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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낚시(4), 발앞에서 낚이는 대물 벵에돔
#. 지난 대마도 조행기를 못 보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
2) 대마도 낚시(2), 마지막 캐스팅에 낚은 82cm 괴물 광어
3) 대마도 낚시(3), 미지의 도보 포인트 낚시, 10시간의 망중한
일주일간의 장박 낚시다보니 이어지는 연속극의 느낌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행기 한편의 시작과 끝맺음은 꽤 중요합니다. 어떨 때는 아련한 여운이, 어떨 때는 아쉬움이, 또 어떨 때는 다음 편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쓰다보니 "그날 밤" 하면서 음식으로 포문을 열게 되는 군요. 어쨌든 그날 밤, 동쪽 도보 포인트로 종일 낚시를 하고 돌아오자 이렇게 한상이 차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대마도에서는 꽤 생소한 회가 보입니다. 저건 척 봐도 참치인데 다른 테이블에도 한 접시씩 깔리고 있으니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 싶습니다. 설마 참치를 잡았을 리는 없고.
生참다랑어 회
무려 참다랑어, 그것도 얼리지 않은 생물을 현지에서 구입해 회를 쳤다고 합니다. 연유는 이러합니다. 민숙집 손님 한 분이 일행과 먹으려고 경매에 부친 참다랑어를 샀는데 kg당 가격은 우리 돈으로 자그마치 5만원. 한 마리 무게가 13kg라 그리 크지는 않아도 65만원을 들여서 사 온 것이기에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뱃살이나 목살(가마살)같은 주요 부위는 구입한 팀이 드시고 남은 등살(아카미)과 중뱃살(주도로)은 우리를 비롯해 다른 손님에게 나누어 주어서 덕분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름기가 적은 등살이지만, 그 태생도 참다랑어다보니 어설픈 저가 다랑어의 뱃살보다 더 고소하고 맛있군요. 일본은 우리와 달리 뱃살 일변도의 선호도를 벗어나 등살에 대한 선호 역시 많습니다. 대마도는 이 시기 일본 열도를 타고 올라가 쯔가루 해협에서 잡히는 오오마산 참다랑어의 기착지로 겨울에 참다랑어 잡이가 성행한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채소튀김과 가라아케
속이 확 풀리는 참돔 매운탕
#. 두드러기 리포트(1)
두드러기 리포트는 조행기가 마무리될 즈음, 황당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설 연휴를 마치면서 원인 미상의 두드러기가 나는 바람에 며칠을 고생했습니다. 의심되는 것은 해열제인 타이레놀과 마지막 끼니에서 먹은 세네갈산 갈치 구이 정도지만, 정확한 원인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단 두드러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주사를 맞고 처방 받았습니다. 3일치 약을 먹는 도중 두드러기는 완전히 사라졌나 싶었는데 약을 먹지 않으니 다시 올라오더군요. 곧 있으면 대마도에서 일주일을 보내야 하는데 그 사이 두드러기로 고생하면 어쩌나 싶어 일주일치 약을 받아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곤 끼니 때마다 두드러기가 올라오는가 싶어 신경이 쓰이는데 아직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날 새벽,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이른 출조를 나갑니다. 옆에 쇼우지상이 피는 담배가 꽤 맛있어 보입니다. 저는 금연한 지 10년 차지만, 저도 예전에는 남들처럼 출근길에서 담배필 때, 특히 한겨울에 입김이 나는 쌀쌀한 기온에서 피는 담배가 정말 맛있었음을 저 장면에서 떠오르는군요.
연일 기상이 좋지 않으니 대마도에 들어와 3일만에 처음으로 배를 타 봅니다. 강력했던 서풍이 남서풍으로 바뀌면서 그나마 서쪽 해안에 내릴 자리가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남서풍도 썩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겨울에는 북서풍이 적당히 불어주었을 때 고기가 잘 된다는 전통의 데이터가 있으니까요.
서쪽의 어느 갯바위에 도착
숙소를 떠난 지 10여분, 미네만을 빠져나와 조금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배가 접안을 시도합니다. 우리가 내릴 자리를 멀찌감치 바라보는데 대마도 서쪽 특유의 낮은 여밭이 아닌, 한 눈에 봐도 수심이 꽤 깊을 것 같은 우람한 갯바위입니다.
서쪽에도 이런 곳도 있었나 싶었는데 막상 내려보니 배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네요. 기상이 좋지 못하면 위 사진처럼 배를 댄 홈통에서 낚시하지만.
물이 빠지면 맞은편에 보이는 갯바위로 건너가야 주 포인트를 공략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초썰물로 수위가 차서 건너갈 수 없습니다. 나중에 물이 빠질 때까지는 작은 홈통에서 놀아야 할 것 같습니다.
