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내 맛집] 철판에 볶아먹는 돼지보쌈으로 유명한 목노집


은평구와 연신내에 인연을 맺고 살아온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아온 세월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돼지보쌈 맛집이 있다고 합니다.
재밌는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쌈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4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집의 돼지보쌈은 삶는 게 아닌 '볶아 먹는 것' 이였습니다.
오늘은 철판에 볶아먹는 독특한 돼지보쌈의 맛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연신내에서 돼지보쌈으로 유명한 41년 전통의 목노집

1년이 멀다하며 오픈과 페업이 공존하는 곳이 또 연신내 먹자 골목입니다.
그 추이를 살펴보면 비록 서울 서북부의 작은 번화가에 지나지 않지만 현대인들의 입맛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데요.
안동찜닭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장우동 용우동과 같은 프랜차이즈는 망했고, 고기 뷔페의 인기도 시들하여 덩달아 망했습니다.
그러다가 홍초 불닭의 출현에 너도나도 매운 닭 요리에 뛰어들었다가 또 쑥 들어갔고, 그 후 몇 년이 지난 연신내는 먹자골목이 아닌 유흥가로 변신(?)
하면서 이 근방에선 어울리지 않을 법한 파스타집들이 죄다 문을 닫았고 대신 주점들이 그 자리를 매꾸기 시작하였지요.
한때는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파는 대폿집이 성행하면서 참치집과 횟집이 하나 둘씩 간판을 내렸고 지금은 퀄리티를 보강한 고기 뷔페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는 와중에 없던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유흥가와 카페 골목이 공존하는 언밸런스한 동네가 됐습니다.



허름하다 못해 쓰러질것 같은 인테리어

그런 요식업의 변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41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꿋꿋히 버텨왔던 고깃집이 있으니 그 이름도 묘한 목노집.
가게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난잡하게 쥐어 뜯긴 벽지가 세월의 때임을 증명하듯 훈장처럼 버티고 섰는데 그 분위기가..
허름하다 못해 쓰러질것 같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왠만하면 새로 좀 갈지. 이러다 상형문자 될라..
하지만 이것은 역사의 산 인증이라 쉽게 갈지는 못할 듯 합니다.


목노집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독특한 벽지

반대편 벽지는 그나마 노멀한 편.
좋은 글귀도 많아 읽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주방입니다. 다소 허름하나 이정도면 깔끔한 편.


허름한 내부와는 달리 청결도는 양호합니다.
어지간하면 손도 안될 법한 환풍기도 보시다시피 깨끗합니다. 

옆에 계신 분은 뭘 그리 재밌게 얘기 하실까..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네요? 동글동글 계란군 ^^ 
이 분은 작년에 저와 함께 캐나다 끝발 원정대를 통해 알게된 블로거인데요. 정말 씩씩하고 성격도 밝고 술도 잘마시고 그리고..
음 어려운 여자 사람에게도 누나 소리도 잘하는 그런 동생이지요.
블로그에 얼굴 올려도 되냐고 묻자 "형.. 저 초상권 따윈 없어요"랍니다. ㅋㅋ


어쨌든 이 집의 주력 메뉴는 돼지보쌈입니다.
40년 전엔 얼마였을까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1인분에 한 몇 백원 했겠지요.
그리고 21세기(?)에 접어들면서 7천원 하던 게 8천원과 9천원을 거쳐 현재는 배춧잎 한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2인분을 시켰습니다. 일행은 토끼같은 마누라쟁이와 단 둘!(그러고보니 아내는 이 집이 처음이라 하네요)


찬은 김치, 고기 찍어먹는 소스, 쌈, 마늘..이게 전부입니다.


김치는 직접 담근 국내산입니다.
갠적으론 김치가 맛있는 집이라곤 말하기 어려워요.


목노집에서 자체 개발했다는 고기 소스입니다.
초고추장이 베이스인데 소스 이야기는 아랫쪽에 다시 설명드리기로 하고요.


상추, 치커리, 쪽파가 부족하지 않에 내어옵니다.


목노집이 개발했다는 돼지보쌈 2인분

이게 바로 철판에 볶아먹는 돼지보쌈입니다. 언틋 보면 파 밖에 안보입니다. 참 그 위에 후추가루도 보이는군요.
후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집의 단점 중 하나가 후추 향이 과하다는 것. 하지만 최근에 먹어본 느낌은 후추향을 그나마 억제한 느낌입니다.
제 생각엔 눈에 보이는 저 가루가 후추만은 아니라고 보여져요. 비슷한 색의 양념 가루가 들어갔으리라 봅니다.
이 집 보쌈 맛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은데 가게를 넘겨 받은 아드님 조차도 아직은 저 비법을 모른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 ^^


얼만큼의 양인지 가늠하기 위해 전체샷을 찍어봤습니다.
대략 요 정도가 2인분이 되겠습니다. 예전부터 느낀거지만 솔직히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들어간 것도 대파랑 고기가 전부. 그 외 재료는 일체 없는 단순 무식한 보쌈입니다.


고기는 뒷다리 같은 순 살코기만을 사용합니다. 
볶다보면 국물이 생기는데 이는 파가 익으면서 나온 국물이라기 보다는 고기 잴 때 사용했던 간장 양념이 섞여 들어왔다 끓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충 볶다가 고기가 하얗게 익으면 불을 낮추고 먹으면 되지요.


