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생선회에 관한 문화는 조선조 중기 이전에 형성된걸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17세기 초 조선조 숙종 때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선 껍질을 벗기고 살을 얇게 썰어 천으로 물기를 닦아낸 후 생강이나 파를 곁들여 먹고 양념으로 겨자를 쓴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여름에는 얼음위에 올려 먹는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생선회 문화가 발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초밥의 나라인 일본의 경우 1399년 무로마치시대 교토의 한 신관의 일기 속에 생선회에 관한 기록이 있었고, 중국은 2500년 전 공자가
쓴 논어의 향당편에 회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었으나 1060년 이후 대역병(大疫病)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자, 그 원인이 생선회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후로 날 것을 먹지 않고 불을 사용하는 화력요리(火力料理)가 등장하였다고 합니다.
현재에 들어선 일본이 초밥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고 세계화시키고 있는데, 생선회 소비량이 세계최고인 우리나라도 올바른 생선회 식문화를 형성하고 다듬어서 "가장 한국적이면서 한국의 실정에 맞는" 생선회 식문화를 널리 알려야 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러한 취지를 갖고 생선회 상식과 "올바른 생선회 식문화"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생선회를 쌈에 사서 먹는 식문화를 가급적 지양하자
생선회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면서 일본과 한국이 서로 지향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대 잣대를 들이대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한국은 씹힘성이 좋고 담백한 흰살생선회를 선호하는 반면 일본은 부드럽고 혀를 통해 미각을 느낄 수 있는 붉은살생선회를 선호하다보니 좋아하는 어종도 찍어먹는 양념도 각각 다르기 마련인데요.
특히 혀로 느낄 수 있는 감칠맛이나 고소함이 붉은살생선보다 덜한 흰살생선을 먹을 땐 회종류에 따른 고유의 맛을 느끼는게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라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쌈에다 쌈장을 얹고 야채와 함께 먹는 '쌈문화'가 발달되어는데요. 이는 생선회완 성질이 전혀 다른 육고기를 쌈에다 싸 먹는것과 별반 다름이 없어 생선회 고유의 특징을 살릴 수 없는 식문화라 일컫어지곤 합니다.
회가 가지는 감칠맛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첫번째로 "여러번 씹고", 두번째로 "쌈에 싸서 먹는걸 지양하며", 세번째로 "마늘이나 고추등 자극성이 강한 야채를 곁들이지 말자" 입니다. 특히 향이 강한 깻잎, 마늘, 고추를 곁들이게 될 경우 특유의 씹힘과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됩니다.
또한 참치를 김에다 싸먹으면 김 특유의 향이 참치의 맛을 제대로 느끼는걸 막아버리는데 이러한 식문화는 다른 음식에 비해 싱싱하면서 고급 식재료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고급음식을 저급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2.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지말자
이따금 여러명에서 회식하러 가게되면 그 중 한사람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생선회에다 레몬즙을 짜는 만행(?)을 저지르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레몬즙의 강한 신맛은 생선회 고유의 맛을 처음부터 막아버리기 때문에 역시 지양하는게 좋습니다.
레몬즙이 생선회의 비린내를 없애준다고 믿는 분들도 일부 계신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싱싱한 생선회는 그 자체에 비린내가 나지 않습니다. 만약 비린내가 나서 레몬즙을 뿌려야 할 정도면 그건 생선회 자체 선도에 문제가 있는것이므로 레몬즙을 뿌린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구요. 정 레몬즙의 향을 빌리고 싶다면 자신의 간장종지에다 뿌려서 드실것을 권유합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지인 중 한분은 생선을 아예 못드신다고 합니다. 아마 생선 싫어하시고 못드시는 분들 주변에 꽤 계실듯 한데요. 이 분은 특이하게도 생선회를 유일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며 굽거나 쪄서 익혀진 생선은 비린내 때문에 못드신다고 해요. 가만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더랍니다. 오히려 생선은 익힐 수록 생선 특유의 향이 나지 생선회 상태에선 냄새나 맛이 강한건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횟감용 생선보단 굽거나 익히는 생선일수록 선도가 안좋기 때문이기도 하며, 열을 가하면 생선 근육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성분들이 특유의 향으로 나타나는거 같습니다.
