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방조제 우럭낚시 탐사, 우럭 한마리로 만든 통사시미


    얼마전 시화방조제로 우럭낚시 탐사를 다녀왔습니다.
    도보권 포인트에서 낚시한 적은 정말 오래간만이고 또 이렇게 서울 근교지에서 낚시 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집에서 미리 준비해 간 오징어 미끼와 전자찌로 우럭낚시를 시도해봤습니다.
    모처럼 찾아간 시화방조제로 봄 우럭 탐사, 그 현장으로 떠나봅니다.




    대부도 시화방조제, 경기도 안산시

    오랜만에 찾은 시화방조제는 저에게 적잖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바다낚시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장소이자 배웠던 곳으로 언제나 몰황을 가져다 준 난공불략의 장소이기도 했죠. ^^
    서울 수도권에서 낚시를 입문하고자 할 땐 연습장소로 이곳 만한 장소도 없습니다만 사실 초보들에겐 일정 수준의 조과를 거두기가 참 어려운 장소지요.
    지리적으로 가깝고 포인트가 넓다는 이유로 많은 수도권 조사들이 몰리곤 하지만 이곳에서 뭔가를 잡아가는 사람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공략이
    쉽지 않고 제한적인 어자원속에서 낚시를 즐겨야 한다는 게 경기권 바다낚시터의 분위기입니다. 
    남해 같았으면 볼락, 학꽁치, 고등어에 감성돔이나 벵에돔같은 고급 어종들까지 두루두루 노려볼 수 있겠지만 이곳에서 노려볼 수 있는 대상어는
    단 하나입니다.

    "손바닥 만한 우럭"

    가끔 30cm가 넘는 우럭이 잡힌다곤 하나 흔치 않는 일이고 여름엔 원투낚시를 하면 붕장어가 곧 잘 올라오지만 이 역시 잦은 밑걸림 때문에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게 이곳에서 사용하는 채비는 '소세지 찌'를 채비로 원투낚시와 찌 낚시를 결합한 형태인데요.
    이는 지형적인 특성상 원거리에 포인트가 형성되는 탓에 멀고 깊은 수심대에 머무는 25~30cm급 우럭을 낚기 위해 고안된 채비로 현지인들에겐 매우
    특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화방조제에서 일정 수준의 조과를 얻으려면 이러한 채비를 잘 운용했을 때만 가능할 정도로 일반적인 릴 찌낚시로는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10호가 넘어가는 소세지 찌 채비는 제 스타일에 맞지 않아 저는  여전히 구멍찌로만 낚시를 하고 있는데요.
    조만간 한번 더 다녀온 뒤 어느정도 성과가 있다면 시화방조제에서의 릴 찌낚시로 우럭 공략법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예요.


    어쨌든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렀고 남해나 제주도등 섬 위주로 갯바위 낚시를 다니지만 시화방조제란 제게 있어 "초보시절의 향수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장소임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서 이곳 포인트에도 미세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조력발전소 주변으로 우럭 포인트가 형성된다는 소문에 평일에도 많은 꾼들이 몰리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저는 먼 갯바위 낚시도 좋지만 예전에 비해 낚시여건이 다소 좋아졌다는 이곳으로 우럭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시화방조제는 차량으로 1시간40분 가량이면 당도할 수 있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낚시터입니다.


    조력발전소 포인트에 도착하니 평일임에도 많은 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현장을 둘러보니 열혈 여조사님도 열낚중이다. ^^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 현장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7시경. 
    조력발전소가 완공되고 난 뒤 처음 찾아보는 풍경인데요. 보시다시피 이 앞쪽으론 수문이 있어 빨려들어가거나 나오는 물쌀이 엄청납니다.
    눈앞에서 서로 뒤엉켜 복잡한 모양을 하고 있는 조류들로 인해 이쪽에서 낚시를 한다는 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사실 조력발전소 포인트는 저쪽 건너편 지역인데요. 저 건너편 자리에서 마주하고 있는 쌍섬을 향해 던지는 게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보시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어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문앞은 빠르고 복잡하게 얽힌 조류로 인해 낚시하기가 쉽지 않다.

