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재스퍼 여행의 픽업 도우미, 썬독투어(Sundog Tour)



가제 "캐나다 여행 중 노숙자가 될 뻔한 사건"

캐나다 재스퍼를 여행할 때는 렌터카를 추천하지만, 렌터카를 미처 빌리지 못한 관광객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이들 투어 사는 서로 경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밴프나 재스퍼, 에드먼턴 등 주요 도시에서 예약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투어로는 '부르스터(brewster)'와 '썬독(Sundog)'이 있습니다.
이들이 하는 임무는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즐기는 다양한 액티비티는 물론, 주요 관광지와 숙소를 오가는 픽업 서비스를 전담합니다.
그러니 렌터카가 없는 이들에게는 공항 셔틀 역할을 해주고 각 지역의 교통수단이 돼주며, 필요할 때는 투어 가이드도 해주고 있습니다.
범위는 에드먼턴에서 캘거리까지 알버타 주 안에서 모두 가능합니다. 주요 관광지 픽업, 액티비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으니 렌터카 여행을
하더라도 이들 투어 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이용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중간에 노숙자가 되는 줄 알고 가슴을 쓸어내린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




외국에서 먹는 꿀맛 같았던 라면 ^^

오늘은 재스퍼 여행, 첫날 이야기로 잠시 되돌아갑니다. 이날은 레이크루이스 투어가 있는 날.
가이드는 오전 7시에 우리를 데리러 숙소 앞에 오기로 하였습니다.
뭘 그리 일찍 오겠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후 2시면 레이크루이스를 떠나야 하니 일찍 서두른 듯했어요.
일단 그렇게 약속이 되어 있으니 싫어도 6시로 알람을 맞춰 놓고 꿀잠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곧바로 세수한 뒤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과 김치로 아침을 때웠습니다.
평소에는 잘 안 먹던 컵라면을 외국에서 먹으니 희한하게도 꿀맛이네요. ^^
저 뒤에 '익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맛김치는 한국에서 캐나다로 오는 비행시간에다가 추가로 이틀이 지나서 가스가 빵빵하게 찼습니다.
덕분에 푹 익은 김치 맛이 납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밖을 나갔는데 생각보다는 춥지는 않았습니다.
캐나다의 겨울은 기본이 영하 10도가 넘는다길래 큰 맘 먹고 거위 털 패딩을 사왔지만, 당최 사용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현재 기온 영하 2도에 바람 無. 이건 뭐 입김도 안 나고 아주 따듯한 날씨였네요.


AM 7:00, 재스퍼 숙소 앞

프리파크님은 밖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시계를 보니 마침 7시에 초침을 치는데 그 순간 픽업 차량이 도착합니다.
시간 개념 철저하네요. 가이드와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오르니 우리와 같은 관광객이 다수 있습니다.
모두 레이크루이스로 가는 손님들인데요. 게 중에는 우리처럼 데이투어도 있지만, 아예 레이크루이스가 목적지인 이들도 있었습니다.


재스퍼 아스토리아 호텔

이후 버스는 호텔 등 주요 거점을 돌며 관광객을 태웠습니다.
아스토리아 호텔은 2년 반 전, 우리 부부가 재스퍼를 여행할 때 묶었던 곳이었는데요. 다시 보니 반갑네요.


주요 스팟을 설명 중인 가이드

재스퍼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 소요시간은 3시간인데 실제로는 4시간가량 걸렸습니다.
가다가 멋진 풍경이 있거나 주요 스팟이 나오면 차를 멈추고 포토 타임을 주며 기본적인 설명도 해줍니다.


창가에서 바라본 로키산맥

산 넘어 보이는 거대한 빙하가 햇빛을 반사하고 있다.



콜럼비아 아이스필드에서 맞는 일출

안드로메다산

콜럼비아 아이스필드는 지구 상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인데 위 사진은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
지금 보시는 건 산이 아니고 빙하입니다. 순수 얼음 덩어리 산이 암반과 섞여 있는 모습.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그늘 속에 있는 콜럼비아 빙하.