3. 생선회 종류에 따른 양념장을 사용하자
각종 해산물과 생선회를 먹을 때 크게 초장, 고추냉이(와사비)를 푼 간장, 양념 된장등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개인의 기호에 맞게 찍어 드시지만 생선회 종류에 따라 어느정도 궁합에 맞는 소스들이 있으니 한번쯤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생선회를 초장 맛으로 먹는다" 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생선회는 종류에 따라 고유의 맛과 향이 있기 때문에 지방이 적고 섬세한 미각으로 느끼면서 먹어야 하는 "흰살생선"은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찍어 먹는게 좋으며, 심지어 간장없이 고추냉이만 살짝 올려서 먹기도 합니다. 고추냉이(와사비)는 "시니그린"이라는 성분이 있어 생선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줄 뿐 아니라 향균력도 있습니다.
붉은살 생선인 전어나 고등어회의 경우 느끼하기 때문에 초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지방이 많은 생선회는 된장과 궁합이 좋습니다.아무래도 붉은살 생선은 선도 저하가 흰살생선에 비해 빨라 비린내가 강하므로 된장의 성분이 이러한것을 막아주는 동시에 된장의 발효 생산물인 카르보닐화합물이 비린내를 비휘발형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합니다. (이상 생선회학 참고)
또한 조개나 멍게, 오징어와 같은 패류와 연체동물은 초장과 궁합이 아주 잘 맞습니다.
4. 잘못된 부요리(스끼다시) 문화
예로부터 웃 어르신들은 푸짐하게 한상 차려오는걸 선호하는 편이였습니다. 메인 음식도 중요하지만 곁가지 음식의 종류가 많고 풍성한게 보기에도 좋고 넉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부 횟집들은 부요리(스끼다시)의 종류를 하나라도 더 내세워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정작 메인요리보다 부요리의 단가가 더 쎄질 뿐더러 배보다 배꼽이 큰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부요리에 신경을 쓰다보면 정작 메인인 생선회의 질은 떨어지기 마련이구요.
여기에 또 한가지 문제는 부요리를 잔뜩 내어와서 먹다보면 배가 부르고 입맛도 처음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데 이때 마지막으로 내어오는 생선회는 그렇게 감흥이 없거나 고유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가 어려워지며 심지어 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선회의 종류와 질을 중요시 하는 고급 일식집에선 메인인 생선회를 가장 선두로 내어오고 나서 부족한 배를 부요리로 채우는데 비해 일반 횟집에선 부요리 실컷 먹고 배가 어느정도 찰 즈음해서 생선회가 나옵니다. 여기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내가 파는 생선회 맛에 상당한 자신이 있다면 과연 이렇게 팔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들어 우리집은 생선회 종류에 따른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는 가게로 원산지에 대해 자신이 있고 늘 질 좋고 싱싱한 횟감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데 뿌듯함이 있다면 과연 부요리 끝에 낼 수 있겠냐는 거지요. 아마 그렇게 하실 횟집 사장님들은 거의 안계실것입니다.
일반 활어횟집에서 부요리가 다 나온 후 메인회를 내는 이유는 그만큼 생선회에 자신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잘 모르는 여러가지 이유에서겠지요. 수조관리와 위생상태가 엉망이거나 상대적으로 그렇게 맛을 못 느끼는 중국산 양식어를 판매하거나 그 밖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에도 말했듯 살아있는 활어를 잡아서 낸다고 무조건 싱싱한 횟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관련글 : 활어회는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을까?)
이는 맛을 보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미 부요리로 배를 채우고 미각에 대한 감각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보는 회맛이라 맛도 맛이고 생선회 종류에 따른 고유의 맛은 더더욱 느끼지 못하고 넘어갑니다. 오죽하면 숭어를 참돔회로 속이고 파는 횟집들이 다 있겠어요.