뒤쪽은 남서풍이 감아 들어오고 있어 마주하며 서있기도 어렵습니다. 다행히 공략할 곳이 바람을 등지고 있어 아직은 낚시가 할 만한 상황입니다.
포인트 상황을 점검하고 거기에 맞게 밑밥을 갠다
이날의 대상어는 긴꼬리벵에돔이지만, 최근에는 긴꼬리벵에돔 조황이 주춤했습니다. 나중에 물이 빠지고 맞은편 갯바위로 건너가서 본류를 공략할 수 있다면 모를까, 이 조용한 안통에서는 천상 벵에돔을 노려봐야 할 것입니다. 밑밥 크릴은 완전히 해동되지 않아서 크릴 카터기로 듬성듬성 부숩니다. 이어서 파우다를 섞는데 민숙집에서는 3kg짜리 크릴 두 덩어리에 파우다 1장을 기본으로 섞지만, 제가 선호하는 비율은 여기에 파우다 반봉지를 더하는 것입니다. 당장은 크릴이 완전히 녹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1장만 섞어도 무리는 없습니다만, 나중에 질척해지면 여분으로 준비한 반봉지를 섞고, 처음부터 녹은 크릴을 쓰는 것이라면, 아예 1.5봉지를 섞기도 합니다.
#. 나의 장비와 채비
로드 : 엔에스 알바트로스 1.5-530
릴 : 다이와 임펄트 2500 LBD
원줄 : 쯔리겐 프릭션 Z 2호 (세미 플로트)
어신찌 : 쯔리겐 치누화전차 00호 → 전유동 X원투 0호로 변경, 조수우끼고무 M
목줄 : 쯔리겐 울트라플렉시블 1.7호
바늘 : 벵에돔 전용바늘 6호
결론적으로 수심 낮은 여밭임을 알고 00호를 0호로 변경했지만, 이번 대마도 출조는 일반 벵에돔을 상대로 약은 입질을 캐치하는 일이 부쩍 많아 대부분 0호, g2, B, 5B를 사용했습니다. 잠길찌 조법의 사용은 이날 아침이 마지막이 됐죠.
한두 번 캐스팅하는데 안통임에도 생각보다 조류가 빠르게 흐릅니다. 베이스 밑밥을 뿌려두긴 했지만, 이른 아침이라 벵에돔이 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작은 극소봉돌을 바늘 위 50cm 부근에 물려 채비를 가라앉히며 탐색해 봅니다. 주변 수심이 2m도 채 되지 않은 여밭이라 이렇게 여와 여 사이의 골창을 노리는데 골창이라 해도 수심은 3~4m밖에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제로찌로 탐색하기에는 적당한 수심대지만, 일단은 멋모르고 투제로를 달았으니 찌가 보이지 않으면 뒷줄을 수시로 잡아가며 약은 어신을 받아내볼까 합니다.
두 번의 캐스팅에서 이렇다 할 잡어 입질도 받지 못하자, 저는 좀 더 발앞에 붙였습니다. 캐스팅이랄 것도 없이 장대 캐스팅으로 초릿대 끝에 찌를 놓고 흘립니다. 바깥에서 말려들어온 조류가 안통의 갯바위 라인을 따라 유유히 흘러나가고 있어 밑밥도 발밑에만 몇 주걱 준 상태입니다. 아직은 잡어가 피지 않은 상태, 찌는 채비 정렬과 함께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그 상태로 몇 초가 지났을까? 유유히 흐르던 찌가 갯바위 턱에 막혀 더는 흘러가지 못하고 맴돌 즈음, 밑걸림을 의식한 저는 뒷줄을 살며시 잡아 당겼다 놓기를 반복하며 행여나 턱 밑에서 웅크리고 있을 녀석을 향해 크릴로 살랑살랑 춤사위를 벌여봅니다. 근처에 있다면, 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때 떠오르던 찌가 도로 들어가기 시작. 이것이 입질인지 아닌지 파악이 되지 않아 뒷줄을 살며시 잡아당기자 그쪽에서도 슬그머니 잡아당깁니다. 이 녀석, 물고 가만히 있군요.
