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내 맛집] SBS 생방송 투데이에 나온 30cm 왕돈까스, 직접 재보니


얼마전에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30cm 왕 돈까스로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이 집은 다른건 몰라도 돈까스 크기 하나는 먹다 지칠 정도로 양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이유로 SBS 생방송 투데이에도 소개된 바 있다고 합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제게는 큰 의미가 없지만 
30cm라는 크기와 맛은 소문대로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방송에 소개한 대로 30cm 왕 돈까스가 맞을까요? 
직접 자로 재보면서 왕 돈까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방송에 나온 30cm 돈까스, 실제 크기가 궁금하시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연신내에서 유명하다는 30cm 왕 돈까스 집, 은평구 대조동

찾아간 시간은 오후 4시, 테이블이 비어 있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실내 풍경


30cm 특대 돈까스를 10분 내에 드시면 공짜라는 문구가 이색적이다

이 집은 화재가 됐던 8,000원짜리 30cm 왕 돈까스외에도 무려 20,000원짜리 30cm 특대 돈까스를 팔고 있었는데요.
이것을 10분 내에 먹으면 공짜라는 재밌는 룰로 가게의 특징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것을 먹기 위해 도전한 분들은 114명.
그 중 14명만이 성공했다며 마치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만큼 쉬운일은 아니야" 라며 도전의식을 부르는 듯한 풍경입니다.
개인적으론 그닥 시도하고 싶지는 않네요. ^^;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돈까스에 쓰이는 돼지고기 원산지와 손님을 배려하는 이용 안내 문구입니다.

1) 제주산 돼지고기를 사용한다. → 원산지가 맘에 듭니다.
2) 공기밥을 추가해도 따로 돈을 받지 않는다. → 인심도 후한 느낌
3) 안드시는 음식은 미리 말씀해 달라. →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자 하는 의지가 보여 좋습니다.
4) 환경호르면이 나오는 스티로폼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 건강을 생각하는 마인드까지 있네요.


메뉴판은 커틀렛과 스폐샬로 나눠져 있습니다. 가격표 참고하시고요.
화재가 됐던 30cm 왕 돈까스는 8,000원이로군요.


그 밖에 메뉴판엔 없는 추천 메뉴도 있습니다. 
매운소스나 치즈판, 그밖에 불김치 교체등 옵션도 다양합니다. 이는 다양한 손님의 입맛에 맞추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흐릿하게 찍혀 있어 메뉴를 보고 주문할 때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저것이 딱히 빛 바래서 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메뉴판 가격은 다시 써 붙여놔야 할 것 같습니다.


주방인데 특이하게도 바닥이 조금 낮습니다.
돈까스 맛집이다 보니 가장 신경이 쓰이는건 기름이겠지요. 무슨 기름을 쓰나 살펴봤는데 일반적인 식용유로 보입니다.
튀김 작업장 주변을 보니 딱히 위생적으로 문제되어 보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깔끔해 보이지도 않는 편.
기름 상태를 보면 좋겠지만 그것까지 알아내는건 주방에 들어가지 않는 한 어렵겠지요.
때는 오후 4시가 넘었는데 만약에 저녁 장사를 위해 기름을 갈았다면 새 기름에 튀겨져 나올 확률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부은 기름으로 하루종일 쓰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에피타이져로 콘 스프

요즘은 일식 돈까스가 대부분이여서 이렇게 식전에 나오는 스프는 실로 오래간만에 받아봅니다.
나름 옛날 돈까스의 절차를 준수하려는 모양새가 반갑기만 하네요. ^^


그런데 수저를 보니 제대로 닦지 않은 모양입니다.
방송 타고 소문나면 뭐하나요. 식기 위생이 별로라면 밥맛이 떨어지는 법..
그냥 실수였기를 바래봅니다.


혹시나 싶어 다른 수저들도 살펴보는데.. 요즘은 저런 수저통을 사용하는 음식점이 많이 줄었지요.
대체적으로 큰 이상은 없어 보이지만 먼지같은 게 좀 붙어 있어 위생적으로는 별로 좋지 못한 모습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수저통 만큼은 오픈되거나 공기중에 노출되지 않게끔 보관했으면 좋겠습니다.


치즈판 위 김치 돈까스 9,000원


철판엔 치즈를 깔았고 그 위에 김치와 함께한 소스를 끼얹은 돈까스입니다.
아내는 양념 간이 다소 쎄다 했지만 제가 먹기엔 딱 알맞는 간으로 김치와 소스, 치즈의 조화가 괜찮은 편이예요.
맛은 있는데 9천원이라는 가격은 좀 비싼 편입니다. 그렇다고 돈까스 두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아래 설명하게 될 옜날 왕 돈까스는 원래 컨셉 자체가 얇고 면적이 넓다고 하지만 얘는 아니죠.
이는 메뉴 불문하고 사용된 돈까스가 같아서일 겁니다.

가격대 성능비를 따져보면 옜날 돈까스는 6,000원
30cm 왕 돈까스는 8,000원
그리고 치즈판 위 김치 돈까스는 9,000원

양은 6,000원짜리 옛날 돈까스인데 치즈판과 김치가 추가되면서 + 3,000원이 붙은 셈입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는 전적으로 손님의 몫이지만 이 동네가 명동 한복판도 아닌 서울 변두리의 주택가 골목임을 감안한다면 좀 쎄긴 쎄지요.


