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태평양 및 대서양, 인도양을 횡단해서 날아오는 참치가 있습니다. 크게 멕시코 산 참다랑어와 스페인산(지중해) 참다랑어지요. 호주에서 날아오는 남방 참다랑어도 있습니다. 이들 참치는 자연산이 아닌 *축양으로 길러집니다 

 

축양이란?

자연에서 참다랑어 치어를 채집해 커다란 해상 가두리에 가두어 키우는 것으로 양질의 사료를 먹여 키우기 때문에 자연산 참치보다 수은 등의 중금속 함유가 낮은 편이고, 더 기름지다. 생산성이 좋아 참다랑어 회를 소비하는 나라 및 유통사에서 선호한다. 

 

 

멕시코산 축양 참다랑어

 

환경은 바다에 자랐지만, 다른 자연산 참치와 달리 넓은 대양을 회유하지 못한 채 가두어져 빙글빙글 돌며 생활하게 됩니다. 여기에 사료는 주로 냉동 정어리, 고등어 등을 분쇄한 육에 참치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여러 영양소를 가미하지요.

 

그래서 축양으로 길러진 참치는 바다에서 자랐어도 생육 조건은 완전히 다릅니다. 양식이나 다름없는 것이지요. 이날은 멕시코산 참다랑어를 받아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위별로 받아서 시식해 보기로 하는데요처음 개봉할 당시는 진공 포장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공기와 차단한 상태이므로 색이 어둡지요.(마치 진공 포장된 웻에이징한 소고기가 떠오릅니다.) 손을 대자 냉기 보존이 아주 잘 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뜯어서 해동합니다. 그러면 참다랑어의 붉은 육은 산소와 만나 특유의 곱고 선명한 빛깔을 되찾습니다. 여기서는 참치 해동이 관건인데요. 다른 냉동 생선을 해동하는 것처럼 실온에 두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됩니다. 

 

참치 해동은 크게 염수 해동과 자연 해동이 있는데 이날은 자연 해동법을 사용했습니다. 자연 해동은 깡깡 언 참치를 냉장실에서 2~4시간을 두어 천천히 해동한 것입니다. 염도와 시간을 철저히 맞추어야 하는 염수 해동법보다 쉽지만,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요. 

 

하지만 자연 해동법의 결과는 염수 해동 못지않게 괜찮습니다. 4시간 정도 냉장실에 두었다가 꺼냈더니 적당히 해동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동'의 정도입니다.

 

 

참치는 100% 완전 해동이 아닌 70~80% 해동만 해야 먹는 자리에서 마져 녹으며 적당한 식감과 온도를 제공합니다. 그러니 완전히 해동돼서 흐물흐물해진 상태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여기서 말한 자연 해동법도 냉장고에서 3~4시간 두는 것이지만, 보관 온도와 참치 상태에 따라 그 시간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중간중간 참치를 꺼내 만져보세요. 양손으로 참치 블럭을 쥐고 힘주었을 때 살짝 휘어지는 느낌이 든다면, 해동을 완료한 겁니다. 그 이상 해동하게 되면 완전히 녹아서 제대로 썰어지지도 않고, 모양 잡기도 어렵다는 점, 유의하세요!

 

 

참다랑어 대뱃살

 

자 이것이 제가 해동한 참다랑어 대뱃살(오토로)의 상태입니다. 참다랑어 대뱃살은 마블링도 마블링이지만, 빛깔이 참 고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수분감이 좋아야 하고요. 많은 육즙을 머금고 있어야 하기에 표면은 저렇게 윤기가 나고 반질반질해야 합니다. 아마 손으로 눌러보면 즙이 나오겠지요? 

 

 

참다랑어 대뱃살

 

참다랑어 회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들 알만한 부위죠. 바로 배꼽살입니다. 제가 받은 멕시코산 참다랑어는 80~90kg급으로 축양치고는 작은 축에 속하지만, 그래도 배꼽살 두께가 제법입니다.

 

이 배꼽살은 참치 단면을 보았을 때 가장 밑단에 있습니다. 즉, 내장을 감싼 흰색 지방 막에 선홍색 살이 붙은 모양인데요. 이 부위를 중심으로 바로 위쪽은 대뱃살이 자리합니다.

 

칼로 적당히 배꼽살과 대뱃살을 구분한 다음, 여기서 또 한 번 반으로 가릅니다.(사진의 노란 실선) 그러고 나서 배꼽살을 세워서 자르면, 참치 전문점에서 봤던 바로 그 모양이 됩니다.