썬독 투어 셔틀 버스 안에서

얼어버린 유리창

기온은 그리 낮지 않았는데 콜럼비아 아이스필드에 들어서자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주변이 온통 산과 빙하다 보니 바람만 안 불뿐, 공기 자체는 굉장히 차가웠습니다.
그리고 그 공기만큼은 지구 상 그 어디에 내놔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의 신선한 공기였죠. 
어디 가서 돈 주고도 마시기 어려운 공기니 지금 마음껏 마셔둡니다. 이러다 허파에 서리가 끼는 건 아닐는지. ^^



Weeping well

왼쪽 아래, 붉은 점에 주목

여름이면 시원하게 쏟아졌을 폭포수가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분명 근방의 빙하가 녹아 떨어지는 눈물인 것 같은데.
온난화 영향으로 해마다 깎이고 녹아 없어지는 빙하에는 그나마 겨울이 잠시나마 지탱해 주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폭포 규모가 엄청나네요. 이렇게 봐서는 가늠이 안 되겠지만, 위에 있는 나무의 크기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결정적인 건 왼쪽 아래의 붉은 점. 처음에는 저게 뭔가 했는데 사진을 확대하자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당시 사진 찍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다가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죠. 사진을 확대해 보면.


저곳에 세 사람이 암벽타기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꽤 이른 시간인데 저길 올라갈 생각을 하다니 믿어지지가 않네요. 언뜻 보아 보호모부터 복장까지 갖춘 전문 클라이머 같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스케일감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 인간이 얼마나 작고 연약해 보이는지 이 거대한 폭포 앞에서 실감이 나려합니다.


체브렌 산과 워터파울 레이크스

재스퍼를 출발한 썬독투어 버스는 빅토리아 아이스필드와 폭포를 거쳐 세 번째 스팟에서 차를 세웠습니다.
도로 바로 앞에는 워터파울 레이크스라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호수가 있지만, 여름과 가을에는 정말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사진 포인트입니다. 
지금 도로 위에 서 있는 이 길은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인 이유를 말해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비록 눈으로 뒤덮여 본연의 모습을 숨기고 있었지만, 저는 이 사진을 가을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는 사실. ^^

2년 전, 여름에 찍은 똑같은 장소

마침 하드디스크를 뒤져 보니 여름에 이곳을 지나면서 찍은 사진이 있었네요. 그것도 각도 하나 다르지 않은 앵글로 말입니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참 묘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몇 발자국이 틀어졌지만, 이 정도 각도면 겨울과 늦여름의 풍경을 고스란히 비교할 수 있을 겁니다.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루이스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 노숙자가 될 뻔한 사건
여기서 작은 문제가 하나 발생했습니다.
2시까지 오기로 한 버스가 오지 않는 겁니다. 아침에는 시간을 철저히 지켰기에 이번에도 정시에 올 줄 알았는데요.
약속 시간으로부터 15분이 경과되고 있는데도 오지 않자 초긴장 상태에 돌입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혹시 가이드와 소통에 문제가 생긴 건가 싶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레이크루이스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2시에 다시 만나는 걸로 약속하고 버스에 내렸습니다. 
그 순간 가이드가 'What?'이라고 하더니 "여기가 너희 종착점이 아니었느냐?"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나는 너희를 태워 다시 재스퍼로 데려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라고 합니다.
이미 예약으로 얘기가 끝난 상태인데 이제 와서 딴소리하면 어떡하나요. 그래서 옆에 있던 프리파크님이 다시 설명해 주었습니다.

오늘 아침 7시에 우리 데리러 왔지?(끄떡끄떡) 그리고 우리를 레이크루이스에 내려다 주었지?(끄떡끄떡)
그리고 오늘 2시에 우리를 데리러 오기로 했지? 그랬더니 고개를 도리도리하며 "나는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슬슬 박장이 터지려고 할 즈음 가이드가 "알았어. 오케이! 그건 회사에다 알아볼 테니 일단은 여기서 두 시에 만나는 걸로 하자."로 합의 본 뒤 버스는
떠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중간에 말실수를 한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스친 데 있었습니다.