    석양이 지고 있는 시화방조제, 경기도 안산

    꿩대신 닭이라고 이곳에서 자리를 잡아봅니다. 앞쪽엔 다정하게 낚시중인 연인들도 있군요. 보기 좋습니다. ^^
    중간에 구멍들이 크게 나 있어 아이들을 데려오기엔 무리지만 연인 혹은 부부와 함께 낚시하기엔 딱 좋은 발판입니다.
    어쩌면 남해에서 낚시하는 분들에겐 사뭇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네요.
    이곳의 최대 조수간만의 차는 약 8m에 물쌀이 장난이 아닙니다. 따라서 사리물때에 찌 낚시는 사실상 어렵구요.
    지금은 물이 많이 빠져 있는 시간대라 저 돌 바닥이 다 젖어 있지만 나중에 물이 들어오면 이곳이 전부 잠기는 지역이 됩니다.
    그래서 시화방조제는 만조수위를 보일때 공략이 까다롭고 멀리 원투해서 급심을 이루는 턱 밑 지형을 노리거나 아니면 아예 50m 이상 장타를 쳐야 하므로
    소세지 채비가 주효할 수 밖에 없는 지형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때가 간조라면 초보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쉽게 공략할 여지는 있습니다.
    물때가 간조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금부터가 낚시하기엔 챤스입니다.
    시화방조제 낚시와 관련해선 좀 더 다녀보고난 후 정리해서 올려드릴께요.


    낚시 시작하자마자 손바닥 사이즈를 약간 웃도는 우럭 한 마리가 올라옵니다.


    밤 낚시의 묘미, 전자찌가 요염한 빛깔을 내며 어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 날 사용한 채비는 1호대에 3호 원줄(밑걸림을 의식해서), 2호 전자찌, -2호 순강수중찌, 1.5호 목줄에 감성돔 바늘 4호입니다.
    미끼는 집에서 미리 썰어 온 오징어로 했는데 어딘가 모르게 입질이 약습니다. 활성도가 좋을땐 오징어 미끼도 나쁘지 않지만 이런 입질에 오징어 미끼는
    아무래도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다음엔 갯지렁이와 우럭전용 바늘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초들물만 잠깐 보고 빠져나올 생각으로 찾았는데 입질은 간간히 이어졌으나 오징어를 건드리는 모양새가 굉장히 약습니다.

    한낮 기온은 20도를 넘나들지만 밤이 되자 기온이 급하강을 하더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집니다.
    방한준비도 제대로 안하고 온지라 벌벌떨다가 추워서 철수하고 말았습니다.
    원래 같았음 한마리는 방생했겠지만 이 날은 왠지 모르게 아쉬워지는 순간입니다. 
    결국 이걸로 만행을 저질러 버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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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럭으로 통사시미를 만들어봤다.

    "왜이러는 걸까요? 낚시를 다녀오면 포스팅을 위해 꼭 이런식으로 마무리를 해야하는 이 불편한 진실"




    "작은 우럭 한마리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작품? ^^;;"


    얼마전 새로 영입한 대바와 사시미칼 성능 시험 좀 했습니다.
    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민망한 씨알이지만 ㅠㅠ(담엔 제대로 된 녀석으로 통사시미 떠서 보여드릴께요)
    당장 테스트할게 이거밖에 없다보니 한번 썰어봤습니다. 그냥 힘 가는대로 슥슥 썰어지는 칼날. 완전 베리 굿!
    작은 압력을 가해도 쓱쓱 발라지니 회 뜰맛 나데요. ^^



    씨알은 작기에 맛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습니다만 시화방조제 낚시의 장점이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집에서 가까우니 살려서 가져올 수 있다는 것. 고로 이것은 근래 보기 드문 활어회였습니다. ㅋㅋ
    살에 탄력감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
    비록 몇 점 안되긴 하나 늦은 밤 저 혼자 먹기엔 아주 적당한 양입니다. 요런 사이즈로 3~4마리만 잡아도 둘이서 먹기 좋겠어요.
    조만간 남해쪽으로 감성돔 낚시를 다녀올 예정이지만 활어로 우럭회가 생각날 땐 집에서 가까운 시화방조제도 한번씩 찾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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