빛깔도 회맛도 충분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손님들 대부분은 그런 횟집에 가서 고유의 회맛을 느끼러 왔다느니 하진 않을것입니다. 그냥 뜻 맞는 지인들과 함께 소주 한잔 하러 오는게 아닐까 싶어요. 이미 소주 몇 잔에 각종 향이 강한 야채들과 소스, 그리고 부요리에 혀는 마비된 상태라 어떤 회가 나온다 하더라도 신경쓰는 손님들은 없다라는 것을 아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컨데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것이 아닌 생선회 고유의 맛을 느끼고자 한다면 불필요한 부요리에 치중하는것은 가급적 지양하는게 좋으며 단순히 소주의 안주거리로 전략시켜버리기 보단 생선회가 비교적 고급음식인 만큼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5. 바다횟감은 기생충과 비브리오 패혈증으로부터 안전할까?
바다횟감에서 디스토마나 기타 회충등에 감염될 확률은 거의 희박하지만 '고래회충' 감염도는 가장 많습니다. 이는 최종 숙주인 고래의 내장에 기생하는 기생충으로 길이와 크기가 상당하지만 우리가 먹는 횟감에 기생하는 고래회충은 "유충"으로 작게는 1mm부터 크게 몇 cm는 족히 되기도 합니다. 아마 우리가 평소에 섭취하는 거의 모든 생선에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예요.
그 중 대표적으로 고래회충 감염도가 높은 생선을 말하자면 노래미, 쥐노래미, 고등어, 붕장어(아나고)가 있으며 그 밖에 명태, 대구, 오징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익혀먹게 되면 사멸하며 회로 먹더라도 활어를 주로 먹기 때문에 횟집에서 회를 먹고 고래회충에 감염되었다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문제는 일부 낚시꾼들이 자연산 횟감을 통해 감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고래회충은 기본적으로 내장에 기생하기 때문에 살아 있을 때 내장과 피를 깨끗히 제거해서 횟감을 마련하였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 죽은 상태로 수시간 동안 방치하게 되면 죽은 생선은 사후경직 이후 근육내에 있는 방어력이 무너져 내장에 기생하던 고래회충이 근육으로 파고 들게 되며 이것을 모르고 회를 떠먹다가 감염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생확률은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횟집에서 회를 드신다면 상관없겠지만 낚시로 직접 잡은 고기를 회로 드신다면 다음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등푸른 생선은 반드시 살아있는 활어를 먹도록 하자.
2) 선어로 먹기 위해선 살아있을 때 내장과 피를 제거해 놓도록 하자
3) 낚시로 잡은 횟감이나 횟집에서 포장해 온 횟감을 먹을땐 가급적 낮과 밝은 조명 아래서 먹도록 하자 (고래회충은 육안 식별이 가능합니다.)
4) 살균효과를 위해 생강을 곁들이는게 좋다.
5) 고래회충 예방을 위해선 회를 얇게 썰고 꼭꼭 씹어먹어라? (전 두꺼운 회를 좋아하니 패쓰입니다. ^^;)
그리고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는데요. 작년에도 있었던 이야기로 한여름에 포장마차에서 회를 먹던 중년 남자가 수시간이 지난 후 복통을 호소하여 응급실로 갔지만 결국 사망하였다고 했는데 사인은 비브리오 패혈증이라고 합니다. 목포에서 낚시로 잡아 온 도다리 회를 먹다 그렇게 됬다던데요.
여기서 한가지 알아야 할 사항은 비브리오 패혈증은 무서운 질병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전염병도 아니랍니다.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법정 전염병으로 규정지었다 함)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사망하게 되는 확률도 극히 적습니다. 왜냐면 신체건강한 일반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생체방어력이 있기 때문에 비브리오 균이 근육속으로 파고들지 못합니다. 또한 비브리오균에 감염된 생선 역시 근육은 무균상태로 대부분 비늘, 껍질, 아가미등에 감염되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매년마다 비브리오 균에 감염되어 생사의 위협을 받았다는 기사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일부 면역력이 약하신 분들이 감염된 생선회를 드셨을 경우인데 주로 당뇨가 있거나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약하신 분들이 걸릴 뿐 건강한 분들에겐 비브리오 패혈증이 걸리 수 없습니다.
6. 생선회는 소주와 궁합이 맞다? 그리고 비오는 날 생선회는 좋지 않다?