"Today PM 2 :00에 데리러 와라"라고 말한다는 것이 "Tomorrow PM 2:00에 데리러 와라"라고 한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 것입니다.
만약에 그가 'Tomorrow'로 알아들었다면, 우리는 이 넓은 국립공원에서 졸지에 노숙자가 될 처지.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급히 스마트폰을 열어 투어회사 전번을 알아내야 할 상황.(지금 국제 전화 요금이 문제가 아님)
그런데 마침 에그 배터리가 나가는 바람에 인터넷도 안 되고. 그야말로 '조ㅈ 된 상황' ^^;

약속 시각 20분이 지났는데 차는 여전히 안 오고. 그러다 멀찌감치 버스 엔진 소리가 들려오길래 봤더니 썬독투어 버스가 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어찌나 반가웠던지 문이 열리자마자 버스에 올랐는데 가이드가 우릴 한 번에 알아봅니다. 그런데 가이드가 다른 사람이네요.
여기까지의 상황으로 보아 썬독투어를 이용하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생각났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가이드가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픽업 서비스를 하는 모양인데요. 서로 간에 업무 인수인계가 잘 안 이뤄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버스에 커튼을 설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에드먼턴에서 재스퍼로 올 때 햇볕이 따가워 유리창에서 얼굴을 돌려야 했는데요. 
서양인들은 햇빛이 얼굴을 쏘든 말든 크게 개의치 않는데 동양인 특히, 한국인은 자외선을 직접적으로 받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 햇빛이 얼굴을
쏘면 커텐을 치든 뭐로 가리든 하므로 앞으로 한국인 관광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한다면 이 부분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관광청을 통해 해당 투어 사에 전달되었을 겁니다.  


재스퍼로 돌아오는 길

우리를 태운 투어 버스는 레이크루이스의 다른 숙소에 들러 몇 분의 관광객을 태우고 다시 재스퍼로 향하였습니다.
가던 도중 멋진 풍경 앞에 차를 세우고 포토타임을 줍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들렀던 콜럼비아 아이스필드에 도착. 다시 포토타임을 가집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인 콜럼버스 아이스필드.



잠시 차량을 점검하는 가이드


캐나다 재스퍼 여행의 픽업 도우미, 썬독투어(Sundog Tour)

썬독투어를 이용해 본 소감은 이랬습니다.

"딱 필요할 만큼의 픽업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해주는 느낌"

우리는 에드먼턴에서 렌터카를 반납했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재스퍼로 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타지에서 대중교통(이를테면 고속버스라던가)을 이용해 주요 거점을 돌아다니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터미널 위치와 이용 방법을 알아야 하고 도착 지점에서도 터미널과 숙소와의 거리를 알아야 하고.
그런데 썬독투어는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준다는 게 장점이었습니다.

에드먼턴에서 재스퍼의 숙소 앞으로 픽업 서비스를 해 주었고, 다음 날은 재스퍼에서 출발해 레이크루이스 데이 투어를 하고 왔는데 이때도
썬독투어가 숙소 → 레이크루이스 → 다시 숙소로 픽업 서비스를 해 줍니다.
그 과정에서 주요 거점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설명을 곁들인 포토 타임을 줍니다.

다음 날도 우리는 계속해서 썬독투어를 이용해 재스퍼 국립공원의 이색 액티비티를 즐겼습니다. 
'스노우슈잉'과 '아이스워킹'이 그것이며 개썰매, 야생 동물 디스커버리 투어, 멀린 호수 유람선, 재스퍼 스카이 트램, 래프팅 등등 정적인 관광에서
동적인 액티비티에 이르기까지 재스퍼 국립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투어가 있으므로 골라서 예약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앞서 지적했던 것처럼 가이드들이 서로 간에 인수인계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언어 소통이 안 되면 그와 관련해 작은 혼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친절도는 무난하고 좋았습니다.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썬독투어 가이드를 5명이나 거쳤는데요.
대부분 친절했었고 특히, 스노우슈잉 가이드 분은 친절도가 최고였습니다. 일을 정말 즐겁게 하는 아주 유쾌한 사람. ^^
그 글은 아래 링크를 달았으니 참고하시고요. 이상으로 썬독투어에 관한 리뷰였습니다. 캐나다 여행 시 참고하시기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 썬독투어(Sundog Tour) 기본 정보
- 사이트 :
http://sundogtours.com/
- 이메일 : Tours@sundogtours.com
- 예약 문의 : +1-780-852-4056
- 주소 좌표 : Jasper, AB, T0E 1E0
- 영업 시간 : 오전 7시부터 18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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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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