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광어(넙치)와 양식 광어 구별법


    입질의 추억입니다.
    지난번 수산시장에서 "가격올리고 저급횟감 파는 현장 포착" 글을 올리면서 양식 광어를 자연산 광어로
    둔갑시켜 팔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 눈에 딱 걸렸는데요. 적잖은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을 많이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특히 수산시장등에서 호객행위하는 것을 가만 들어보면 "자연산
    광어 있는데 싸게 드릴께요"라며 자연산 광어를 유독 강조하는 상인들이 있습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저는 자연산 광어로 둔갑한 양식 광어의 불편한 진실과 이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 자연산 광어 VS 양식 광어

    제가 요즘 다른 일 때문에 블로그 관리도 좀 소홀했지만 지금 밀려있는 포스팅이 많다 보니 좀 늦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구요.
    생선회를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중에 하나가 "자연산은 비싼만큼 맛도 더 뛰어날 것이고 영양가도 많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환상입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지요. 그런데 여기엔 한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잡은지 얼마 안되서 먹어야 한다."

    그런데 이는 낚시꾼이 아니고선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죄송합니다. 저는 낚시를 해서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자연산 횟감들은 환경 적응력이 양식산에 비해 아주 열악합니다. 처음부터 좁은 수조에서 키워졌던 양식산 어류는 수시간 동안 운반을 거쳐
    횟집의 수조에 들어가도 몇 날 몇 일을 살지만 자연산은 횟집 수조에 넣게되면 3일안에 죽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수산시장이나 특별히 자연산을 취급하는 횟집이 아니고선 맛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설령 맛을 봤다 하더라도 양식산보다 더 맛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대체적으로 자연산이 양식산에 비해 맛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느낄 수 있는 차이는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광어(넙치)가 그러한데요. 우리나라가 광어 양식을 시작한지 30년이 다되갑니다.
    광어양식에 한해서는 일본을 앞질러 수출까지 하면서 가히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우수한 품종을 육성하며 연구가 이뤄지다보니 오히려 자연산 광어보다 양식광어의 육질이 더 단단하고 지방함유량도 근소하게나마 앞선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산란을 마쳐 몸이 홀쭉해진 광어를 권하고 있는 상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식 광어가 자연산 광어보다 반절가량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래도 사람들은 "자연산 광어"가 특별히 맛이 좋다며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자연산 광어도 제철(가을에서 겨울)에 찾는다면야 뛰어난 맛을
    내겠지만 지금은 광어가 산란을 마치고 난 뒤입니다.
    크기에 비해 평균 무게가 미달된다고 봐야죠. 보통 60cm급 광어면 4키로가 나옵니다. 하지만 봄철 광어는 아마도 그리 나오진 않을꺼예요.
    개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3월부터 5월까지의 광어는 자연산임에도 아주 형편이 없을 정도로 홀쭉하기 때문에 횟감으로썬 상품가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도 그만큼 깍아서 부를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회 좀 씹어보셨거나 눈썰미가 있으신 분들은 절대 저런 광어(윗사진)를 고르지 않으시겠지만 회에 대해 잘 모르면 저런 광어로 덤탱이 쓸 수도 있겠지요.


    5월초 낚시로 잡은 광어의 모습(맨 좌측)

    3년전 딱 지금 이맘때였습니다. 첫 캐스팅부터 기분좋게 광어를 잡았는데 보시다시피 산란을 마쳐 몸이 홀쭉해진 다이어트 광어가 올라왔습니다.
    저런 광어는 아무리 자연산이라해도 양식보다 훨씬 못미치는 맛을 가지게 되겠지요. 실제로 집에와서 회를 쳤는데 먹다 말았습니다. ^^;
    살도 싱겁고 그냥 저런건 매운탕감이지 횟감으론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었지요.
    그런데도 얼마전 노량진 수산시장에 나가보니 자연산 광어를 사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분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런 손님들이 있으니 자연스레
    자연산 광어로 호객행위를 하고 결국은 저런 광어이거나 혹은 양식광어를 자연산 광어로 둔갑시키고는 값비싸게 받아버리는 행태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시기에 자연산 광어를 사 드시는건 바보예요. ^^
    아무튼 이 얘기는 이쯤에서 거두고 실질적인 자연산 광어, 양식광어 구별법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자연산 광어와 양식 광어를 구별하는 1단계 방법


    양식광어(위), 자연산 광어(아래)

    이제는 이정도 구별법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상식이 되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오늘의 핵심내용은 이게 아닙니다. 하지만 복습 차원에서 가볍게 짚고 넘어가 볼께요.
    사진에서 광어(넙치)의 배를 보면 양식은 흑화(黑化)현상이라고 해서 저렇게 검고 녹색끼가 섞인 때가 껴 있습니다.
    반면에 자연산 광어는 배가 잡티하나 없이 하얗지요. 여기까지는 일반인들도 구별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2009년 11월 국립수산과학원이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무흑화(無黑化) 양식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앞으로 출하되는 양식 광어는 자연산
    광어와 거의 동일한 모습
    으로 나오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현재 수산시장에 가보면 배가 하얗지만 양식이 많아요.
    문제는 일부 상인들이 이러한 양식 광어를 자연산으로 둔갑시켜 배 이상의 바가지를 씌운다는데 있습니다.
    잘 모르면 당하기 쉽상이지요. 결국은 이것도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하는 걸까요?
    그래야 한다면 저는 무흑화(無黑化)된 양식 광어와 자연산 광어의 구별법을 기꺼이 올려드릴께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자연산 광어로 둔갑한 양식 광어 구별하는 법

    이것은 양식 광어일까요? 자연산 광어일까요?
    정답 : 양식 광어입니다.