30cm 왕 돈까스 8,000원

얼핏봐선 양의 크기가 가늠이 안되 보이지만


500원 짜리 동전을 놓고 보니 크긴 큽니다.
하지만 정말 30cm가 될까요?
이 날은 미쳐 자를 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틀 뒤 다시 찾아가 자로 재봤지요.
제가 사용한 아이템은 그냥 자가 아닌(낚시하시는 분들 슬슬 감 오지요)


30cm 크기로 유명한 왕 돈까스, 막상 재보니 

다름아닌 고기를 계측하는 계측자를 이용해 재어봤습니다.
줄자나 플라스틱 자는 가독성이 떨어져서 말입니다. 이런거 잴 때도 낚시자가 위력을 발휘하네요. ^^;
하지만 방송에 소개된 것 처럼 정말 30cm가 나올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27cm가 나오네요. 모든 돈까스가 자로 잰 듯 정확할 순 없겠지요.
숫자가지고 꼬투릴 잡겠다는 건 아니지만 명색이 간판을 30cm 왕 돈까스란 타이틀을 내걸었으니 하는 말입니다.


돈까스 자체가 얇은 이유에 대해선 이러쿵 저러쿵 말하지 않으렵니다.
원래 옛날 돈까스는 저런 스타일이잖아요. 다만 돈까스가 앏다고 해서 고기까지 얇으면 그건 배신입니다.
그래도 제주 청청돈을 사용한다는 이 집 돈까스는 보다시피 얇긴해도 고기가 내실있게 들어간 편입니다.
얇은 돈까스 치곤 실하게 들어갔다고 볼 수 있지요.


고기 씹는 맛도 제법 있습니다. 
등심은 아닐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제주 청청돈을 사용하면서 등심을 쓰면 마진이 안남겠지요.
그보단 훨씬 저렴한 앞다리나 뒷다리 살을 얇게 펴서 쓴 거라고 추측 하지만 중요한건 고기 씹을때 불쾌함을 줄 수 있는 힘줄과 지방은 거의 없는
순 살코기라는 점(그래서 다리살이라고 더 강하게 추측이 듬)이 괜찮았고, 씹을때 감촉이 좋고 누린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적어도 오래된 냉동육은 사용하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그럴 수도 없지요. 회전율도 좋은 집인데..

제가 돈까스 먹을 때 보는건 그 뿐입니다. 순 살코기인지, 잡고기가 섞었는지, 누린내는 안나는지등..
두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것 같아요. 이는 스타일의 차이이므로 일본식 돈까스와의 두께 비교는 정중히 거절합니다.
원래 옛날 돈까스는 얇은 대신 면적이 커야 제맛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세대가 있을 겁니다.
아마 제 또래 정도 되려나요. 90년대 초 중반 대학가에선 왕 돈까스가 식사와 안주로 인기를 끌었거든요.
그때는 저만한 돈까스가 한접시 푸짐하게 나와도 3천원 밖에 안했던 시절인데 그게 벌써 20년이 다 되가네요.
어찌보면 이 볼품없는 얇은 돈까스를 추억으로 먹는다 해도 과언은 아닐듯 합니다. 데미그라스 소스와 함께 말이지요.^^

데미그라스 소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저는 여기에 대해 할말이 조금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집 데미그라스 소스는 솔직히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습니다. 
이유는 너무 인스턴트 하다는 게 감흥을 죽입니다.
또 함박 스테이크 소스는 왜 돈까스와 같은 소스를 뿌릴까요. 함박 스테이크도 싸구려 맛이 나고 적신 돈까스는 너무 달아요.
이날 저와 아내는 집으로 돌아간 후 영문도 모른채(?) 2리터 이상의 물을 비웠습니다. 
화학 조미료가 다량으로 들어갈 만한 음식은 돈까스도 된장국도 아닌 데미그라스 소스만이 유일했기에..

30cm란 크기로 어필된 방송 맛집.
데미그라스 소스까지 직접 만들기를 바라는 것. 이제는 무리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조미료가 들어가는 것도 당연하고요.
그래서 예전에 먹던 진짜 데미그라스 소스가 그립기도 합니다.



연신내 30cm 왕 돈까스 위치 : 아래 지도 참조
주차 : 주차공간이 거의 없슴. 주변 골목길에 눈치껏 대야 함

연신내 30cm 왕 돈까스 총평
소문대로 돈까스 크기는 컸습니다. 비록 방송에 나온 30cm 크기엔 약간 미달이지만 말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성분이 드시기엔 무리고 건장한 남성분이 드시기에는 알맞는 그런 양입니다.
제주산 돈육을 쓴 것과 얇은 돈까스임에도 고기가 실하게 들어갔다는 점도 추천할만 합니다.

다만 흠이 있다면 아까도 말했지만 직접 만드는 데미그라스 소스까진 안바래도 피클과 단무지 정도는 직접 담갔으면 더 좋겠단 생각인데
가게 사정상 쉽지는 않겠지요. 어디까지나 방송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연신내에서 유명하다는 돈까스 집, 몇 가지 개선사항만 이뤄진다면 맛집으로써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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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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