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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창 대하가 잡힐 시기입니다. 8월부터 10월까지는 많든 적든 자연산 대하가 잡히는데요. 문제는 올해 코로나 여파로 대하축제가 취소되었다는 점입니다. 축제가 없으니 갈 곳 잃은 대하는 충청도 지방의 재래시장과 서울, 수도권의 수산시장으로 유통될 것이므로 굳이 축제장까지 가지 않아도 지척의 거리에서 대하를 볼 확률이 조금은 높아진 셈입니다.
하지만 대하는 전량 자연산이고 여전히 조업량이 달립니다. 가을에 한껏 출하량을 높일 양식 흰다리새우와 구분해서 팔지 않으면 상거래 혼선이 예상되는 만큼, 오늘은 대하와 흰다리새우의 차이점을 소개합니다.
사진은 흰다리새우입니다. 마트에서는 보통 '왕새우'란 이름으로 팔며, 페루나 에콰도르산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양식한 흰다리새우가 살을 통통히 찌울 때입니다. 산채로 활어차에 실려 전국 곳곳으로 유통되므로 사진과 같이 수조에서 빙글빙글 돌며 활발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있는 새우는 본다면?
→ 국산 양식 흰다리새우
※ 흰다리새우는 남미에서 온 외래종입니다. 적어도 우리 바다에는 서식하지 않아 자연산이 없습니다.
사진은 자연산 대하입니다. 그물로 잡게 올리기 때문에 잡히고 나서 수분 이내에 죽게 됩니다. 가끔 활 대하가 유통되기도 하지만 그 물량은 전체 유통량의 1%도 되지 않으며, 우리가 구매하게 될 자연산 대하는 대부분 죽은 모습입니다. 따라서 죽은 채 판매되면서 수염이 자기 몸집보다 2~3배 이상 기다란 허여멀그레한 새우를 보게 된다면 그것은 자연산 대하일 확률이 높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뭉텅이로 잡아 재빨리 담을 때 제법 많은 양의 해수가 딸려온다는 것입니다. 1kg에 6~7만 원을 호가하는 자연산 대하에서 물 중량이 200g만 차지해도 소비자는 만 원 이상을 손해 보게 되는 셈입니다. 중량을 잴 때는 스티로폼 박스에 담긴 물을 따라내어 재고, 소비자는 이를 요구할 자격이 있습니다.
※ 대하는 현재 자연산으로만 들어옵니다.
흰다리새우와 대하의 구별은 조금만 눈썰미를 가지면 그리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게 되면 빛깔부터 다름을 알 수 있는데 똑같이 죽은 새우를 비교했을 때 꼬리에서 차이가 납니다. 흰다리새우는 붉은 빛이 돌고, 대하는 녹색빛이 듭니다.
이러한 색 차이는 신선할수록 더욱 두드러지며, 갓 잡힌 대하는 꼬리에 광채가 나며 주황색, 초록색, 노란색, 파란색 등 화려한 채색을 뽐냅니다. 그러나 죽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색 차이도 줄어들고, 검게 변하면서 볼품이 없어집니다. 따라서 선도가 좋지 못한 대하는 꼬리가 아닌 뿔의 길이를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흰다리새우는 뿔이 코끝을 넘지 않으며, 이러한 특징은 중하를 비롯해 거의 모든 새우가 갖는 특징입니다. 반면, 대하는 뿔이 코끝을 넘는 몇 안 되는 종입니다.
※ 가끔 수입산 대하라고 판매되는 것이 있습니다. 주로 인도산으로 들어오는데 인도양에 서식하는 바나나새우(국명 묵길명대하)도 언뜻 보면 우리네 토종 대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뿔만큼은 흰다리새우처럼 짧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차이는 익혀도 고스란히 나므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흰다리새우와 대하의 차이는 수염 길이입니다. 대하는 자기 몸집의 2배에 가까운 수염 길이를 자랑합니다.
새우는 눈 앞에 한 쌍의 더듬이가 있습니다. 흰다리새우는 매우 짧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며, 대하는 깁니다.
이번에는 익혔을 때 차이를 알아봅니다. 대하를 굽게 되면 군데군데 하앟게 일어나며 색이 균일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흰다리새우는 몸통 전체가 같은 색으로 균일합니다.
껍질을 까면 미묘한 차이가 납니다. 흰다리새우보다는 대하가 붉은색이 진한데 이는 아스타잔틴이란 성분 때문입니다. 아스타잔틴은 거의 모든 갑각류에 있으며, 익었을 때 붉게 만드는 색소이기도 합니다. 아스타잔틴은 수심 깊은 바다에 살수록 더 많이 함유돼 익혔을 때 색이 붉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하와 흰다리새우의 맛 차이는 있을까요? 저는 한 자리에 놓고 비교시식하지 않은 이상 맛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굳이 차이점을 논하라면, 최근 양식 기술의 발달로 흰다리새우의 품질이 계속 좋아지고 있습니다. 탱글탱글한 육질이 돋보이며, 새우 특유의 맛은 양식장 환경과 사료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맛이 좋다 나쁘다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하는 신선할 때 먹어야 제맛이 납니다. 흰다리새우처럼 탱글탱글한 식감은 다소 부족하지만, 야생에서 세찬 물살을 거슬러 올라오기 때문에 닭으로 비유하면 마치 토종닭처럼 씹는 맛에 은은하게 배어든 풍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도 뚜렷하지 않아서 개별적으로 맛보면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양식 흰다리새우를 대하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많이 줄었습니다. 대하 가격이 너무 비싸 차액도 상당히 날 뿐더러 이제 웬만한 사람들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흰다리새우에 이름만 '양식 대하'라 판매하는 상인도 있으니 자연산 대하와 헷갈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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