    이것은 양식 광어 일까요? 자연산 광어 일까요?
    정답 : 탈광입니다.(양식장 탈출한 광어)

    검은 때가 저렇게 부분적으로 소량만 있는 광어가 가끔 선상낚시에서도 잡히곤 하는데 거의 반 자연산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두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양식된 치어가 방류되었거나 가두리 양식장을 탈출한 광어이거나 입니다.
    이후 자연상태에 살더라도 첨부터 생겨버린 저 검은때는 평생동안 지워지지 않고 따라다닌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산 광어 일까요? 양식 광어일까요?
    사진을 유심히 보면 분명 상인이 자연산 광어라 써진 물칸에서 꺼내드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딱 걸렸죠.
    상인들은 "배가 하얗기 때문에 자연산이다"며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지만 아쉽게도 이 광어는 양식산입니다.
    즉, 양식장에서 특별히 무흑화(無黑化)된 기술로 생산한 양식 광어입니다.
    그런데 이 상인께선 분명 자연산 광어라 써진데서 꺼내들었죠. 그러면서 저에겐 이것이 양식광어라며 자랑스럽게 설명해주십니다.
    사람을 의심하면 안되지만 혹시라도 저 광어가 다른 분들에겐 자연산으로 둔갑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이것이 양식광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지느러미에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하얗고 무흑화(無黑化)를 시켰다고 해도 100% 감추지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배 지느러미 주변부와 날개 지느러미 주변부를 보면 여전히 검은 찌꺼기들이 붙어 있음을 눈으로 확인가능합니다.
    지느러미를 확대해 볼께요.


    소량이지만 이것이 양식임을 증명하듯 흑화(黑化)현상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지느러미도 자세히 보면 절반 가량이 이끼같은 때가 껴 있지요.
    그렇다면 진짜 자연산 광어는 어떤 모습일까요?


    사진의 광어(넙치)는 제가 감성돔 낚시도중 잡은 51cm급 광어입니다. 저 광어를 잡을때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원래는 사진에 보이는 작은 노래미 한마리가 바늘을 물었는데 그걸 광어가 덮쳐서 같이 딸려 왔습니다.
    뜰채에 담길때까지도 광어는 노래미를 물고 안놔줬다가 쉽사리 떨어져 나갔는데요. 정작 바늘은 노래미만 물었습니다.
    광어의 식탐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
    어쨌든 자연산 광어는 배에 티끌한점 없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것도 낚시하다 잡은 광어인데요. 지느러미 주변부를 보시면 흑화(黑化)현상이 전혀 없죠?
    자연산은 아주 깨끗합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양식광어도 배가 희고 지느러미 주변부엔 때가 껴 있지만 자연산 광어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다.

    요새는 양식기술이 발달하여 양식 광어도 배가 하얗게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데 자연산을 찾는 미식가들도 배가 하얗다는 점에 깜빡 속아들기가 쉽습니다.

    이제는 "배가 하얗다는 것"이 더 이상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짓는 기준이 될 수 없다란 사실.

    우리는 좋아해야 할까요? 경계해야 할까요?

     일부에서는 이렇게 되면 양식광어를 자연산이라고 속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겠냐고 우려하기도 합니다만, 육질이나 영양면에서 전혀 차이가 없고
     그동안 외형상 구분이 확연해 지나치게 비쌌던 자연산 광어값이 오히려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과학원은 검은 띠를 없앤 양식 광어가 자연산으로 둔갑해 판매될 수도 있는 점을 우려했다.
     과학원 이정의 생물산업부장은 “수산물에도 생산이력제를 도입해 자연산과 양식산을 구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11월 SBS 뉴스에서 발췌>


    위 기사대로라면 우리는 자연산 광어를 믿고 사 먹을 수 있어야 하며, 양식 광어가 자연산으로 둔갑하는 행태가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수산물에도 생산이력제를 도입해서 구분해줄 것"이라고 말한지가 어언 2년이 넘었지만 지금은 '수산물 원산지 표기'조차도
    허위로 표시하거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이력제를 기대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비쌌던 자연산 광어값이 오히려 내려갈 것"이라고 봤지만 현실은 정반대지요.
    오히려 양식 광어를 자연산이라며 소비자를 등처먹을려고만 하는 행태들이 빈번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연산 광어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이라는 의미지요.
    상황이 이러하니 여전히 자연산 광어를 찾으시는 분들을 위해 이런 정보까지 써야하는 현실이 다소 씁쓸하기만 합니다.
    왠만하면 그냥 양식 광어 사드시는게 속 편할꺼예요. ^^;
    아무쪼록 오늘 얘기했던 부분을 잘 알아두셨다가 포구나 수산시장에서 자연산 광어를 거래할때 도움이 되셨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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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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