다 익으면 고기와 대파를 함께 집어서 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됩니다.
소스는 직접 고안한 특제 소스라고 합니다만 사실 초고추장에서 신맛을 억제한 버전으로만 느껴질 뿐 달리 특별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고기와의 궁합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한데요. 
저희 부부는 소스 없이 먹는 쪽이 더 좋았습니다. 고기 맛을 느끼는데 방해가 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다만 파를 소스에 찍어 먹는 건 어울린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기 자체는 달달한듯한 양념맛이 베여 있었고 인스턴트한 후추향도 베여 있습니다.
그 맛은 다른 집에선 못느낄만한 독특한 풍미이기도 한데 어지간해선 입맛에 잘 맞는 그런 맛입니다.
하지만 양이 부족한게 늘 아쉽습니다. 이 집에서 푸짐함은 기대하기 힘들어요.


먹다보니 어느새 바닥이 드러납니다.
철판이라곤 하나 바닥은 은박을 깔았습니다. 저렇게 볶아 먹다 숨이 완전히 멎어버린 대파 맛이 별미이긴 합니다.
파는 사전에 매운기를 뺐는지 맵다는 느낌은 전혀 안듭니다.
이제 볶음밥을 시켜봅니다.


볶음밥을 시키면 동치미 국물이 나옵니다.
그런데 뽀얀 동치미 국물에 홀로 떠 있는 홍일점.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은 김치와 볶음밥이 유일한데 먹는 과정에서 젓가락질이 닿은 동치미를 재활용 한걸까요?
아니면 단지 실수인가요? 저는 실수라 믿고 싶습니다.


볶음밥은 2공기 시켰습니다. 그러니 4,000원이 플러스 되네요.
볶음밥을 주문하면 돼지보쌈 먹던 판을 도로 가져가 그 위에 잘게 썰은 김치와 김, 참기름 등이 첨가되어 나옵니다.


이름하여 돼지고기 김치 볶음밥이 되겠습니다. 정말 맛있게 보이죠? ^^
그런데 볶음밥 맛은 왜 이모양일까요? 뭐랄까 찐빵에 앙코가 빠진 느낌이랄까..
2% 부족한게 아닌 20%는 부족한 맛입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이는 버터나 마가린을 넣고 볶은 향과 식용유만을 넣고 볶은 향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이 집 보쌈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런대로 명맥을 유지하는 듯 보이나 실은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그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쇼트닝을 포기하고 식용유로 대체한데 있습니다. 그러니 볶음밥 자체는 무죄라고 볼 수 있지요. 문제가 있다면 보쌈에 사용된 기름이겠지요.
원래 쇼트닝은 '라드(돼지기름)'의 대용품으로 만들기 시작해 지금은 제빵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처음엔 목화씨기름에 쇠기름을 혼합했지만 그 후 경화유가 발명되면서 튀김에게 많이 양보했지요.
쇼트닝이 안좋다는 건 동물성 지방에 변형성 지방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트렌스 지방도 포함이구요.
이는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쇼트닝을 먹어서 성인병을 일으킬 정도면 얼마나 섭취해야 할까?

한 예로 탄 고기를 먹고 위암에 걸릴려면 얼마나 먹어야 할까?
다소 과장된 말이지만 한 평생 "자가용 티코" 만큼에 해당되는 양은 섭취해야 걸린다고 합니다.
좀 심한 비유이긴 하나 우리는 평소에 쇼트닝을 적잖히 먹어 왔음에도 한 평생 별 지장없이 살아왔습니다.
쇼트닝은 바삭함과 고소함이 필요한 음식엔 거의 다 들어가지요.
중국집 탕수육, 치킨, 과자, 빵, 쿠키등등...

어차피 이 집 돼지보쌈은 매일 먹는 음식도 아닌데 쇼트닝 특유의 고소함을 포기하면서까지 굳이 식용류를 사용해야 했을까..
정작 몸에 안좋은 건 튀김에 사용되는 경화유같은 것들인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아마도 의견들이 분분하겠지요?


볶음밥은 마지막까지 긁어 먹어야 제맛이라고 누가 그러던가요.
사실 탄 조각이 더덕더덕 붙어 있어 그을림을 먹는거나 다름없을텐데..
하지만 목노집은 그런면에선 걱정이 덜한 편입니다. 박박 긁어도 검정때 하나 나오지 않는(사진에 검은건 김가루임)
그렇다면 유화제나 화공약품으로 고기판을 닦아내어 그런건 아닐까?
그런데 이 집은 은박지를 깔아 고기를 볶아 먹기에 약품을 써서 철판을 닦을 염려는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위치는 아래 지도 참조

연신내에서 41년 동안 돼지보쌈을 만들어 온 목노집 총평..
동치미만 빼고 나머지 위생관념은 양호한 편.
양은 여전히 적은 편이고 쇼트닝을 포기한 탓에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바꾼 점은 긍정적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겠고, 좀 특이한 방식으로 먹는 돼지보쌈은 특히 파맛이 발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2~4명이서 식사겸 가볍게 1차를 할 생각이라면 한번쯤 들러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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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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