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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아귀수육(링크)에 이어 이번에 만들어 본 것은 바다의 푸아그라라 불리우는 아귀간. 일명 안키모 요리를 해봤어요. 아귀간은 아귀의 가격을 형성하는 주요 부위로 일본에선 아귀 간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좌우 될 정도로 그 값어치가 크답니다. 실제로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술집 메뉴 1위는 단연 아귀간 요리인데요. 이 날 부산 대변항에서 공수받은 생물아귀에서 간을 빼내 한번 만들어봤답니다.
저는 사실 레시피를 만들어 나갈 만큼의 요리실력이 있는건 아니고 그냥 취미삼아 만들어보는 정도랍니다. 제 작은 바램이 있다면 바다낚시라는 취미의 연장선상겪으로 이것이 낚시에서 그치는게 아닌 제 손으로 직접 잡은 수산물을 제 손을 거쳐서 일식요리로 만들어보거나 종류별로 회를 떠서 시식평을 남기고 정보를 전달하는 포스팅을 해보길 희망하구요.
내년도 블로그 운영의 주요 컨텐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볼 계획이랍니다. 아귀간 요리는 만드는 방법이 좀 까다롭다보니 다른 분들의 레시피도 참고해 보고(근데 레시피가 별로 없더군요.) 아귀간을 다루는 상식도 알아야 했어요. 아직은 일식요리의 '일'자도 모르는 초보지만 뭐든 처음 만들어 봤다는데 의미를 두면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것이 세계 4대 요리에 속한다고 하는 아귀간 요리입니다. 아귀간 요리가 일본에선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 요리가 탄생하기 위해선 정말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답니다. 그래서 아귀간 요리는 "시간과 인내"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 나는 수산어종들 중 버려선 안되는 간이 있는데 쥐치, 돌돔, 아귀의 간인데요. 여기에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명태의 간과 곤도 있겠지만요. 이 간은 비타민 A와 D 그외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고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퍼지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인 그런 재료입니다.
아귀간(안키모)요리는 반드시 생물로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반 가정집에선 하기 힘들 수도 있어요. 우선 아귀간을 물에다가 최소5시간 이상 담궈놓습니다. 이것은 아귀간에 붙어있는 핏기를 빼는 작업인데요~
이렇게 쿠킹호일로 용기를 막고 냉장실에다 넣어 둡니다. 대여섯 시간만으론 핏기가 제대로 안빠질 수 있으니 반나절 이상 충분하게 담궈놓았습니다.
반나절 이상 담궈놓았던 아귀의 간입니다. 이렇게 백태가 진것처럼 하얗게 변해 있는게 정상이랍니다. 그리고 간에 붙어있는 힘줄은 요리를 즐길때 식감에 방해가 되니 반드시 칼로 제거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간을 자세히 보시면 핏줄이 숨어 있는데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은 혈관이 뭉쳐 있습니다. 이것을 손으로 살짝 눌러서 짜내듯 핏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아귀간 요리를 성공하려면 세가지를 꼭 지켜야 하는데
1) 반드시 신선한 생물을 사용할 것
2) 핏기를 완벽하게 제거할 것
3) 수분을 제거할 것
아귀간의 맛은 70% 이상 이것으로 결정이 된다해도 과언이 아닌거 같습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아귀간은 크면 클 수록 맛이 좋습니다. 지금 제가 사용하는 간은 좀 작은것으로 실험삼아 하는거니 양해 바랍니다. ^^;
쿠킹호일에 아귀간을 올려놓고 소금을 뿌려 냉장실에서 30분간 재어둡니다. 소금을 뿌려두면 삼투압에 의해 숨어 있던 수분과 잔여 핏기를 마저 제거할 수 있습니다. 사진 우측에 있는건 아귀의 알집이라고 해야 하나요. 정소 부분인데 함께 사용해봤어요. 30분이 지난 후 키친타올로 아귀간을 두드려 주듯 하면서 수분기를 제거해 준 다음(수분 제거하는거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요리에 사용하게 될 청주예요. 그냥 집에 있는걸로 사용했습니다.
납작한 용기에 다시마 한장을 깔고 그 위에 청주를 자작하게 부어준 후 뚜껑이 없으니 키친타올로 위를 덮은 상태에서 냉장고에 넣어 또 2시간 정도 재어둡니다. 시간 많이 걸리죠? ^^;
두시간이 지난 아귀간을 꺼내서 키친타올로 두드려서 수분을 제거하고 쿠킹호일로 돌돌 말아서 모양을 잡아 줍니다.