챔질하자 순간 욱하고 들어가는 초릿대. 자세를 낮추고 대를 세우는데는 성공합니다. 말이 5m 전방에서 받은 입질이지 뒤로 한두 발짝 물러나 있었기 때문에 갯바위 턱 선에서 받은 입질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수중여보다도 갯바위 자락에 쓸릴 수 있는 상황. 그래서 챔질과 동시에 릴링으로 강제로 띄우는데 예상대로 녀석은 갯바위 안쪽으로 파고들고 있어 낚싯대를 바깥으로 뽑아내듯 밀어냅니다. 이것도 1.5호대에 1.7호 목줄를 썼기에 제압이 수월했을 뿐 이보다 약한 채비였다면 지금쯤 박혀서 낚싯대를 흔들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이 긴박한 순간에 휨새가 다 어디로 갔는지(사진 누가 찍었어요. ㅎㅎ) 이때는 수심이 낮아 녀석이 옆으로도 째고 밑으로도 처박고 하는 것을 어루고 달래는 중입니다.
드디어 대마도 낚시 3일 차에 처음으로 스스로의 뜰채질로 만족할만 한 씨알을 걷어올린 순간입니다.
손자로 재니 4짜 중반 사이즈. 제가 양손으로 넓게 펼치면 정확하게 45cm가 나오는데 사진은 벵에돔이 뚱뚱해서 그런지 작게 나왔네요. ^^;
아직 물이 빠지지 않아서 주 포인트로 건너갈 수 없는 상황. 뜻밖에 안통에서 괜찮은 씨알이 나오자 갯바위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그런데 안통 규모라 해봐야 몇 평 남짓해 밤새 쉬러 들어온 붙박이 벵에돔이라 해도 많아야 2~3마리 예상합니다. 그걸 뽑아낼 즈음이면 건너편 간출여로 건너갈 때이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이곳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저는 같은 방법으로 다시 한 번 근처에 있을 벵에돔을 노려봅니다. 찌가 갯바위 턱 라인에 닿을 듯 말듯 흘리고 있어서 밑걸림을 각오해야 합니다. 순간 찌가 스르륵 잠기는데 이번에는 녀석의 먹성이 성급합니다.
표준명 복섬
통영에서 졸복탕 재료로 쓰이는 표준명 복섬이 이곳 대마도에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한두 마리면 상관 없는데 이 녀석들이 많이 설치는 날에는 그날 바늘 묶는 연습 많이 하게 될 겁니다. ㅎㅎ
※ 참고
통영의 명물 졸복탕은 표준명 졸복이 아닌 양식산 복섬으로 끓이면서 졸복탕이라 부르고 있다.
물이 서서히 빠지면서, 일행이 주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첫 입질을 받은 빅마마 대표 정호룡 사장님.
준수한 씨알의 벵에돔을 낚고 포즈를 취해주십니다.
두 분이 건너편에서 바람과 파도와 싸울 때 저는 여전히 이곳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파도밭에서 낚시하기에는 아무래도 카메라가 신경쓰여서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카메라 둘 곳이 없는 낮은 발판을 무척 싫어합니다. 겨울에 장화를 신고도 파도 몇 번 맞으면 찍찍이가 돼버려 테이프로 완전히 틀어막아야 하고, 밑밥 스텐드까지 챙겨와서 낚시해야 하는 그런 포인트. 물론, 고기는 잘 나올지 몰라도 카메라 때문에 피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언젠가 카메라 없이 마음껏 낚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파도 맞아가면서 타작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어쨌든 쓰다보니 말이 파도로 갔는데 제가 선 포인트는 내만을 향해 있어 바람과 파도에는 자유로운 편입니다. 하지만 시간상으로 보나 물때 상으로 보나 이곳의 매력은 슬슬 끝나가고 있어 낚싯대와 밑밥통만 챙겨 저쪽으로 건너가야 할 분위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던져보고요. (하여간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 그래서 첫날 마지막 캐스팅에서 대광어를 잡았지만 ^^;) 위 사진에 표시한 X표는 히트 지점을 말합니다. X표가 두 개라는 것은
이 자리에서 두 마리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마지막으로 캐스팅하고 옮기자 했는데 거기서 3짜 후반 정도 되는 벵에돔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사진 찍어줄 분이 아무도 없어 셀카로만 찍고 마무리.
햐~ 이제 저곳으로 건너가야 하는데요. 카메라만 없으면 저 정도 여건이야 아무것도 아닌데, 단지 카메라 하나 때문에 포인트에 제약이 생긴다는 것은 낚시인으로서 조금 슬픈 일입니다. 대표님이 "어여 건너오라~ 고기 나온다."고 하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다가.
물이 좀 더 빠진 다음에야 건너갔습니다. 카메라는 끈을 길게 해 몸에 맨 채로 말이지요. 마침 성준씨가 한 마리 걸고 있었는데
정 대표님이 갈무리를 돕습니다.