꼭 그런건 아니랍니다. 다만 생선회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성분이 숙취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정종이나 맥주와 함께 생선회를 즐기고 있는데, 어떤 술과 어울린다라고 딱히 정해진건 아니예요. 톡 쏘는 소주의 강한 맛은 생선회 고유의 맛을 느끼는덴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함께 먹었을 때 위화감이 없고 숙취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많이들 소주와 생선회 궁합을 좋게 보는거 같습니다. 우리가 한가지 인식해야 한다면 비교적 고급 음식에 속하는 생선회가 너무 저가의 술의 안주거리로 전략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생선회 자체의 매력을 안다면 단순히 소주의 안주거리로 전략시키는 생선회 식문화가 아닌 회가 주(主)가 되고 술은 부(附)가 되는 식문화로 인식되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비오는 날 생선회를 드시는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실거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선 이미 보도자료와 관련 포스팅들이 많을거 같아 여기선 간략하게만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비오는 날의 습도는 비브리오 패혈증과 식중독 증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실험결과가 나온바 있습니다.
2) 옛날 위생관념이 부족했던 시절에 가판대에서 판매하던 생선들이 비를 맞아 식감이 물렁해진데에 기인한 인식과 식중독에 걸릴 위험도가 높은건 사실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횟집마다 성능 좋은 냉장고와 위생관념이 자리잡혀 있기 때문에 그럴염려는 없습니다.
3) 우리보다 더 많은 생선회를 소비하는 일본의 경우, 비오는 날 회 소비량이 줄어든다거나 비오는 날 생선회는 좋지 않다라는 인식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감기몸살 증세를 앓거나 몸의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 경우 초밥이나 생선회 섭취는 가급적 자제하는게 좋습니다. 이는 A형 간염의 위험이 어느때보다 있기 때문입니다.
7. 물회에 대하여..
새콤달콤한 국물에 아삭거리는 야채와 후루룩 말아먹는 물회, 정말 생각만해도 군침이 돕니다. ^^ 하지만 싱싱한 활어회를 물회의 재료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일부 그런곳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선도가 좋지 않은 상태의 횟감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횟감이 사후경직이 지속되는 3~4일은 선어횟감용으로 활어회에 비해 살이 물러져 그냥 먹었을 경우 식감이 밍밍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삭거리는 야채의 식감을 더하고 여러가지 양념재료를 첨가하여 생선회 고유의 맛 보단 물러진 횟감을 다른 재료들과 보완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되어졌다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물회의 주 횟감인 가자미의 경우 어획시 그물에 걸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다 체력이 소진하면서 '고생사'를 하게 되므로 선도저하가 급속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횟감을 싱싱회로 드실 수 없기에 물회의 주재료로 애용되는데요. 물회란게 회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긴 하나 왜 맛있는지에 대해선 맛을 느끼는데 필요한 과학과 지혜가 숨어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8. 생선회는 물에 씻어 먹어야 한다?
위 사진을 보고 낚시관련 동호회의 어느 분께서 "저렇게 회를 씻어서 먹으면 안된다" 라고 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틀린 얘긴 아니나 저 사진에선 씻어야 하는게 맞습니다. ^^; 어떤 차이가 있냐면 위의 사진에선 대가리를 자르고 피를 빼고 내장을 제거하였습니다. 이때 내장의 불순물이나 잔여 피가 근육에 묻어 있게되면 회맛이 상하게 되니 저렇게 물로 씻어주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포(오로시)를 뜨고 난 후엔 절대 물로 씻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이때 물로 씻게되면 회에 수분이 묻으면서 회에서 감칠맛을 내게 하는 이노신산(IMP)의 일부가 사라지므로 밍숭맹숭 싱거운 회가 됩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응고된 피가 일부 묻어 있는데 이럴 경우 물로 씻지 마시고 마른 헝겁이나 깨끗한 천으로 닦아내는게 좋습니다. 낚시 초보분들이 흔히 실수하는 부분이 이렇게 포를 뜨고 물에 씻어서 드시는데 이 사진과 위의 사진의 차이를 확실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9. 생선회 1인분의 적정양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약 100g 전후가 됩니다. 이것만 드신다면 배가 안차겠지만 보통은 회만 드시진 않으니깐 감안한거구요. 이는 성인 1명이 하루 필요로하는 단백질 권장량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사람의 체중마다 섭취해야할 적정 담백질 양이 제각각 다르지만 일반 성인(체중 70kg정도)기준으로 한번의 식사로 약 23g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선 약 5배인 115g의 생선회를 섭취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생선회 한점당 약 10g 정도로 봤을때 11~12점의 양이며 이것이 1인분이 됩니다. (이상 생선회학에서) 예를들어 1Kg 짜리 광어 한마리를 회로 만들면 각종 부산물을 제외하곤 약 450g 정도가 나오니 4인분 정도가 됩니다.
