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시화방조제는 저에게 있어서 아주 뜻깊은 장소였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바다낚시를 배우고
    경험했던 바로 그 장소였으니깐요. 지금은 세월이 흘러흘러 조력도 쌓이고 점점 큰 물고기를 찾아 먼
    바다의 갯바위를 찾지만 시화방조제는 서민들에게 낚시의 추억과 애환이 담겨있는 아주 정겨운 곳이
    기도 합니다. 바다낚시의 불모지라 불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제법 큰 고기를 잡으려면 남해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돈과 경비가 상당히 소요됩니다. 대부도 시화방조제는 비록 큰고기는 잡히지 않지만 서울
    에서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낚시터인데 그 곳을 3년만에 다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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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도 시화방조제의 낚시풍경 #1
    '범상치 않은 할머니의 낚시실력'



    시화방조제는 참 이상한 낚시 포인트 입니다.
    고수가 아니라면 고기를 허용하지 않는 난공불략인데 막상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초보 강태공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바다낚시를 배우기도 좋고, 가족과 연인끼리 나들이겸 낚시를 즐기기에도 딱 좋습니다.
    그런데 고기를 잡는 사람은 정말 손 꼽을 정도로 시화방조제는 쉽게 고기를 안내주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시화방조에서 그닥 기억될 만한 입질의 추억이 없을 정도로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전 찌낚시의 기초를 닦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오래간만에 찾은 시화방조제는 많은 사람들로 활기를 띄었습니다. 연인과 가족끼리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 낚시 삼매경에 빠진 분들까지
    모두가 행복해 보였습니다. 다들 열심히 낚시를 하는데 저도 빠질 수 없어서 그 대열에 합류해봤어요.






    노부부가 다정하게 채비를 준비하는 모습


    사실 이 날은 낚시를 위해 찾은건 아니였습니다. 시화방조제 포인트 공략집을 포스팅하기 위해 촬영차 들렸습니다.
    2년 전부터 줄곧 남해쪽으로만 다녀왔기 때문에 시화방조제에서 낚시를 해본건 무척 오래간만이예요. 
    낚시대를 가져와 채비를 마치고 던지던 찰나 한 노부부가 우리 옆으로 오셔서 낚시준비를 하더랍니다.
    오자마자 일사분란하게 채비를 준비하는 모습이 마치 저희 부부를 보는 듯 하였습니다 ^^;






    할머니의 캐스팅 자세, 왠지 예사스럽지가 않다.


    3년만의 시화방조제, 비록 큰고기를 잡진 못해도 마트에서 파는 손바닥만한 우럭을 잡는건 가능하기에 바다를 향해 던져봅니다.
    우럭 서너마리만 잡아도 훌륭한 매운탕거리가 됩니다. 더군다나 자연산 아니겠습니까 ^^* 






    망망대해를 향한 노부부의 시선, 앉아계신 모습에 왠지모를 낚시의 연륜이 느껴진다.


    바다도 잠잠하고 찌도 잠잠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약간 흐른 뒤 첫 입질이 옵니다!








    할아버지께서(할아버지라 하기엔 넘 정정하신데요 ㅎㅎ) 손바닥만한 우럭을 잡아 올립니다.
    에게~ 겨우 저거? 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시화방조제에서 저 정도 씨알은 꽤나 준수한 편이거든요 ^^








    저희는 낚시대 하나로 와이프와 번갈아가며 했답니다. 저보다 어복이 많은 와이프가 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
    그러다가 할머니가 갑자기 휙~~하고 챔질을 하는데 그 순발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찌가 들어가자마자 낚아 채여 올라온 고기는 다름아닌 '우럭' 
    할머니는 첫고기를 들고 당당하게 할아버지께로 갑니다.








    방파제에서 여러사람들과 함께 낚시를 하다보면 은근 경쟁심이 생기기도 해요~ 옆 사람은 잡는데 나는 못잡고
    저야 마음을 비우고(과연? ㅋㅋ) 편하게 온거라 상관은 없지만 아직까지 한마리도 못잡은게 영 찜찜합니다.








    찌 들어가는걸 놓칠새라 정말 집중력있는 낚시를 하고 계십니다. 낚시하는 사람들 폼만 봐도 초보인지 고수인지 안다던데
    저 여유있는 자세에서 그동안의 낚시 연륜을 느낄 수 있다랄까요?








    그러다가 아무런 미동도 없이 휙~ 챔질을 하시더니 여유있게 한마리를 끌어내십니다. 지금 제 주변에서 고기 잡는 유일한 분이세요.
    반대편에도 사람들이 상당히 많지만 다들 못잡고 있어요~ 시화방조제는 공략지점이 따로 있는데 할머니는 그 부분을 정확하게 아는거 같고
    다른 분들은 그걸 모르시는거 같더라구요~  근데 난 왜 입질이 없지? ㅎㅎ








    저하고 옆의 노부부하고는 공략지점과 수심이 거의 비슷한줄 알아요. 다만 다른게 있다면 저는 크릴새우를 쓰는 중이고 노부부는
    갯지렁이를 쓴다는게 차이라면 차이.. 근데 이 차이가 상당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꾸 할머니쪽에서만 올라오는 우럭을 보니 저기가 포인트인가? 싶기도 하고..
    또한 저는 치어떼들의 갉아먹기에 크릴새우가 너덜너덜해져서 올라오는 상황입니다.






    주변에선 유일하게 연타석 입질을 받고 계신 할머니


    이젠 아예 할머니한테서만 고기들이 물고 올라옵니다. 참 신기하죠?
    고기들이 할머니를 알아보나 봅니다. 낚시란게 원래 그래요. 비슷한 방법으로 낚시를 하는거 같아도 아주 작은 차이 하나 때문에
    한사람에게만 입질이 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작은 차이를 빨리 캐취해내지 않으면 이러한 상황은 계속된다는 것을..






    시화방조제에선 특효약인 소세지찌 채비에 우럭들이 연신 낚여 온다.


    그래도 잡은 고기를 처리하는건 할머니도 어지간히 싫으신가 봅니다. ^^;
    항상 잡은고기는 남편분에게 떠넘기고 남편분이 들고있던 낚시대를 받아서 재빨리 낚시를 하는 모습은 우리부부와 아주 닮은거 같아요..
    시화방조제는 자기자신을 확실히 알아주는 사람에게만 고기를 허락하는 곳 같습니다.
    할머니 혼자 네댓마리를 잡아내시는 동안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잡질 못했으니 시선이 자연스레 할머니쪽으로 쏠리더라구요.
    약 2시간 정도 낚시를 하다보니 이젠 할머니에게 마저 입질이 끊겼습니다. 물때가 한풀 꺾인 모양입니다.
    이렇게 부부가 함께 낚시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도 훗날엔 저런 모습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쪼록 두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운치있는 낚시 즐기시기 바랍니다. ^^
    저는 낚시대를 접고 다음 촬영지를 향해 갑니다. 다음 회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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