 

 

이번에는 대뱃살을 써는데요. 칼 들어가는 느낌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처음에는 살짝 언 듯한 표면이라 사각거림이 전해지다가도 이내 마시멜로 같은 물컹함이 느껴집니다. 아주 칼이 녹을 지경인데요. 느낌이 무슨 지방 덩어리를 써는 것 같기도 하고요. 뱃살을 썰 때도 사진과 같이 결을 끊어서 썰어야 단면이 저런 모양으로 나온다는 점. 그래야 씹힐 때 힘줄이 씹히지 않아요.

 

 

모처럼 회 용기를 꺼내 참다랑어를 꾸미는데요. (가끔 횟집 하느냐는 문의가 들어오는데요. 저는 횟집 안 하고요. 앞으로도 할 생각도 없습니다. ^^;;)

 

사실 배운 것도 없고, 그냥 낚시하면서 맨땅의 헤딩으로 배운 것이었지요. 주변에 횟집하는 친구나 지인들이 많아서 거기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요.

 

 

칼 좀 보세요. 기름이 철철 넘칩니다. 이게 다 참치에서 나온 불포화지방산이라죠.

 

 

참치 전문점은 아니라 어설프지만, 부위별로 썰어 꾸며보았습니다. 사진에 부위별로 표시했는데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볼살 : 참치 대가리에 두 점 나오는 특수부위

2) 정수리살 : 이마에 붙은 지방이 적은 살로 참치 머리에서는 가장 많이 나오는 살점

3) 등지살 : 등살(세도로)입니다.

4) 배꼽살 : 내장을 감싼 지방막으로 뱃살과 연결돼 있습니다. 기름기 많고, 꼬독꼬독한 식감이 일품이지요

5) 대뱃살 : 참다랑어 하면 '오토로'죠. 목살과 함께 가장 비싼 부위입니다. 

6) 중뱃살 : 뱃살과 등살 가운데 있는 부위로 '쥬도로'라 불립니다. 뱃살이 너무 기름지면 중뱃살이 덜 부담스러워요.

 

 

참다랑어 배꼽살

 

이것은 참다랑어 배꼽살. 해동이 많이 진행되면서 결이 살짝 찢어졌습니다. 분홍색 살은 입에서 녹고, 이를 지탱해주는 흰 지방막은 꼬득한 식감을 주지요. 

 

 

참다랑어 대뱃살

 

참다랑어(혼마구로)의 꽃인 대뱃살입니다. 도쿄 긴자에서는 북해도에서 잡힌 참다랑어 대뱃살을 한 점당 7~8만 원에 판매하기도 할 만큼 값비싼 부위지요. 제가 받은 멕시코산 축양 참다랑어는 북해도산 참치에 비할 수 없지만, 이것도 충분히 기름지고 녹진합니다. 정확히 어떤 맛일지 상상할 필요도 없어요. 맛이 딱 사진에서 느껴지는 그대로입니다. 

 

 

참다랑어 볼살

 

볼살은 마치 소고기 육회 같은 식감입니다. 보통은 이 부위에 마블링이 없거든요. 얼마나 사료로 살을 찌웠으면 여기까지 마블링이 올라올까 싶습니다. ㅎㅎ

 

 

참다랑어 두육살

 

이건 두육살(정수리살)입니다. 참치 부위 중에서는 지방 함유량이 가장 적으면서 담백한 부위지요. 지방 적고 담백한 부위라면 참다랑어 속살(아카미)가 빠지지 않는데 이 둘을 비교하면 확실히 두육살이 더 담백하고 지방이 적습니다. 너무 담백하다 보니 싱겁다고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지방 맛이 좀 더 느껴지는 아카미를 선호합니다.

 

 

참다랑어 목살

 

그리고 이것은 참다랑어에서 몇 점 안 나오는 목살입니다. 흔히 가마살, 가마도로라 부르는데 이 부위는 참치의 방향타와 수평을 잡는 배지느러미와 옆 지느러미가 붙은 살로 단단한 뼈에 파묻혀 있어서 발골 작업을 잘해야 합니다.

 

발골을 잘해도 살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귀하고 비싸지요. 확실히 지느러미를 지탱하는 살점이다 보니 기름짐과 단단한 식감이 공존합니다. 

 

이렇게 해서 멕시코산 축양 참다랑어를 리뷰했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남방 참다랑어와 스페인산 축양도 올려볼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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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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