양끝 짜투리는 잘라내시고 톡톡 두드리고 쥐고 해서 원통형으로 모양을 잡아주세요. 손 모델은 울 와이프랍니다 ^^; (와이프가 촬영을 매우 귀찮아해서 제가 옆에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시켜놓고 찍고 있습니다 ㅋㅋ)
이제 이것을 찜통에 올려놓고 찔 텐데 숨구멍을 몇 개 정도 내주세요. 요지를 이용하면 쉬운데 집에 요지가 없어서 칼 끝으로 살짝 흠집을 내줬습니다.
아귀 정소도 쿠킹호일로 감싸주시구요. 그리고 오늘의 게스트 재료가 하나 더 들어가는데요.
얼마전에 이웃블로거 시골아낙네님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은 6년근 인삼이랍니다. 덕분에 잘 먹고 있습니다. ^^ 인삼도 호일에 싸서 함께 쪄 냅니다.
찜통에 물을 적당히 붓고 그 위에 청주도 한 스푼 넣었어요. 아귀정소도 호일에 싸서 저렇게 숨구멍을 내주구요. 찜기에 올려서 약 15분간 쪘습니다.
※ 중요 : 찌고나면 호일을 재껴 열을 식힌 후 냉장고에 다시 넣어서 차갑게 한다음 썰어 드셔야 합니다. 이 요리는 찬 음식이예요! |
바다의 푸아그라, 아귀간(안키모)요리 완성했어요. 먹기좋게 썰어서 접시위에 올려 놓은 다음
인삼위엔 아귀의 정소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쪽파와 잘게 다진 당근, 무순을 고명으로 올리고 유자폰즈소스를 부어주면 됩니다. 유자폰즈소스는 다시마와 유자, 간장, 설탕등을 넣고 끓여서 만들어야 하는데 저는 시중에 파는걸로 구입해다 부었어요 ^^;; 그리고 원래는 붉게 물든인 무우를 얇게 채썰어 올려놓던데 없어서 당근으로 대체 하였어요.
어때요. 좀 그럴싸해 보이나요? ㅎㅎ이것이 일본인들이 없어서 못먹는다는 아귀간 요리랍니다. 아귀간이 워낙 인기가 많은 식재료다보니 가공된 통조림으로도 유통이 되는데요. 그래도 가장 좋은 상품은 일식집에서 직접 구해다 쓴 생물아귀의 간이 아니겠어요. 그것과 견줄만한 상품을 구했으니 이 때 안해보면 또 언제 해볼까 싶기도 하구요.
제가 내장 울렁증이 있어 내장류를 잘 못먹었어요. 그런데 얼마전 아귀수육을 했을 때 아귀간을 맛봤는데 생각보다 비리지도 않고 크림같이 고소한 향을 맛보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아귀간 아귀간 하는구나 싶더랬죠. 어디 이것도 그런 맛이 나나 시식해봅니다.
보통 아귀간 요리는 청주와 함께 먹기도 하지만 화이트 와인과도 궁합이 잘 맞을거 같아요. 요렇게 한입크기로 잘라 먹기에도 좋구요.
유자폰즈소스에 충분히 적셔서 입안에 넣어봅니다. 제가 비린맛과 누린내에 굉장히 민감한데 이것을 입에 넣는 순간 아주 짧은 순간 비릿했어요. 아주 약간이나마 간 특유의 향이 났었지만 금새 입안에선 고소한 향으로 뒤덮었어요. 입에 넣자마자 부드럽게 녹아서 마치 치즈를 먹는듯한 질감이라 씹을것도 없구요. 고소하면서 녹진한 향이 나는데 원래 비위가 약해 잘 못드시는 분들에겐 어쩔 수 없지만 명태탕에 간과 고니를 드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드실 수 있어요. 저는 순대간은 못먹지만 아귀간은 먹을 수 있습니다. ^^
그리고 6년근 인삼과 아귀의 정소를 맛보는데 이건 뭐 거의 환상이네요. ㅎㅎ 아무런 잡내도 없고 고소하기만 할 뿐.. 거기에 인삼 특유의 쌉사름한 향도 나서 좋았어요. 참고로 이 음식은 차게해서 드셔야 합니다. 재료의 열을 식히고 다시 냉장실에 넣어서 차게 한 후에 썰어서 내어야 해요.
지금 아귀가 제철이랍니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구요. 지금 올라오는 아귀는 생물로 구해서 수육과 맑은탕(지리)를 해보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아귀수육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금이 딱 제철! 아귀수육과 아귀탕 참고하세요.
마치며..
아귀간 요리를 하고나서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찜통을 바로바로 씻어줘야해요. 안그러면 미칠듯한 비린내가 베여서 설겆이를 해도 그 향은 냄비에 남아 있어요. 그래서 결국 물을 한가득 붓고 퐁퐁을 넣어 한소큼 끓여서 베인 냄새를 없앴어요. 그리고 제가 이걸 배워서 한게 아니라 일식조리장님들이 보기엔 여러모로 부족해 보일지 몰라요. 혹시 빼먹은 과정이 있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지적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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