역시 준수한 씨알의 벵에돔. 그러고 보니 이곳은 잔챙이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맨 처음 배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수심 깊은 직벽인줄 알고 좋아했다가, 막상 내려서 흘려보니 수심 낮은 안통이고, 또 바깥쪽은 바람과 파도로 건너갈 엄두가 나질 않았는데 걸면 4짜 전후고. 서쪽의 숨은 명당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은.
다만, 이 정도의 낚시 여건은 감내해야겠죠. 사진에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남서풍이 강하게 불고 있어 가끔은 손으로 힘껏 쥔 낚싯대가 날리고 채비 컨트롤도 쉽지 않았지만, 바람만 조금 죽어준다면, 이 자리는 대박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번에는 정 대표님이 한 마리 걸고 파이팅에 들어갑니다. 대부분 입질은 포말이 이는 갯바위 턱에서 받아내기 때문에 초반 강력한 힘에 대를 세우지 못하는가 싶더니 카메라를 들이대자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오버 액션으로 그림을 만들어 주시는 정 대표님.
"장난치다가 터트립니다."
갯바위 벽에 바짝 붙어오니 보는 사람이 조마조마하고.
씨알도 크지 않으면서 액션은 ^^
이날 입질 받은 지점을 X표로 표기했다
이후 빅마마 대표님은 손님 맞으러 갯바위에서 조기 퇴근하시고, 저와 성준씨가 남아서 열심히 흘리는데 이후 각자 두 마리씩 걸었고 그걸 모두 터트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성준씨는 챔질과 동시에 매듭이 나가서 찌 해먹고, 저도 같은 이유로 찌 하나 해먹고, 한 번은 끌어올리다가 여에 쓸려 터트리고, 성준씨는 딱 봐도 4짜 중반은 돼보이는 벵에돔을 뜰채 없이 끌어올리다가 바늘이 벗겨졌고 이후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양손으로 벵에돔을 간신히 잡았는데 이때 들어오는 파도를 온몸으로 맞고 버티다가 두 번째로 들어오는 파도에서 그만 자연 방생이 ㅠㅠ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내지 못한 후회도 들고, 처음부터 포인트 상황을 제대로 읽고 공략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찌가 있는 지점과 히트 지점과는 약 1~2m 정도의 거리 차가 나는데 적어도 이날 만큼은 벵에돔이 피지 않았고 대부분 갯바위 턱에 웅크리고 있다가 내려오는 크릴을 소극적으로 받아먹는 상황이어서 찌를 갯바위 턱에 바짝 붙였을 때만 입질이 들어옴을 뒤늦게 깨달은 것입니다. 이를 알고 제대로 공략해 나갈 즈음에서야 두 마리를 걸었는데 모두 4짜가 넘어가는 대물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터트리고 벗겨지는 바람에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12시 30분. 철수 시각을 30분 정도 남겨두고 홀로 고군분투 중입니다. 성준씨가 뒤에서 제 모습을 찍어주었는데요. 사진에서 아쉬움과 미련을 버리지 못한 애처로움이 뒷모습을 통해 느껴지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때, 또 한 번의 입질을 받고 파이팅에 들어갔지만, 끌고오는 중에 어이 없이 벗겨지고 맙니다.
과거에는 무명 포인트지만, 앞으로는 명당이 될 예감이다.
이날 갯바위 턱 아래에서 대부분 어신을 받아냈는데 입질은 엄청나게 약고, 한 마리는 아예 바닥에 붙어 물고만 있느라 찌에는 전혀 미동이 없고, 그래서 무심코 채비를 걷다가 우연히 걸었는데 챔질도 못한 상태라 바늘이 벗겨지는 실수가 나오는 등의 실수가 잦았던 하루. 비록, 벵에돔이 밑밥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거나 피어오르지는 않았지만, 저 아래 씨알 굵은 벵에돔이 많이 있음을 느꼈고, 그것을 잡아내지 못한 아쉬움은 뼈아픈 교훈이 되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파도 밭에서 카메라를 매고 낚시한 대가를 이제부터 치뤄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갯바위에서 막굴렸던 캐논 600D지만, 이날 파도를 몇 방 맞은 후 슬슬 운명할 징조가 보이네요. ㅠㅠ
터트린 벵에돔까지 챙겼다면 볼 만 했겠지만, 챙긴 것은 본의 아니게 소박합니다. 그래도 35cm 이하는 취급하지 않아요. 이는 대마도이기 때문에 가능한 여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35cm 이하는 아예 잡히지도 않았다는 ^^;)
오후 1시 30분, 우리는 포인트 이동을 위해 짐을 챙깁니다. 남서풍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내릴 자리가 마땅찮은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사람이 내린적이 없다는 생자리에 내려 낚시를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벌써부터 마음은 두근 반, 세근 반입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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