위 사진은 예전에 감성돔 낚시하다 잡아 올린 광어인데 씨알이 50cm 정도로 아마 1.5 키로는 나오니 포구에서 자연산 광어로 요정도 되는거 구입하시려면 때마다 다르긴 해도 대략 7~8만원 정도 할꺼예요. 요게 한 5인분 나옵니다. 4명에서 배불리 먹기엔 딱 좋습니다. ^^
10. 누드회를 즐겨보자!
보통 생선회를 낼 때 무채나 천사채를 깔고 그 위에다 생선회를 내어오는데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시각적으로 풍성하게 보이게 하면서 무채의 성분이 생선회의 건조를 막아주며 맛을 보존하는 역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생선회 밑에 뭔가를 까는걸 별로 선호하진 않아요. 일단은 양을 부풀린다는 안좋은 인식도 한몫하지만 요즘 무채보단 천사채를 많이 이용하는 이유가 단가 때문이기도 한데 특히 "재활용"을 많이 해서 위생상에서도 안좋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잡은 회들은 (어차피 천사채도 없지만) 그냥 접시에 올려 먹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 조만간 포스팅하게 되겠지만 얼음을 담은 그릇 위에 대나무채 위에 올려져 서빙된 회(일본식) 이런게 위생상으로도 좋고 보기에도 괜찮더랍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 얇게 썰어서 면적만 채워낸 횟집치고 갠적으로 만족도가 상당히 낮았답니다. 누드회의 유행, 올해 한번 기대해볼까요 ^^
◐ 생선회 상식을 마치며..
회는 신선도만큼 중요한게 위생입니다. 무엇보다 생선회를 먹는 이유는 다른 육고기들에 비해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과 더불어 여러 인체에 좋은 영양소가 많다는 인식과 함께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한 육고기를 드실때 불쾌한 냄새가 옷에 베일 염려도 없어 깔끔하고 쾌적한 식사를 하는데 생선회보다 좋은 선택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회가 건강에 좋고 장수식품으로써 웰빙음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온전한 상태의
싱싱하고 건강한 횟감을 섭취했을 때 입니다. 그러나 요즘 횟집들을 가보면 수조 위생상태도 엉망이고 환경호르몬이나 각종 인체에 유해한 촉진제를 먹이면서 키운 중국 양식어등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들이 웰빙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이제 3월이 오면 동네 횟집마다 봄 도다리회 뻐째썰기(세꼬시)가 유행을 하게 될텐데 십중 팔구는 봄에 살이 올라 영양분을 품고 있는 봄 도다리가 아닌 중국산 양식 어종들로 수조에 가득할 것입니다. 이것들 드시고 도다리는 역시 봄에 먹어야 제맛이야~ 라고 하지는 마세요 ^^;;
오늘의 생선회 상식은 이 정도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이 계실까봐 최근 발행했던 생선회 관련 이야기를 링크시켜 놓을테니 재미 삼아서 혹은 호기심 충족 겸 해서 읽어보시면 유익하리라 생각합니다 ^^*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수산물 > 수산물 생선회 상식 백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설의 물고기 다금바리, 과연 존재할까? (142) | 2011.03.11 |
---|---|
3월 제철생선(노랑가자미, 자연산 쥐노래미) (113) | 2011.03.08 |
자연산 횟감이라고 무조건 맛있을까? (114) | 2011.02.11 |
고기없는 어한기, 2월의 제철생선 (136) | 2011.02.08 |
활어회는 무조건 싱싱하고 맛있을까? (118) | 2011.02.05 |