차피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촬영하고 또 어두운 조명을 고려해 노이즈가 생기더라도 ISO를 다소 높게 설정(여기선 800~1600) 흔들리더라도 뭐든지 연사로 찍어야 승무원들의 표정을 실패 없이 담을 수 있겠더라구요.


    잠시후 기내방송을 시작하는데 "이제 곧 면세품을 판매할 예정이니 신청하시 분들은 어쩌고~~" 이런 내용이였어요. 그리고 영어로 한번 더 말해줍니다. 원래는 준비된 안내멘트가 흘러 나오는 줄 알았죠. 하지만 갤리에서 이렇게 직접 수화기를 통해 기내방송을 한다는건 이날 첨 알았습니다.


    승무원들만의 공간, 갤리는 마치 마법의 창고 같아요. 벽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 들었습니다. ㅎㅎ 처음 승객들이 탑승할 때부터 지금까지 숨가쁘게 진행되어 왔는데요. 면세품을 팔기 위해 캐빈으로 카트를 끌고 나가는 승무원들. 면세품 판매도 은근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구요. 그리고 이것을 끝마친 후 해야 할 일은


    바로 "입국신청서"를 나눠 주는 것이였어요. 그런데 일부 입국신청서 작성이 미숙하신 분들을 위해 저렇게 직접 써주십니다. 주로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의 경우가 그러한데 이것 때문에 서비스 시간이 지체가 되어도 꼭 한두명이 맡아서 몇 장 정도는 작성을 해주더라구요.


    세부행 비행기는 이제 대만 상공을 날고 있습니다. 총 4시간의 비행시간 중 남은 시간은 약 한시간 반 정도..


    네시간 비행중 두시간 반이 지나서야 거의 모든 서비스가 일단락 되고 기내의 조명은 소등되었습니다. 이제 부턴 잠시나마 눈을 붙이는 승객들도 계실테구요. 저도 슬슬 다리가 아파오고 지치기 시작합니다. 그저 가만히 서서 취재했던 저도 피로를 느끼는데 쉬지않고 계속해서 움직였던 승무원들은 오죽하겠어요. 사실 젊은이들에게 선망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스튜어디스"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알던 친구가 인하대 항공 운항과를 졸업하고 스튜어디스가 되어 그녀들의 생활과 스케쥴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데요. 의외로 빠듯한 일정인데다가 특히나 장거리 노선의 경우는 한번씩 갈때 마다 큰일 치른다는 기분이겠더라구요. 오늘은 비록 4시간 짜리 운항이긴 하나 저는 벌써 지치는듯 합니다. -_-;


    그래도 저는 식사할 때 잠시 앉아 있기라도 했지요. 승무원들은 이륙할 때 빼곤 계속 움직였으니 다리가 저보단 훨신 튼튼하겠는데요. 하하~;;


    이제 기내의 조명이 소등되고 승무원들은 이제서야 식사를 위해 준비중입니다. 얼굴을 보니 벌써 피곤한 모습이 역력한듯 해요. 캐빈에 나가선 활짝 웃으며 승객맞이 하다가도 이곳 갤리에 들어오자 마자 웃었던 표정은 금새 "피곤해~~"하는 모습이 그닥 이상하지 않더라구요. 충분히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ㅋㅋ


    승무원들 식사가 준비중에 승객의 호출이 있었나 봐요. 아까 사지 못했던 면세품이 계속 맘에 걸렸는지 이제야 구입하시는거 같아요. 이제 승무원들도 식사를 해야하니 저도 취재는 그만하고 자리를 비킵니다. 남은 한시간의 비행시간 동안은 저도 눈을 잠시나마 감고 앉아서 옵니다.


    그렇게 4시간의 비행은 끝이 났습니다. 저는 이 4시간이 참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왜그런진 모르겠어요. ^^ 하지만  승무원들에겐 짧디 짧은 4시간이였을 겁니다. 서비스 하다보니 후딱 지나갔을거 같아요. 덕분에 우리들은 편하게 올 수 있었지만~ ^^ 마지막 승객까지 떠나보낸 후 "드뎌 일 다 마쳤구나"싶은 생각이 들겁니다. 근데 왤케 웃음이 떠나질 않는 걸까요? 안도의 표정인가요? 아니면


    카메라를 의식해서인가요~ ㅋㅋㅋ

    "자자~ 웃으세요.. 스마일~ㅎㅎㅎ"
    "아~저 찍지마세요. 사진빨 안선단 말예요ㅠㅠ"
    "그런건 걱정마시라니깐요 ㅎㅎ"

    오늘 다섯명의 승무원들 중 유일하게 바지 유니폼을 입은 그녀..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왜 혼자 바지 유니폼 입었어요?"
    "아..치마와 바지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요"
    "(옆 승무원이)다리 엄청 예쁜데 바지 입은거래요 ㅋㅋ"



    "승무원님들 오늘 무쟈게 수고 많았습니다.^^"
    "입질의 추억님두 수고 많았습니다~^^"




    "우리 기념사진 한방 찍을께요!"
    "네네~ 좋습니다. 하나~ 두울~ 셋~ 찰칵찰칵!"

    그런데 사진빨 안선다던 그녀.. 결국 뒤에 숨으셨군요. 으이그 못살아.. ㅋㅋㅋ 또 언제 한국으로 올라가냐는 물음에 3일 뒤에 간다고 합니다. 앗.. 저도 그때 올라가는데 비행시간이?


    비행시간은 아쉽게도 빗나가 버렸지만요. 어쨌든 그때까지는 세부에 머물면서 "보홀섬" 투어를 비롯해 관광일정이 잡혀 있더라구요. "보홀섬에 있는 주먹만한 원숭이 보러가욧~~꺄악~!!" 하며 천진난만해 하는 그녀들을 보니 스튜어디스란 직업을 떠나 아직까진 영락없는 20대 아가씨란 생각만이 들더라구요. ^^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니 한밤의 어두컴컴한 세부 국제 공항이 절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아가씨들 덕분에 저가항공도 편히 올 수 있었다는걸 알았어. 그 환한 미소와 서비스 정신 잊지말라구~!"

    이렇게 저가항공사를 통한 첫 해외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더보기>>
    저가항공 스튜어디스의 상큼발랄 기내서비스 엿보기
    [홍콩여행] 300원으로 홍콩을 즐기는 방법, 트램타기
    [홍콩추천맛집] 홍콩여행시 밥 걱정 끝, 홍콩맛집 총 정리!
    홍콩의 명품 매장 줄서서 입장하는 이유, 알고보니
    황홀했던 홍콩 야경, 심포니 오브 라이트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Posted by ★입질의추억★
    :

    카테고리

    전체보기 (3981)
    유튜브(입질의추억tv) (589)
    수산물 (635)
    조행기 (486)
    낚시팁 (322)
    꾼의 레시피 (238)
    생활 정보 (743)
    여행 (426)
    월간지 칼럼 (484)
    모집 공고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20 00:00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